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일 수도 있다고 제목을 쓰려다가, 그건 다소 터프한 글 제목 같아서 살짝 수정.  지난밤 [아빠의 밥 한 끼] 카테고리의 글을 작성해놓고, 블로그 메인화면을 보다가 문득 든 생각이, '육아 블로그'인데? 라는 생각이었다. 그 화면을 캡쳐해서 띄워놓고 보니 더더욱. 

예전, 대학 시절. 우리들의 선배가 그랬듯. 나도 새내기들이 들어오면, 그들 중 몇몇을 사회과학 서점으로 데리고 가서 책을 사주곤 했었다. 대부분은 내가 사주는 생소한(?) 책들을 그냥 받아들게 마련인데. 어떤 당돌한 후배 녀석이 있었다. 선배가 고르는 책을 보면, 선배의 생각을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했던 녀석.  '한번 골라보세요~'하는 느낌이랄까? 순간 괜히 뜨끔 했었던 기억이 난다. 나의 의도가 읽혀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오히려 책을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뭐 그 녀석(녀석이라는 단어가 꼭 남성을 의미하진 않는다)은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는 말이 있듯 얼마 지나지 않아 참으로 의식 있는 대학생이 되었다. 

다시 원래 글로 돌아와. 내가 쓰는 글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나'라는 존재의 상황에 대한 있는 그대로의 진실일 수도 있다. 내가 무엇을 쓰고 있는가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냥 원테이크 글쓰기로 그냥 써 내려가고픈 주제들이 여럿 있었다.  '요즘 좀 바빠서, 정신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핑계를 주섬주섬 꺼내 들어보지만, 그러한 내면의 목소리를 뒤집어보면, 내가 유한한 시간에 굳이 취사선택한 주제들이 위의 글들이라는 것이다. 내 안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간택된 주제들이라는 것. 물론 나의 모든 것을 담아내기에는, 내 블로그상에 진열된 글의 가판대가 다소 좁긴 하지만... 그래도 요즘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화두가 아이들이고, 아버지 되기라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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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블로그를 방치해두고 있었지만, 가끔씩 티스토리가 구 에디터를 아예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신 에디터만 사용 가능하게 변경했다는 흉악한 소문을 드문드문 듣고 있었더랬다. 사용자가 자유롭게 만질 수 있었던 태터툴즈나 텍스트큐브에서 티스토리로 넘어오고, 편리함과 자유를 맞바꾼 느낌은 계속 들어왔지만, 점점 불편해지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궁금해...왜 이렇게 바꾸어나가는건지.

