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길냥이 님들에게 밥셔틀을 다니면서...너무 추워서 온도를 확인해보니... 체감온도 영하 12도. 앞으로 한동안은 계속 더 추워질 테고, 이러한 겨울 날씨는 인간이 살아가기에도 부적당한 날씨이지만, 길냥이들에겐 생존의 위협이 될수도 있는 날씨이다. 사계절의 구분이 뚜렷한 살기좋은 우리나라라고 어린시절, 국민학교 교과서에서 보았던 기억이 나는데. 이런 사계절의 뚜렷한 구분이 반드시 살기좋은 것인지 의구심이 스물스물.-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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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밖에서 생활하는 냥이들은 귀신같이 따뜻한 곳을 잘 찾아간다. 어떻게든 인간의 건축물에서 난방과 관계되어 따스한 온기가 나오는 곳 근방에, 겨울 거처를 마련하고, 힘겹게 겨울을 이겨내곤 한다. 그러나 여전히 겨울은 위협적이다. 'XX년 만의 강추위', 'XX년 만의 최고의 적설량. 폭설'  이런 헤드라인을 접하게 되는 겨울이면, 가끔 영영 다시 못보게 되는 아이들이 생겨난다.

우리집 주차장쪽에 편하게(?) 밥을주면서 교감을 나누었던 아이... 지금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호랑이와 마리의 엄마이기도 한 금란이라는 아이. 이 녀석은 정말 우리와 인연이 깊은 아이였었다. 08년부터 알게된 아이였는데. 아이낳고 픽픽 쓰러져서. 잡아다가 동물병원가서 수액맞고 다시 집근처에 풀어주기도 했었고, 언젠간 5마리의  새끼냥이들과 함께 모두 우리집으로 들어와서 잠시 임시보호조치를 받으며, 병원을 다니기도 했던...말하자면 정말 사연이 긴...금란이 라는 아이도.  기상 관측 이후 서울에 가장 많이 눈이 내렸던. 2010년 초엽.  구멍뚫린 하늘에서 펑펑 쏟아진 폭설로, 모든 밥 급여 루트가 다 막히다시피했을때에도 자기 아들과 밥먹으러 오다가, 골목의 눈들이 조금씩 녹아가는 구나 느꼈던 그 어느 날 이후... 다시 볼수 없었다. 어찌 항거할 수 없는 절대적인 고난의 상황을 주는 겨울이, 난 싫다.

길냥이를 챙기시는 분들은 다 공감하시겠지만. 여름은 비교적 길냥이들의 생존엔 우호적인 계절이다. 나에게 있어 여름은,  딱 두가지가 불편하다. 비가 많이 와서, 밥이 퉁퉁 불어버릴수 있다는 것과, 날이 따뜻하고 해가 길어서 골목길에 유동인구가 밤늦은 시간까지 많다는것. 난 더위를 심하게 타고, 땀이 많은 편이라. 여름이 너무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굳이 여름과 겨울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여름을 고르겠다. 겨울에 아이들 밥주러 나서며 느끼는 걱정들에 비하면. 에어콘 틀고, 갑자기 늘어난 전기세가 더 나을듯도 싶기에.

어제밤. 지나던 골목길에서. 어떤 집 대문 안쪽에서 들려오던... 고양이의 야옹소리가. 아침에 일어나서도 왠지 계속 마음에 걸려... 또 7년째 늘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나던 아이가 이틀째 보이지 않는게 마음에 걸려...  뜬금없이. 써내려가기 시작한 포스팅. 그러나 역시 고양이 사진 하나 없는... 재미없는 고양이 포스팅. 끝.













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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