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의 비강 종양.  현재로서는,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다. 그저 아이가 고통스럽지 않도록 도와주는 소극적인 치료. 방어적 치료가 약을 먹이는 방식으로 행해지고 있을 뿐이다.

 

'암'이라는 녀석은 기존의 여타 질병과는 궤를 달리한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저 암세포를 '질병'이라고 '적'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는 게 큰 차이점이다. 다른 질병들, 고양이의 경우로 예를 들어 말해보자면 '범백'(범 백혈구 감소증) 같은 질병의 경우, 잘 먹여서 몸의 컨디션을 유지해주는 것 자체가 하나의 적극적 치료행위가 된다. 몸이 정상의 상태를 회복하기 위해 '적'과 싸우는 치열한 전장에 식량과 탄약을 보급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의 경우 위에서 말했듯, 몸이 '암세포'를 '적'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암세포를 대상으로 하는 '항암치료'가 동반되지 않는 이상, '전장'이라는 것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아무리 잘 먹이고 케어해봤자, 암세포도 같이  무럭무럭 자라난다. 구구의 비강에 자라나는 종양은 구구 몸의 비정상적인 일부인 셈이다.

 


너무 빨리 커지고 있다. 생각보다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

 

우리 집 고양이를 소개하는 글들을 준비해보려고, 집에 고양이들 사진을 제대로 각 잡고 찍는 프로젝트를 계획했었다. 일단, 구구가 비강에 종양이 자라나고 있기 때문에, 구구 사진을 먼저 찍기로 했다. 지난 6월 27일 나름대로 정성 들여 사진을 찍고, 사진들을 검토해보았는데, '이 사진보다 안 아파 보이는 사진을 찍어야겠다.'라고 생각만 하다가 시간이 2주가량 흘렀다. 그런데, 지금 구구의 상태는 그 날 찍은 사진보다 더 안 아파 보이는 구구의 모습을 찍을 수가 없다. 그 날의 모습이 최선이었다. 구구의 상태는 날이 갈수록 나빠졌던 것. 현재, 구구의 비강 속에서 자라나는 종양 덩어리는 구구의 왼쪽 얼굴 - 콧잔등과 눈두덩이를 많이 부풀어 오르게 했다.

 

코는 막히고, 비강과 얼굴 뼈 안쪽에서 뭔가 묵직하게 부풀어 올라오는 뻐근한 통증을 겪고 있을 구구. 왼쪽 눈 또한 많이 불편해졌을 것이다. 비중격 수술과 비염 수술을 하느라, 수술실에서 나오고 이틀가량 코를 단단한 거즈 대체물질로 꽉 막고 지내본 경험이 있는 터라, 구구가 느낄 답답함과 불편함을 명확하게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물론 구구가 느끼는 고통은, 그때 내가 겪었던 불편함과는 비할 수 없으리라.


 

그러나.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다.

 

그저 아이가 조금씩 무너져가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어야 한다. 아이가 하루하루 조금씩 힘들어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아이의 코를 꽉 막아 오고 있는 저 악마 같은 살덩어리를 남김없이 다 잡아 빼주고만 싶다. 얼마나 답답할까. 단 몇 시간 만이라도 구구가 원래 가졌던 뻥 뚫린 코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숨 쉬게 해주고 싶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하는 안타까움과 대상을 알 수 없는 원망만 내 안을 맴돌 뿐이다. 구구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은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을 애써 외면해보지만, 그럴수록 구구의 모습은 너무나도 선명하게 다가온다.

 

그런데, 구구…. 녀석. 다가오는 현실이 두려워 한걸음 물러나는 나인데, 그런 나를 보면서 너무 반가워하고 좋아해 준다. 눈물이 돌게 미안하다. 너를 구원해줄 능력이 나에게는 없구나. 구구야.  아무것도 해줄 것이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미안하다.

 

구구는 사실 그냥 구구이다. 아파도 고통스러워해도, 구구는 그냥 구구이다. 병의 걸리기 이전의 구구와 지금의 구구는 달라진 없다. 그냥 덩어리가 자라나, 많이 불편해하고 있는 구구만 있을 뿐이다 구구와 자주 마주하자. 아내처럼 구구와 최대한 자주 마주하며 함께 하자. 구구의 곁을 지키자. 지금 순간에도… 구구에게 주어진 시간은 계속해서 줄어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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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무게가 너무나 버겁게 느껴진다.