블로그 안에 삶의 연대기를 구축하고 싶었던 게으른 나는(여기서 '게으른'이 포인트. 그때그때 글을 쓰지 않고, 찍어놓은 사진을 가지고 과거의 기록을 복원하는 식의 글쓰기를 하려고 했었던 베짱이 ㅠㅠ), 언제부턴가 티스토리에서 과거 시간으로 글을 발행할 수 없게 만들어 놓은 것에 절망했더랬다. 그러다가... 익숙하고, 친근했던 구 에디터와 신 에디터를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게 하다가, 어느 날부턴가 깔끔하기만 한(깔끔하다는 것은 많은 것을 생략했다는 그 의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듯하다) 신 에디터만 사용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사용해봤는데... 어라, 기본적으로 사용하던 줄 간격 조정이 안 되고, 글자 크기도 너무 제한적으로 선택할 수 있고... 이건 아닌데. 하고 그냥 티스토리 창을 꺼버렸었다. 그리고 한동안 시간이 흐르고. 다시 블로그에 아무거나 마구 주절거려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찬찬히 살펴보는데. 작은 글자 크기에 기본적인 줄 간격. 이거 너무 보기 예쁘지 않았다. 요즘 눈도 침침한데 말이야 ㅠㅠ  그러다가 [티스토리 줄 간격], [티스토리 글자 크기 줄 간격]으로 검색을 쌔려보니, 이미 많은 분들이 그런 불편함을 느꼈고. 스킨을 만져서 해결할 방법들을 많이 올려놓은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어젯밤부터…. 삽질시작. 사실 이거 아무것도 아닌데. 문과적 삶을 살아온 지 20년이 훌쩍 넘어버린 불하무식한 서생에 불과한 나에겐 일단 외계어. 뭐 이것저것 검색해보고. 아…. 나에게도 저런 능력이 있었으면 부러워도 하고 ㅠㅠ 나름 열심히 찾아보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대충 수정을 했고. 적당히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내가 수정한 것은 뭐 간단했다. 관리자로 들어가서, 스킨편집 -> html편집 -> CSS 탭. 여기서 수많은 라인들을 살펴보다가, 대충 article 이라는 텍스트가 모여있는 곳에 적당해보이는(?) 곳에, 살포시  .article p {line-height: 180%;}  라는 문구 추가.  나는 줄 간격을 늘 180% 정도 적용해왔었다. 180% 는 1.8이라고 적어도 무방. 몇몇 px이라고 적을 수도 있는 것 같은데, 몇 px이라고 입력해야 내가 원하는 수치를 얻을 수 있는지 굳이 실험해보지는 않았다.  그리고 글자 크기도, 근처 어딘가 찾아보면 font-size 라고 적혀있는 부분이 있는데. 내 경우는 font-size: inherit 라고 되어있던 것을  font-size: 16px  로 수정.  설명을 너무 유려하게 할 능력도 없고. 오히려 나와 같은 문과의 피가 흐르는 분들에게는, 이렇게 떠듬떠듬거리는 설명이 더 와닿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블로그 다른 데로 옮겨야 하나. 네이버 블로그 써야 하나. 과거로 발행도 안 되니 그냥 확  워드프레스? 그거로 설치형으로 가야 하나. 뭐 이렇게 고민했었는데. 일단 신 에디터가 나에게 강제하던  작은 글씨와 좁은 줄 간격에서 탈출 성공. 일단은 계속 사용해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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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간다. 그 안에서 정신을 부여잡고 나름대로 열심히 무언가를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게 쉽지 않다. 아이들을 키우는 일이라는 것도 만만치 않고 말이지. 명확한 것은 내 삶의 시간이 하루하루 줄어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 자신에게 늘 그 피할 수 없는 사실을 나 스스로 상기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나는 언젠가 반드시 죽는다는 것. 내 삶의 끝. 그 마지막은 반드시 다가온다는 것을 말이다.  '유한'한 인간은 '무한'을 살 것처럼 버둥거리고 안절부절 열을 내면서, '유한'한 인생을 소모하게 마련이다.  늘 기억하자. 나는 유한한 존재라는 것을.  인간이라는 존재, 존재 그 자체의 한계에 대한 잔혹하기까지 한 직시는 때론, 생을 불필요한 질곡에서 구출해내 주기도 한다.


하루하루의 삶을. 그 기억을. 기록이라는 실체화과정을 통해, 눈앞에 구체적인 무언가로써 남기고 싶어 하는 것은 과거 원시시대부터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였을 게다. 그 오래전 살아가셨던 인류의 조상님들께서 손에 쥐어 들었을 열악한 도구 대신, 21세기를 살아가는 내 손에 좀 더 발전된 형태의 도구가 들리는 차이만 존재할 뿐이다. 만년필에서 키보드까지.


삶을 기록해야지…. 하며, 한동안 블로그를 파다가, 뭐랄까 자기모순에 빠져버렸다. 이게 내가 진정 나를 기록하는 것인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을 쓰는 것인가. 회의를 느끼고, 키보드에서 손을 떼버렸었다. 그리고선 삶의 내밀한 기록을 위해, 완전히 개인화된 매체인 종이와 펜을 들었다. 한동안 만족했다. 그러다가 이렇게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매일매일 다이어리로 삶을 기록하고, 해야 할 일들을 체크하지만, 그것과는 조금 다른 생산적 글쓰기에 대한 욕구가 고개를 들었다. 삶을 기록하는 방식이나 양태가 꼭 원 트랙 일 필요는 없다. 일단 나의 선택은 투트랙이다. 뭐 언제까지 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나이를 한살 한살 먹어가다 보니 당연한 말이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라는 사실을 진정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 무엇이든 영원할 필요는 없다.' 라는 것에 대한 깨달음이랄까?  영원한 것은 없다. 일단 내 삶이 영원치 않을 것이기에. 그렇기에 무언가 지속하고 영원해야 한다는 강박은 나를 괴롭히는 속박일 뿐이다. 모든 것에 편하게 다가가자. 그냥 지금 나는 이렇게 키보드로 내 안에 무언가를 배출하듯 글을 써 내려가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 욕망에 충실하자. 그것이 상호작용이던, 철저한 자위로 한정되든 간에, 일단 쓰고 보자. 여기 끄적, 저기 끄적. 그렇게 삶을 기록해내는 공간의 변덕스럽게 변하는 것 그 자체도 내 삶의 일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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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블로그에 손을 놓고 있었다. 삶의 기록 혹은 일상의 기록을 ‘아날로그적’인 공간으로 집중했다. 트노(트레블러스노트) 와 미도리 MD 하루 한 페이지에 하루의 계획이나 일상을 기록하고, 미도리 3년 다이어리로 짧은 육아일기를 쓰고 있다. 내 생의 ‘실록’을 기록하는 것은 나만의 내밀한(?) 아날로그적 공간에 하는 게 더 맞는 것 같았다. 일단 대략 만족.


