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전 블로그에 있던 글을 2011년 9월  2일 18시 13분에 옮겨놓습니다. (사진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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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달 반 전인, 작년(2007) 12월 12일. 내 생일날. 햇 수로 7년동안 인연을 맺어왔던 뚤레패밀리의 대모 '뚤레'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2006년 6월까지만해도, 성묘만 5마리로 이루어진 튼튼한 길냥이 패밀리였었다. '옹이'와 '똘레'가 고양이와 살을 부대끼며 함께 살아가는 삶의 첫 시작이었다면, '뚤레'는 길냥이란 존재를 삶속 깊숙이 자리매김하게 해준, 첫 시작의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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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미.웅이.깜둥이.쪽이.뚤레

   [관련글]    12월 12일.                          ▷▷▷   http://hunsblog.com/tc/32     

    [관련글]  [♬] 안녕...턱시도 냥이, 우주야...    ▷▷▷   http://hunsblog.com/tc/33   
                                                                             뚤레는 우주의 엄마고양이     

    

당시는 여자친구였던^^ 지금의 와이프네 집 창가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가끔은 그 보살핌이 고마웠는지, 가끔 쥐를 잡아다가 와서 와이프네 집 현관문 앞에 놓아두곤 하던 뚤레와 아이들. 번성했던 패밀리였던 녀석들중에, 무슨일이 생겼던 건지. 낭만을 알던 풍류고양이 같았던 멋진 쪽이, 방안까지 들어와서 예쁘게 야옹야옹 울던 깜둥이가 언제부턴가 안보이기 시작하고. 2007년 중반 즈음엔 뚤레, 꼬미, 웅이 이렇게 셋이 남게 되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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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20일, 뚤레. 꼬미. 웅이.


몇 개월 전, 가을에서 초 겨울로 접어 들어 갈때 쯤. 짱이의 엄마이자, 뚤레의 예쁜 딸이었던 꼬미도 안보이기 시작했다. 자주 가는 동물병원 수의사쌤께서 이 근방에 길냥이들한테 범백이 돌고 있는것 같다고 하셨다. 불안했지만. 그래도 엄마 뚤레와 아들 웅이. 그리고 꼬미가 남긴 딸인 꼬맹이 미애가 서로 의지하고 지내는 것을 보며, 마음을 쓸어 내리곤 했다. 그러다가 한달 여전,  내 생일날. 뚤레가, 늘 저녁때마다 나를 기다리던 그 자리에서 잠자듯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뚤레가 떠나가고 몇일 간, 웅이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엄마에 대한 의존도가 무척 높던 녀석이었는데. 홀로 남겨진 이 세상의 풍경들이 너무나 낯설고 외로웠을게다. 몇일 만에 본 웅이의 모습은 많이 수척해져 있었다. 그로부터 또 며칠이 지난 후, 여전히 눈치보며 소심하게 밥먹으로 다가온 녀석의 몸에서 예전엔 볼수 없었던 상처 자욱과 피부병 같이 털이 웅큼웅큼씩 빠져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잔뜩 주늑이 든 모습, 어딘가 아파보이는 몸. 너무나 처량해보였다. 우리와 인연을 맺은 첫 길냥이가 남긴 유일한 핏줄인 웅이(그리고 미애)를 이대로 방치 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녀석들을 집으로 데리고 들어오기로 마음을 먹게되었다. 그런데 어떻게 두 아이들을 잡을 수 있을지 몰라, 고양이 관련 협회의 인터넷 카페에 문의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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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26일. Daum카페 '고양이보호협회'에 올렸던 글.


웅이와 미애를 데려오는 작전을 펴던 12월 28일, 12월 29일. 손 끝이 애리도록 차가운 겨울 바람이 불었다. 두 가지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동네 분들의 간섭은 우리가 예상했던 어려움이었기에 괜찮았는데, 예상치 못했던 난관은. 동네에 밥을 주던 다른 길냥이들이었다. 웅이와 미애를 잡으려고 설치한 통덫에, 다른 애들이 털컥털컥 잡혔다. 웅이가 너무 조심성이 많은 녀석이었기에. 은밀한 곳에 통덫을 설치하고, 근처 건물 유리문 안쪽에서 그 곳을 관찰하곤 했는데(물론 너무 추워서 바람 피할 곳을 찾으려는 의도도 있었다), 털컥털컥~ 소리가 나서 가보면 계속 다른 아이들. 첫째 날 작전은 성과가 없었다.