30마리가 넘는 냥이와 함께 하는 삶. 이제 가장 어린아이들도 7~8살. 다들 제법 나이를 먹었다. 그러다 보니, 죽음은 늘 곁에 있다. 아주 가끔 찾아오는 존재가 아니다. 매년, 아픈 기억의 상흔들이 좀 옅어질 만하면, 찾아오는 죽음. 그 영원한 이별의 순간이 찾아오기 전에 드리워지는 죽음의 그림자의 무게는 잔혹하리만치 무겁다. 고양이들과 함께 하는 삶에 대해 열심히 글을 쓰고, 포스팅하다가도, 여지없이 찾아오는 죽음이라는 녀석을 맞닥뜨리고는 엎어져 주저앉아버리곤 했다. 이 블로그에서 고양이를 주제로 포스팅하는 글들의 목록을 살펴보면, 아픈 글들이 참 많다. 비공개로 잠자고 있는 글들까지 포함하면 더더욱 그렇다.


범백, 복막염,  신부전(신장질환)... 이러저러한 질병들로 함께 했던 냥이들을 떠나보내야 했었다. 그리고, 구구가 비강 종양 진단을 받았다. 종양, 종양이라니…. 말문이 막힌다. 사람의 의료에서도 '암'이라는 진단이 주는 의미는 너무나 무겁거늘, 동물의 의료에서는 말할 필요도 없다. 어떻게 대처하고 무엇을 해줘야 구구에게 최선일지 머릿속이 혼란스럽다. 그리고 실제 해줄 수 있는 것도 많지 않다.


진단. 그 '진단'이 있기 전과 후는, 모든 게 달라진다. 눈에 띄게 아픈 모습의 아이만 덩그러니 눈앞에 있다. 보들보들 윤기 흐르는 털에 큰 덩치로 '북극곰'이라 불리던 구구. 보기만 해도 든든하고 기분 좋아지던 풍성한 풍채의 구구. 그 귀여운 모습에 대한 기억은, 빠른 속도로 침습되어 지금의 아픈 구구의 모습으로 대체되어버린다. 내 기억의 얄팍함에, 너무 화가 나 분통이 터진다.


많은 냥이들과 함께 하는 삶. 어쩔 수 없이, 죽음은 자주 찾아오게 마련이다. 모든 생명엔 필연적으로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으며, 삶과 죽음은 결국엔 하나라는 되내임…. 이성적으로 무언가를 되 내여도 가슴은 여전히 요동친다. 아니, 어쩌면 유한한 존재인 인간이, '죽음'이라는 개념을 온전히 받아들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머리로는 냉철한 이성주의자인 척, 구구의 현 상황을 바라보려 하지만, 내 가슴은 그저 나약한 이상주의자일 뿐이다. 바보처럼 아직 기적을 꿈꾼다. 혹, 다른 치료법이 있지 않을까... 


이 순간에도, 구구에게 주어진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가고 있다.  아무 것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아픈 구구와 무기력한 우리만이,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  감당키 어려운 죽음의 무게를 짊어지고 휘청이며 서 있을 뿐이다.   함께 하는 냥이들의 케어. 그 최전선에서 온몸으로 부딪혀야 했던 아내는, 완전 그로기 상태이다.  지난 4월, 아롱이를 복막염으로 떠나보내고, 오래지 않아, 구구가 종양 진단을 받은 것이니, 마음이 여린 아내는 더더욱이 힘들어 보인다.


그저, 죽음을 맞이하고 받아들이는 시간만이 우리 앞에 남은 것일까... 힘겹게 고개를 저어보지만, 죽음의 그림자를 밀어 재껴버리고, 새 생명을 구구에게 불어넣어 줄 힘이 나에게는 없다. 그래서 다시 한번 무기력하다. 











ps. 이 블로그 우측 상단에 위치한 프로필 사진. 기타위에 올라가있는 고양이가 구구이다. 구구 어릴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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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되어야 할 기억들. 그러나, 너무나 아프고 아픈 일이기에... 쉽사리 감행하지 못했다. 너무나 감정적으로 버거워서, 차일 피일 미루어둔 아픈 글쓰기. 글을 쓰기위해, 그 기억들을 떠올리고 사진들을 바라보는게 너무나 아프고 힘들게만 느껴졌었다.

