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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달 반 전인, 작년(2007) 12월 12일. 내 생일날. 햇 수로 7년동안 인연을 맺어왔던 뚤레패밀리의 대모 '뚤레'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2006년 6월까지만해도, 성묘만 5마리로 이루어진 튼튼한 길냥이 패밀리였었다. '옹이'와 '똘레'가 고양이와 살을 부대끼며 함께 살아가는 삶의 첫 시작이었다면, '뚤레'는 길냥이란 존재를 삶속 깊숙이 자리매김하게 해준, 첫 시작의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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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미.웅이.깜둥이.쪽이.뚤레

   [관련글]    12월 12일.                          ▷▷▷   http://hunsblog.com/tc/32     

    [관련글]  [♬] 안녕...턱시도 냥이, 우주야...    ▷▷▷   http://hunsblog.com/tc/33   
                                                                             뚤레는 우주의 엄마고양이     

    

당시는 여자친구였던^^ 지금의 와이프네 집 창가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가끔은 그 보살핌이 고마웠는지, 가끔 쥐를 잡아다가 와서 와이프네 집 현관문 앞에 놓아두곤 하던 뚤레와 아이들. 번성했던 패밀리였던 녀석들중에, 무슨일이 생겼던 건지. 낭만을 알던 풍류고양이 같았던 멋진 쪽이, 방안까지 들어와서 예쁘게 야옹야옹 울던 깜둥이가 언제부턴가 안보이기 시작하고. 2007년 중반 즈음엔 뚤레, 꼬미, 웅이 이렇게 셋이 남게 되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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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20일, 뚤레. 꼬미. 웅이.


몇 개월 전, 가을에서 초 겨울로 접어 들어 갈때 쯤. 짱이의 엄마이자, 뚤레의 예쁜 딸이었던 꼬미도 안보이기 시작했다. 자주 가는 동물병원 수의사쌤께서 이 근방에 길냥이들한테 범백이 돌고 있는것 같다고 하셨다. 불안했지만. 그래도 엄마 뚤레와 아들 웅이. 그리고 꼬미가 남긴 딸인 꼬맹이 미애가 서로 의지하고 지내는 것을 보며, 마음을 쓸어 내리곤 했다. 그러다가 한달 여전,  내 생일날. 뚤레가, 늘 저녁때마다 나를 기다리던 그 자리에서 잠자듯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뚤레가 떠나가고 몇일 간, 웅이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엄마에 대한 의존도가 무척 높던 녀석이었는데. 홀로 남겨진 이 세상의 풍경들이 너무나 낯설고 외로웠을게다. 몇일 만에 본 웅이의 모습은 많이 수척해져 있었다. 그로부터 또 며칠이 지난 후, 여전히 눈치보며 소심하게 밥먹으로 다가온 녀석의 몸에서 예전엔 볼수 없었던 상처 자욱과 피부병 같이 털이 웅큼웅큼씩 빠져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잔뜩 주늑이 든 모습, 어딘가 아파보이는 몸. 너무나 처량해보였다. 우리와 인연을 맺은 첫 길냥이가 남긴 유일한 핏줄인 웅이(그리고 미애)를 이대로 방치 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녀석들을 집으로 데리고 들어오기로 마음을 먹게되었다. 그런데 어떻게 두 아이들을 잡을 수 있을지 몰라, 고양이 관련 협회의 인터넷 카페에 문의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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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26일. Daum카페 '고양이보호협회'에 올렸던 글.


웅이와 미애를 데려오는 작전을 펴던 12월 28일, 12월 29일. 손 끝이 애리도록 차가운 겨울 바람이 불었다. 두 가지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동네 분들의 간섭은 우리가 예상했던 어려움이었기에 괜찮았는데, 예상치 못했던 난관은. 동네에 밥을 주던 다른 길냥이들이었다. 웅이와 미애를 잡으려고 설치한 통덫에, 다른 애들이 털컥털컥 잡혔다. 웅이가 너무 조심성이 많은 녀석이었기에. 은밀한 곳에 통덫을 설치하고, 근처 건물 유리문 안쪽에서 그 곳을 관찰하곤 했는데(물론 너무 추워서 바람 피할 곳을 찾으려는 의도도 있었다), 털컥털컥~ 소리가 나서 가보면 계속 다른 아이들. 첫째 날 작전은 성과가 없었다.

