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문자가 왔다. 지난번 LP 한정판 앨범의 CD 버전의 앨범 발매소식. 예약안내 문자가 오자마자 바로 예약을 했다. 지난번 포스팅에 말했듯 무조건, 무조건이니까. 그게 울궈먹기던 장삿속이던 신해철의 이름을 팔아먹는 자본의 상술이든 뭐든 기꺼이 그 장단에 맞춰 춤을 춰주리라 생각했으니까. 


마왕이 살아생전, '있을 때 잘하라고' 그렇게 늘 말해왔었건만. 뭐랄까 마왕이 가고 나니 깍듯이 챙기는 느낌이 든다.  어린 시절 들었던 청개구리 동화 얘기도 생각이 나고. 마왕… 다 그런 건가 봐. 미안.







어제 11월 11일 앨범이 발매되었다. 발송되었다는 문자가 오고, 정확히 하루가 지나서 택배가 도착했다. 지난번 LP 한정판 앨범 배송 때의 삽질로 욕을 먹고 정신 차린 YES24가 이번엔 아주 적절한 상자에 제품을 넣어서 배송했다. 제품의 구성은 LP 앨범과 동일하다. 다만 LP가 CD로, 그리고 사진 5매와 가사포함 포토북의 사이즈가 그것에 맞게 다운사이즈 되었다. 배송받자마자 사진을 찍고, CD를 부랴부랴 아이튠즈로 리핑했다. 지금 음악을 틀어놓고 포스팅을 작성 중이다. '단하나의 약속' 데모 버전이 이런 느낌이었던 거로구나. 참 애절한 발라드 곡이다. 앨범에 실린 '단 하나의 약속'이 나오기 위해 존재했을 수많은 데모 버전 중의 하나이겠지. 이 앨범에 들어있는 Welcome To The Real World 나 I Want It All 같은 마왕의 유작을 듣고 있는데, 반가운 마음과 함께 한편으로 아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 곡들을 마왕이 온전히 완성하지 못했고, 미완성된 상태에서 다른 이들을 통해 완성되었다는 것이 말이다.


네 번째 CD의 타이틀 곡으로 '더 늦기 전에'가 실려 있다. 한국 사회의 기념비적인 공연이라 할 수 있는 '92 내일은 늦으리 앨범의 타이틀 곡을 들으며, 나는 수십 년의 시간을 워프해서, 중학교 2학년의 사춘기 소년으로 돌아간다.  2015년의 시공간에 앉아 있지만, 나는 1992년을 느낀다. 그때의 시간들. 느낌들. 그리고 지금의 나. 그리고 마왕의 부재. 다시 '존재의 부재'라는 현실 앞으로 돌아온 나는 무기력하다. 그저 과거의 시간들. 그 순간들을 추억하는 것밖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립고, 그립고, 또 그립다.


마왕의 한정판 유작앨범, Welcome To The Real World 개봉하며 찍은 사진을 붙여놓고, 포스팅을 마무리해야겠다. 우리의 보물창고 유튜브에서 찾은 '92 내일은 늦으리 공연의  피날레곡 '더늦기전에' 실황 영상은 보너스. 





4CD + 사진 5매 + 가사포함 포토북 + 1DVD(포토북 맨 뒷페이지에)


4CD + 사진 5매 + 가사포함 포토북 + 1DVD(포토북 맨 뒷페이지에)






포토북 맨 뒷페이지. Welcome To The Real World 뮤직비디오 DVD


마왕이 떠나가고 발매된 앨범들.







[[Various Artists_더 늦기 전에_1992 내일은 늦으리]]





 1992 '내일은 늦으리' Album [Produced by Shin Hae Chul]
- Composed & Lyrics by 신해철(Shin Hae Chul)
- 넥스트(N.EX.T), 봄여름가을겨울, 윤상, 유영석, 신성우, 015B, 김종서, 이승환, 신승훈, 서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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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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