둘째 날. 그날도 역시 매서운 칼바람이 불어댔고, 계속되는 구출(?)작전 실패에, 마음 속에 절망의 그림자가 드리우던 자정무렵. 털컥 소리와 함께,  미애가 잡혔다. 와...근데 이녀석이 놀라서인지 온갖 괴성을 지르며 통덫안에서 우당탕 난리가 났다. 통덫을 들고 집으로 뛰었다. 집에 가서도 통덫에서 철장케이지에 넣는 과정에서 미애가 방안으로 탈출하여, 온갖 기물파손-_-;;;을 저지르며, 정말 날라다녔고 한동안 숨바꼭질을 벌인 후에야, 미애를 우선 마련해 놓은 철장 케이지에 넣을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우리 둘은 진이 다 빠진 상태.  다시 통덫을 들고, 잠복장소로 향했다. 미애를 데리고 가면서 미애가 필사적으로 난동^^;;; 을 부렸기 때문에, 웅이를 다시 잡기 힘들어지는것이 아닌가 걱정했었지만. 다행히 웅이는 우리를 추위속에서 오래 기다리게 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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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데리고 왔을때는 욕실안에 철장케이지를 설치하고 격리시켰고. 어느정도 안정후에, 케이지를 방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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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애는 아직 어렸기에(▶◀'짱이'랑 형제자매간) 오래지 않아,애들과 적응을 했다. 단 고양이들하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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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이는 여전히 경계태세...ㅠㅠ


밖에서, 지배되지 않는 자유로운 도시의 영혼으로 6년가량 살았던, 야생성이 살아있는 웅이는 여전히 불안해하며 경계하고 있는 상태이다. 밖에서는 너무 왜소하고 연약해보이던 녀석이, 집안에 데리고 들어와서 보니. 완전 덩치큰 고집스러운 남정네의 모습.^^;;;  어릴때나 새끼때는 쉽게 집안 환경에 적응 할 수 있지만, 6년이나 바깥 삶을 살았던 녀석에겐, 좀더 긴 시간이 필요 할 것만 같다. 이로써, 우리 동네 길냥이계의 한 축이었던 뚤레네 패밀리는 더이상 바깥에선 볼 수 없게 되었지만, 이제 우리집 안에서 뿌리를 내리게 되겠지. 보고 있니...? 뚤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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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8일 오전, 짱이를 보내주러 가던길, 차창밖으로 내다본 파아란 하늘은 참 슬퍼보였다.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가며 뿌려놓은 씨앗들속에서,
우리의 추억과 기억이 싹트게 되지만,

또한 시간이 흘러가면, 그속에서 싹튼 우리의 추억과 기억은,
움켜쥔 손아귀에서 속절없이 흘러내리는 고운모래의 감촉처럼, 흐릿하게 옅어져간다.

떠나간 존재에 대한 추억의 향기는,
눈물겹게 잡아보려 바둥대도, 언젠가는 희미해져갈 것이라는,
시간의 마법에 대한 예감은, 때론 내 가슴을 쥐어짜게 만들지마는,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고, 삶의 Rule인것을 어찌하겠니...

그러나, 너와 내가 함께 한 시간의 발자취는, 영원히 내가슴에 남아있으리라.

너와 함께한 시간속에서의 웃음.
너와 이별한 후의 눈물.

영원히 내가슴속에 새겨보려, 다시한번 그 시간들을 더듬어본다. Timeless Time...

FOREVER  ZZ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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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06시 13분, 걸려온 전화한통... 짱이를 맡겼던 병원으로부터의 전화. 솔직히 그 전화를 받기가 무서웠습니다. 이 새벽에 전화가 오는 이유가, 단 한가지 밖에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피하고만 싶었지요. 엄습해오는 듯한 그 현실을 피하고 싶었습니다.