그런데, 채워지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 뭔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쓰고 싶으면 깨우고, 쓰는 게 ‘노동’이 되어버린 듯하면, 잠시 떠나있을 수도 있고. 뭐 그게 삶이다. 정해진 정답이나 따라야 할 룰 따위는 없다. 그냥 이끌리는 대로 가련다, 아무런 부담 없이.


다시, 블로그를 깨워본다. 이 녀석과 함께… ^^




절대 지름의 합리화가 아니라,  합리적 지름이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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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동안 블로그에 다시 글을 쓰고 이것저것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다시 한 번 깨닫는 것은 블로그가 가지는 정체성, 블로그가 주로 담아내는 콘텐츠의 중요성이다. 과거 내 블로그는 ‘고양이’라는 확실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도 우리 집에 냥이 님들은 여전히 건재하시고 다시금 우리 집에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써볼 생각이지만, 먼저 예전에 느꼈던 ‘삶의 이야기’의 결핍에 대한 아쉬움을 어느 정도는 해소하고 나중에 함께 가는 주제로서 생각하고 있다. 고양이의 이야기들. 특히나 가슴 아픈 일들에 대한 포스팅만을 나열하다 보니, 내 일상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없다는 아쉬움을 예전에 많이 느껴왔었기에.


그래서 블로그의 방향을 조금 틀어보려고 하다 보니, 이게 좀 애매해져 버리는 구석이 없지 않다. 그사이 아이가 태어났고, 벌써 26개월 차. 육아 일기처럼 하루하루 밀착형 포스팅을 쓰는 건 아니지만, 아이에 관련된 글도 담아내 보려고, ‘아버지 되기’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그런데 실제 제대로 된(?) 육아일기는 얼마 전에 맥용과 iOS용 모두 구매한 ‘Day One 2’에 쓰고 있다. 나름 거금을 들여 프로그램을 구매했는데, 앱 구매 이후 육아 일기를 쓰는 횟수가 늘어났음을 체감할 정도로 활용도가 높은 앱이고, 그 덕분에 성현이의 기록들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는 게 눈에 보인다. 정말 만족스러운 지출이다. 


이렇듯 육아 일기의 비중이 'Day One 2'로 많이 넘어가면서 블로그에 '아버지 되기' 카테고리에 포스팅이 좀 뜸해진 것도 사실인데, 이 부분은 좀 개선이 필요할 듯 싶다. 현재 블로그와 앱을 사용한 육아일기 사이에 명확한 구분을 확정한 건 아니다. 다만 한가지 블로그는 어쨌든 간에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글이라는 것이 고려될 것이다. 그리고 요즘 들어, 열심히 쓰고 있는 단주 일기. 이것은 한동안 꾸준히 쓸 생각이다. 단주라는 것이 어떤 방식으로든 어떤 양태로든 어느 정도 수위로든 간에 일정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계속 써야 하겠지.

Mac용으로 구매한 Day One 2. 구매 이후 육아 일기를 아주 열심히 쓰고 있다.


Mac용과 iOS용 둘 다 구매했다. 출시기념 세일기간에 구매했음에도, $ 27.48!!!




