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고희연 행사를 어제 잘 마쳤다. 혼자 외아들이라, 이래저래 큰 행사 준비할 때 심적 부담을 느끼곤 하는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말 그대로 '큰일'을 잘 치러냈다. 행사 잘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와 샤워하고 상쾌하게 컴퓨터 앞에 앉았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룰루랄라 즐겁기만 한데,  뒷목이 뻐근하게 당겨오는 이유는? 

 

이라고 글을 써놓은 시간이 지난 일요일 새벽 2시 33분이다. 토요일 어머니 고희연을 마치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글을 쓰다가, 피곤함에 글을 잠시 미루어둔 게 차일피일 하다 보니, 벌써 오늘이 수요일이다. 글은 마무리 지어야겠다는 생각에 몇 자 끄적여본다. 삶의 기록 차원이랄까?

 

목덜미가 뻐근하게 당겨오는 이유는? 하아… 드라마 같은 후방추돌 이었다. 성산대교 중간에서, 멀쩡히 잘 가고 있다가 후방 추돌을 당했다.  우리 차, 뒤에뒤에 차가, 앞에 택시를 때려 박았고, 택시가 그 충격에 밀려 나오면서(+ 패닉상태에서 약간 엑셀링도 한 듯) 우리 차를 후방 추돌한 상황.

 

아버지, 친할머니, 나, 그리고 아이들(성현이, 유리)과 타고 있었는데. 아이들은 카시트에 잘 묶어놔서 그런지, 큰 문제는 없었다. 월요일부터 차량 수리문제, 나와 아버지 병원 방문, 아이들 소아청소년과 방문 등등으로 이래저래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좋은 행사 잘 진행했고, 작은 액땜했다고 치긴치는데, 더운 여름… 평온해야 할 일상이 방해받았다는 점. 내가 왜 이 더운 여름날, 낑낑거리며 렌트한 차에 카시트를 바꿔 달아야 하며, 아이들 데리고 병원에 가서 체크하고, 차량 수리문제로 이런저런 씨름을 해야 하며, 또 땡볕을 걸어 정형외과에 다니고, 이런저런 자잘한 불편함에 시달리고 거기에 시간을 써야 하는지. 너무너무 짜증이 난다.  전혀 상관없는 누군가 때문에 나의 일상이 침해받았다는 사실그리고 그들은 그것에 그다지 책임을 지지 않고 편하게 자기 생활을 영위하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에 짜증이 난다.

 

가해 차량은 20대 대학생인지, 젊은 남성들 우르르 탄 렌터카였는데. 그 친구들은 성산대교 위에서, 정체상황도 아니고, 차량이 적당한 속도로 막힘없이 진행하고 있는 흐름에서 무슨 객기를 부리며 운전을 했길래, 앞에 차를 그렇게 세게 때려 박은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뭐 달려오다가 갑자기 정체해 있는 차들을 뒤늦게 발견하고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추돌하는 상황도 아니고, 꾸준히 차들이 진행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좋은 행사, 기분 좋게 잘 마무리한 그 마지막 귀가의 여정에 약간의 오점이 생긴 느낌이다.

 

액땜했다며, 그나마 이 정도인 게 다행이라며, (실제로 더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게 다행이다. 우리 차가 성산대교 1차선으로 주행 중이었기에, 후방 추돌당한 차가 충격에 밀려 넘어가중앙선 너머 마주 오는 차와 정면충돌하는 경우도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털고 넘어가야지 뭐… 자자.

 

















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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