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끊자'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9.10.07 Back 없다. 일방통행.
  2. 2019.09.20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3. 2016.01.01 새해 첫날 저녁녘의 주절거림



아쉽지만, 이제 더이상, 술은 나에게 있어 고려대상이 아니다.  나는 유전적으로 술에 취약하다. 굳이 내 아킬레스건에다 전기톱을 갖다 댈 이유가 없지 않은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일방통행적 사고나 행동은 불통의 상징이지만, 내가 술에 적용하는 일방통행적 결의는 새로운 삶을 위한 도약. 그 자체일 뿐이다.  아닌건 아니다. 더이상 의심하지도 말자. 더이상  굳이 시험하려 들지도 말자.  멈추지 않는 이상, 끝없이 지속된다. 술은 나에게 즐거움을 주지 못한다. 그저 내 발목을 잡을 뿐이다.  내 발목을 잡아채어 딱딱한 대지에 나를 내리꽂아버리던 불필요한 과거의 습관에서 벗어나, 그래... 이제 다시 날자... 다시 날자...!!! 할 수 있다. 내가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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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 불러야 할 그대의 이름. . 


저녁에 홍대거리에 나가보면 온통 술집이다. '술'이라는 키워드를 제외하고 만남의 장소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그만큼 많은 사람이 삶 속에서 즐겨 사용하는 술이라는 물질. 반가운 지인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참 예쁜 그림이다. 추운 겨울, 차갑게 얼어버린 손에 입김을  호호 불며 술집의 문을 열고 들어가, 따뜻한 조명이 내리쬐는 자리에 앉아. 웃음 가득 반가운 지인과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 상상만 해도 정겹다. 


체질적으로 술을 못 마시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특히나 술을 '잘' 마시고 즐기는 사람들에게 술이란 참 위험한 외줄 타기 같아 보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많은 사람들이 술을 곁에 두고 삶의 활력소로 삼곤 한다.  그러나, 나는. 


이 물질을 제대로 사용해낼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나에게 있어서 술은 너무나 소모적이다.  '시간'은 굉장히 한정적인데, 술은 그 소중한 '시간'을 녹여버린다.  알코올이라는 물질을 내가 제대로 이용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그 사용을 중지하는 것이, 나에게 올바른 선택이다. 아쉽지만, 이 방법 밖에 없다. 



조금 맥락은 다르고, 상황도 다르지만... 술잔을 내려 놓은 세상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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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 2016년. 붉은 원숭이해라는데, 그 한자를 한글로 읽어보자면, 여러 가지 국내 정세와 맞물려 왠지 모르게 입에 착착 달라붙는 느낌이다. 뭐 굳이 여기에 타이핑 하지는 않겠지만. 


새해. 2015년 12월 31일과 2016년 1월 1일이, 지구의 공전주기의 일정 사이클을 재시작하는 지구 공전의 위치변화를 제외하고 본다면(참고로 저는 불하무식한 문돌이ㅠㅠ) 그 어떤 의미의 차이가 있는가 하고 왠지 좀 삐뚤어진 반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기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자면 나에게도 이 새해라는 게 참 두근두근 뭉클뭉클했던 적이 있었더랬다.


아마도 꼬꼬마 시절을 막 벗어나 나 자신 그리고 나를 둘러싼 세상에 대해, 조금 서툴기는 하지만 나만의 시선을 가지기 시작했던 국민학교 5-6학년 시절이었던 것 같다. 그냥 살아지던 인생에서 깨어나, 나의 자아가 눈을 뜨게 되면서 나를 중심에 놓고 세상의 흐름을 사고 하기 시작했던 첫 시기였을 게다. 마치 첫 몽정을 경험한 꼬마 총각이 느끼게 되었던 두려움과 당혹감 또 일말의 설렘 마냥. 그렇게 뭔가 제대로 정의되지 않던 그 시기. 나는 새해를 맞이하며 설렜고, 의미를 부여했었고, 어제와 오늘은 다르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직은 30대라 나를 위로하고 있다. 여전히 40대는 오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두 돌이 지나면서 하루하루 업그레이드 속도가 빨라지는 아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그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부모로서의 뭉클한 자의식이 주는 감동이 나를 휘감기도 한다. 부모가 된다는 것. 아이를 가진다는 것은 참 경이로운 일이다. 그런데 아이가 커가면서 같이 늙어가는(?) 나를 바라보며 산울림의 청춘이라는 노래를 중얼거리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어쨌든 나는 이 새해가 전혀 설레지 않는다. 그냥 하루하루일 뿐이고, 나를 둘러싼 불안감들과 가라앉아버린 마음의 무게를, 희망의 언어로 밀어내버리기는 나 자신이 너무 바닥을 향해 추락하고 있다. 술 때문인가. 우울함의 진득한 무게감이 나를 지배하는 지금. 뭔 새해의 설렘을 찾겠는가.


새해에 대한 희망찬 포부는, 이 우울함을 극복해낸 이후로 미루어둬야겠다. 하긴 생각해보니 음력 설날도 있잖아… 빨리 여기서 탈출하자. 우선은 술을 좀 멀리해야겠다. 어찌 된 게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는게 아니라, 더 가라앉고 우울우울 이러고 있는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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