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12주차, 둘째를 보러 산부인과를 찾았다. 엄마가 극심한 입덧에 시달리고 있어도, 아이는 잘 자라주고 있다. 한 달여 만에 만난 것인데, 꽤 많이 자랐다. 지난번에 1.37cm였던 아이가 6.29cm이니, 정말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는 셈이다. 심장박동 소리도 정상. 팔, 다리, 정확히 개수를 셀 수는 없지만, 손가락도 보이고 정상적인 발달과정에 있다고 한다.


오늘은 12주라 입체 초음파도 볼 수 있었다. 초음파 보는 동안에도, 요 녀석은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이래저래 많이도 움직이는데 건강하다는 이야기란다. 이런저런 근심·걱정들 머릿속에 스트레스들을 안고 있다가도, 저 초음파 영상에 보이는 어린 생명을 보고 있자면, 그 순간만은 모든 것을 다 잊는 듯하다.




이 아이가 무탈하게 잘 자라서, 세상 밖으로 나오는 그 날을 고대하고, 또 고대한다. 특히나 요즘 같은 상황에선 그게 더더욱 절실하게만 다가온다. 6개월여의 시간이 남았다. 아이를 뱃속에 품고 있는 아내의 우울함과 정신건강 상태가 아주 안 좋기에, 그 6개월의 시간 하루하루가 마음 편할 날이 없을 것만 같다. 어서 건강하게 자라서 세상 밖으로 나오너라. 그다음부터는 아빠가 지켜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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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니 자정이 지났으니 그저께구나. 2월 10일 수요일, 임신 7주차에 다시 산부인과를 찾았다. 5주차에 병원에서 초음파를 보고 오면서, 2주 후에는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였다. 첫째 성현이 때는 모든 게 다 처음 겪는 일이라 신기하면서도 다소 정신없이 지나쳤던 일들이, 둘째 때는 하나하나 기대감으로 다가오는 느낌이다. 


성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부모가 된다는 것,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몰랐다. 사실 두려움만 컸던 것 같다. 성현이가 태어나고, 성현이와 26개월을 보내면서 아이를 가진다는 것이, 물론 여러 어려움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배웠다. 낯설기만 했던 아빠라는 이름이 멀게만 느껴졌던 2013년과는 달리, 아빠가 된 나는 아빠의 이름으로 둘째를 만난다. 성현이를 통해 내가 다시 태어난 것이다.




2주 만에 초음파 영상을 통해 둘째의 모습을 보았다. 제법 자라난 모습이다. 지난번에 둘째의 모습이 동그란 형태였다면, 이제는 아주 작지만 제법 사람의 모습을 갖추어가고 있다. 머리와 몸통, 다리. 인상적인 것은 벌써 강렬하게 움직이고 있는 심장의 모습이었다. 우리의 심장은 이렇게 생명이 만들어지는 순간부터 맹렬히 뛰기 시작하는구나. 생명 그 자체의 경이로움을 느낀다.




초음파 동영상도 함께 올리려고 했는데 동영상 편집툴을 다루지 못해서 잠시 미뤄두기로 했다. 유튜브에서 iMovie 강좌를 찾아 듣고, 네이버 카페 맥쓰사에서 아이무비 강좌를 들어야겠다고 결심^^ 나중에 이 게시물에다 둘째의 초음파 영상을 붙여놓을 예정이다. 


아, 맞다! 그리고 태명 !!! 첫째 성현이는 쑥쑥이라고 태명을 지었었는데, 둘째의 태명은 아직 제대로 짓지 못했다. ‘새해의 희망’이라고 ‘새희’라고 부르려고 했는데 실제 불리는 태명은 아니다. 아내와 의논해서 태명을 어서 지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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