지난 11월 22일, 짱이를 병원에 데리고 갈때... 이 길이 마지막 길인 줄은, 꿈도 꾸지 못했었는데... 원충치료를 위해 약을 먹고 있는 상태였고, 그 상황에서 식욕이 떨어지고 힘이 없길래, 그 원충때문에 문제가 생겨서 애가 기력이 없어진줄 알고, 감기 치료하듯 가벼운 마음으로 나섰던 그 길이, 이리 다시 돌아올수 없는 길이 될줄은 몰랐습니다.

마지막 일줄 몰랐기에, 다시 못보게 될줄 몰랐기에, 특별히 인사도 하지 않았는데...
금방 다시 보게 될 것이라 생각했으니까... 가볍게 인사하면 돌아섰는데, 그게 마지막이었을 줄이야.

짱이는 우리와 떨어진채, 병원에서 외로워하며 그리 떠나갔네요.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죽음.
5일동안, 홀로 병원에 맡겨두었을때, 자기를 홀로 낯선곳에 맡겨둔, 형과 누나가 원망스럽진 않았을지...
다 짱이를 위한 길이라 생각했던 것이었는데...

검이가 9월 6일 떠나가고, 11월 27일. 짱이도 떠나갔습니다.

지난 주에 서울에 첫눈이 내렸을때, 짱이에게 눈내리는 창가를 보여줬었습니다. 신기한듯 바라보면서 흥겨워하던 짱이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올해 여름에 태어나, 겨울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짱이는 떠나갔네요. 짱이가 보았던, 그 첫 눈이, 짱이에게 처음이자 마지막 눈이 되었습니다.

삶과 죽음의 영역, 그 사이의 억만급의 간극은, 삶의 공간속에 있는 나에겐 마주치게 될때마다, 가슴에 커다란 폐허를 남겨놓는것 같습니다.

짱이...우리 짱이의 눈이 너무 슬퍼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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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포스팅하면서, 몇일후 짱이가 돌아오면 [Welcome 짱] 이라는 제목으로 포스팅하려 했었는데, 그러지 못하게 되어버렸네요. 휴... 핸드폰에 남아있은 02-3XX-XXXX  AM 06:13 라는 통화기록이, 짱이가 이제 우리곁에 없음을, 이 현실이 꿈이 아님을 상기시켜줍니다. 아직 사실 저와 제와이프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이 와닿지 않아요. 그 不在의 현실이 피부로 와닿지 않네요. 믿고 싶지 않기에.

'11월 27일 짱이가 떠나갔습니다.' 라는 자판을 누르는게, 내마음속에 짱이의 묘비명을 새기는게, 너무나도 버거운 일이군요. 한 생명의의 탄생을 기록하는것은 축복이지만, 그의 마지막을 기록하는건 한자 한자... 새길때마다 마음이 애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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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블로그에 있던 글을 2011년 8월 12일 09시 37분에 옮겨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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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이 - 앙팡 - 체라 - 검이 - 초린이 - 짱이 - 숙이 -주니

현재 우리집 냥이들이다. 9월 6일 체라초린이 사이에 있었던 검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갔고, 초린이에 대한 소개글까지, 이 블로그에 올려놓았다. 귀차니즘때문이었는지, 차일 피일 이렇게 미루고 미루다 오늘에서야 짱이에 대한 포스팅을 하게 된다.

