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전 블로그에 있던 글을 2011년 8월 12일 23시 11분에 옮겨놓습니다.
- 글작성 시간은 원본 글의 작성시간에 따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새벽 06시 13분, 걸려온 전화한통... 짱이를 맡겼던 병원으로부터의 전화. 솔직히 그 전화를 받기가 무서웠습니다. 이 새벽에 전화가 오는 이유가, 단 한가지 밖에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피하고만 싶었지요. 엄습해오는 듯한 그 현실을 피하고 싶었습니다.

지난 11월 22일, 짱이를 병원에 데리고 갈때... 이 길이 마지막 길인 줄은, 꿈도 꾸지 못했었는데... 원충치료를 위해 약을 먹고 있는 상태였고, 그 상황에서 식욕이 떨어지고 힘이 없길래, 그 원충때문에 문제가 생겨서 애가 기력이 없어진줄 알고, 감기 치료하듯 가벼운 마음으로 나섰던 그 길이, 이리 다시 돌아올수 없는 길이 될줄은 몰랐습니다.

마지막 일줄 몰랐기에, 다시 못보게 될줄 몰랐기에, 특별히 인사도 하지 않았는데...
금방 다시 보게 될 것이라 생각했으니까... 가볍게 인사하면 돌아섰는데, 그게 마지막이었을 줄이야.

짱이는 우리와 떨어진채, 병원에서 외로워하며 그리 떠나갔네요.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죽음.
5일동안, 홀로 병원에 맡겨두었을때, 자기를 홀로 낯선곳에 맡겨둔, 형과 누나가 원망스럽진 않았을지...
다 짱이를 위한 길이라 생각했던 것이었는데...

검이가 9월 6일 떠나가고, 11월 27일. 짱이도 떠나갔습니다.

지난 주에 서울에 첫눈이 내렸을때, 짱이에게 눈내리는 창가를 보여줬었습니다. 신기한듯 바라보면서 흥겨워하던 짱이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올해 여름에 태어나, 겨울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짱이는 떠나갔네요. 짱이가 보았던, 그 첫 눈이, 짱이에게 처음이자 마지막 눈이 되었습니다.

삶과 죽음의 영역, 그 사이의 억만급의 간극은, 삶의 공간속에 있는 나에겐 마주치게 될때마다, 가슴에 커다란 폐허를 남겨놓는것 같습니다.

짱이...우리 짱이의 눈이 너무 슬퍼보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제 저녁 포스팅하면서, 몇일후 짱이가 돌아오면 [Welcome 짱] 이라는 제목으로 포스팅하려 했었는데, 그러지 못하게 되어버렸네요. 휴... 핸드폰에 남아있은 02-3XX-XXXX  AM 06:13 라는 통화기록이, 짱이가 이제 우리곁에 없음을, 이 현실이 꿈이 아님을 상기시켜줍니다. 아직 사실 저와 제와이프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이 와닿지 않아요. 그 不在의 현실이 피부로 와닿지 않네요. 믿고 싶지 않기에.

'11월 27일 짱이가 떠나갔습니다.' 라는 자판을 누르는게, 내마음속에 짱이의 묘비명을 새기는게, 너무나도 버거운 일이군요. 한 생명의의 탄생을 기록하는것은 축복이지만, 그의 마지막을 기록하는건 한자 한자... 새길때마다 마음이 애려옵니다.







Posted by Hu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