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티가 오늘 오후 2 45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지난 11 16, 약간의 식욕 저하와 활동성 저하로 병원에 가서 입원을 하고 투병을 시작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   [우리 고양이를 소개합니다.] 라는 프로젝트를 생각하고, 번째로 체라에 대한 글을 쓰고 있던 도중 베티의 투병이 시작되었고, 모든 것은 멈추어버렸다. 그리고, 오늘, 나는 살아 있는 베티를 소개할 기회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투병이라는 것은, 우리 일상의 시간을 블랙홀처럼 압축해서 흡입해버리는 것인지, 돌이켜보면 전이라는 시간이 아득하고 멀게만 느껴진다. 처음 입원했다가 퇴원하고, 다시 상태가 많이 좋아져서 슬픈 예감을 하며 번째 입원. 그러나 베티가 정말 드라마틱하게 회복해주었고, 굉장히 컨디션이 좋아져서 퇴원했고, 그다음 스스로 캔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시 한번 같이 함께 있다는 희망을 던져준 것도 잠시. 


12 3 저녁밥을 먹었던 베티는 다시 12 4일부터 컨디션이  다운되기 시작했고이런저런 방법을 찾아 노력해보았지만, 오늘 12 9 월요일 14 45 아픈 몸을 벗어나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너무나도 건강했고, 풍채도 좋았던 베티. 방문을 나서면, 냐아아앙 ~ 하며 나를 반겨주며 자신의 존재를 채웠던 베티. 우리 집의 마스코트처럼, 언제나 있어 같았던 베티의 부재는 너무나도 냉혹하리만치 크게 다가온다.


베티는 내가 많이 좋아했던 고양이였다. 잘해주지는 못했지만, 왠지 정이 가는 아이. 내가 우리 집에서최애하는 고양이라고 주저 없이 말할 있는 아이였다. 워낙 고양이들에게 잘하는 아내와 달리 부족한 많은 나를 많이 좋아해 주던, 흔치 않은 고양이이기도 했다.  베티가 이렇게 갑작스레 떠나갈 것이라는 생각도 했는데.  멍하다.  베티에 대한 기억을 움켜쥐려고 하는데, 이상하게도 아득하게 멀어져만 가는 같다. 내가 디디고 있는 일상을 열심히 안아주지 못한 것에 대한 벌이리라


베티는 곤히 잠든 고요한 표정으로 누워만 있다.


집안이 고요하다. 정수기 물소리만 들릴 .  지금이라도 문을 나서면, 베티가 입을 활짝 벌려가며 냐아아앙하며 따라붙고, 다리에 몸을 부빌 것만 같은데. 


그 베티가 없다. 


베티는 잠들듯이 누워만 있다.











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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