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각을 잡고 글을 쓰려고 하니, 글을 잘 안 쓰게 된다. 그래서 별생각 없이 무언가를 끄적이고 싶다는 생각을 흘려보내곤 했다. 격식에 맞춰 완성된 무언가. 제대로 된 무언가를 써야겠다고 생각하면, 주절거림은  봉쇄되어버린다. 그래서 그냥 쓰려고 한다. 아무런 주제도 없다.


아침, 성현이를 등원시키고 오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의외로 하루는 아주 짧아서, 생각하고 계획했던 것들을 절반 이상 실행하기도 버겁다. 빡빡한 하루하루들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계속 움직이면서 허투루 시간을 보내거나 하지 않는데, 하루를 마감할 때 돌이켜보면, 아쉬울 때가 많다. 


새 하루를 여는 아침의 거리는 막 잠에서 깬 사람의 얼굴처럼, 뭔가 흐트러져있으면서도, 그 아래 생동감을 감추고 있는 듯한, 신선한 느낌을 준다. 꼭 연남동의 아침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집에 들어온다. 책상 앞에 앉아,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어본다. 내가 가진 생산의 도구. 손 글쓰기. 키보드. 카메라. 매일 핸드폰으로 한 장씩 가벼운 스냅사진을 찍어서 이래저래 글을 끄적거려봐야겠다고 생각해본다.








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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