 

무지개 다리를 건너 별이 된 아이들. 그렇게 별이 되어 다시 우리와 함께 하고 있는 그 아이들. 우리와 함께 울고, 웃고, 숨쉬었던 나의 친구들... 욘석들을 무의식의 저편, 기억의 서고속에 묻어둘 수 만은 없다.

 

너무 아파, 그 삶과 죽음의 기록들을 꺼내어 풀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보니, 아무리 강고한 기억들도 조금씩 휘발되어감을 느낀다. 아이들과 우리가 나누었던 기쁨과 사랑, 그리고 슬픔. 그 찐득한 감정들이 휘발되어, 딱딱한 무기질의 박제로 남아버리기 전에... 다시한번 기억을 떠올리고...또 그러기 위해 기록해야 한다. 블로그에 짤막하게 기록해두고, 비공개로 잠자고 있는 아이들의 기억을 다시 복원해야 할 때가 왔다. 힘들어도...다시 글을 써야 할 것 같다.

 

 

 

 

 

2008.09.01 훈이

2008.10.03 레이

2008.10.26 미래

2008.11.15 주니

 

2011.02.28 옹이

 

2012.03.26 희열

2012.05.02 희망

 

2013.04.08 은돌

2013.06.19 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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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몸을 움츠리게 만드는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더위를 많이 타는 나에게도... 반팔 차림이 부담스러워지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슬픈일 들에 지치고 뜨거운 여름햇살에 힘겨워, 가슴속 한켠으로 파고 들어있던 감성이, 서늘하게 코끝을 스치는 가을바람의 감촉에 다시금 기지개를 켠다.


2012년...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말 마냥, 집에서 모시는 냥이님들이 서른 여섯. 바람 잘날 없었다.


지난해 말부터 드리운 복막염의 어두운 그림자. 1월 24일...금동이까뮈가 고양이별로 떠나갔고, 그후로도 이어진 희망이희열이의 투병. 그 이후에도...올 여름내내 계속해서 병원에 드나드는 시간이 지속되고, 그 시간의 무게에 눌려...너무나 기진맥진 지쳐왔다. 물론 슬픔의 기억만 있었던건 아니었다. 네이버 카페에서, 보호 기간이 만료되어 안락사 위기에 닥친 아이를 데려오기도 했고, 길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 그 아이를 데려오기도 했다. 슬픈 이별의 기억과 새 삶을 찾게된 아이들과의 만남의 기억들이 혼재되어, 시간이 흘러갔다. 당장 글로 기록하진 못해도. 늘 사진으로 모든 시간들을 기록하려 했다. 마음이 추스려지면,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시 써봐야지...하면서.


바람이 분다. 우리 곁에 함께 했고, 또 함께 하고 있는 아이들의 기록은... 더디더라도 계속되어야 할 것 같다. 밀린 숙제 하듯 굵직한 슬픔의 기록들만 써내려가다보니, 일상에서 우리 부부를 웃게 하는, 냥이님들의 모습이 자주 기록되지 못하는게 아쉽지만. 힘들고 되새기기 버거운 아픈 기억들을 먼저 끄집어내서 기록해야 한다. 내가, 우리 부부가 기록하고 기억한다면, 그 아이들은 우리 곁에서 영원히 함께 하는 것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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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동이의 글 이후, 한달여의 시간이 흘렀다. 음력 설도 지나가고. 와이프와 함께, 거실과 분리된 부엌에 임시 격리소를 마련하고, 금동이와 까뮈 곁에서 잠을 자며 생활한지도 이제 벌써 5일째이다. 금동이의 투병기. 까뮈의 이야기. 써야 할 글들이 많지만... 지금은 도저히 글을 쓸수가 없다. 그러나, 기록하지 않는 기억이 희미해져감을 느끼면서, 다시금 무언가를 써내려가야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로그인을 한다. 그리고 이렇게 몇자 주저린다. 자세한 기록들은, 이후에 포스팅해야겠다. 승리의 기록이 아니라, 여전히 아픈 되새김의 기록이 될 것이라는게 너무 아프다.

