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9.11.08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2. 2016.04.07 아홉번째 맞이하는 결혼기념일
  3. 2010.02.12 나아감을 위하여. 6
  4. 2009.11.29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 4



어젯밤. 아니 오늘 새벽이지... 새벽 1시 30분에 잠이 깼다가 새벽 6시 30분 정도까지 5시간가량을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였다. 눈을 감고 잠을 청해도,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른다. 늘 갈망하는 '완성의 꿈'.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 그 불안함이 파생시키는 생각의 곁가지들.  


어둠속에서의 불안은 영혼을 잠식했다.


아침 햇살 아래, 다시 몸을 움직이고 오늘 하루의 나를 리부트한다.  좀 피곤하기 때문에, 몸 컨디션이 좋을 때처럼, 근거 없는 희망이 난무하지는 않지만. 지난밤 불안에 내 영혼을 맡겼던 시간보다는 아름답고 찬란하다. 













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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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2000년 5월 14일에 사랑을 시작하고, 2007년 4월 7일에 결혼을 했다. 7년여의 연애 기간도 우와~ 정말 긴 시간을 쌓아 왔구나. 했는데, 벌써 9주년 결혼기념일이다. 내년이면 결혼 10주년. 의식의 속도를 시간이 추월해버린 지 오래다.




9년 전 오늘 결혼을 하고, 설렘 반 두려움 반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한없이 정겹고 그리운 시간이다. 그렇게 시작된 결혼생활을 통해 삶이라는 것 그리고 인생이라는 것을 아주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결혼 생활을 통해 나를 보고, 여전히 속 좁은 감정 덩어리인 나의 벌거벗은 자아를 만난다. 역시나 아내는 나를 비춰주는 거울이다. 아내를 통해 그 어떤 꾸밈없는 민낯의  나를 볼 수 있다.  


우리의 만남이라는 도화지, 결혼 생활이라는 도화지 위에 늘 좋은 그림만 그리고 싶었지만, 어찌 삶이라는 게 예쁜 모습만 그릴 수 있겠는가. 때론 얼룩도 묻고, 어떨 때는 원치 않는 그림도 그려진다. 한번 그려진 그림은 고치거나 지울 수는 없다.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는  노래가사 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이다. 다만, 늘 그 위에 새로운 그림을 덧칠하며 살아가는 게 우리네 인생 아닐까? 그렇기에 비록 리셋은 있을 수 없지만, 늘 새로운 출발의 가능성을 담고 있는 것 같다. 뒤를 돌아보기며 후회나 아쉬움, 상념에 잠기기 보다는 앞날을 바라보는 우리가 되어야겠다.


둘째를 임신하고, 여러모로 힘겨워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아내에게...


고맙고 또 미안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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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온 시간들을 돌이켜보건데, 시작은 있었으나 끝은 없는 여정들의 반복이었다. 무언가를 시작하고 그 끝을 본다는 것은, 결과의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한 사람의 인생을 한단계씩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그런데 나의 삶을 돌이켜 볼 때, 그러한 처음과 끝을 눈비비고 살펴도 도무지 찾아 볼 수가 없다는 점이 참 슬프다. 주위에 차근차근 자신의 삶의 단계를 밟아가며, 자신만의 무언가를 이루어 낸 자들에게서 은은히 흘러나오는 Force앞에 한없이 허탈해지는 내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고백컨데 나는 남들의 눈이 휘둥그레지는 삶을 바래왔었다. 성공의 기준은 내가 아닌 다른이들의 시선이었던 것이다. 결국 남들이 보기에 번지르르한 그럴싸한 외투를 골라잡아 입고자 했으니. 뭐 제대로 될일이 있나... 미쳐야(狂) 미친다(及) 는데, 남들의 기준에서 대단해 보이는 옷을 건성으로 골라잡으려니, 어느 정도 이상의 에너지와 활력을 발휘해낼수 없었던 것 같다. 즉 그 정도의 동기부여로는 나를 미치게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번은 다르다. 나를 이끄는 강력한 Motivation. 이 이상의 것은 더이상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내 곁에서 자신을 발견해주기를 기다렸던 파랑새가, 이제 나를 이끌어 줄 것이다. 서서히 발동이 걸려야 할 것 같다. 시작하자. 하면되는 것이고, 안하면 안되는 것이다. 안하던거 하려니 쉽지 않지만...이 과정에서 겪는 인고의 시간들을 카타르시스로 느껴야 한다. 편하고자 하는 나의 육체를 괴롭히자. 결코 편치 않은 1년을 보내도록, 한없이 괴롭혀 줘야 겠다.










