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신정환의 이름이 포털사이트를 도배하고 있다. 전반적인 분위기상 신정환은 중죄인이고, 그 기사아래 달린 댓글들도 공격적이다. '그렇게 살다 죽어버려라'라는 류의 감정섞인 독설들이 가득하다. 그가 사회적인 큰 해악을 끼친 인물인 것만 같이 느껴진다. 거기에 더해 언론은 그가 어디서 출몰했는지, 일거수 일투족을 세세히 보도한다. 잠적했다는 사람치곤 너무나도 그의 행적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 황색 저널리즘의 기동력이 발휘되는 순간이라고 할까...

   신정환은 카지노에서 도박을 했다고 하고. 카지노에서 도박을 한 행위는 그 자체로서는 불법이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외국인만 출입가능한 카지노는 물론이고, 강원도 정선에 내국인들도 들어갈수 있는 카지노가 있다. 신정환은 도박을 해서 빚을 졌다. 처음에는 그 도박 빚때문에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돌았다. 어찌되었건, 신정환은 자신이 번 돈을 가지고 도박을 했고. 그 돈을 도박판에서 잃었다. 실제로 이 행위 자체는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는 아니다. 그 행위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신정환에게 돌아간다. 어찌보면 전적으로 개인적인 문제이다. 신정환의 도박 사건을 접한 우리는, 그의 개인적인 행위에 의해서 그 어떤 피해도 받지 않았다.

   다른 예를 한번 들어보자. 수년전 손지창씨 부부가 라스베가스 카지노에 가서 재미삼아 한게임했다가 잭팟을 터트렸던 이야기. 손지창씨 부부는 당시 아침 방송프로에 나와서, 이 훈훈한(?) 이야기들을 웃으며 이야기 했다. 물론 손지창씨 부부가 라스베가스 카지노에서 일회성 도박으로 벌어들인 돈이, 그 이야기를 관전하는 우리들에게 이익을 가져다 준 것도 아니었다.

   신정환은 도박을 자주 즐겼고, 거기서 돈을 잃었다. 만약 그 과정에서 다른 이의 돈을 빌려서 갚지 않았다거나 그 사이에서 불법적인 일이 발생하였다면, 그건 그 개인이 법적인 처벌을 받으면 되는 문제이다. 손지창씨 부부는 미국여행중 방문한 라스베가스에서 일회성이건 아니건 간에 역시나 도박을 한 것이고, 거기서 잭팟을 터뜨리며 크게 한건 했다. 그리고 그 가족들끼리 그 돈(누군가가 그 카지노에서 눈물흘리며 잃어야 했던 돈일게다)을 나누어쓰며 행복해 했을 것이다.

   뭐, 예전엔 가끔 정권에서 대중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연예인을 희생양으로 삼는 다는 이야기가 돌았었다. 과거 정기적인(?) 타이밍을 가지고 대대적으로 일어났던 대마초 파동, 그리고 굴비엮이듯 엮여서 줄줄이 잡혀들어가던 연예인들의 모습을 보도하는 언론.  뭐, 요즘 시대에 그런 유치한 전략전술을 기득권층에서 사용할 꺼라 생각치는 않는다. 오히려 문제는 그런 기득권의 알고리즘을 사회적으로 체득한 대한민국 민중들 같다. 요 얼마전까지 공적인 불법행위를 자행한 자들의 이야기가  떠들썩했다. 현대판 음서제도가 부활한게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 정도의 사건들. 실제 그 행위들은 공적인 불법행위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을 밀착취재하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언론기사는 본적이 없다. 물론 그 사건에 대한 분노도 터져나왔지만... 글쎄, 딴따라 신정환이 저지른 사건과 다르게, 펜대 굴리며 먹물냄새 풍기는 계층이 점잖게 저지른 위법행위여서 일까? 신정환 사건에서 접하게 되는 분노와는 느낌이 달랐다.

   사실 난 과거 2PM 재범군의 일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연예인으로 데뷔하기 이전, 철저히 사적인 공간에, 썼던 글로 그가 죄인처럼 단죄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집단 광기는 도대체 어디서 연유한 것인가를 고민했었다. 과거 군사독재시절의 3S정책이 확고히 뿌리를 내린 것일까? 가쉽거리로 삼기 쉬운 연예인들의 사적인 영역에 우리는 공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단죄하고 흥분한다.  그러나... 정작... 사회적으로 큰 해악을 끼치는  진짜 범죄(?)에 대해선 비교적 너그럽다.  '너는 그 자리가면 그렇게 안하겠냐.' ,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있겠냐' 라며 말이다.

  






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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