금동이는 한달 여의 시간을 복막염으로 추정되는 병과 싸우며 버텨주었다. 그러나,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다. 금동이가 강한 체력으로, 활동성과 식욕을 보이며. 과거에 지켜보았던 복막염에 걸린 아이의 모습과는, 다른 의지를 우리에게 보여주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해줄수 있는게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금동이의 생의 시간들을, 어찌보면 가능성과 기회의 시간들을... 무기력하게 흘려보냈다. 억만금을 주고라도, 뭔가 도움이 될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지만. 우리가 할수 있는 방법은 보조적인 서포트 밖에는 없었다. 지독한 무기력함...

며칠째, 안방 침대가 아닌 부엌바닥에서 선잠을 자며 생활하다보니. 기억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시간이 지나가는 듯하다.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과, 헷갈리는 기억의 흔적들을 보며, 금동이 곁에서 블로그에 로그인해서 글을 쓴다.

금동이기 힘든 숨을 몰아쉬고 있다. 전반적인 징후들이, 우리 곁에 다시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웠음을 예감케 한다. 목까지 올라온 힘든 숨. 힘겨움이 묻어있는 이 아이의 몸짓. 아...불과 일주일 전만해도, 금동이는 야옹거리며, 활동성도 보였고 식욕을 보이며 삶의 의지를 느끼게 해주었었는데... 라는 아쉬움의 탄식과 후회를 내뱉어보지만. 그 시간들도 벌써 일주일가량이 흘러버렸다는 걸 인식하는 순간. 각인된 기억과 흘러간 시간사이에서 체감되는 간극만을 확인할 뿐이다. 그래...그것도 벌써 일주일 가량의 시간이 흘러버렸구나...

금동이의 얼마 남지 않은 생의 시간들. 외롭지 않게... 힘들지 않게... 곁에서 지켜주는 수밖에. 현재 우리는 할수 있는게 없다. 아쉽다. 원통하다. 생의 시간들. 뭔가를 바꾸어낼수 있는 기회의 시간들이 있었는데. 현재 우리 인간이 가진 기술은, 여전히 복막염이라는 병마 앞에 무기력하기만 하다. 진단조차 명확히 할수 없는 이 병...4년만에 다시 우리집으로 찾아들었다.

삶과 죽음. 유한한 생을 가진 유기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지나가야할 그 과정. 그러나 그 과정들을 지켜보는건, 너무 아프다. 힘겹다. 그리고 무기력하다.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다.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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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레가 떠나간지 1년하고 6개월이 지나갔다.  불과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을뿐인데. 너무나도 긴 시간의 터널을 지나온 것만 같은 느낌이다. 10년전, 생초보 집사였던 서투른 나에게 와주었던 녀석. 나와 함께 몸을 맡대고 살았던 첫 고양이. 나 밖에 몰랐던 나의 친구이자, 동생 같았던 나의 똘레. 그녀석은 나의 형제와도 같았다. 괴로울때나, 즐거울때나, 슬플때나, 기쁠때나, 술에 취했을때나, 피곤할때나... 그 모든 시간을 함께 해주었던 나의 벗. 나의 고양이...

역시나 슬픔은 기억의 저편에 잠시 밀어두는 것일뿐.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똘레를 떠올릴때면... 똘레가 떠나간 작년의 기억들을 되새길때면, 그 며칠사이의 기억을 떠올릴때면 가슴이 내려앉는 듯한 후회들이 나를 감싼다. '아...내가 이렇게 대처했다면, 똘레가 그렇게 갑작스레 떠나가지 않았을텐데...' 하는 회한과도 같은 감정. 똘레의 부재를 다시한번 기억의 저편에서 현실로 꺼내왔을때 느끼게되는 울컥하는 마음. 그립다. 그립고도 너무나 그립다.

존재는 존재 그 자체로 유일하다. 그 어떤 존재도, 다른 존재를 대체할수 없다. 각각의 존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완성된 우주이다. 우주가 지고나면, 영원한 공허와 공백만이 남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2006년 초, 어머니와 똘레의 하트놀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2005년 크리스마스날 찍은 사진. 똘레와의 영원할 것 같았던 시간들은, 결국 영원하지 않았다.