이렇게 블로깅을 하는 데 있어서, ‘아이폰-아이패드-맥북’의 삼위일체는 꽤 도움이 된다. 아이폰에서 찍은 사진은 아이클라우드 사진스트림을 통해, 세 기기에서 모두 공유된다. 아이폰에서 찍고 맥북에서 편집할 수 있다. 블로그 포스팅 작성 시 글은, 맥북에서 Ulysses (율리시스) 라는 앱을 통해 작성한다. 기본적인 맞춤법 검사 후에, 웹상에 업로드하는데, Ulysses와 자매앱(?) 격인 Daedalus (대달러스) 로 아이패드나 아이폰에서 간간이 작성하기도 한다. Daedalus는 Ulysses와 연동되는 iOS용 앱이다. Scrivener라는 앱도 구매해놓은 상태인데, 이것은 튜토리얼을 보면서 공부가 필요하기도 하고 또 블로깅하는 정도의 글쓰기에는 좀 과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 포스팅을 작성하는 데 있어 한가지 좀 더 정성을 들여야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글에 들어가는 이미지들에 대한 후처리 작업이다. 예전에는 사진들을 포토샵으로 적당히 보정을 하곤 했는데, 이제는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을 티스토리 상에서 글 작성하면서 기본으로 제공되는 툴로 사이즈를 조정하고, 우측 하단에 블로그 주소 하나 도장 찍듯이 쾅 찍은 후 바로 업로드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간 투자를 줄이고 성의가 없어진 만큼, 당연히 이미지의 퀄리티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포토샵 대용으로 맥에서 사용할 만한 프로그램으로 pixelmator (픽셀메이터) 를 이미 구매해 놓은 상태이다. 간간이 만져보긴 했으나 조만간 제대로 한번 익혀야겠다. 그리고 스크린 캡쳐어플들을 3개 정도 용도에 맞게 간추린 후 마찬가지로 사용법을 손에 익혀야 한다. 역시나 툴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숙지하는 것이 가장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일이다. 


이렇게 글을 쓰고, 그 안에 콘텐츠를 예쁘게 가공해낼 도구들에 하나하나 탐색하고 살펴보다 보면 다시금 블로그 포스팅의 본질인, ‘콘텐츠’ 그 자체에 대한 고민으로 시선이 돌아온다. 역시나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생산이 가능한 콘텐츠인데, 나는 내 블로그의 방향을 정보제공형 블로그 같은 것으로 잡고 있지는 않다. 내 생활 속에서 내가 관심을 가지는 것들이 이 블로그 포스팅 속에서, 지속해서 생산되면서 콘텐츠로서의 매력을 가지기를 원하는데 이게 쉽지가 않다. 우선은 내 삶을 기록하는 공간이기에, 차근차근 데이터를 축적해 나간다는 생각으로 한 땀 한 땀 공들여 글들을 써내려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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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내용을 담아내는 블로그를 생각하고 이 공간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내가 써내려간 글들은, 귀차니즘과 게으름으로 인해 일상으로 외연을 넓혀가지는 못해왔다. 물론 반짝 일상적인 주절거림 들은 며칠간 담아보기도 하였으나 길게 이어지지 못했고, 주로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써내려간 포스팅이 꽤 많았다. 


특히 우리 집에서 함께 살아가는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낼 때, 일상 속에서의 아이들 이야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비일상적인 일이 생겼을 때(죽음)의 이야기들을 써내려갔었기에 주로 비공개로 잠자고 있는 글들이 대부분이고, 공개된 글들도 무겁고 우울하기 그지없었다. 사실 ‘죽음’이라는 차가운 이별을 담아내는 것은 너무나도 버거운 일이다. 기억기록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글을 쓰지만, 가슴속 기억의 심연에 잔잔히 가라앉아 있는 슬픔 들을 다시 끄집어내는 일은 과거에도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너무나 불편하고 힘든 일이다. 


