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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2.04 눈과의 전쟁 2
  2. 2009.12.27 어찌되었건 화이트크리스마스. 4

이번 겨울은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는 것만 같다. 지난해에는 이렇게 눈이 많이 오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말이다. 어제 밤에도 한바탕 눈과의 전쟁. -_- 한번 쭈욱 쓸고 지나오면서 다시 뒤를 돌아보며, 언제 쓸었냐는 듯 소복히 쌓여있는 눈 ㅠㅠ  저녁때 몇차례를 쓸고 또 쓸었다. 눈이 계속 올테니, 밑빠진 독에 물붓기 같은 일이었지만, 괜한 오기가 생겨서... 근데 이노무 눈을 이길수가 없더군. 조용하게 강했다.

 

 

어제 오후부터 내린 눈. 처음 눈발이 흩날리는 걸 보았던 그때는 알지 못했다. 뭐... 눈송이가 굵은 함박눈이 아닌듯 보였기에, '훗! 요런 자잘한 눈이 쌓여 봐야 얼마나 쌓이겠노...' 이렇게 코웃음을 쳤다. 그 대가였을까 ㅠㅠ 저녁때 몇차례 푸닥거리 하듯 제설작업을 했었지만. 눈이 사뿐사뿐 내리는 모양새를 보아하니, 이게 간단히 끝날 문제가 아닌듯 했다. 아침엔 정신없이 후다닥 거리며 나가야 할텐데. 아침에 치우기 만만치 않을것 같아서. 새벽에 뙇~! 문을 열고 나갔을때...한 10cm는 쌓여있는듯 했다. 아...정말 꾸준한게 무서운거구나...;;; 자잘한 눈이라고 쉴 새 없이 내리고 내려 쌓이고 쌓이면 이렇구나. 하는 인생의 교훈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열심히 눈과의 승부!!! 

가랑비에 옷이 젖고, 자잘한 눈에 등골이 휜다. ㅠㅠ  어제 밤에 새벽 두시에 나가서 또치우고 치우고. 뭐 그렇게 새벽에 눈과의 사투를 벌인덕분에, 아침이 좀 편했던건 사실이다. 뭐...아침에도 가방을 맨채 빗자루를 들어야하긴 했지만.

 

 

아래의 아름다운(?) 광경은, 어제 오후부터 새벽의 중노동 그리고 아침의 가벼운 노동의 결과물이다. 깔끔하니 좋네... 근데... 오늘 밤에 또 눈님이 왕림하신단다 ㅠㅠ 집앞은 노동의 결실로 무지하게 깨끗해졌지만. 집을 나서니 여기저기 눈이 쌓인게 장난이 아니다. 이제는 고전영화로 분류할만 한 옛 영화 '러브스토리'. 그 영화의 트레이드 마크라고도 할수 있는 눈밭에서의 아름다운 러브씬과, 팍팍한 현실 사이의 간극이 너무나도 커져만 가는 것을 느끼는건...아, 나도 이제 감성의 터전이 메마르다 못해, 가뭄의 논바닥 마냥 쩍쩍 갈라져가는 것일까.

 

 

집에서 나와 걸어가다, 경의선 철도가 지하로 복선화되면서 생긴 공원에 쌓인 눈을 바라보며, '아 예쁘다.' 하면서 사진 한장 찰칵. 이렇게 바라만 보면 어여쁘고 아름답기만 하구나.


 

누군가 그랬다. 인생은 멀리서 바라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비극이라고. 우리네 인생사가 그러하듯, 눈도 그렇다. 집 앞에 친히 왕림하사, 불초한 본인이 쓸어야 하는 눈은 비극이고, 먼발치 떨어져 감상할 수 있는 설경 속의 눈은 희극이니라.

부디 오늘 저녁. 조금만 내려주시라...

 

 

 

 

 

 

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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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은 참 빠르다. 무려...어제그저께가 크리스마스였다니... 어찌되었건, 그날은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다. 와이프와 10번째 함께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중에, 두번째 화이트 크리스마스.  2000년 크리스마스 이브날.  당시 여자친구라 불리웠던^^  와이프랑 사귀고 처음 맞이하는 크리스마스날. 종로쪽으로 버스를 타고 나가고 있었는데 동대문 근처를 지날때즈음, 눈에 펑펑 쏟아졌던 기억이 정말 엊그제 같다. 당시는 디카가 지금처럼 대중화되기전이었고(2002~2003년쯤 부터, 디카가 대중적으로 쓰이기 시작한것 같다. 내가 디카를 처음 구입한 것도 그 즈음이고)  그리하여, 당시 손에 들고 나갔던 똑딱이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그날의 기억들의 유일한 물적 증거가 되고 있다. 싸구려 몇만원짜리 스캐너로 스캔한 작품(?!)이라 사진의 품질이 상당히 열악하지만, 이 한장의 사진 속에 그날의 기억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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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다른 사람에게 사진을 찍어달라 부탁했던 것 같다 ^^;;;



   2009년 12월 25일 저녁. 창문을 열어보니, 눈발이 날리는게 아닌가... 감정의 굳은살 저 뒤편에 아직 말랑말랑한 그 무언가가 아직 남아있던 것이었을까... '크리스마스'여서가 아니라,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였기에 잠시 집앞에 홍대 근처로 마실을 나갔다. 특별히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져 걷고 싶었다. 그리고 걸었다. 잠시 피자헛에 들어갔다가... 포인트카드의 혜택없이 피자를 먹는 짓이 왠지 손해 보는 것만 같은 느낌에... 나와서 그져 걸었다. 둘이서 나름 육중한 카메라 손에들고 셀카도 찍고, 2009년 12월 25일,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그 시간들을 눈에 담고 가슴에 담았다.

   눈도 오고, 손도 시리고, 사진찍으러 나온게 아니라 와이프 손잡고 걷기 위해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뷰파인더를 보지도 않고, 대충 느낌가는데로 카메라를 조준(!)하고는 셔터를 눌러댔다. 훗날 2009년 12월 25일을 기억케 해줄 습작들. 그 날의 시간들이 얼음땡하고 메모리카드 안에 담겨 나에게 붙들려 와버렸다. 얘들아...그냥 우리랑 함께 지내자.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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