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산책하면서 고양이들
밥주고 와서, 똘레를 찾으니, 똘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밥주러 나간 시간이 7시 20분경. 그때, 어머니께서 방에 들어오셔서
똘레플레이스에 대고 똘레야~ 하시길래, 똘레없다고 말했었었는데, 당시 나는 당연히 똘레가 집안 어디엔가 있는줄만 알았었다.
그러나, 8시
약간넘어서부터 똘레를 찾기 시작했었는데, 처음에는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다. '이놈이 어디 숨었나?'하는 생각에서 여기저기 찾고 있었는데,
똘레를 찾지 못한 채 점점 시간이 지나갈수록, 서서히 뭔가 심각한 일이 생겼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보통은 어디 구석에 있다가도, 딸랑이를
흔들면서 부르면, 어디선가 '냐앙~'하면서 나타나는데, 오늘은 뭔가 이상했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똘레가 집안에 없고,
밖으로 나간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나를 엄습하기 시작했다. 집 밖 골목에 나가서 딸랑이를 흔들며 똘레를 불러보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똘레가
집안어디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었다. 오히려 걱정이었던건 집안 구석 어딘가에 끼어서 다치거나, 어디 틈에 끼거나,
줄에 걸려서 질식하거나 한건 아닌가 였었다.
아버지께 전화를
해보니, 회의중이라 전화를 받지 못하셨고, 집으로 전화좀 해달라는 문자를 남겼다. 급하게 서둘러 아침밥을 먹고나서, 아버지께 전화가 왔는데,
오늘새벽. 그러니까 8월 11일 00시 정도부터 01시정도사이에, 환기를 위해 현관문을 열어놓으셨다는 말씀을 하셨고. 점점 똘레가 밖으로
나간것 같다는 생각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
밖에 나가서
똘레를 불렀다. 주차장 차밑을 다 확인해도, 또 집 뒤쪽으로 돌아가는 좁은 통로를 보아도 없었다. 골목길을 다니면서 똘레를 불렀다. 똘레야.
똘레야. 혹시나 하는 마음에 큰길쪽으로 가서, 사고난 흔적이 있지 않나 찾아보았지만, 다행히 그런흔적은 찾을수가 없었다. 집에
올라가서 어머니께 혹시 똘레가 나왔는지를 여쭈어보고, 똘레가 먹던 사료통을 가지고 내려와, 주차장 구석에다가 밥을 조금 놓고 다시 집에
올라가면서, 딸랑이를 흔들면서 올라갔다. 2층에서 딸랑이를 흐르는데, 어디선가 '냐앙'하는 소리가 짧고 희미하게 아주 작게 들렸다.
둘러보았지만 똘레는 없었고. 다른집 애기 울음소리인지, 아니면 내가 환청을 들은건지 알수 없었다.
집에 올라와서,
어머니께 냐옹하는 소리를 얼핏들었는데, 정확한지 모르겠다고. 혹시 2층 원룸세대에 애기 울음소리를 들은것이 아닌가 생각 된다고, 말씀드리니,
어머니는 2층에 애키우는 집없는데? 하셨고, 그래서 내가 혹시 다른집에서 똘레 데리고 들어가 있는것 아닌가 모르겠다고. 말을 했다. 어머니도
함께 내려가보자고 하셨고, 그렇게 공동수색작전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내가
주차장쪽으로 내려가서 다시 딸랑이를 흔들며, 똘레야 부르고 있는데, "똘레저기있다!!!"라는 어머니의 외침이 들렸다.
아...이럴수가. 똘레는 2층복도 끝 창문에서 우측 대각선방향 건너편쪽 창문베란다 그석에 웅크리고 있었다. 어떻게 거기로
건너뛴거지...주차장아래서, 우리집 건물 205호의 창문베란다 우측구석(아래서 내가 본방향으로)에 몸을 잔뜩 웅크리고, 엄청 겁먹은 표정으로
있는 똘레를 발견할수 있었다. 신이시여...감사합니다. 나는 다시 우리집 건물로 들어와 2층 복도끝창문에 발을 디디고 나가 벽을 집고, 그쪽
창문베란다쪽으로 건너가는 묘기를 감행했고, 어머니는 집에 올라가셔서, 고양이케이지를 가지고 오셨고, 나는 똘레를 조심스레, 그 가방에 넣고,
다시 한손으로 벽을 잡아 몸을 지지하고, 발을 뻗어 똘레를 구출해내는데 성공 했다.
시각은 오전
9시경. 똘레가 없어진걸 감지해낸지 1시간만에 똘레를 찾을수 있었다. 이녀석도 밤새 갑작스레 자신에게 닥친 상황에 겁을 먹었던지, 내가
다가갔을때에도, 걱정과는 달리. 오히려 나를 알아본다는 느낌과, 왜 이제서야 찾으러 왔냐는 느낌을 담아 조그맣게 '냐앙'하고는,
내가 쓰다듬어주며 안정을 시키려 하자, 나에게 몸을 맡기는듯했다. 그리고 곧 도착한 케이지에 별다른 저항없이 들어왔고, 무사히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상황을
돌이켜보건데, 똘레가 적극적의지를 가지고 나갔다기 보다는, 밤에 마루를 돌아다니다가, 현관문이 열려있으니까 호기심에 밖을 씨익 한번 쳐다보다가
계단 몇계단정도 내려갔는데, 때마침 아버지께서 주무시려고 현관문을 닫으셨을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