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첫째 아이 초등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와서, 접촉자들에 대한 보건 당국의 검사가 있었고, 검사 결과 접촉자 전원의 음성 판정이 나와서, 해당 학급을 제외한 전교생이 정상 등교하기로 오후 9시 30분경에 결정이 되었고. 첫째 아이는 등교를 했다. 그런데 둘째 딸내미는 오빠 초등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하루 정도 집에서 쉬게 하자는 유치원 측의 제안으로 오늘 집에서 쉬게 되었다. 코로나가 우리 아이들의 삶에도 이것저것 참견을 해대는 꼴.

딸내미를 부모님 댁에 맡겨 놓고, 접종 예약 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 아내와 길을 나섰다. 화창한 날씨 정도가 아니라, 햇살이 무척 뜨겁게 느껴졌던 더운 날씨였다. 아내와 살랑살랑 연트럴을 걸어서, 홍대 쪽으로 나갔다. 


쉑쉑버거 홍대점 오픈 예정인듯
접종할 병원 앞 도착. 강렬한 햇살...렌즈플레어가 살짝.

병원에 도착해서 기본적인 인적사항과 기본적인 체크리스트에 대한 서류를 작성하고, 잠시 대기. 그리고 호명된 순서대로 들어가서 의사분께 접종 후 있을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설명, 그에 대한 대처 방법 등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듣고, 다시 대기하다가 접종.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접종 후 예방접종 안내문을 읽으면서 15분가량 병원에서 대기하다가 귀가. 살아오면서 수많은 예방접종을 어린 시절부터 맞아왔건만, 요 녀석은 뭐이리 요란법석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일까? 그런 거 그냥 덤덤하게 생각하면서 살아가려고 하는 편인데도 이번 접종은 좀 특별한 이벤트처럼 다가온다. 어린 시절 보이스카우트 옷에 뱃지나 다림질 오바로크 하나 추가하는 느낌이랄까?


접종 후에 원래 아내와 가성비의 '홍대 쌀국수'에 가서 쌀국수 등등을 먹자고 했으나, 어쩌다 보니 홍대 마포평생학습관 근처의 미정국수에 가서 식사. 가는 골목 쪽에 철시한 빈 상가건물을 보면서, 홍대에도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되어온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한 도시 공동화 현상이 이제 가시화되는가 생각도 들고, 백종원 씨의 프렌차이즈 음식점들만 연달아 있는 것을 보면서 역시 백종원 불패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뭐 그랬다. 식사 후 다시 살랑살랑 연트럴을 걸어 동네로 들어와서 집에 가는 길.  랜디스 도넛에 들러 애플 프리터, 글레이즈 크론디, 버터크림 도넛을 사서, 집에 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곁들여 먹었다. 그리고 아래... 늘 여기저기서 보아오던 [코로나19 예방접종 증명서]. 어린시절 보이스카우트 옷에 뱃지 달고, 오바로크 치고 하던 그 시절 꽁냥꽁냥... 그 느낌으로.  예방접종 증명서를 핸드폰에 앱 깔아서 발급받고, 오늘의 코로나 백신 1차 접종 대장정은 마무리!!!  



COOV(쿠브)앱에서 발급 받은 코로나19 예방접종 증명서


접종 후 대략 8시간가량 지난 현재까지는 어깨가 좀 뻐근한 증상 빼고는 큰 문제는 없다. 접종 전에 주의사항 등을 보고, 조선 시대 양반처럼 느적느적 걸어 다니고, 모든 것을 slow. slow. 하는 중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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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일이다. 사실 그동안 백신 접종에 대해서 별생각 없이 '언젠가는 맞겠지.' 정도로 생각하며 지내왔다. 사실 초반에 각국의 제약회사들에서 코로나 백신이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개발되고,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의약품들이 거치는 기나긴 임상의 과정에 비해, 짧은 임상을 거치고 바로 접종되는 것을 보면서. 백신 접종에 좀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꼭 맞아야 하나? 안 맞고 싶은데? 그리고 시간이 지나갔다. 여기저기 백신 예약한다고 정신없고, 얀센고시니 뭐니 하는 말들이 지나갈 때도, 나와는 좀 먼 이야기 인 것 같았다. 그러다가 백신 10부제라는 방식으로 백신 예약을 받기 시작했고, 그 10부제에 내 생일에 해당하는 날에도 예약을 하지 않았었다. 아내가 백신 접종을 꺼려했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서 일주일 정도 지난 후 연령대별 사전예약할 때, 그래도 맞아야지 하면서 예약을 했다.


백신 맞고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하신 분들의 뉴스를 보면, 불현듯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백신을 맞고 부작용으로 사망할 확률은 극히 미미하지만, 누군가 더 좋은 결과를 위해 능동적으로 선택한 백신 접종으로 부정적 결과를 겪는 것은, 단순히 교통사고로 죽을 확률 등과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는 좀 애매한 면이 있다. 그것은 하지 않아도 되는 적극적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의학적인 전문지식이 없는 상태인데, 다른 지인이 '모더나' 백신이 좋지 않겠냐고 했던 말을 들은 기억이 있는데, 내가 접종하게 된 mRNA 백신은 모더나가 아닌 화이자의 백신이다. 아내 왈, 오늘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한 뉴스들 다 화이자였다고 ;;;

누구나 다 불안함은 가질 수 있다. 나도 불안함이 있다. 마치 2016년, 오랜만에 전신마취 수술을 하게 되면서, 혹시 못 깨어나면 어떡하나 걱정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래도 백신 접종을 하고 안 좋은 결과를 맞이할 확률보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코로나에 감염되었을 때 위중증으로 발전하거나 안 좋은 결과를 맞이할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하기에, 나는 내일 백신을 맞으러 아내와 같이 집 근처 병원에 갈 것이다. 사실 이번 기회(?)에 아주 오랜만에 '미리 쓰는 유언장'을 2021년 버전으로 다시 한번 써볼까 생각도 했는데, 좀 오버스럽기도 하고, 찬찬히 내 삶을 돌아보고 나서 써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6주 후 백신 2차 접종 때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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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내 아이.   그가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초유의 사태인 코로나 정국으로 인해 미루고 미루어졌던 첫 등교.

2020년 5월 27일.  오늘 아이는.

인생의 또 하나의 관문을 열어 젖히며, 인생의 새로운 여정에 첫 발걸음을 내딛는다 

그 설렘 가득 담긴 첫 발걸음을 내딛는 그대에게...

아빠는, 그 첫 순간의 사진을 담아 미래의 그에게 선물하려고 한다. 







[[  보너스(?) 사진 - 2017년 3월. 첫 등원을 하던 아이의 모습 / 격세지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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