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다 처음 부모가 된다. 연습은 없다. 물론 각자의 준비상황들은 천차만별이겠지만, 그것도 일종의 상상의 영역일 뿐. 리허설은 없고, 오직 실전일 뿐이다. 2013년 12월 26일 새벽 3시 57분. 세상에 태어난 성현이를 어설픈 몸짓으로 안아 들던 그날. 나또한 아버지로 새로 태어났다. 

 

그리고서 매번 새로운 상황과 경험들의 연속이었다. 놀라움. 당황스러움. 기쁨. 어색함. 셀레임. 걱정. 모든게 새로웠다. 

 

이제 성현이가 한국 나이 여섯 살(올해 12월 26일이 만 다섯 번째 생일이다). 그럼 내년이면 일곱 살이라 불리운다. 어머나 깜짝이야. 일곱 살이라니 !!!  ‘일곱 살’이라는 단어가 주는 낯섦과 거리감만큼 성현이는 자라났고, 독립된 개체로써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가고 있는 것 같다. 부모와 자신을 ‘하나’로 동일시하던 시기가 지나가고, 분리 독립의 시기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음을 어렴풋이 체감한다. 

 

부모가 혼내면 울음을 터뜨리고서고, 두 팔 벌려 안아주면, 울면서 달려와 품에 폭 안겨서 고개를 파묻고 눈물 콧물 범벅이던 시기는 지나가고. 외부의 자극(?) 대한 반응으로써의  ‘서운함’을, 말과 행동으로 조금씩 표현하는 시기로 접어들어 가고 있다. 언젠간 반항의 시기도 오겠지.

 

이런 변화의 조짐이, 사실 좀 낯설다. 늘 품 안에 안고, 함께 울고 웃는 ’내 아이’라는 게 나에겐 여전히 익숙한데, 아이는 일방적으로 부모에게 종속된 존재이기를 서서히 거부해나간다. 어설픈 날갯짓일지언정, 푸드덕푸드덕. 부모라는 대지를 박차고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내가 그러했듯 말이다. 아이는 자연스럽게 자라나고 있다. 이것은 본인이 의식적으로 의도한 과정은 아니다. 아이의 키가 자라나듯. 그렇게 자연스럽게 마음도 자라난다. 의식적으로 깨우쳐야 하는 건, 아이가 아니라 부모이다. 아이의 몸과 마음이 자라나고 있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정서적 지체를 경험하기 십상이다. 나와 아이를 둘러싼 이러한 역학관계(?)의 변화를 직시하려고 노력하지만, 아직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이진 못한 것 같다. 이러는 사이, 육아의 제2막이 시작되고 있다.

 

잠자리에 들 때, 아이를 품에 꼭 안고 잠들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은 자신만의 공간과 세계 안에서, 자신만의  울타리를 칠 것이다. 역시나 내가 그러했듯 말이다. 결국, 이 순간을 즐기고, 이 순간에 충실해야 한다는 다소 진부한 결론에 도달한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순간이다. 아이들이 나를 부를 때, 귀찮아하지 말고, 두 팔 벌려 안아 들고 함께 하자.















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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