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Ⅰ. 훈쓰 Story/일.상.다.반.사.'에 해당되는 글 101건

  1. 2024.04.24 엄마의 부재.
  2. 2024.03.08 찬란한 봄 날. 1997년. 그리고 2024년.
  3. 2022.06.05 유쾌한 고민 - 오늘은 무슨 렌즈를 들고 나가지? 1
  4. 2021.09.27 우울함이 날 지배할때... 2
  5. 2021.09.15 어쩌면 눈에 보이는 것이, 있는 그대로의 진실일 수도.
  6. 2021.09.11 나른한 토요일 오후
  7. 2021.09.09 코로나 예방접종 - 화이자 1차 완료.
  8. 2021.09.08 드디어 내일.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
  9. 2021.09.08 내 삶을 바꾸는 공간
  10. 2021.08.30 다시 한번 원테이크 글쓰기를 다짐하며
  11. 2021.08.25 생각의 흐름이 흘러가는 대로
  12. 2021.08.24 티스토리 신에디터 글자크기, 줄간격 조정을 위한 삽질
  13. 2021.08.20 오랫만의 끄적임
  14. 2020.10.27 마왕의 기일.(故 신해철 6주기)
  15. 2019.11.08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16. 2019.10.27 마왕의 기일.(故 신해철 5주기 추모식) - 세월이 가면 ...
  17. 2019.10.07 Back 없다. 일방통행.
  18. 2019.10.02 나만 아는 이야기
  19. 2019.09.20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20. 2019.09.01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21. 2019.08.30 2019년 8월 30일 저녁의 소고
  22. 2019.08.30 아는 게 병이다...는 비겁한 변명입니다.
  23. 2019.08.29 하루를 열며
  24. 2019.08.28 2019년 8월 28일 아침의 소고
  25. 2018.10.27 마왕의 기일.(故 신해철 4주기)
  26. 2018.08.13 다시 떠나는 날 1
  27. 2018.08.06 정신없는 요즘 근황
  28. 2018.07.26 고인이 되신, 노회찬 의원님의 빈소에 다녀왔습니다.
  29. 2018.07.23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
  30. 2018.07.18 지난 토요일 어머니 고희연. 그리고 후방추돌 사고.

부모님댁에 가면 어머니가 계시지만

엄마가 계시지 않는다.

치매. 잔혹하디 잔혹한 형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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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봄날. 말이 필요 없다.

새 생명이 피어나는 봄날의 정취는 참으로 찬란하다.

어제, 아픈 고양이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다녀오는 길.

운전하면서 근처 대학가를 지난다. 아...개강이구나.

핸들을 잡고 차창 너머 그들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스무 살. 앳된 얼굴의 그들이 보인다.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한 채

미지의 세계로의 발걸음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고 있는 그들이.



그리고 문득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스무 살의 내가 떠오른다. 아...1997년. 그날의 봄날.



지금도 엊그제처럼 손을 뻗으면 잡힐 것만 같은 그때의 설렘.

1997년이 그립다기보다는 스무 살의 내가 그립다.

그리고 그 이후 10여 년 이상, 나를 사로잡았던 열정도.



2024년. 봄.

발버둥 치고 있는데도 침잠하는 느낌이다.

언제나 비상을 꿈꿔왔는데, 눈앞에 결과물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2024년의 봄은 비참하리만치 찬란하다.

 

 정말 수년만에 블로그 포스팅.

무언가 끄적이고 싶었다.

유의미한 무언가를 생산해내고 싶은 마음.

이 불임의 세월은 언제 막을 내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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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mm? 50mm?

 

카메라를 들고 나가다 보면, 늘 마주하게 되는 고민이 있다. 오늘은 무슨 렌즈를 들고 나가지? 특히나 아이들과의 나들이라면 여러 가지가 고민이 된다. 아이들의 기동성이 무척 좋아지면서 한동안은 줌렌즈를 들고 다녔다. 24-70과 70-200. SONY에서는 2470 렌즈는 금계륵, 70200 렌즈는 금령이라고 별명이 붙여져 있다. 사실 아이들과 나들이 나가서 전천후로 찍을 때. 변화무쌍한 상황에서 즉각 대응할 때 아빠 진사에게 저 두 화각 대의 줌렌즈는 거의 만능에 가깝다. 그래서 나도 한동안 저 두 렌즈를 들고 아이들과 나들이를 나가곤 했었다. 그러다가 단렌즈만이 줄 수 있는 그 한방(?)이 있는 느낌이 그리워져서, 다시금 단렌즈를 꺼내어 놓고 고민하게 된다.

음... 오늘은 35mm를 들고 나가보자. 

그러다가.

35mm만 들고 나가면 아쉬울 때가 있을 텐데. 그래 35mm와 85mm를 조합하자.

그러다가.

음...그냥 50mm 하나로 한번 열심히 발줌해볼까?

이러기를 고민하고 반복. 줌렌즈 단렌즈. 5-6개 바리바리 싸들고 나가기엔. 최근 허리가 너무 안 좋아져서 힘들고. 고민의 무한 루프. 오늘은 그냥 35mm 하나로 조져보자. 50mm 하나로 다 커버해보자. 이러면서 나가는 날. 몸은 편한데, 아쉬움이 생길 때가 많아서. 늘 카메라를 챙길 때는 고민에 빠져든다. 아내와 동네 산책하며 가볍게 스냅사진 찍을 때는 35mm 나 50mm. 마음이 가는 데로 집어 들고 나와도 괜찮은데 아이들과 나들이 나가며, 멋진 한방이 있는 사진과 추억을 기록하는 사진을 둘 다 추구하다 보면 이렇게 결정장애를 겪게 된다. 연휴 기간 내내 아마 나는 비슷한 고민에 빠져들겠지. 어느 화각의 렌즈이건 아이들과의 추억의 시간을 담아줄 것이기에, 무척이나 즐거운 고민이다. 

(결국 어제는 35mm만 집어들었다가, 그래 35mm는 85mm랑 조합해야지. 하면서 렌즈 두 개를 들고 나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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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효과와도 같이, 이런저런 움직임이 나를 덮쳐왔다. 나는 상처받았고, 슬펐고, 또 마음이 아팠다. 힘들었다. 하필이면, 다시 한번 텐션을 올려보고 삶을 붐업해보려고 하는 이때.  예상하지도 않았기에 가드도 올리고 있지 않았고. 씨게 카운터를 턱주가리에 한방 얻어맞고, 쓰러지지 않으려 비틀비틀대다가. 오늘... 그냥 팍 퍼져버린 느낌이다.  돌이켜보면 계속해서 내 삶은 이런 양태가 반복되어왔다.  그렇기에 이제는 더는 이러한 상황을 핑계 삼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늘 비슷한 상황에, 비슷한 모습으로 대처하며 소중한 삶의 시간을 허공에 날려오는 행위를 계속 지속할 텐가.  상황은 그냥 산들바람이건 태풍이건 나를 스치고 지나가는 외부적 요소들일 뿐이다. 결국 내 안의 나는 내가 바로 잡아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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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일 수도 있다고 제목을 쓰려다가, 그건 다소 터프한 글 제목 같아서 살짝 수정.  지난밤 [아빠의 밥 한 끼] 카테고리의 글을 작성해놓고, 블로그 메인화면을 보다가 문득 든 생각이, '육아 블로그'인데? 라는 생각이었다. 그 화면을 캡쳐해서 띄워놓고 보니 더더욱. 