인간은 존재를 넘어선, 무형의 가치, 형이상학적인 것을 늘 추구한다지만.  자신이 가진 오감--감각으로 구체화되지 못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구체적인 경험으로 환원되지 못하는 존재에 대한, 어떠한 유형의 실체를 갈구한다. 과거 원시인들이. 거대한 조각상을 만들거나, 하다못해 동굴에 벽화를 그리는 것도. 어떠한 무형의 존재에 대한(절대자 혹은 죽음건너 저편으로 떠나간 존재에 대한) 구체적 실존형태를 만들고 싶었음이리라.

내가 이번에 진행한 작업 또한 비슷한 연장선상에 있는건 아닐까...생각해본다.





바로 이것↓↓↓






사용자 삽입 이미지얼핏보면, 예전 그대로 같지만, 자세히 보면 11플렛에 하얀띠가 들어가있는걸 볼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펄아크릴 박스 위에, 청자개로 새겨져있는 똘레(ddolre)

사용자 삽입 이미지ddolre가 콩글리쉬이고, 발음대로 따라가면 thol~ 또는 ttol~ 로해야 하지만, ddol~로 새겨넣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헤드 아랫쪽에, 똘레 어렸을때 모습같은 메탈스티커 한장.



똘레가 내곁에 함께 있었을때, 마치 똘레가 영원히 내 곁에 있어줄 것이라 착각하며 살아가던 시절. 똘레가 놀아달라고 칭얼거릴때, 놀아주지 않고 이 기타만 뚱땅거렸던 기억이 난다. 그에 대한 섭섭함이었을까...이 기타를 조율하고 있으면 똘레가 무척 칭얼거리며 싫어했던 기억도 떠오른다. E-A-D-G-B-E(미-라-레-솔-시-미)음이 귀에 거슬렸던 걸까... 아니면, 자기와 놀아주지 않고. 요상한 물체를 안고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는 나에대한 섭섭함의 표현이었던 걸까... 그때 똘레와 더 놀아줄껄... 08년에 3월에 이 기타를 들여왔었으니까... 똘레와 2년 2개월정도의 시간을 공유한 기타이다. 이렇게 똘레 커스텀으로 인레이(지판에 문양)를 새겨넣기 전에도, 이 기타를 똘레라 이름 붙였었다. 똘레라는 이름을 11번 플렛에 새겨넣은 이 기타. 이번 인레이 커스텀 작업에 대한 이야기는 이후, Guitar 카테고리에서 새로 포스팅 할 예정...

   cf. 예전 기타 사진 포스팅 --->>   Cort Earth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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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묘 27마리.  아깽이들 11마리...총합 38마리의 대 식구를 모시는 집사의 삶을 살다보면, 대대적으로 간식한번 주는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우선 캔을 들고 한마리 한마리 주다보면, 어쩔수 없이 시간차(?)가 생기므로, 빨리 먹고 다른 애들꺼 뺏어먹는 아이도 있고. 느릿느릿 순둥이여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다른 애들한테 빼앗기는 아이들도 있다.

그래서 공평하게 주기 위해선, 한번에 다른장소에서 세팅한 후에, 먼저 먹기 시작하는 고양이. 늦게 먹기 시작하는 고양이의 시간차를 최대한 줄인 후. 냐옹님들 드시는 곁에서 숟가락과 여분의 캔 몇개를 들고 지켜보고 있다가, 먼저먹고 다른 고양이꺼 먹으러 오는 녀석의 그릇에 좀더 캔을 급여해주고. 그렇게 옆에서 지켜봐도, 얼마 못먹고 빼앗기는 아이들 다시 옆으로 데리고가서, 다시 간식주고.

하여튼 간식 한번 주면서도,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하는... 집사의 삶이란... 후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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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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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들이 쓰는 식기 총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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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껏 나눠 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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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은 카메오 출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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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팅완료~~!!!


