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고 했던가... 아니다. 더아픈 손가락이 있을게다. 여러  자식들 가운데서도 유독 더 정이가고 예쁜아이. 유리는 그런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지금 너무나도 힘겨운 숨을 내쉬고 있다.

 

 '아...이 고양이는 사람을 배려해서 행동하고 있구나.'

 

이런 느낌을 유리한테서 처음 받아봤었다. 반려인인 내가 오히려 고양이한테 배려받는다는 느낌이 들정도로 착했던 고양이. 조심조심 사뿐사뿐. 발톱 한번 실수로 세운적 없는 아이. 뭐하나 빠지는게 없는 아이. 2008년에 아이를 가진 유리를 유기묘로 처음 만났고,  그후 자손이 번성하며 우리집의 대모격 고양이가 된 유리.  그런 유리가 지금 너무나 힘겨운 숨을 몰아쉬고 있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이별예감이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워...억울하고 원통하다.

 

 

2014년 7월 30일 00시 12분에 병원에 데리고 갔었다. 갑작스런 호흡곤란. 급성신부전도 잘 이겨냈었고, 작년엔 귀에 혈종수술이후 지혈이 잘 안되서 한동안 고생했지만, 그래도 유리는 잘 이겨냈었다. 그런데...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너무나도 갑자기 다가온 이별의 순간.  도무지 받아들일수가 없다. 눈앞에 힘겨운 숨을 몰아쉬는 유리가 있지만, 뭐랄까... 아직 나는 이 슬픔을 제대로 직시하고 있지 못하다. 꿈인것만 같다. 어서 이 나쁜 꿈에서 깨어났으면...

 

너무나도 못해준게 많다. 늘 함께 할거라고 생각했기에. 그래 언젠간 이별의 순간이 온다는것을 알았지만, 그 이별의 순간이 이렇게 빠를줄은 몰랐다. 그래서 난 지금. 지독히 깨지 못하는 악몽을 꾸고만 있다.

 

놓치기 싫은데, 점점 유리는 멀어져만 가고 있다. 부디 마지막이 너무 힘들지 않았으면...

 

 

 

 

2011년 9월의 사진이다. 벌써 3년이 흘렀네. 왼쪽귀도 혈종수술하기 전이라 쫑긋. 예쁜 모습의 유리.

 

 

 

 

 

 

 

 

 

 

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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