예전, 대학 시절. 우리들의 선배가 그랬듯. 나도 새내기들이 들어오면, 그들 중 몇몇을 사회과학 서점으로 데리고 가서 책을 사주곤 했었다. 대부분은 내가 사주는 생소한(?) 책들을 그냥 받아들게 마련인데. 어떤 당돌한 후배 녀석이 있었다. 선배가 고르는 책을 보면, 선배의 생각을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했던 녀석.  '한번 골라보세요~'하는 느낌이랄까? 순간 괜히 뜨끔 했었던 기억이 난다. 나의 의도가 읽혀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오히려 책을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뭐 그 녀석(녀석이라는 단어가 꼭 남성을 의미하진 않는다)은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는 말이 있듯 얼마 지나지 않아 참으로 의식 있는 대학생이 되었다. 

다시 원래 글로 돌아와. 내가 쓰는 글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나'라는 존재의 상황에 대한 있는 그대로의 진실일 수도 있다. 내가 무엇을 쓰고 있는가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냥 원테이크 글쓰기로 그냥 써 내려가고픈 주제들이 여럿 있었다.  '요즘 좀 바빠서, 정신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핑계를 주섬주섬 꺼내 들어보지만, 그러한 내면의 목소리를 뒤집어보면, 내가 유한한 시간에 굳이 취사선택한 주제들이 위의 글들이라는 것이다. 내 안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간택된 주제들이라는 것. 물론 나의 모든 것을 담아내기에는, 내 블로그상에 진열된 글의 가판대가 다소 좁긴 하지만... 그래도 요즘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화두가 아이들이고, 아버지 되기라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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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취침 시간이 좀 부족해서인지, 코로나 백신 접종 후유증인지. 연신 하품이 나오고 끈적하게 피곤한 토요일 오후 시간이다. 백신 접종 후 며칠간은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운동을 하지 않기로 해서 접종일 이후 운동을 하지 않고 있는데, 오히려 더 피곤한 것만 같다. 나른한 토요일 오후. 초등학생 아들녀석 과제 하는 것좀 곁에서 봐주고 나서, 잠시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도 각도 각 두드리며 머릿속에 생각나는 대로 글을 끄적여본다.

하고 싶은 일이나 해야 할 일 등등을 머릿속으로 생각해놓았지만, 아이들과 부대끼다 보면 소모적으로 시간이 순삭되면서 여러 가지 계획들은 혼돈의 카오스 속에서 휘발되어버리는 느낌이랄까? 제대로 꽉 부여잡고 챙기지 않으면 늘 유야무야 되어버린다. 아무것도 못 하고 지나가 버린 시간에 짜증이 날 때도 있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날들. 다람쥐 쳇바퀴도 는 듯한 일상. 유의미한 무언가를 남기지 못하고 그냥 지나가 버리는 시간에 집중하다 보면, 그 텅 비어 버린 나의 시간에 지쳐버릴 때도 있다. 결국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질곡을 만든다.

아이들과 보내기로 한 시간들. 그 텅 비어 버린 것 같은 시간은 어찌 보면, 그렇게 텅 빈 채, 그 자체로 완성되어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이 순간들. 그 자체로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일인 것이다. 내가 오늘 스트로비스트 촬영용으로 사용할 좀 더 휴대성 좋은 조명스탠드의 스펙을 비교하고 최종적으로 고르는 일이,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보다 우선할 수 있을까?


일단은 아이들에게 집중하자. 아이들이 먼저다. 

나의 일상이야기를 끄적이면서 쓰다보니, 기승전 육아 -_-;;;
그래도 카테고리는 일상다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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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첫째 아이 초등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와서, 접촉자들에 대한 보건 당국의 검사가 있었고, 검사 결과 접촉자 전원의 음성 판정이 나와서, 해당 학급을 제외한 전교생이 정상 등교하기로 오후 9시 30분경에 결정이 되었고. 첫째 아이는 등교를 했다. 그런데 둘째 딸내미는 오빠 초등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하루 정도 집에서 쉬게 하자는 유치원 측의 제안으로 오늘 집에서 쉬게 되었다. 코로나가 우리 아이들의 삶에도 이것저것 참견을 해대는 꼴.

딸내미를 부모님 댁에 맡겨 놓고, 접종 예약 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 아내와 길을 나섰다. 화창한 날씨 정도가 아니라, 햇살이 무척 뜨겁게 느껴졌던 더운 날씨였다. 아내와 살랑살랑 연트럴을 걸어서, 홍대 쪽으로 나갔다. 


쉑쉑버거 홍대점 오픈 예정인듯
접종할 병원 앞 도착. 강렬한 햇살...렌즈플레어가 살짝.

병원에 도착해서 기본적인 인적사항과 기본적인 체크리스트에 대한 서류를 작성하고, 잠시 대기. 그리고 호명된 순서대로 들어가서 의사분께 접종 후 있을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설명, 그에 대한 대처 방법 등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듣고, 다시 대기하다가 접종.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접종 후 예방접종 안내문을 읽으면서 15분가량 병원에서 대기하다가 귀가. 살아오면서 수많은 예방접종을 어린 시절부터 맞아왔건만, 요 녀석은 뭐이리 요란법석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일까? 그런 거 그냥 덤덤하게 생각하면서 살아가려고 하는 편인데도 이번 접종은 좀 특별한 이벤트처럼 다가온다. 어린 시절 보이스카우트 옷에 뱃지나 다림질 오바로크 하나 추가하는 느낌이랄까?


접종 후에 원래 아내와 가성비의 '홍대 쌀국수'에 가서 쌀국수 등등을 먹자고 했으나, 어쩌다 보니 홍대 마포평생학습관 근처의 미정국수에 가서 식사. 가는 골목 쪽에 철시한 빈 상가건물을 보면서, 홍대에도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되어온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한 도시 공동화 현상이 이제 가시화되는가 생각도 들고, 백종원 씨의 프렌차이즈 음식점들만 연달아 있는 것을 보면서 역시 백종원 불패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뭐 그랬다. 식사 후 다시 살랑살랑 연트럴을 걸어 동네로 들어와서 집에 가는 길.  랜디스 도넛에 들러 애플 프리터, 글레이즈 크론디, 버터크림 도넛을 사서, 집에 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곁들여 먹었다. 그리고 아래... 늘 여기저기서 보아오던 [코로나19 예방접종 증명서]. 어린시절 보이스카우트 옷에 뱃지 달고, 오바로크 치고 하던 그 시절 꽁냥꽁냥... 그 느낌으로.  예방접종 증명서를 핸드폰에 앱 깔아서 발급받고, 오늘의 코로나 백신 1차 접종 대장정은 마무리!!!  