고양이 사진 없는, 고양이 관련 포스팅 끝...~~~!!!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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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려다가... 고양이 사진 없는, 고양이 관련 포스팅은... 뭐랄까... 앙꼬 빠진 호빵 같아서... ^^;;;

다른 날 찍어놓은 사진이 있길래 몇장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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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개장시간이 되고, 냐옹님들 입장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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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한자리씩 잘 착석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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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식사중~ (애들중 몇몇은 캔을먹지 않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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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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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블로그에 있던 글을 2011년 8월 31일 17시 52분에 옮겨놓습니다.
- 글작성 시간은 원본 글의 작성시간에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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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8일 오전, 짱이를 보내주러 가던길, 차창밖으로 내다본 파아란 하늘은 참 슬퍼보였다.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가며 뿌려놓은 씨앗들속에서,
우리의 추억과 기억이 싹트게 되지만,

또한 시간이 흘러가면, 그속에서 싹튼 우리의 추억과 기억은,
움켜쥔 손아귀에서 속절없이 흘러내리는 고운모래의 감촉처럼, 흐릿하게 옅어져간다.

떠나간 존재에 대한 추억의 향기는,
눈물겹게 잡아보려 바둥대도, 언젠가는 희미해져갈 것이라는,
시간의 마법에 대한 예감은, 때론 내 가슴을 쥐어짜게 만들지마는,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고, 삶의 Rule인것을 어찌하겠니...

그러나, 너와 내가 함께 한 시간의 발자취는, 영원히 내가슴에 남아있으리라.

너와 함께한 시간속에서의 웃음.
너와 이별한 후의 눈물.

영원히 내가슴속에 새겨보려, 다시한번 그 시간들을 더듬어본다. Timeless Time...

FOREVER  ZZ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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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블로그에 있던 글을 2018년 7월 11일 11시 37분에 옮겨놓습니다. 

- 글작성 시간은 원본 글의 작성시간에 따릅니다.




2006년 8월 11일. 똘레가 다시 태어났다. 똘레를 잃어버렸다가, 극적으로 다시 찾았다. 지금은 늘 그래왔듯이, 언제나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와 있는 똘레. 밤새 바깥에서 두려워하며, 겁에 질려있었던 탓인지. 처음에는 '냐옹~' 소리도 크게 못내다가, 목욕시켜준후에,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니 이제는  피로가 몰려오는지 침대위에 식빵굽는 자세로 앉아서 졸고다가 어느새 이불속으로 파고 들어가 곤히 잠을 자고 있는 똘레를 보며,  똘레를 다시 찾고난 다음의 안도감과 똘레를 헤매일 때의 절망감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한 기록성 포스팅.


똘레야~앞으로 잘할께...ㅠㅠ




[ '똘레' 실종사건, 사건개요 ]


  • 06년 8월 11일 00시 00분~01시 30분 : 똘레가 어쩌다가 현관문 밖으로 나가게 됨(추정)
  • 06년 8월 11일 01시 30분~08시 00분 : 똘레를 잃어버렸다는 자각도 하지 못함 ㅠㅠ
  • 06년 8월 11일 08시 05분~09시 00분 : 똘레가 부재를 자각하고, 집안과 집밖을 수색.
  • 06년 8월 11일 09시 00분 경           : 잔뜩 겁먹고 웅크리고 있는 똘레를 발견.
  • 06년 8월 11일 09시 00분 ~09시 05분 : 똘레를 무사히 구출해서, 컴백홈 






똘레는 다시 집에 돌아오고나서도, 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놀란듯한 두군과 지저분해진 털들, 그리고 새까매진 하얀양말^^이 똘레가 밤새 겪었을 두려움을 말해주는듯 했다. 내가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한 시각이 대략 새벽 2시 30분쯤인데, 그때 똘레는 바깥의 낯선환경에서 두려워하고 있었으리라. 내가 잠에 빠져있을때, 또 아침에 일어나 산책을 하며 길냥이들 밥을 주고 있을때에도, 똘레는 내가 자신을 찾아내주기를 바라고 있었으리라. 

 

정말 천만다행인건, 똘레가 놀라서 바깥으로  나가서 길을 잃지 않았다는것. 만약 우리집 원룸건물 앞에서 사람이 똘레를 쫓아버려서 멀리 도망가버렸다면, 정말 찾는 일은 쉽지 않았을것이다. 