그렇게 죽음과 같은 특별한 사건 중심의 포스팅에 매몰되어, 일상의 소소한 살결들을 드러내지 못하다 보니 진정 기억되어야 할 소중한 시간을 기록하지 못하는 상황들의 반복이 된다. 그러다 보니 ‘훈쓰 Lovely cat ♡’ 카테고리를 클릭해보면, 아이들과 함께해온 시간이 별로 없다. 그저 처음과 끝만 보인다. 이는 온전한 실체가 될 수 없다. 우리의 인생에서 탄생(출생)과 소멸(죽음)이라는 시작과 끝이, 분명 중요한 지점들이긴 하지만, 그것만 이야기해서는 온전한 우리의 인생을 말한다 할 수 없을 것이다. 탄생과 소멸 사이를 채우고 있는, 삶의 나날들이 진정한 우리의 인생 아니겠는가. 


꼭 고양이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 밖의 이야기들도 마찬가지이다. 블로그가 일상을 담아내지 못하고, 뭔가 특별한 일이 있을 때 가뭄에 콩 나듯 글을 쓰다 보니 포스팅의 가뭄은 이어진다. 막상 뭔가를 쓰려고 해도, 특별한 것이 아니기에 잠시 주저하다 보면 글을 써보겠다는 욕망의 추동은 금방 힘을 잃곤 한다. 어차피 내 블로그의 성격 자체가 ‘정보제공형’ 블로그 같은 것이 아니라, 그저 공개되어있는 사적 공간에 가깝다. 불특정다수 앞에 공개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내 공개 일기장정도 되겠다. 고로, 그냥 생각 났을 때 아무거나 끄적이자. 그냥 꼴리는 데로 쓰자는 말이다. 


그걸 거창하게 포장하면, 블로그의 일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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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라는 걸 만든 지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돌이켜보니 처음 블로그를, ‘훈쓰블로그닷컴’이라는 이름으로 개설한 지 벌써 10년여가 되었다. 10년 차 블로거? 훗. 실상 사용하거나 글을 쓴 시간은 찰나와 같이 짧다. 그냥 터를 닦고 집을 지어놓고 그렇게 세월을 보냈다는 말이다. 가끔 집을 리모델링하거나 아예 재건축하는 ‘토목사업’을 진행하긴 했지만, 실제로 집의 곳간을 채운 적은 별로 없었다.


뭐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 블로그의 정체성이, 주로 '고양이'였던 시절에는 연속되어 이어지는 죽음, 그 차가운 이별을 기록하는데 힘겨워하기도 했다. 내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해보자 하며 동분서주하기도 했고, 많은 시간은 술독에 빠져 지내느라 주변을 돌보지 못하기도 했지. 또 때로는 내 안이 텅 비어 버려 무언가를 써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지나버린 세월도 있었다. 짧은 잡설이나마 글이랍시고 주절거리고 싶었을 때에도, 배는 더부룩한데 아무것도 쏟아내지 못하는 불임의 세월이 계속되었다.


이러저러하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결국 가끔 생각 날 때마다 블로그에 접속하여, 위에서 예시로 든 토목사업을 진행하며 블로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다가, 정작 토목사업이 종료된 후에는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 버리는 반복에 반복. 내용을 채우기보다 수단과 시스템을 고민하는 나를 발견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다시 텍스트큐브나 워드 프레스 같은 설치형 블로그로 돌아가야 하느냐를 고민하기도 했다. 참 쓸데없어. 공부 못하는 놈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맨날 필기구 관련 사이트에서 샤프들 사모으는 꼴이랄까.


기업의 영업이익에 대한 판단에 따라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서비스형 블로그보다 다시 웹호스팅 기반의 설치형 블로그로 돌아가는 것을 꿈꾸지만, 가끔 잘못 검색한 번 잭팟 터지면, 계속해서 트래픽 초과되어버리는 일 년에 몇천 원짜리 호스팅의 한계를 한두 번 경험하기도 했고, 지금 나에게는 티스토리가 서비스를 중단할까 걱정하는 것보다는 내가 블로그에 글을 안 쓰게 되는 것을 걱정하는 게 더 현실적인 걱정일듯싶다. 다시 돌아가더라도 아직은 시기상조.