COOV(쿠브)앱에서 발급 받은 코로나19 예방접종 증명서


접종 후 대략 8시간가량 지난 현재까지는 어깨가 좀 뻐근한 증상 빼고는 큰 문제는 없다. 접종 전에 주의사항 등을 보고, 조선 시대 양반처럼 느적느적 걸어 다니고, 모든 것을 slow. slow. 하는 중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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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일이다. 사실 그동안 백신 접종에 대해서 별생각 없이 '언젠가는 맞겠지.' 정도로 생각하며 지내왔다. 사실 초반에 각국의 제약회사들에서 코로나 백신이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개발되고,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의약품들이 거치는 기나긴 임상의 과정에 비해, 짧은 임상을 거치고 바로 접종되는 것을 보면서. 백신 접종에 좀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꼭 맞아야 하나? 안 맞고 싶은데? 그리고 시간이 지나갔다. 여기저기 백신 예약한다고 정신없고, 얀센고시니 뭐니 하는 말들이 지나갈 때도, 나와는 좀 먼 이야기 인 것 같았다. 그러다가 백신 10부제라는 방식으로 백신 예약을 받기 시작했고, 그 10부제에 내 생일에 해당하는 날에도 예약을 하지 않았었다. 아내가 백신 접종을 꺼려했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서 일주일 정도 지난 후 연령대별 사전예약할 때, 그래도 맞아야지 하면서 예약을 했다.


백신 맞고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하신 분들의 뉴스를 보면, 불현듯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백신을 맞고 부작용으로 사망할 확률은 극히 미미하지만, 누군가 더 좋은 결과를 위해 능동적으로 선택한 백신 접종으로 부정적 결과를 겪는 것은, 단순히 교통사고로 죽을 확률 등과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는 좀 애매한 면이 있다. 그것은 하지 않아도 되는 적극적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의학적인 전문지식이 없는 상태인데, 다른 지인이 '모더나' 백신이 좋지 않겠냐고 했던 말을 들은 기억이 있는데, 내가 접종하게 된 mRNA 백신은 모더나가 아닌 화이자의 백신이다. 아내 왈, 오늘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한 뉴스들 다 화이자였다고 ;;;

누구나 다 불안함은 가질 수 있다. 나도 불안함이 있다. 마치 2016년, 오랜만에 전신마취 수술을 하게 되면서, 혹시 못 깨어나면 어떡하나 걱정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래도 백신 접종을 하고 안 좋은 결과를 맞이할 확률보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코로나에 감염되었을 때 위중증으로 발전하거나 안 좋은 결과를 맞이할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하기에, 나는 내일 백신을 맞으러 아내와 같이 집 근처 병원에 갈 것이다. 사실 이번 기회(?)에 아주 오랜만에 '미리 쓰는 유언장'을 2021년 버전으로 다시 한번 써볼까 생각도 했는데, 좀 오버스럽기도 하고, 찬찬히 내 삶을 돌아보고 나서 써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6주 후 백신 2차 접종 때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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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홈쇼핑에서 판매하던 숀리 엑스바이크를 열심히 탔었다. 3개월 정도에 한 번씩 벨트를 끊어먹을 정도. 그렇게  벨트를 4~5번가량 교체하니까  AS 하러 오시는 기사님이 이 정도 타실 거면 그냥 튼튼한 스피닝 바이크를 구매하라고 추천해주시더라는...^^;;;  그리하여 2017년 11월. 튼튼한 스피닝 바이크를 구매했다. 보텍M900N (Vortec M900N).

그리고 4년여의 세월이 흘렀다. 열심히 탔다. 이 바이크는 운동의 강도를 벨트를 조여서 조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휠에 마그네틱 자석으로 부하를 주는 방식이라 숀리 엑스바이크 시절보다 훨씬 더 쎄게 !!! 열심히 !!! 탔는데도 벨트는 끊어지지 않더군. 대만족 !!! 그래도 내 손길이 쌓이고 쌓여 세월의 풍화를 겪은 흔적이 보이긴 한다.

인터넷상에서 vortec M900N으로 검색해서, 운동 강도 조절 노브가 잘 나온 사진 2장을 골랐다 (1/2)
인터넷상에서 vortec M900N으로 검색해서, 운동 강도 조절 노브가 잘 나온 사진 2장을 골랐다 (2/2)


열심히 강도를 조절하고 돌려주면서 인터벌 스피닝도 하고 하다 보니, 노브 위의 프린팅이 거의 다 지워져 버렸다. 운동강도를 노브를 돌려서 조절하는데 노브 위에 프린팅이 지워지고 나니,  얼마만큼 노브를 돌렸는지를 한눈에 알아보기 힘들어졌다. 그래서 페인트 마카랑 플라스틱 큐빅 스티커 등을 이용해 다시 꾸며주었다. 생각해보니 셀프로 작업(?)을 하기 전에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그래야 Before와 After를 비교 가능했는데 ㅠㅠ  들뜬 마음에 작업을 하고 나서야 Before 사진을 안 찍은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열심히 인터넷 검색해서 위에 사진 2장 발견해서 첨부. 아래  ↓ ↓ ↓ 사진이 작업한 다음의 사진이다.

지워진 프린팅. 노란색 페인트 마카와 흰색 페인트 마카로 작업
눈으로 보지 않고도 대강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도록, 사이드에 큐빅 스티커로 작업



이 바이크 위에서 뺀 살이 아마도 50~60kg는 족히 될 것이다. 문제는 살을 빼고 다시 찌우고, 살을 빼고 다시 찌우고. 이 소모적인 밑빠진 독에 물붓기?같은 패턴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 계속 반복했다는 것. 그것에 대해 근육량이 어떻고 요요가 어떻고 하는 기술적이고 전략적인 문제는 차치하고. 운동은 삶의 활기를 불어넣어준다. 체중감량은 어쩌면 보너스처럼 주어지는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운동은 단순히 살을 뺀다는 목적성을 가진 행위로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삶을 바꾸어 나가는 수단이고, 그 모든 처음이 시작이 되는 불씨가 된다.  열심히 페달을 굴려, 숨이 목까지 차오르고 심장이 거칠게 뛸 때. 나의 삶은 리부트 되기 시작한다.

 

Reboot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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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막상 글로 옮기는 것을 주저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글쓰기와 미묘한 주저함 사이에 무엇이 있는지를 찬찬히 생각해보고 싶다.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준비'라는 단어이다. 생각했던 글을 쓰려면, 예전에 찍어놓았던 사진도 찾아야 하고, 또 글이 단정하게 정리되도록 머릿속으로라도 조금 다듬어야 할 것 같고 등등등. '생각의 흐름이 흘러가는 대로, 생각의 흐름에 손가락을 맡기고 적어나가기'라는 간단한 규칙이 그리도 지키기 어려운 거였나? 꼭 글을 쓰는데 구색 맞추기용 사진이 꼭 필요한 건가?

