화창한 봄날. 말이 필요 없다.

새 생명이 피어나는 봄날의 정취는 참으로 찬란하다.

어제, 아픈 고양이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다녀오는 길.

운전하면서 근처 대학가를 지난다. 아...개강이구나.

핸들을 잡고 차창 너머 그들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스무 살. 앳된 얼굴의 그들이 보인다.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한 채

미지의 세계로의 발걸음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고 있는 그들이.



그리고 문득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스무 살의 내가 떠오른다. 아...1997년. 그날의 봄날.



지금도 엊그제처럼 손을 뻗으면 잡힐 것만 같은 그때의 설렘.

1997년이 그립다기보다는 스무 살의 내가 그립다.

그리고 그 이후 10여 년 이상, 나를 사로잡았던 열정도.



2024년. 봄.

발버둥 치고 있는데도 침잠하는 느낌이다.

언제나 비상을 꿈꿔왔는데, 눈앞에 결과물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2024년의 봄은 비참하리만치 찬란하다.

 

 정말 수년만에 블로그 포스팅.

무언가 끄적이고 싶었다.

유의미한 무언가를 생산해내고 싶은 마음.

이 불임의 세월은 언제 막을 내리려나.

 

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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