한적한 이 공간이 좋다. 많은 사람이 네이버 블로그와 티스토리를 비교하면서, 네이버 블로그가 가지는 압도적인 유입 방문자 수를 장점으로 들던데, 그 글들을 보고 더더욱 티스토리로 마음이 안착함을 느꼈다. 적당히 한적한 공간이 좋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공개된 공간에 포스팅되는 글들이지만, 장소 자체는 적당히 한적하다는 것. 마음에 든다. 집에서 혼자 노트 펴놓고 펜으로 일기 쓰는 것과는 좀 다른 맥락이 블로깅의 묘미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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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제대로 블로깅을 잘 안해오긴 했지만, 계속해서 도메인과 호스팅계정을 유지해왔다. 05년에 설치형 블로그인 태터툴즈를 접하고서 블로그를 시작했고, 중간에 태터툴즈의 진화형(?)이라 할수 있는 텍스트큐브를 거쳐, 티스토리까지 오게 된 상황. 그동안 태터툴즈에서 텍스트큐브(설치형)까지 이어지는 나의 블로그는 기둥만 서있고, 안에 든 곡식은 없는 곳간과도 같은 공간이었지만, 나름 애착을 가지고 있는 내 존재의 그릇과도 같은 곳이기도 했다.


얼마전 갑작스레 '글을 쓰고 싶은 욕구'를 느끼고선...

싸구려(?) 저가형 블투키보드 + 아이폰 앱(Blognow, Blogpress) + 아이폰 글쓰기 어플(iAwritter) 등등을 지르면서, 새로운 도구들을 손에 쥐고 기세등등 새로운 시작의 깃발을 올리려고 매의 눈으로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다가, 아이폰에서도 편리한 블로그 생활을 한다는 명목으로 티스토리로의 이주를 감행했다. 텍스트 큐브에서 티스토리로 넘어오는 느낌은 흡사 영국살던 영국인이, 갑작스레 미국으로 이주한 것과 비슷한 느낌. 다만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티스토리로 넘어오고 난후, 텍스트큐브 설정에서도 BlogAPI가 지원되었다는 것을 알았다게 함정-_-;;;


이런저런 네이X 검색 신공과 티스토리 블로그의 친절한 설명들로, DNSever.net을 통해 호스트IP변경하고 DNS서버 새로 설정하고, 어찌저찌 티스토리 계정과 내 hunsblog.com이라는 도메인을 연결시켰다. 이제 이주는 완료된 상태. 오랫동안 설치형 textcube를 따스한 품으로 안아주던 CAFE24계정과도 작별인가...


남은 일은, 각종 메타블로그 사이트에, 새로운 계정을 꽂아주는 것인데. 뭐, 이래저래 하다보면, 연결되겠지. ^^;;;


다만 꼭 공부 안하는 놈이, 가족여행 전날 가방에 공부할 책 챙기듯 혹은 새학기 시작전에 노트사고 샤프와 각종 필기도구들을 쌔삥으로 준비해놓고. 의기양양하게 필통을 바라보며 뿌듯해 하듯. (정작 쓰지도 않을꺼면서 ㅠㅠ)  그렇게 플랫폼을 만들기만 하고 정작 사용하지 않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은 된다. 하...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하는데...;;;


일단, 블로그에 비공개 글로 잠자고 있는 냥이들과의 추억부터 꺼내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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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24일 밤이었나... 무슨 바람이 불었길래... 블로그의 플러그인들을 이것저것 만지고 있는데, 뭔가 꼬인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PC방 알바에게 가장 손쉬운 컴퓨터 복구가 포맷이듯...;;; 나도 블로그를 백업한후, 블로그 데이터 삭제하고, DB싹 날리고 초기화 한후에, 다시 textcube를 설치하고 복원하는데... 어... 뭔가 이상한 느낌. 아뿔싸... 70여개에 달하는 포스팅의 사진들이 다 엑박으로 표시되는 난감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었다.


2012년 10월 25일 새벽...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어느정도 예감은 하고 있었지만, 그보다도 더 갑작스러운 이별. 할아버지를 2012년 10월 27일 좋은 곳으로 보내드리고... 11월  넘어까지는 몸도 마음도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 이야기는 추후에 포스팅을 하기로 하고...



어느정도 정신을 추스리고, 다시 블로그 생각이 떠올라, 다시 블로그 복구를 위해 달려들었지만, 도무지 방법을 알 수 없었다. 티스토리로 넘어갈까...하는 유혹이 가장 컸던 시기. 며칠간을 매달렸고, 특히 오늘을 포함한 마지막 이틀가량은, 내가 쓰는 호스팅 업체의 고객센터를 전화로 글로 계속 괴롭히며(?)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했다.  