물론, 더 늦기 전에 빨리 시작하고 싶은 '우리집 고양이를 소개합니다'라는 포스팅들은 이렇게 무작정 원테이크로 글쓰기 원칙을 지켜서 쓰기는 힘들게다. 아이들의 사진도 사진 폴더들을 뒤져서 찾아내야 하고, 머릿속으로 이런저런 기억들을 퍼즐 맞추듯 모아서 써야 하니, 글 써야지 하고 앉아서 한큐에 타이핑해서 마무리하기에는 적절치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글들 말고, 그냥 내 머릿속을 배회하는 여러 생각들. 삶, 육아, 요즘 사회의 모습, 정치 등등에 대한 글들은 원테이크로 내 멋대로 개똥철학. 쏟아내 보자. 그러지 않으면 머릿속에서 생각이 머물다가, 주저하고 있는 사이 그 생각들이 휘발되어버리고 다시 無의 상태로 돌아가 버리니까. 일단은 그렇게 하다 보면 글들을 생산하는 습관이 자리 잡을 테고, 그러다 보면 언젠간 글을 다듬고 만들어서 써도 생산성이 담보되는 상황이 오겠지.

그래... 일단, 이 글 또한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을 원테이크로 쏟아낸 글인 셈이다. 블로그에 글을 쓸 때 나의 펜이 되어줄 키보드와 마우스의 사진을, 카메라까지는 아니더라도 핸드폰으로라도 얼추 구도를 잡아서 나름(?) 정성스레 찍어본다. 말그대로 구색 맞추기용 사진. 그리고 첨부! 그리고 이 글은 여기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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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블로그에 이런저런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기로 생각하면서, 처음으로 생각한 나름의 규칙이 있다. '생각의 흐름이 흘러가는 대로, 생각의 흐름에 몸을 손가락을 맡기고 적어나가기'

글을 쓸 때, 머릿속으로라도 어떤 개요를 생각한다거나 여러 차례 곱씹어 읽으며 퇴고를 하고 글을 다듬어 나가는 과정을, 적어도 당분간은 하지 않고 마음속에 있는 이런저런 생각들을 쏟아내는 글쓰기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원하는 이 공간의 성격은, 그렇게 작성된 글들이 모이고 모여, 내 삶의 흐름을 담아내는 것.  공개된 그러나 철저히 사적이고 개인적인 공간으로써의 블로그. 뭔가 가슴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수다 떨듯 재잘재잘 편하게 쏟아내 보고 싶다. 그게 어떤 주제이건 간에 머릿속에 생각이 떠오르고 지나가듯. 그것을 자연스레 손가락으로 온라인상으로 옮겨놓고 기록하기.

음... 이렇게 글을 쓰고 보니, '나 자신이 어딘가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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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블로그를 방치해두고 있었지만, 가끔씩 티스토리가 구 에디터를 아예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신 에디터만 사용 가능하게 변경했다는 흉악한 소문을 드문드문 듣고 있었더랬다. 사용자가 자유롭게 만질 수 있었던 태터툴즈나 텍스트큐브에서 티스토리로 넘어오고, 편리함과 자유를 맞바꾼 느낌은 계속 들어왔지만, 점점 불편해지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궁금해...왜 이렇게 바꾸어나가는건지.

블로그 안에 삶의 연대기를 구축하고 싶었던 게으른 나는(여기서 '게으른'이 포인트. 그때그때 글을 쓰지 않고, 찍어놓은 사진을 가지고 과거의 기록을 복원하는 식의 글쓰기를 하려고 했었던 베짱이 ㅠㅠ), 언제부턴가 티스토리에서 과거 시간으로 글을 발행할 수 없게 만들어 놓은 것에 절망했더랬다. 그러다가... 익숙하고, 친근했던 구 에디터와 신 에디터를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게 하다가, 어느 날부턴가 깔끔하기만 한(깔끔하다는 것은 많은 것을 생략했다는 그 의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듯하다) 신 에디터만 사용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사용해봤는데... 어라, 기본적으로 사용하던 줄 간격 조정이 안 되고, 글자 크기도 너무 제한적으로 선택할 수 있고... 이건 아닌데. 하고 그냥 티스토리 창을 꺼버렸었다. 그리고 한동안 시간이 흐르고. 다시 블로그에 아무거나 마구 주절거려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찬찬히 살펴보는데. 작은 글자 크기에 기본적인 줄 간격. 이거 너무 보기 예쁘지 않았다. 요즘 눈도 침침한데 말이야 ㅠㅠ  그러다가 [티스토리 줄 간격], [티스토리 글자 크기 줄 간격]으로 검색을 쌔려보니, 이미 많은 분들이 그런 불편함을 느꼈고. 스킨을 만져서 해결할 방법들을 많이 올려놓은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어젯밤부터…. 삽질시작. 사실 이거 아무것도 아닌데. 문과적 삶을 살아온 지 20년이 훌쩍 넘어버린 불하무식한 서생에 불과한 나에겐 일단 외계어. 뭐 이것저것 검색해보고. 아…. 나에게도 저런 능력이 있었으면 부러워도 하고 ㅠㅠ 나름 열심히 찾아보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대충 수정을 했고. 적당히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내가 수정한 것은 뭐 간단했다. 관리자로 들어가서, 스킨편집 -> html편집 -> CSS 탭. 여기서 수많은 라인들을 살펴보다가, 대충 article 이라는 텍스트가 모여있는 곳에 적당해보이는(?) 곳에, 살포시  .article p {line-height: 180%;}  라는 문구 추가.  나는 줄 간격을 늘 180% 정도 적용해왔었다. 180% 는 1.8이라고 적어도 무방. 몇몇 px이라고 적을 수도 있는 것 같은데, 몇 px이라고 입력해야 내가 원하는 수치를 얻을 수 있는지 굳이 실험해보지는 않았다.  그리고 글자 크기도, 근처 어딘가 찾아보면 font-size 라고 적혀있는 부분이 있는데. 내 경우는 font-size: inherit 라고 되어있던 것을  font-size: 16px  로 수정.  설명을 너무 유려하게 할 능력도 없고. 오히려 나와 같은 문과의 피가 흐르는 분들에게는, 이렇게 떠듬떠듬거리는 설명이 더 와닿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블로그 다른 데로 옮겨야 하나. 네이버 블로그 써야 하나. 과거로 발행도 안 되니 그냥 확  워드프레스? 그거로 설치형으로 가야 하나. 뭐 이렇게 고민했었는데. 일단 신 에디터가 나에게 강제하던  작은 글씨와 좁은 줄 간격에서 탈출 성공. 일단은 계속 사용해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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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쓰고 싶었다. 써야지, 써봐야지.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글쓰기] 버튼을 누르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쌓여서 한 달이 되고, 두 달이 되고 또 1년이 되었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날들 속에서, 내 삶을 스쳐 지나가는 시간의 속도를 체감한다는 것은 나도 이제 꽤 나이를 먹었다는 것일까.

아무 말이나 내뱉어보고 싶었다. 가끔 술한잔하고, 혼자 컴퓨터 앞에 앉아 머릿속에서 소용돌이치는 생각의 질곡들을 마주한다. 예전에는 정말 아무 말이나 쉽게 써 내려갔던 것 같은데, 뭐랄까 알 수 없는 끈적이는 막이 내 생각을 둘러싸고 있는듯한 느낌이랄까...?  내 머릿속의 여러 가지 생각과 상념들은, 끈적이는 내 자아 안에 갇힌 채, 도무지 내 밖으로 나와서 실체화되지 못했다. 너무 거창했나. 뭐 어쩌면 그도 저도 아닌 그냥 무기력감이 나에게 안겨준 귀차니즘이었을수도 있다.

