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으로는 연신 우와- 우와 하는 감탄사를 내뱉으며 무언가를 쳐다본다. 그걸 지켜보는 내 입가엔 흐뭇한 아빠 미소가 떠오른다. 여기까지 성현이를 데리고 온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과연 성현이가 본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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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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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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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기차다. 


낮에 공원을 산책하러 나가면, 성현이는 나에게 ‘기차 보러 가자’고 조르곤 한다. 집에 있을 때도 기차 지나가는 소리는 놓치지 않는 성현이다. 그렇다. 성현이는 요즘 기차홀릭 시즌이다. 자동차와 기차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길을 지나갈 때나 관련된 소리 하나하나에 반응한다. 따사로운 봄날, 성현이를 안고 밖에 나간다. 이 모든 것 하나하나가 성현이에게 소중한 경험이 되리라. 공원 산책을 나가서  경의선 숲길 공원의 끝자락, 지나가는 기차를 잘 볼 수 있는 곳에 선다. 그리고 기차가 지나간다.




아빠(나) : 성현아~ 우와~~~ 기차 엄청 길다. 우와~~~ 기차 진짜 길다.

성현이 : 우와~~ 기차 엄청 길다. 기차 진짜 길다.






모든 것 하나하나가 마냥 신기하기만 한 성현이, 정말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스펀지가 잉크를 빨아들이듯 배워나가는 모습을 본다. 자기 고집을 부리며 떼를 쓰면서 아빠를 힘들게 할 때도 있지만, 점점 대화의 상대로 자라나는 아이를 바라보는 것은 경이로움 그 자체이다. 28개월을 향해 다가가는 아이를 보며 벌써 부터 ‘대화의 상대’라는 말을 입에 올리는 게 조금은 이른 것일 수도 있겠다. 곰곰이 내 안을 들여다보며 생각해보니 내가 바라는 건, 아이가 어서 빨리 대화의 상대로 자라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기보다는 내가 성현이에게 늘 대화의 상대로 남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사실 그 마음과 바램은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다. 내 인생에서 반드시 성취하고 싶은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이다.


사랑하는 아들아. 그 예쁜 미소 늘 지켜주는 아빠가 되도록 노력할께.














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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