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후다닥거리며 아이들 등교시키고, 등원시키고. 정신없이 오늘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일상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희로애락 속에서, 말 그대로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는 오늘. 그리고 또 오늘의 연속들.

 뜨거운 여름이 지나가고, 선선한 가을바람을 느끼며.. 곧 머지않아 겨울이 오겠구나! 느낄즈음. 늘 마왕의 기일이다. 작년 이맘때 즈음 아이들과 마왕 추모식에 참석했던 생각이 나면서...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는 것에 놀란다. 마왕이 떠나던 그때 채 돌도 되지 않았던 첫째가, 벌써 초등학교 1학년이니... 아... 세월의 무상함이여. 

마왕 !  그 어딘가에서 잘 지내고 있지?  몇 년 지나면, 이제 내가 마왕보다 나이가 더 많아지겠네. 하하. 그래도 아직은 내가 어려 ! 나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께 !  마왕을 생각하면, 늘 가슴한켠이 허전하네... 

 

 

 

 


오늘 마왕의 기일, 상헌 형님께서, 무한궤도의 '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 때'를  형님의 유튜브 채널에 연주해주셨길래, 이렇게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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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나 보다.  기나긴 뜨거운 여름의 터널을 지나 서늘한 바람의 감촉을 느끼게 되는 계절이 오는 것을 느끼고 고개를 들어보면 어김없이 마왕의 기일이다. 그가 떠난 지 벌써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마왕 신해철 5주기 추모식.  2주기 추모식 이후, 오랜만에 다시 찾은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  그런데... 각자 저마다의 치열했던  '생'의 시계를 멈추고 영면하신 분들이 계신 곳이기 때문일까?  이 곳에 오면. 시간이 정지해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본관 안에 들어서자, 팬들의 모습이 보였다. 철기군( 故 신해철 팬클럽 : http://cromfan.com/xe/ )에서 버스를 대절해서, 이곳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에서 5주기 추모식을 마친 후, 다시 서울로 이동하여 노들섬에서 열리는 공연에 참석하는 일정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이들 둘에 아내와 함께 참석하기를 소망했던 나는...  열심히 운전해서 와야 했다. ^__^   핑크퐁 메들리(?)를 들으며...^_^;;;




철기군의 익명게시판 글에서,  참석하는 사람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아쉬움의 글을 보았다. 마왕 팬의 연령대를 미루어 짐작하건대,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정신없이 치열한 삶을 살아내고 있을 것이기에,  그것을 감안하면 5주기임에도 이 정도면 많이 모였다고 나스스로에게 쓰담쓰담을 했지만,  줄어든 숫자에 마음 한켠에 아쉬움이 깃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오늘 마왕을 기억하고 추억하고 있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이라는 곳에 모이지 못했을 뿐... 작년의 내가 그러했듯. 마왕의 기일. 아쉬움과 그리움을 저마다의 가슴에 품었을 게다. 




사진 출처 : 철기군 익명게시판 12879 번 게시글


공식적인 분향은 없다고 들었고, 예식실에서 유가족분들이 기제사 올리시는 것을 먼발치에서 지켜보기만 했는데, 유가족분들 기제사 끝나고 헌화하러 가신 다음에 잠시 비공식적(?)으로 팬들이 분향할 수 있는 시간이 잠시 있었나 보다. 그런 상황을 알지 못했기에, 유토피아 추모관 본관 안의 팬분들이 헌화하러 이동하실 때 우리 가족도 같이 나가서 헌화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는데 아쉽다. 





내 아이들도 정말 많이 자랐다. 그가 떠나던 2014년 10월. 채 돌도 되지 않았던 성현이. 아기 띠에 안긴 채 짙은 슬픔 가득했던, 아산병원으로... 극적인 결정이 있었던, 원지동 서울 추모공원으로 같이 함께했던 성현이는, 이제 내년이면 초등학생이 된다. 2016년 9월에 태어난 유리. 유리는 '신해철 아저씨'에게 온 것이 처음이다. 2016년 10월 2주기 추모식. 유리가 태어난 지 1달 약간 넘었던 시점이라, 내가 아들 성현이만 데리고 참석했었다. 마왕도 그대로... 나도 나이만 한 살씩 더 먹어갈 뿐 그대로인 것 같은데... 아이들은 하루하루 자라난다.







2주기 때, '신해철 아저씨 편히 쉬세요' 하며 국화꽃을 놓았던 아들 성현이. 이제 훌쩍 자라 미운 일곱 살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내 아이. 제법 의젓하게 마왕에게 헌화를 한다. 유리도 오빠의 모습을 보면서 '신해철 아저씨'에게 국화꽃을 드렸다. 


