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전 블로그에 있던 글을 2011년 7월 23일 21시 23분에 옮겨놓습니다.
- 글작성 시간은 원본 글의 작성시간에 따릅니다.


뭐, 블로그가 거의 고양이판이 되어가는 것 같기는 한데 -_-;;;, 뉴페이스 화검이(이하 '검이')를 소개하는 일을 빼놓을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포스팅을 하면서, 화들짝 놀란 것은, 화검이가 들어온게, 6월 14일 새벽이니, 검이가 들어온것도 벌써 한달이 다되어간다는 것. 시간은 빠르구나.

위에서 말한 대로, 때는 6월 14일 새벽이었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던 날. 나는 다음날 있을 시험으로 밤샘을 하다가, 와이프님께 1시간만 눈좀 붙일테니, 깨워 달라는 부탁을 하고, 잠시잠깐 눈을 붙였다. 얼마간 잔 것일까. 비몽사몽간에 와이프님의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는 놀라 잠에서 깨었다. 아직 잠이 덜깨서 정신을 못차려서인지, 눈앞이 뿌옇게 되어있는데, 와이프님의 손에 들려있는, 작은 고양이 한마리를 보게 되었다. 그게 '검이'와의 첫 대면이었다.

어찌된 일인지, 자초지종을 들어본 즉, 와이프님이 비오는 날의 창밖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냐옹'거리는 냥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혹시나 해서 나가봤는데, 비오는 거리에서 자그마한 냥이 하나가 냐옹거리고 있었고, 와이프가 다가가도 피하지도 않고, 오히려 다가왔었다고 한다. 녀석을 안아들었는데도, 큰 반항없이 안기더란다. 비가 와서, 쌀쌀해진 새벽에 그 아이를 그대로 놓고 들어올수 없었기에, 녀석을 안고 들어온 것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불을 켠후, '검이'를 살펴보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상태가 안좋았다. 코에 난 수염은 양쪽모드 라이터 불 같은것으로 태워져 그을려 있었으며, 온몸에 여기저기 상처를 입고 있었다. 분명 사람에게 학대를 받은 흔적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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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엔 안나타나 있지만, 몸쪽에도 상처가 군데군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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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여기저기에 타박상의 흔적이 있고, 고양이의 트레이드마크인, 멋들어진 수염은 태워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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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발의 발톱이 빠져있다. 주로 이렇게 발톱이 빠지는 일은, 누군가를 공격해서가 아니라, 급하게 도망가느라 어딘가를 뛰어오를때 같이 급박한 상황에서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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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쪽에도 커다란 상처가 있다. 몸에 보이는 얼룩은, 상처에 포비딘을 발라주면서 생긴 자욱.

보통 저렇게 사람에게 학대를 당하고, 위해를 입는 고양이들의 특징은, 성격이 '친화적'인 아이들이다. 사람에게 다가가서 몸을 부비기를 좋아하는 성격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통 사람이 터치하는 것을 싫어하고, 애교가 없는 아이들은, 사람이 다가가면 숨거나 도망가고, 사람에게 다가오거나, 안기지를 않으므로, 저런식의 학대를 당하게 될 일은 드물다. '검이'처럼 라이터같은 것으로 수염이 태워질수 있는 상황은, 검이가 원래 성격이 사람에게 친화적이었기때문에 발생한다. 동물보호단체에, 구조된 냥이들을 보아도, 사람에게 심하게 맞아서 크게 다친 아이들은, 대부분 성격이 친화적으로 분류되는 아이들이 많다.

'검이'를 데리고 와서, 상처를 치료해주고, 밥을 주면서, 검이가 안정되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문제는 몸에 생긴 상처만이 아니었다. 마음의 상처도 큰 문제였다.

사람도 큰 사고를 당하면,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장애증상을 보인다고 하는데,(외상후 스트레스장애, 트라우마라고 하던가?) 검이가 그런증상을 보였다. 사람곁에 잘 안겨있다가도, 큰소리가 나면 펄쩍거리며 화들작 놀라거나, 갑작스레 공격적 성향을 보였다. 특히나 쓰다듬으려, 머리에 손을 가져가면, 자신을 때리려는 줄알고, 놀라면서 공격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거기다가, 갑작스레 후다닥 거리면서 '발작'을 하면서, 나중에는 간질증상처럼 몸이 경직되면서, 나중에는 입에 거품을 물기도 했다. 그렇게 발작이 끝난후에는, 몸을 못가눌정도로, 힘겨워하며, 곧 숨쉬기를 멈추기라도 할듯, 힘겹게 몸으로 겨우 숨을 쉬어내고 있는 모습도 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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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투성이의 어린 영혼이, 힘겨워하고 있는 모습은 너무 애처로웠다. 숨쉬기조차 버거운듯,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검이'를 바라보는 일은, 참 가슴아픈 시간들이었다. 그래서인지. 검이에겐 유독 많은 애정을 쏟았다.
 
사실, 검이를 데려오고나서, 처음에는, 가끔씩 너무나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 녀석, 거기다 간질발작까지 일어나는 이녀석을 계속해서 키울수 있을지 고민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마음의 상처엔, '사랑'만이 해답이 된다. 몇차례 병원도 다녀왔고, 약도 먹고, 이런저런 치료도 병행했다. 그런 치료와 함께, 사랑과 안락을 주고자 했다. 그리고 보름정도 지나 6월 말이 되면서, 서서히 검이는 회복되기 시작했다.

초반에는 하루에도 몇번씩 일어나던 간질발작과 같은 증상도 없어졌다(병원에선 과흥분상태에서의 간질발작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조금씩 상처도 나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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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6월 말에 찍은 사진. 처음데려왔을때보다, 많이 호전된 모습이다. 체라와 함께 널부러져있는 검이.


그리고, 지금 '검이'는 아직도 큰소리에 화들짝 놀라고 하긴 하지만, 많이 나아진 모습이다. 고양이의 트레이드 마크인, 수염도 다시 예쁘게 자라나고 있다.이제 행복해 지는 일만 남았구나, 검아.



아래는 6월 말에서, 7월 2일 사이에 찍은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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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위에서 자는 녀석을 흔들어 깨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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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다시고 있는 순간 포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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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미묘'라도 망가질수 밖에 없다는, 하품샷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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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그리 유심히 보시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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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와이프님과 버닝하고 있는 '대조영', 책상위에서 졸고 있는 검이... 검이 넌, 홍패인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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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호기심 많은 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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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얼짱 각도로 마무리. ^^


검이('화검이'를 줄여부르는건데, 화검이라는 이름의 이유는...음, 흰색과 검정색이 섞인 젖소냥이여서...-_-;;;)는 이로써, 우리집의 다섯번째 냥이가 되었다. 검이는, 대조영에서, 대조영의 아들 검이와 같은 이름을 가졌으며, 대조영에서 나왔던, 연개소문의 차남 '연남건'과 무척 닮았다. 사람옆에 붙어자는걸 좋아하며, 활발한 성격에, 무척 애교가 많다. 고양이 기르는 사람은 잘 알 말이지만, '골골골 머신' 이다. 이녀석의 본래의 성격을 앞으로도 계속 찾아주고 지켜줄수 있어야 겠다.






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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