기록하지 않고 그냥 흘려버리니 아무것도 남지 않고 텅 비어 버린 느낌이다.  역시나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되지 못하는 것 같다. 무언가를 계속해서 써 내려가고 싶어서 지난 세월(?) 몇 차례 블로그 포스팅을 열심히 해보려고 노력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냥 혼자만의 공간에서의 주억거림이 아니라, 공개적으로 발행될 글을 다듬어 만들어내고 있는 나 자신과 자주 마주쳤다. 내가 원했던 것은,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컴퓨터를 켜고, 내 마음속의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을 그냥 쏟아내고 싶었던 것이었는데. 어느 순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질 글을 쓰고 다듬고 수정하고, 더 나아가 자기 검열을 하는 내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그러다가 다시 시들. 나는 다수 대중에게 읽혀질 글을 포스팅하고자 했던 게 아니라. 다른 이들이 볼 수도 있는 이 공간에, 그냥 내 삶의 흔적들을 그냥 끄적거리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그래서 2021년.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2021년 8월 20일 밤... 이렇게 글을 끄적여본다. 특정한 주제도 없고, 정리된 것도 아닌 글의 뭉치들을 이렇듯 그냥 써 내려 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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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후다닥거리며 아이들 등교시키고, 등원시키고. 정신없이 오늘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일상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희로애락 속에서, 말 그대로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는 오늘. 그리고 또 오늘의 연속들.

 뜨거운 여름이 지나가고, 선선한 가을바람을 느끼며.. 곧 머지않아 겨울이 오겠구나! 느낄즈음. 늘 마왕의 기일이다. 작년 이맘때 즈음 아이들과 마왕 추모식에 참석했던 생각이 나면서...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는 것에 놀란다. 마왕이 떠나던 그때 채 돌도 되지 않았던 첫째가, 벌써 초등학교 1학년이니... 아... 세월의 무상함이여. 

마왕 !  그 어딘가에서 잘 지내고 있지?  몇 년 지나면, 이제 내가 마왕보다 나이가 더 많아지겠네. 하하. 그래도 아직은 내가 어려 ! 나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께 !  마왕을 생각하면, 늘 가슴한켠이 허전하네... 

 

 

 

 


오늘 마왕의 기일, 상헌 형님께서, 무한궤도의 '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 때'를  형님의 유튜브 채널에 연주해주셨길래, 이렇게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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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아니 오늘 새벽이지... 새벽 1시 30분에 잠이 깼다가 새벽 6시 30분 정도까지 5시간가량을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였다. 눈을 감고 잠을 청해도,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른다. 늘 갈망하는 '완성의 꿈'.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 그 불안함이 파생시키는 생각의 곁가지들.  


어둠속에서의 불안은 영혼을 잠식했다.


아침 햇살 아래, 다시 몸을 움직이고 오늘 하루의 나를 리부트한다.  좀 피곤하기 때문에, 몸 컨디션이 좋을 때처럼, 근거 없는 희망이 난무하지는 않지만. 지난밤 불안에 내 영혼을 맡겼던 시간보다는 아름답고 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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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나 보다.  기나긴 뜨거운 여름의 터널을 지나 서늘한 바람의 감촉을 느끼게 되는 계절이 오는 것을 느끼고 고개를 들어보면 어김없이 마왕의 기일이다. 그가 떠난 지 벌써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마왕 신해철 5주기 추모식.  2주기 추모식 이후, 오랜만에 다시 찾은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  그런데... 각자 저마다의 치열했던  '생'의 시계를 멈추고 영면하신 분들이 계신 곳이기 때문일까?  이 곳에 오면. 시간이 정지해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본관 안에 들어서자, 팬들의 모습이 보였다. 철기군( 故 신해철 팬클럽 : http://cromfan.com/xe/ )에서 버스를 대절해서, 이곳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에서 5주기 추모식을 마친 후, 다시 서울로 이동하여 노들섬에서 열리는 공연에 참석하는 일정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이들 둘에 아내와 함께 참석하기를 소망했던 나는...  열심히 운전해서 와야 했다. ^__^   핑크퐁 메들리(?)를 들으며...^_^;;;




철기군의 익명게시판 글에서,  참석하는 사람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아쉬움의 글을 보았다. 마왕 팬의 연령대를 미루어 짐작하건대,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정신없이 치열한 삶을 살아내고 있을 것이기에,  그것을 감안하면 5주기임에도 이 정도면 많이 모였다고 나스스로에게 쓰담쓰담을 했지만,  줄어든 숫자에 마음 한켠에 아쉬움이 깃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오늘 마왕을 기억하고 추억하고 있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이라는 곳에 모이지 못했을 뿐... 작년의 내가 그러했듯. 마왕의 기일. 아쉬움과 그리움을 저마다의 가슴에 품었을 게다. 




사진 출처 : 철기군 익명게시판 12879 번 게시글


공식적인 분향은 없다고 들었고, 예식실에서 유가족분들이 기제사 올리시는 것을 먼발치에서 지켜보기만 했는데, 유가족분들 기제사 끝나고 헌화하러 가신 다음에 잠시 비공식적(?)으로 팬들이 분향할 수 있는 시간이 잠시 있었나 보다. 그런 상황을 알지 못했기에, 유토피아 추모관 본관 안의 팬분들이 헌화하러 이동하실 때 우리 가족도 같이 나가서 헌화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는데 아쉽다. 





내 아이들도 정말 많이 자랐다. 그가 떠나던 2014년 10월. 채 돌도 되지 않았던 성현이. 아기 띠에 안긴 채 짙은 슬픔 가득했던, 아산병원으로... 극적인 결정이 있었던, 원지동 서울 추모공원으로 같이 함께했던 성현이는, 이제 내년이면 초등학생이 된다. 2016년 9월에 태어난 유리. 유리는 '신해철 아저씨'에게 온 것이 처음이다. 2016년 10월 2주기 추모식. 유리가 태어난 지 1달 약간 넘었던 시점이라, 내가 아들 성현이만 데리고 참석했었다. 마왕도 그대로... 나도 나이만 한 살씩 더 먹어갈 뿐 그대로인 것 같은데... 아이들은 하루하루 자라난다.







2주기 때, '신해철 아저씨 편히 쉬세요' 하며 국화꽃을 놓았던 아들 성현이. 이제 훌쩍 자라 미운 일곱 살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내 아이. 제법 의젓하게 마왕에게 헌화를 한다. 유리도 오빠의 모습을 보면서 '신해철 아저씨'에게 국화꽃을 드렸다. 


여담이지만, 아들 성현이를 보면서. 마왕의 노래, '아버지와 나'가  조금은 다른 느낌으로 내게 다가온다.  내가 1992년 아버지의 차 안에서 테이프로 그 노래를 틀었을 때 나는 '아들'이었다. 한창 사춘기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고 있던 10대였다. 내 두발로 대지를 박차고 날아오르고 싶어 했던 나. 그리고, 지금 내 나이 즈음의 아버지가 계셨고. 그런데, 이제 내가 '아버지'의 위치에 서 있게 되었다. 사실 아이들과 나 사이의 진정한(?) '아버지와 나'는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 






그에게 나도, 국화꽃 한 송이 올리고 그의 앞에서 다짐했다. 결의했다.  내년 이맘때 즈음, 다시 이곳에 와서 마왕에게, 나 이렇게 잘 지켜냈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을 한동안 떠나지 못하고 서성이다가, 마지막으로 그의  묘비 앞에서 묵념을 올리고 언덕을 걸어 내려오면서 노래를 흥얼거렸다.