여담이지만, 아들 성현이를 보면서. 마왕의 노래, '아버지와 나'가  조금은 다른 느낌으로 내게 다가온다.  내가 1992년 아버지의 차 안에서 테이프로 그 노래를 틀었을 때 나는 '아들'이었다. 한창 사춘기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고 있던 10대였다. 내 두발로 대지를 박차고 날아오르고 싶어 했던 나. 그리고, 지금 내 나이 즈음의 아버지가 계셨고. 그런데, 이제 내가 '아버지'의 위치에 서 있게 되었다. 사실 아이들과 나 사이의 진정한(?) '아버지와 나'는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 






그에게 나도, 국화꽃 한 송이 올리고 그의 앞에서 다짐했다. 결의했다.  내년 이맘때 즈음, 다시 이곳에 와서 마왕에게, 나 이렇게 잘 지켜냈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을 한동안 떠나지 못하고 서성이다가, 마지막으로 그의  묘비 앞에서 묵념을 올리고 언덕을 걸어 내려오면서 노래를 흥얼거렸다.


 '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듯한 

그리운 마음이야 잊는다 해도 

한없이 소중했던 사람이 있었음을 

잊지말고 기억해줘요 ' 



갑자기 왜 이 노래가 떠올랐는지는 모르겠다.



마왕... 늘 잊지 않고 기억할 거야. 피눈물이 흐르는 듯한 원통함은, 세월의 퇴적이 만들어낸 감정의 굳은살 아래 침잠한 채, 그 시퍼렇게 날이 선 감정이 조금 무디어질 수는 있겠지만, 결코 잊지 않을 거야. 기록하고 기억하고. 그렇게 내 안에 계속해서 마왕은 살아있겠지.











아버지와 나 PART Ⅲ - 'Statman' (↑↑↑ 유튜브 영상 9:00 부터)


그와 나 사이를 가로지르는 강물은 여전히 흐르고 있다

하지만 그 위로는 화해의 비가 내렸고 심지어는 가끔은 꽃구름이 흘러 다닐 때도 있다

우리 두 사람은 강의 이편과 저편에 서서 가끔씩 손을 흔들기도 하지만

그저 바라 볼 때가 사실은 대부분이다

그의 잔소리가 언제부터서인지 모르게 살갑게 느껴지는 것은 

나의 삶이 타들어가는 번뇌의 시기를 지나왔기 때문인지

혹은 그의 삶이 휴식과 완성의 시기를 원하기 때문인지

분명한 것은 천진한 웃음을 띤 그의 얼굴은 아들의 어릴적 얼굴을 닮아가고

정작 아들의 거울에 비친 얼굴은 아버지와 닮아 있다

난들 왜 그가 기뻐할 번듯한 세속의 성공과 안정을 주고 싶지 않았겠는가만은

아무래도 내가 그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은

멀지 않은 미래에 안겨줄

그의 얼굴과 나의 얼굴을 모두 가지고 태어날 그의 손주뿐인듯하다

그리고 그 아이는 내가 그에게 미처 표현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언어들을

순간의 울음소리로 알리리라

그렇게도 나는 나일뿐이고 싶어 했으나 이제는 또 다른 그가 되어 주고 싶다

나는 이 세상에 그가 남긴 흔적 혹은 남기고 갈 증거이다

나는 그의 육신을 나누어 받은 자


Hey STARMAN

Hey STARMAN

지구의 별이 되어 살다 우주의 별로 돌아가다


아이는 열리지 않는 그의 방문 앞에 오래도록 서 있었다.

칭찬에 굶주리고 대화에 목이 마른 아이였다.

기다림이 원망으로 바뀌자 아이는 망치를 들어 문에 못질을 해버리고 그곳을 떠났다.

세상의 머나먼 끝에서 고독에 눈물을 흘리던 날

아이는 그가 스스로 방문을 열어준 적은 없었으나

문을 잠근 적 역시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Hey STARMAN

Hey STARMAN

Hey STARMAN

Hey STARMAN


아이가 오래 전 박아 넣은 날카로운 못들을 하나씩 빼내자 문짝에선 피가 흘렀고

문을 떠밀자 그 문은 힘없이 열렸으며 그 문의 저편엔 주름과 세월이 가득 차 있었다.

그리하여 수줍은 아버지와 겸연쩍은 아들은 난생 처음 뺨을 맞대게 되었다.


언젠가 그들의 이야기는 먼지가 되리라 세상 모든 것들이 그러하듯이

언젠가 이 노래는 잊혀지리라 세상 모든것들이 그러하듯이

그러나 아들은 아비를 기억하고 또 아들의 아들이 그 아비를 기억하며

그들의 피는 이야기나 노래보다 조금. 더 오래 흐르리라

그리하여 우리 세상에 잠시 있었던 것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 이야기하리라


다른시간 다른 곳에서 다시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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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정신없이 흘러갔다. 둘째 유리가 2016년 9월 18일 태어나고, 두 아이들과 정신없이 부대끼며 살아가느라 1년이란 시간이 눈 깜짝 할 사이에 흘러가 버린듯하다. 작년 마왕 2주기 때는 유리가 태어난 지 한 달 약간 넘었던 시기라, 내가 성현이만 데리고 2주기 추모식에 다녀왔었다.


