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일이다. 사실 그동안 백신 접종에 대해서 별생각 없이 '언젠가는 맞겠지.' 정도로 생각하며 지내왔다. 사실 초반에 각국의 제약회사들에서 코로나 백신이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개발되고,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의약품들이 거치는 기나긴 임상의 과정에 비해, 짧은 임상을 거치고 바로 접종되는 것을 보면서. 백신 접종에 좀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꼭 맞아야 하나? 안 맞고 싶은데? 그리고 시간이 지나갔다. 여기저기 백신 예약한다고 정신없고, 얀센고시니 뭐니 하는 말들이 지나갈 때도, 나와는 좀 먼 이야기 인 것 같았다. 그러다가 백신 10부제라는 방식으로 백신 예약을 받기 시작했고, 그 10부제에 내 생일에 해당하는 날에도 예약을 하지 않았었다. 아내가 백신 접종을 꺼려했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서 일주일 정도 지난 후 연령대별 사전예약할 때, 그래도 맞아야지 하면서 예약을 했다.


백신 맞고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하신 분들의 뉴스를 보면, 불현듯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백신을 맞고 부작용으로 사망할 확률은 극히 미미하지만, 누군가 더 좋은 결과를 위해 능동적으로 선택한 백신 접종으로 부정적 결과를 겪는 것은, 단순히 교통사고로 죽을 확률 등과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는 좀 애매한 면이 있다. 그것은 하지 않아도 되는 적극적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의학적인 전문지식이 없는 상태인데, 다른 지인이 '모더나' 백신이 좋지 않겠냐고 했던 말을 들은 기억이 있는데, 내가 접종하게 된 mRNA 백신은 모더나가 아닌 화이자의 백신이다. 아내 왈, 오늘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한 뉴스들 다 화이자였다고 ;;;

누구나 다 불안함은 가질 수 있다. 나도 불안함이 있다. 마치 2016년, 오랜만에 전신마취 수술을 하게 되면서, 혹시 못 깨어나면 어떡하나 걱정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래도 백신 접종을 하고 안 좋은 결과를 맞이할 확률보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코로나에 감염되었을 때 위중증으로 발전하거나 안 좋은 결과를 맞이할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하기에, 나는 내일 백신을 맞으러 아내와 같이 집 근처 병원에 갈 것이다. 사실 이번 기회(?)에 아주 오랜만에 '미리 쓰는 유언장'을 2021년 버전으로 다시 한번 써볼까 생각도 했는데, 좀 오버스럽기도 하고, 찬찬히 내 삶을 돌아보고 나서 써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6주 후 백신 2차 접종 때 써봐야겠다.







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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