 '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듯한 

그리운 마음이야 잊는다 해도 

한없이 소중했던 사람이 있었음을 

잊지말고 기억해줘요 ' 



갑자기 왜 이 노래가 떠올랐는지는 모르겠다.



마왕... 늘 잊지 않고 기억할 거야. 피눈물이 흐르는 듯한 원통함은, 세월의 퇴적이 만들어낸 감정의 굳은살 아래 침잠한 채, 그 시퍼렇게 날이 선 감정이 조금 무디어질 수는 있겠지만, 결코 잊지 않을 거야. 기록하고 기억하고. 그렇게 내 안에 계속해서 마왕은 살아있겠지.











아버지와 나 PART Ⅲ - 'Statman' (↑↑↑ 유튜브 영상 9:00 부터)


그와 나 사이를 가로지르는 강물은 여전히 흐르고 있다

하지만 그 위로는 화해의 비가 내렸고 심지어는 가끔은 꽃구름이 흘러 다닐 때도 있다

우리 두 사람은 강의 이편과 저편에 서서 가끔씩 손을 흔들기도 하지만

그저 바라 볼 때가 사실은 대부분이다

그의 잔소리가 언제부터서인지 모르게 살갑게 느껴지는 것은 

나의 삶이 타들어가는 번뇌의 시기를 지나왔기 때문인지

혹은 그의 삶이 휴식과 완성의 시기를 원하기 때문인지

분명한 것은 천진한 웃음을 띤 그의 얼굴은 아들의 어릴적 얼굴을 닮아가고

정작 아들의 거울에 비친 얼굴은 아버지와 닮아 있다

난들 왜 그가 기뻐할 번듯한 세속의 성공과 안정을 주고 싶지 않았겠는가만은

아무래도 내가 그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은

멀지 않은 미래에 안겨줄

그의 얼굴과 나의 얼굴을 모두 가지고 태어날 그의 손주뿐인듯하다

그리고 그 아이는 내가 그에게 미처 표현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언어들을

순간의 울음소리로 알리리라

그렇게도 나는 나일뿐이고 싶어 했으나 이제는 또 다른 그가 되어 주고 싶다

나는 이 세상에 그가 남긴 흔적 혹은 남기고 갈 증거이다

나는 그의 육신을 나누어 받은 자


Hey STARMAN

Hey STARMAN

지구의 별이 되어 살다 우주의 별로 돌아가다


아이는 열리지 않는 그의 방문 앞에 오래도록 서 있었다.

칭찬에 굶주리고 대화에 목이 마른 아이였다.

기다림이 원망으로 바뀌자 아이는 망치를 들어 문에 못질을 해버리고 그곳을 떠났다.

세상의 머나먼 끝에서 고독에 눈물을 흘리던 날

아이는 그가 스스로 방문을 열어준 적은 없었으나

문을 잠근 적 역시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Hey STARMAN

Hey STARMAN

Hey STARMAN

Hey STARMAN


아이가 오래 전 박아 넣은 날카로운 못들을 하나씩 빼내자 문짝에선 피가 흘렀고

문을 떠밀자 그 문은 힘없이 열렸으며 그 문의 저편엔 주름과 세월이 가득 차 있었다.

그리하여 수줍은 아버지와 겸연쩍은 아들은 난생 처음 뺨을 맞대게 되었다.


언젠가 그들의 이야기는 먼지가 되리라 세상 모든 것들이 그러하듯이

언젠가 이 노래는 잊혀지리라 세상 모든것들이 그러하듯이

그러나 아들은 아비를 기억하고 또 아들의 아들이 그 아비를 기억하며

그들의 피는 이야기나 노래보다 조금. 더 오래 흐르리라

그리하여 우리 세상에 잠시 있었던 것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 이야기하리라


다른시간 다른 곳에서 다시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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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이제 더이상, 술은 나에게 있어 고려대상이 아니다.  나는 유전적으로 술에 취약하다. 굳이 내 아킬레스건에다 전기톱을 갖다 댈 이유가 없지 않은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일방통행적 사고나 행동은 불통의 상징이지만, 내가 술에 적용하는 일방통행적 결의는 새로운 삶을 위한 도약. 그 자체일 뿐이다.  아닌건 아니다. 더이상 의심하지도 말자. 더이상  굳이 시험하려 들지도 말자.  멈추지 않는 이상, 끝없이 지속된다. 술은 나에게 즐거움을 주지 못한다. 그저 내 발목을 잡을 뿐이다.  내 발목을 잡아채어 딱딱한 대지에 나를 내리꽂아버리던 불필요한 과거의 습관에서 벗어나, 그래... 이제 다시 날자... 다시 날자...!!! 할 수 있다. 내가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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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하다기보다는, 서운함에 가깝다.  어떻게 네가 나에게 이럴 수가...!?  거기다가 근원적인 나의 약점까지 엮여 들어갔다.  의도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말이다.  적극적인 방식의 생산을 하지 않는 불임의 세월이 나에게 가져다준 멍에.  나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함을 느껴온 것이 그 얼마이던가. 그런데 타인에게 도덕적 호소를 하려는가?  힘을 가지지 못한 자의 도덕적 호소만큼 무기력한 것도 없다.


이른 아침, 아이를 등원시키고 길을 건너는데, 푹 고개를 숙인 내 시선이 머무르는 아스팔트 바닥에서 내 마음이 보인다. 자글자글 갈라져서 생채기가 난 마음. 그러나, 더는 징징 걸릴 수도 없다. 그냥 무던히 꾹꾹 눌러서 나아가야 한다.  입을 다물어야지.  입을 열면 초라해질 뿐이다. 결국 방어적 침묵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이다. 가슴 속에서 튀어나오는 이런저런 말들을 눌러 집어넣고, 앞으로 나아가자.  제발 나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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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 불러야 할 그대의 이름. . 


저녁에 홍대거리에 나가보면 온통 술집이다. '술'이라는 키워드를 제외하고 만남의 장소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그만큼 많은 사람이 삶 속에서 즐겨 사용하는 술이라는 물질. 반가운 지인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참 예쁜 그림이다. 추운 겨울, 차갑게 얼어버린 손에 입김을  호호 불며 술집의 문을 열고 들어가, 따뜻한 조명이 내리쬐는 자리에 앉아. 웃음 가득 반가운 지인과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 상상만 해도 정겹다. 


체질적으로 술을 못 마시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특히나 술을 '잘' 마시고 즐기는 사람들에게 술이란 참 위험한 외줄 타기 같아 보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많은 사람들이 술을 곁에 두고 삶의 활력소로 삼곤 한다.  그러나, 나는. 


이 물질을 제대로 사용해낼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나에게 있어서 술은 너무나 소모적이다.  '시간'은 굉장히 한정적인데, 술은 그 소중한 '시간'을 녹여버린다.  알코올이라는 물질을 내가 제대로 이용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그 사용을 중지하는 것이, 나에게 올바른 선택이다. 아쉽지만, 이 방법 밖에 없다. 