짱이는, 예전부터 우리가 밥을 주고 있던, '꼬미'라는 길냥이의 아들래미. 참으로 더웠던 7월 후반부에 우리에게 다가왔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이제 완연한 겨울이 다되어가는 지금에야, 짱이 를 이야기 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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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이는 처음 왔을때부터, 많이 아팠었다. 다리쪽에 피부병이 심했었고, 심한 장염에 걸려서,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었었다. 처음에 데리고 왔을때, 케이지 안에서 심하게 야옹거리면서 밤새 울고 있는것을 보면서, 처음에는 엄마 보고싶어서 그러려니 했지만, 알고보니 너무 아파서 울고 있던 것이었다. 그러나, 짱이는 병을 이겨내고, 다시 건강을 되찾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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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한동안 입원을 한 후에, 장염을 완치할수 있었고, 우리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꼬미'의 아들이라 와이프님은 더 애정을 가졌던 냥이. 보면 참 매력적으로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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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교도 엄청나다. 맥주한잔 하려고, 치킨을 배달시키면, '냐아아앙'하면서 쪼르르 달려와, 졸라댄다. 뭐 꼭 치킨이 아니더라도, 뭐든지 먹고 있으며 달라고 칭얼댔던 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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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집에 들어온지 4개월여가 되었고, 처음보다 많이 자랐다. 마른편에 길쭉한 몸매를 가진 짱이를 보면서, 우리부부는 짱이를 '강동원'타입의 몸매라 했었다.


그런데, 짱이가 아프다. 범백 (고양이 범백혈구감소증 / Feline Panleukopenia / FPL) 이라는 병.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병이다. 걸리지 않았으면 하는 무시무시한 병. 치사율도 높고, 전염성도 강하다. 의사선생님 말씀은, 우리가 매일 길냥이들 밥을 주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와 접촉되었고,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든 집안의 아이들에게까지,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우리가 거두고 있는 길냥이들 개묘수만도 15-20마리 가까이 되므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말이다.

 짱이는 지난주에 입원을 해서, 입원한지 5일차 정도된다. 이 병은, 결국 짱이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한다. 지금 병원 격리 입원실에서, 수액을 맞고, 각종 약을 투여받으며 아주 힘겹게 버텨내고 있다. 앞으로 며칠동안이 고비라 한다. 그리고 사실 현재 상황이 아주 안좋은 편이라 한다. 짱이야. 조금만 더 힘을 내서, 이 시련을 버티고 이겨내라...짱이야.


든자리는 몰라도 , 난자리는 안다했던가.

짱이가 처음입원했을때, 집안이 온통 조용해진 것 같았다. 치킨을 시켜먹을때면, 냐아아앙~ 하고 달려와서, 내 무릎에 앞발을 올리고 졸라대면, 나는 녀석에게 핀잔을 주면서, 한두점씩 치킨을 떼어주곤 했었는데, 있어야 할 존재가, 사라진 그 빈자리는 크게 다가왔다.

짱이 뿐만이 아니다. 어제 숙이가 입원을 했고, 오늘은 체라가 입원을 했다. 같은 공간에서 생활했기에, 전염성이 강한 범백의 초기증상을 보이자마자, 병원에 입원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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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의 짱이, 숙이, 체라짱이는 지난주(11/22)에, 숙이는 어제(11/25), 체라는 오늘(11/26) 입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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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초, 아이들이 창문앞 작은 베란다에서 일광욕을 하고 있다. (짱이, 숙이, 체라, 초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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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일곱 아이들이 한자리에 있는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 모두들 이 시련을 잘 이겨내줬으면...


우리는 일상의 소중함을 쉽게 잊고 산다. 그 일상은 너무나도 당연하기에 '0'이라 생각하고, 더 많이 가지기 위해 더 많은 것을 얻기위해, 아둥바둥거리며 그 일상의 소중함을 망각하게 된다. 그 일상은 이미 우리 삶속의 하나의 소중한 '완성태'였음을 우리는 늘 잊고 산다.

그러나, 그 당연한 일상이 깨지려할때, 우리는 그때서야 깨닫는다.

우리가 당연시 했던 일상은 0 이 아니라 100.이었음을... 즉 안정된 상태로 완성되어있던 소중한 상태였음을. 뒤늦게야 깨닫는다. 늘 이런 일들을 반복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사라 하지만, 너무나도 가슴절절히 다가온다. 아무일 없고, 평화롭던 그 시간들로 돌아갈수만 있다면...

짱이야... 제발 이겨내라. 형하고 누나가 이렇게 절실히 기원하나니... 며칠만 더 버텨내면 된다.
병마를 이겨내고 건강해져서 돌아오면, 임마... 너, 내가 치킨먹고 있을때 내 무릎에 앉혀놓고, 특별대우 해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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