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님과 오랫만의 나들이(?).

처음엔 영화를 볼 생각이었는데. 배는 고프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그래 우선 먹고보자. 다 먹고 살자고 아웅다웅 살아가는것 아니겠는가... 그런데, 문제는 우리는 '한놈만 패' 는 부부. 새로운 도전을 즐기기 보다는, 이미 검증된 안정성을 추구하는데 익숙해져왔던 터라. "쌀국수나 먹을까?"류의 대화를 나누며, 홍대 거리를 배회하고 있었다.




어랏! 저 긴 행렬은 무엇이란 말인가!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단 말인가! 그래그래. 누군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관악을 보게하라...  아니아니 누군가 음식점의 맛을 묻거든 고개를 들어 대기행렬을 보게 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어느덧, 저 행렬의 일원이 되어있는 우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__^



 


영원한 기다림이란 없는 법. 기나긴 기다림의 행렬은 조금씩 줄어 들고, 어느덧 우리도 위의 메뉴판(?)을 볼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음...식사시간은 1시간 30분이군.'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드디어 입장 !!!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시장이 반찬이구나~ 지화자~!!! -_-;;;

아. 참고로 우리가 그동안의 관성화된 패턴에서 벗어나, 얼떨결에 줄을 서고,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 대열에서 이탈하지 않고 오기로 버텨, 입장의 기쁨(?)을 맛보게 된 곳은 '스시 인 스시'라는 이름의, 홍대에 있는 초밥뷔페였다.



 

이제 남은 건, 전장에서의 전리품과도 같은, 식도락류 포스팅의 꽃!!! 음식사진 무한투척. 사진 촬영에는 아이폰 4S님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우선 샐러드류로, 굶주려 울부짖는(?) 배를 좀 달래고...



 


우선 초밥을 이것저것 골고루 담아와서, 열심히 흡입. 전반적으로 밥량이 적고, 초밥이 앙증맞은 사이즈라 좋았다.



 


떡볶이는 꽤 맛있었고, 메밀소바는 그닥. 중간에 사진은, 먹느라 수고해주신 와이프님의 손 인증샷^^;;; 물론, 이게 끝은 아니다. 그렇게 나약한 우리가 될 수는 없지...후후훗.



 


뷔페라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한 측면을 여실히 느끼게 해준다. 끝이 없어보이는 욕망의 충동질. 그리고 실제 우리가 소유하고 담아 낼수 있는 욕망의 총량적 한계. 끝없이 상승곡선의 궤적을 그릴 것만 같았던 욕망이, 한계의 벽에 부딪히는 순간, 이 모든 것을 소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부질없는 꿈은 산산 조각이 나고, 그 공간을 배부름이라는 불편함이 채워나간다. 그래...그래도 마지막에는 디저트로 피날레를 장식해주는 것이 뷔페에 대한 예의 아니겠는가...




 


이쯤되면, 산해진미가 눈앞에서 춤을 추고 손짓하며 나를 유혹해도, 그 어떤 육체적, 심리적 미동도 없이 모든 욕망에서 해탈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 볼 수 있는 단계가 된다. 과거 수도승들이 엄격한 욕망의 통제 속에서 고난과 고행을 길을 걸으며 얻을수 있었을 해탈의 경지. 나는 그것을 욕망의 과포화 상태를 통해, 잠시나마 얻게 된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정말 배부르다.", "더이상 못먹겠다."

이제 이 먹거리 포스팅을 슬슬 마무리해야 할 시간.


보통 이런 음식사진이 잔뜩 실려있는 포스팅은 야밤에 올리는게 진리라 하지만, 부득이 하게도 이렇게 애매한 시간에 올리게 되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ㅠㅠ;;;

오랫만에 와이프님과의 홍대나들이 겸 식도락 포스팅...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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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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