그만큼 이공간은 나에게 있어 많은 것이 담긴 공간이었다. 공개된 포스팅이건, 비공개된 포스팅이건, 함께하는...혹은 함께 했던 아이들과의 추억들이 고스란히 담긴 소중한 공간. 사진을 잃는 다고 추억까지 사라지는건 아니겠지만, 너무나 가슴이 휑해지는 느낌에 더 절실하게 복구에 매달렸다.


그리고, 조금전!!! 블로그의 부활 ㅠㅠ  약간은 뜻밖의 부분에서 실마리를 찾을수 있었지만... 잃어버렸던 아이를 찾은 느낌? 각각의 포스팅들을 클릭할때마다 이제 엑박대신, 냐옹님들의 사진이 나를 반긴다. 휑하게 소멸해버리는 듯 했던, 나의 블로그가 다시 따뜻한 온기를 가지고 살아난 순간... 기쁘다. 기쁘다.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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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16일 인가에, 태터툴즈(tattertools)에서 텍스트큐브(textcube) 1.7.8로 갈아타면서, 이전 블로그를 갈아엎은지, 거의 2년만인 2011년 9월 1일 오늘 새벽. 텍스트큐브 1.8.6으로의 업그레이드 작업을 감행 했다. 불현듯 업그레이드 해야겠다는 마음을 마음먹고, 백업할것 백업한 후, 싹다 날린 다음에 후다닥 재설치후 기타 여러가지 자잘한 마우스질을 좀 하면서 몇시간만에 작업완료. 예전에 태터툴즈 썼을때랑 비교해보자면 약간의 차이라 할수도 있겠지만, 확실히 버젼이 올라갈수록, 좀 더 편해지고. 좀 더 예뻐지는 것 같다. 설치형 블로그인, 텍스트큐브의 프로그래밍 알고리즘이나 기타 외계어들을 쏼라쏼라~ 주절 거릴수 있는 (이공계적?) 인간이 못되는지라, 다른 부분에 대해 생각하고 말해보고 싶다.

과연 블로그는 나에게 어떠한 공간인가.  

블로그에 글을 쓰고, 발행하여 글을 퍼트리는 행위는, 기본적으로 내가 쓴 포스팅을 읽어줄 불특정 다수의 누군가를 기본적으로 상정하고 있다. 즉, 다른 이들이 이 글을 읽게 된다는 것을 기본적으로 염두해두고 글을 쓰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이유가, 오로지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전시의 이유만은 아닐 것이다. 그럼...아니고말고... 응?

내 스스로는. 내 삶의 기록. 고양이들 삶의 기록이라는 측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아니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억'은 시간의 풍화작용에 쉽게 변색되고 잊혀질 수 있지만, '기록'은 그 시간의 힘에 맞설 수 있는 강인함이 있다고 믿으니까. 그래서인지 난 언제부턴가 블로그에 글을 쓸때의 말투(?)를 의식적으로 바꾸었었다. 예전에 한동안은 '~했습니다' 류의 존댓말의 표현. 즉 가상의 누군가에게 풀어말하듯 글을 썼었는데, 어느 날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게 뭔가 선전용 혹은 전시용 글쓰기의 전형이 되어가는 것만 같아, 말투를 바꾸기로 했던 것이었다.

즉, 거꾸로 접근해본다면. 내가 편안한 어투로 포스팅을 한다면, '기록'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고. 존댓말식 표현을 한다면 누군가에게 말하고자 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볼수도 있겠다. 또 전자가 내가, 사적인 공간으로서 이 블로그를 마주 대하는 것이라면, 후자는 다소 '공적'인(?) 공간으로서 바라보는 것이라 할수도 있겠고.

어차피 오픈된 공간인 만큼. 진정 나와 내 자아가 일대일로 마주하는 솔직함은 기대할 수 없겠지만, 많은 '사실'들을 차곡차곡 쌓아두는 삶의 기록창고로 이 공간이 쓰였으면 한다. 흠...그렇다면. 우선...2007년부터 지금까지 예전 블로그에 남아있는 무수한 고양이관련 비공개 글들과. 미완성 글들부터 복원해야... 쿨럭...;;;


1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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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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