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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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살, 두살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예전에 어린시절 자주 들었던, '나이 먹으면 시간이 총알처럼 지나간다.'는 류의 어른들의 말씀들. 요즘 절실하게 체감하고 있다. 시간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동안은 못느끼는데 막상 지나고보면 부지불식간이다. 휴... 나도 그 어른들의 나이가 되어버린게지.  

  나이를 먹어가면서 느끼는 가장 안좋은 점들중의 하나는, '감정의 굳은살' 이다. 아니 '감각의 굳은 살'이라 해야 맞을까?  어린 시절에 가지고 있던 - 냐옹이들의 분홍발그스레한 발바닥 마냥 말랑말랑 보들보들한 - 발 뒷꿈치 대신, 늘어난 몸무게와 삶의 무게를 지탱하느라, 단단하고 때론 찍찍 갈라지기까지한 내 발 뒷꿈치의 굳은살을 마주하게 되면, 꼬꼬마때 대중목욕탕에서 보았던 나이많은 아저씨들의 발뒷꿈치에서 느꼈던 나이를, 이제 나에게서도 느끼게 된다. 뭐... 발뒷꿈치의 굳은 살이야, 보습해주고 갉아내주면(?) 잠시나마 다시 보들보들한 옛날로 돌아갈수도 있겠지만... 나이 먹으면서 생겨난 감정과 감각의 굳은살은, 이거 뭐 어찌할 도리가 없다.
 
  무언가에 설레인다는 것은, 그 무언가에 대한 나의 감각에 아직 굳은 살이 생기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더이상 첫눈을 보고 설레인다거나 하기보다는 '아놔...집앞에 눈 쓸어야 겠군. ㅠㅠ' 이러는 걸 보면, 첫눈을 볼만큼 보았다는 이야기.-_-;;;  첫눈에 대한 매너리즘에 빠진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눈이 황금색으로 바뀌어내린다거나 무지개마냥 '빨주노초파남보' 눈송이들이 내리는 이변이 생긴다면 모르겠지만. 적어도 눈이란 존재는 나에게 너무 익숙해져버렸다. 더이상 첫 눈이라는 존재가, '예전만큼의' 자극이 되지 못하는 삶의 시절이 도래한 것이다. 마치 담배속의 니코틴이 더이상 나에게 알싸한 현기증과 어지러움의 쾌감을 주지 못하는 것처럼.

  언제부턴가, 삶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즐거움이나 기쁨의 약발이 길게 가지 못함을 느낀다.. 그닥 즐겁거나 기쁜 일이 없어서 인지, 아니면 마냥 즐겁고 마냥 기쁘기엔,  그 즐거움과 기쁨 조차도 너무나도 익숙해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요즘 좀 그렇다. 이런게 나이를 먹어간다는 건가... 잘모르겠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분명 삶속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상황들에 대한 익숙해짐을 동반할 것이다. 그것을 누군가는 연륜이라고 부르기도 하겠지만, 왠지... 작은 것 하나에도 마냥 신기해하며 기뻐하던 시간들. 다시 돌아갈수 없는 그 시간들이 마냥 그리워진다.  그냥 문뜩 떠오른 아련한 그리움...
 




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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