조금 맥락은 다르고, 상황도 다르지만... 술잔을 내려 놓은 세상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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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그것을 인정하면 편하다. 이것은 '포기'와는 약간 다른 개념이다.  뭐 다소 체념에 가까울 수는 있겠으나, 체념과 완전히 같은 느낌도 아니다. 사람은 절대 바뀔 수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쉬이 변할 수는 없을 게다. 뼈를 깎는 어마무시한 고통을 감수해도 겨우 얼굴 모양을 조금 가냘프게 만들 수 있을 뿐인데, '사람'이 바뀌려면 얼마만큼의 천지개벽이 있어야 하는 것일까? 


마음을 비우고, 세상을 바라보자. 원래 그러려니 하는 게 낫다.  나쁠 것 없다. 나 자신조차 쉬이 바꾸지 못하는 게 우리네 인간인데, 나를 벗어난 타인과 주변 환경을 바라볼 때, 기대라는 '인위'의 색안경을 쓰는 것이 얼마나 과한 일인지...  애초에 인간의 언어라는 의사소통 수단은 굉장히 부족해서, 인간과 인간은 제대로 자신의 진심을 나누기 쉽지 않은데, 그런 상황에서 기대라는 무게추까지 얹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다. 


그냥 두어라. 그냥 네 마음을 잘 비워내는 방법을 터특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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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내기. 내 안에서 흘려보내기. 

그 어떤 집착도, 그 어떤 기대도 

내 번뇌의 시작이 될 뿐이다. 

덧없고, 또 덧없다. 

 

Vanitas Vanitatum Omnia Vanitas.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저녁 하늘은 너무나도 예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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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풍경


어젯밤, 오랜만에 클리앙에 접속해서 MaClien을 둘러보다가, 이런저런 근심(!)을 얻었다. 모르고 있을 때는, 무지(?)를 기반으로 한 마음의 평화를 유지해오고 있었건만, 간만에 이래저래 눈팅하다 보니 놓친 몇 가지가 눈에 띄면서 근심이 마음속에 자리 잡는 것을 느꼈다.  아는게 병이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에 맴돌다가 잠들었다.


2015 early 맥프레 13인치 스테인 게이트의 보증기간이 4년? 3년인 줄 알고 포기하고 있었는데, 4년이었다면 불과 얼마 전 보증기간이 경과한 셈. 오호라...  그리고 무비스트 앱이 무비스트 프로로 업그레이드되면서, 무상업그레이드 이벤트를 했었다고? 뭐 그런 거지 뭐. 이렇게 놓친 소소한 것이야 뭐 말 그대로 일상다반사. 그런데,  어랏. 맥북 배터리가 부푼 것 같네? 그동안 모쉬 케이스를 끼워서 사용해서 몰랐다가, 클리앙에서 글 읽어보다가 혹시나 해서 확인해보니 배터리 문제도 생긴 듯.  윈도우기반의 데스크톱을 작년에 새로 맞추면서, 내 맥북이 메인의 역할에서 내려와 서브의 역할을 하면서, 좀 소홀해진 것 같다.  이런저런 관리도, 업데이트도, 백업도. 모두 제대로 안 한 채, 그냥 아이패드처럼 애들 영상 보여주고, 웹서핑하는 정도로만 사용해오고 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머리가 팍팍하게 굳어가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조금씩 퇴보하는 느낌이 드는데, 이럴 때일 수록 다양한 것을 계속해서 접해야 한다. 머리를 야들야들하게 유지하려면, 익숙한 것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것을 의도적으로라도 계속 접촉하면서, 지적인 스트레칭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


에라... 모르겠다. 아는 게 병이다. 하고 비겁하게 머무르려다가, 아침부터 애플 고객서비스센터에 전화하고, 다음 월요일 수리 예약 잡고,  MacOS 업그레이드하고, 애플리케이션들 업그레이드하고, 타임머신 백업도 하고, 맥북에 보이지 않는 기름칠을 좀 해줬다. '아는 게 병'인 경우는 분명 존재하겠지만, 이런 상황에선 비겁한 변명에 불과하다. 덕분에 오늘 하루 시간이 슝하고 많이 지나가 버렸지만, 아쉬움을 가슴 속에 쌓아가는 것보다는 훨씬 올바른 선택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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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집을 나서며...


등원해야 하는 아들래미 준비시키면서 씨름하느라 아침부터 지지고 볶고 나서, 이 녀석 등원하는 유치원 버스에 태워 보내고, 집에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았다.  현자타임... 약간 맥이 풀린 느낌이다.  매일, 잠들기 전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은 아이들에게 웃음만 보여주는 하루가 되었으면 하고 다짐해보지만, 그 다짐은 제대로 지켜지지 못한다. 아이들과 부대끼는 일상이라는 게, 뭐 다 그런 거겠지만, 이왕이면 품 안에 아이들을 가득 안을 수 있는 짧은 시간들. 웃음으로 가득 채우고 싶은데... 쉽지 않네.


하루하루 뭔가 쫓기는 기분이다.  '~해야만 한다'에 쫓기다가, 해야 할 것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결핍'에 주저앉아, 나의 하루를 제대로 보듬고 쓰다듬어주지 못하는 하루하루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어찌 보면 삶이라는 것은 그리 거창할 것 없는데, '인간의 삶에  거창한 소명 같은 것은 없고, 태어난 것으로 목적을 다했고, 삶은 우리에게 주어진 보너스게임'이라는 마왕(故 신해철)의 말처럼. 어찌 보면 살아있다는 것 그 자체가 경이롭고 행복해야 할 일이다


(내가 혹은 다른 누군가가) '~해야만 한다'라는 당위(?)가 내 삶의 번뇌와 질곡의 원천인 것 같다. 그 팍팍한 당위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기.  '괜찮아. 지금도 잘하고 있어. 이걸로 됐어.'  토닥토닥.  잔뜩 들어간 힘을 좀 빼고, 당위를 내려놓고... 좀 이완된 상태로 삶을 여유롭게 마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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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각을 잡고 글을 쓰려고 하니, 글을 잘 안 쓰게 된다. 그래서 별생각 없이 무언가를 끄적이고 싶다는 생각을 흘려보내곤 했다. 격식에 맞춰 완성된 무언가. 제대로 된 무언가를 써야겠다고 생각하면, 주절거림은  봉쇄되어버린다. 그래서 그냥 쓰려고 한다. 아무런 주제도 없다.


아침, 성현이를 등원시키고 오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의외로 하루는 아주 짧아서, 생각하고 계획했던 것들을 절반 이상 실행하기도 버겁다. 빡빡한 하루하루들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계속 움직이면서 허투루 시간을 보내거나 하지 않는데, 하루를 마감할 때 돌이켜보면, 아쉬울 때가 많다. 