 

또 집을 나간후 약 8시간 여만에 찾은것이니, 심각하게 긴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찾았다는것도 정말 다행이다. 시간이 지체되면 지체될수록, 여러가지 안좋은 경우의 수는 늘어나게 마련이므로.

 

똘레가 너무 배가 고파서, 다른곳으로 먹을것을 찾아 헤매이려 하거나, 혹은  205호 사람이 저녁에 들어와서, 창밖 창문베란다에 있는 똘레를 발견하고 쫓거나 놀라는 반응을 보였더라면, 똘레는 또 창문베란다쪽에서 복도창쪽을 뛰어서 어디론가 도망가버렸을테니. 또, 복도쪽 창문에서 폭 20cm정도의 평평한 창틀을 지지대로 삼아 점프해서 그 창문베란다 쪽으로 뛰는건 가능했을지라도 (사실 이것도 그리 쉬워보이진 않았다. 처음엔 어떻게 저기로 간거지? 하고 의아했었다. 역시 고양이라서 가능한 일인듯) , 창문베란다쪽 에서는 그 철제난간(60cm정도 높이)에 매달려서, 건물에서 흔히 볼수 있는 계단의 긴 은색 철제 손잡이 같은 둥근 봉위 올라가서 다시 반대편으로 뛰려해도, 말그대로 봉이므로 폭도 좁고, 평평하지 않으므로 디딤발을 제대로 짚을수 없을것이기에, 제대로 뛸수도 없고, 아래로 떨어질 위험이 컸을것이다.

 

만약 어머니께서 그곳의 똘레를 발견치 못하셨다면, 나는 집안에도 없고, 밖에서도 찾을수 없는 똘레를 찾아헤매이다가, 절망적인 생각에 휩싸였을것이다. 사람이란 대개 그럴것이다. 처음 몇시간은 당연히 찾을수 있을꺼라는 생각을 가지고 찾아헤매일것이지만, LOST 의 시간이 점점더 길게 지속되면 지속될수록, 그 희망은 조금씩 침식되고, 그 틈을 절망이 메우게 될테니까. 

 

처음에는 당연히 찾을수 있을꺼라는 생각에서 찾아헤매이다가, 계속해서 나타나지 않고, 찾을수 없는 무기력함을 느끼게 될것이다.  정말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는 생각에, 조금씩 지쳐가며 내 앞에서 서서히 진실로 굳어져 가고 있는 "똘레를 잃어 버렸다"라는 절망의 현실앞에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그것이 서서히 깨트리기 힘든 거대한 벽으로 느껴졌을것이다.

 

오늘 일을 겪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 부녀자2명을 납치 살해한 사건을 떠올리면서, 그런 험한일을 당하며,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피해자들. 그들은, 누군가의 아내였을것이고, 누군가의 어머니였을것이고, 누군가의 여동생,누나였을것이고, 누군가의 딸자식이었을것인데. 그들이 18일동안 실종되어 살아돌아오기만을 기다렸던 가족들은 얼마나 그동안 빌고 빌고 또 빌었을까...그런 가족들의 바램 앞에, '유흥비마련'을 위해 그 모든 관계를 짖밟아버린 쓰레기같은 인간들의 범죄가 밝혀지고, 가족들이 애타게 찾던 그녀들은, 그들의 범죄의 희생양이 되었음이 드러나게 되었을때...가족들이 느꼈을 분노는, 안타까움은. 울분은. 어떻게 말로 설명할수 있을까.

 

우리는 늘 잊고 살아간다, 늘 소중한 존재들이 곁을 지켜주고 있는데, 늘 함께 있을때는 그 존재들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다가, 그 소중한 존재의 '부재'상황을 맞이하고서야 그것을 깨닫게 되는것 같다. 늘 내곁에 있는 모든 소중한 존재들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똘레를 찾아헤매인 1시간여의 시간들은 다시한번 그것에의 자각을 다시금 하게 해준것 같다.

 

사랑하는 부모님. 사랑하는 현숙이. 똘레. 그리고 내 주위에서, 나를 믿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 벗들. 그 모두들의 소중함을 잊지 말아야지.

















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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