올해, 팍팍한 일상을 이유로 3주기 추모식에 불참하게 된다. 계속 철기군을 확인해가며, 질문 글도 올리며, 마왕의 3주기 추모식 참석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작스레 여러 가지 상황들이 변했다. 조금전까지도 불참의 결정을 쉽사리 내리지 못하다가 결국 이렇게 선택을 하게 되었다. 마음이 한켠이 무겁다. 내년에는 꼭 추모식에 참석하리라.


마왕... 애들하고 아내와 같이 곧 보러갈께... 

의미도 없이 잊혀지지 않도록, 영원히 기억할께... 마왕.


철기군 홈페이지로부터. ( http://cromfan.com/xe/ )

철기군 홈페이지로부터. ( http://cromfan.com/x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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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2016년 10월 27일.  마왕의 2주기. 


마왕이 떠난 지 벌써 2년이라니. 시간은 이렇듯 속절없이 지나간다. 붙잡고 싶은 마음에 두 손으로 바둥거리며 움켜쥐려 해도 그럴 수가 없는 게 시간이고 세월이다. 그 무정한 세월의 흐름에 풍화되어 깎여나가는 기억의 나약함에 맞서려면, 무언가를 계속 기록하고 또 되새겨야 한다. 


신해철의 죽음… 그의 부재를 바라보는 나의 마음은 여전히 박탈감과 황량함으로 가득 차 있다.


어찌, 빼앗긴 들에 봄이 오겠는가…


나는 한국사회가 신해철이라는 사람… 그리고 그가 가진 에너지를 잃었다고 생각한다. 아니…더 정확히 말하면 빼앗겨버렸다. 그의 부재가 주는 아쉬움, 안타까움, 그 원통함은 어찌 된 일인지… 시간이 가도 도무지 옅어지지 않는다. 


내가 그랬듯, 나의 아이들도… 그의 음악을 듣고, 그의 생각을 공유하며 자라나 주기를 바랬다. 넥스트 1집에 수록 된,  ‘아버지와 나 Part 1’을 아버지의 차에서 틀었던 중학생의 내가, 아버지가 되어 내 아이와 그 노래를 들으며 얘기하고. 또 혹시 알겠는가. 마왕이 살아있었다면,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마왕이, 아버지의 관점에서 또 새로운 노래를 만들어주었을지. 뭐… 영영 이루어질 수 없는 바람이 되어버렸다.


아쉽고 안타깝다. 그래서, 원통하다. 


어찌, 빼앗긴 들에 봄이 오겠는가… 그저 내 마음은 황무지일 뿐이다.


몰아치는 망각에 맞서, 굳건한 기억을 지켜내고, 의미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그래서, 나는 아이를 데리고 마왕의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해야 했다. 그래야만 했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무언가였다. 



마왕의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으로 출발.




1년 만에 찾은 이곳. 두 번째 발걸음이어서 인지,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2016년 10월 27일, 목요일. 평일에 치러진 추모식.




주말이나 휴일이 아닌, 목요일. 평일임을 감안할때, 꽤나 많은 사람이 마왕의 기일에 마왕을 추모하기 위해 모였다.












아들 성현이에게도 보라색 리본을 달아주었다.

1주기 추모식 때는 애기티 풀풀 나던 성현이가, 1년이 지나 제법 늠름하게 자랐다.










"신해철 아저씨, 편히 쉬세요." 성현이가 국화꽃 한 송이를 올렸다.




마왕…. 편히 쉬소서. 내년에 또 찾아올게요.







마왕의 의료사고에 대한 재판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마침표가 찍어지기까지 아주 시간이 걸리는, 지리한 법정 다툼이 되겠지.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고, 마왕의 수술을 집도했던 집도의는 제대로 책임을 지게 되기를 바란다. 여기서 잠깐 덧붙이자면,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사집단 모두를 싸잡아 도매금으로 매도하고, 비난하려는 아니다. 다만 책임을 방기하고 명백한 과실을 저지른 특정한 의사와 그의 직무유기 행위에 대해 제대로 처벌이 이루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의 의료행위는 기본적으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에 그들의 의료행위에 대해 결과만을 가지고 심판하려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심한 외상을 입고 실려 환자를 응급수술한 의사가 환자의 생명을 살리지 못했다고 해서, 다수대중이 의사의 의료행위를 의료사고로 몰아가지는 않는다. 오히려 실낱같은 가능성을 보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 메스를 의사에게 박수를 쳐야겠지. 그러나 또한 분명한 것은, 의사집단의 의료 행위와 그 결과에 대해 무조건 덮어놓고 모든 것에 면죄부를 주는 것도 옳지 않다.   신해철 케이스를 보아도, 그것은 불합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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