새 하루를 여는 아침의 거리는 막 잠에서 깬 사람의 얼굴처럼, 뭔가 흐트러져있으면서도, 그 아래 생동감을 감추고 있는 듯한, 신선한 느낌을 준다. 꼭 연남동의 아침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집에 들어온다. 책상 앞에 앉아,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어본다. 내가 가진 생산의 도구. 손 글쓰기. 키보드. 카메라. 매일 핸드폰으로 한 장씩 가벼운 스냅사진을 찍어서 이래저래 글을 끄적거려봐야겠다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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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오늘... 다시 시작이다. 

반격 !!!




[ 다시 떠나는 날 - 꽃다지 ]




깊은 물을 만나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유유히 물결을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처럼

한번 길을 떠나면 드높은 산맥 앞에서라도 힘찬 날개짓 멈추지 않고 제 길을 가는 새들처럼

 

그대 절망케한것 들을 두려워하지만은 말자

꼼짝않는 저 절벽에 강한 웃음 하나 던져두고

 

자! 우리 다시한번 떠나보자

처음 그 아름다운 마음으로

자리를 가리지 않고 피어나는 꽃처럼

 

자! 우리 다시한번 떠나보자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며

그 어떤 시련속에서도 끝내 멈추지 않을 사랑이여~

 

그대 절망케 한 것 들을 두려워 하지만은 말자

꼼짝않는 저 절벽에 강한 웃음 하나 던져두고

 

자! 우리 다시한번 떠나보자

처음 그 아름다운 마음으로

자리를 가리지 않고 피어나는 꽃처럼

 

자! 우리 다시한번 떠나보자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며

그 어떤 시련속에서도 끝내 멈추지 않을 사랑이여

 

다시 한번 떠나보자

처음 그 아름다운 마음으로

자리를 가리지 않고 피어나는 꽃처럼

 

자! 우리 다시한번 떠나보자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며

그 어떤 시련속에서도 끝내 멈추지 않을 사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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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나이를 먹은 건지, 원래 몸이 이 모양이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며칠 무리했다고… 뒷골이 땡겨서 병원에 가보니 혈압이 높단다. 일단 운동해서 체중감량하고, 저염식의 식이 등을 추천받았다. 다행히도 담배를 손에서 놓은 지는 5년가량 되었다. 다시 단주의 길을 걷자. 

 

#02. 하루하루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일상의 거센 흐름 속에서, 눈앞에 상황에만 집중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거시적인 삶의 흐름을 조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루하루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울고 웃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데 급급하다. 때론, 그 일상 속에서 몇 걸음 떨어져나와, 삶을 거시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 관성적인 당위가 아니라… 진지하게 제한된 삶의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자. 

 

#03. 운동을 하자. 운동은 묻거나 따질 필요 없이, 무조건 진리이다. 어제와는 다른 나를 마주 하고 싶다면, 가장 쉬운 해답은 바로 운동. 땀 흘리자. 땀 흘린 시간은 나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 시작이다.

 

#04. 머리에 기름칠을 하고 싶다. 책을 읽어야 한다. 지금 나의 상황상, 시간을 쪼개어야 한다. 20분 프로젝트를 다시 가동해야 한다. 시간 없어서 책을 가까이 하지 못했다는 핑계는 이제 그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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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고인이 되신 노회찬 의원님의 비보를 접하고, 정신줄을 반쯤은 놓고 있다가,  오늘... 아내와 조문을 다녀왔다.  마음이 다 무너져내린 느낌... 뭐라 글을 쓰고 싶지도 않고, 글을 쓰는 것도 죄송스럽기만 하다.  기억을 기록하고자. 일단 포스팅은 남겨놓는다.


감사했습니다.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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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를 접하고 한동안 모니터 앞에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알 수 없는 분노와 허망함... 가슴 속에 차오르는 슬픔. 

이런저런 말들은 후일로 미루겠습니다...


노회찬 의원님. 

노동자 민중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오신 삶. 늘 기억하겠습니다.

노회찬 의원님의 빈자리가 너무나 클 것 같습니다.  

노회찬 의원님. 편히 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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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고희연 행사를 어제 잘 마쳤다. 혼자 외아들이라, 이래저래 큰 행사 준비할 때 심적 부담을 느끼곤 하는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말 그대로 '큰일'을 잘 치러냈다. 행사 잘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와 샤워하고 상쾌하게 컴퓨터 앞에 앉았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룰루랄라 즐겁기만 한데,  뒷목이 뻐근하게 당겨오는 이유는? 

 

이라고 글을 써놓은 시간이 지난 일요일 새벽 2시 33분이다. 토요일 어머니 고희연을 마치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글을 쓰다가, 피곤함에 글을 잠시 미루어둔 게 차일피일 하다 보니, 벌써 오늘이 수요일이다. 글은 마무리 지어야겠다는 생각에 몇 자 끄적여본다. 삶의 기록 차원이랄까?

 

목덜미가 뻐근하게 당겨오는 이유는? 하아… 드라마 같은 후방추돌 이었다. 성산대교 중간에서, 멀쩡히 잘 가고 있다가 후방 추돌을 당했다.  우리 차, 뒤에뒤에 차가, 앞에 택시를 때려 박았고, 택시가 그 충격에 밀려 나오면서(+ 패닉상태에서 약간 엑셀링도 한 듯) 우리 차를 후방 추돌한 상황.

 

아버지, 친할머니, 나, 그리고 아이들(성현이, 유리)과 타고 있었는데. 아이들은 카시트에 잘 묶어놔서 그런지, 큰 문제는 없었다. 월요일부터 차량 수리문제, 나와 아버지 병원 방문, 아이들 소아청소년과 방문 등등으로 이래저래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좋은 행사 잘 진행했고, 작은 액땜했다고 치긴치는데, 더운 여름… 평온해야 할 일상이 방해받았다는 점. 내가 왜 이 더운 여름날, 낑낑거리며 렌트한 차에 카시트를 바꿔 달아야 하며, 아이들 데리고 병원에 가서 체크하고, 차량 수리문제로 이런저런 씨름을 해야 하며, 또 땡볕을 걸어 정형외과에 다니고, 이런저런 자잘한 불편함에 시달리고 거기에 시간을 써야 하는지. 너무너무 짜증이 난다.  전혀 상관없는 누군가 때문에 나의 일상이 침해받았다는 사실그리고 그들은 그것에 그다지 책임을 지지 않고 편하게 자기 생활을 영위하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에 짜증이 난다.

 

가해 차량은 20대 대학생인지, 젊은 남성들 우르르 탄 렌터카였는데. 그 친구들은 성산대교 위에서, 정체상황도 아니고, 차량이 적당한 속도로 막힘없이 진행하고 있는 흐름에서 무슨 객기를 부리며 운전을 했길래, 앞에 차를 그렇게 세게 때려 박은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뭐 달려오다가 갑자기 정체해 있는 차들을 뒤늦게 발견하고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추돌하는 상황도 아니고, 꾸준히 차들이 진행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좋은 행사, 기분 좋게 잘 마무리한 그 마지막 귀가의 여정에 약간의 오점이 생긴 느낌이다.

 

액땜했다며, 그나마 이 정도인 게 다행이라며, (실제로 더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게 다행이다. 우리 차가 성산대교 1차선으로 주행 중이었기에, 후방 추돌당한 차가 충격에 밀려 넘어가중앙선 너머 마주 오는 차와 정면충돌하는 경우도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털고 넘어가야지 뭐…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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