둘째 날. 그날도 역시 매서운 칼바람이 불어댔고, 계속되는 구출(?)작전 실패에, 마음 속에 절망의 그림자가 드리우던 자정무렵. 털컥 소리와 함께,  미애가 잡혔다. 와...근데 이녀석이 놀라서인지 온갖 괴성을 지르며 통덫안에서 우당탕 난리가 났다. 통덫을 들고 집으로 뛰었다. 집에 가서도 통덫에서 철장케이지에 넣는 과정에서 미애가 방안으로 탈출하여, 온갖 기물파손-_-;;;을 저지르며, 정말 날라다녔고 한동안 숨바꼭질을 벌인 후에야, 미애를 우선 마련해 놓은 철장 케이지에 넣을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우리 둘은 진이 다 빠진 상태.  다시 통덫을 들고, 잠복장소로 향했다. 미애를 데리고 가면서 미애가 필사적으로 난동^^;;; 을 부렸기 때문에, 웅이를 다시 잡기 힘들어지는것이 아닌가 걱정했었지만. 다행히 웅이는 우리를 추위속에서 오래 기다리게 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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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데리고 왔을때는 욕실안에 철장케이지를 설치하고 격리시켰고. 어느정도 안정후에, 케이지를 방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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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애는 아직 어렸기에(▶◀'짱이'랑 형제자매간) 오래지 않아,애들과 적응을 했다. 단 고양이들하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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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이는 여전히 경계태세...ㅠㅠ


밖에서, 지배되지 않는 자유로운 도시의 영혼으로 6년가량 살았던, 야생성이 살아있는 웅이는 여전히 불안해하며 경계하고 있는 상태이다. 밖에서는 너무 왜소하고 연약해보이던 녀석이, 집안에 데리고 들어와서 보니. 완전 덩치큰 고집스러운 남정네의 모습.^^;;;  어릴때나 새끼때는 쉽게 집안 환경에 적응 할 수 있지만, 6년이나 바깥 삶을 살았던 녀석에겐, 좀더 긴 시간이 필요 할 것만 같다. 이로써, 우리 동네 길냥이계의 한 축이었던 뚤레네 패밀리는 더이상 바깥에선 볼 수 없게 되었지만, 이제 우리집 안에서 뿌리를 내리게 되겠지. 보고 있니...? 뚤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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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위급한 상황에서 구조되었던 주니(or 준이) 당시 검이가 떠나간지 얼마 안되었을 때였는데, 검이와 너무 닮은 모습에, '검이 주니어'라는 의미에서 '주니'라  이름 지었다. 또, 얼마전 내 생일에 무지개 다리를 건넌 '뚤레'의 마지막 아들이기도 하다. 뭐... 나를 무척 좋아하고 잘따르던 검이와는 달리 -_-;;; 구조될 당시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사람하고 잘 안친하게 지내는 녀석이긴 하지만...^^

 2007년 10월 1일, 밤. 나는 피곤해서, 잠시 쪽잠을 자고 있었고, 와이프님은 밖에 냥이들 밥주러 나갔던 상태. 핸드폰 벨소리에 잠에서 깨어보니, 부재중통화가 아주 여러통이 와있었다. 그래서, 와이프님께 전화를 하니, 쥐끈끈이에 붙은 고양이가 있다는 것이었다. 정신차리고, 모자 눌러쓰고 가보니... 아직 어린 냥이가, 쥐끈끈이에 붙어있었는데, 점점 발버둥을 칠수록 온몸이 쥐끈끈이에 붙어갔고, 아예 몸의 한쪽이 다 붙어버려서, 움직일수도 없는 지경이었다.

 와이프님 얘기를 들어보니, 뚤레네 밥주는 곳에서,  한쪽 다리에 뭐가 붙어있는듯 그것을 질질 끌고 다니며 부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아이가 있었다고 한다. 어두워서 정확하게 상황을 파악할수 없었기에, 처음에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전단지같은게 붙어있나 생각했었고, 그래서 그것만 떼주고 오려고 했는데, 계속 지켜볼수록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알았다고 한다.

 그자리에서 끈끈이를 떼줄수 없음을 확인하고, 집에 데리고 오려고, 가방에 넣는데 너무 놀라서 괴성을 지르는 녀석을 붙잡고 씨름하다, 어쩔수 없이 그냥 끈끈이 붙은 녀석을 안고 집으로 오기로 했다, 도저히 방법이 없었기에... 고양이의 습성을 아는 분들은 알 것이다, 그렇게 놀란 상태의 고양이를 그냥 안고 이동하며, 차가 다니는 길을 건너고 하는것이 얼마나 모험이라는 것을. 많이 걱정하면서, 녀석을 품에 안고 집에 이동하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별다른 반항없이 녀석을 데리고 올수 있었다.

집에 와서, 인터넷 검색을 하고. 동물병원 원장님께 조언을 구해서, 식용유를 이용해서 끈끈이에서 '주니'를 떼어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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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끈끈이 접착력이 장난이 아니다. 3개월 가까이 되었건만, 우리집 화장실 바닥에는 특정부분이 아직도 끈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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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끈끈이에서만 분리했지만, 두 다리가 완전히 붙어있는 상태. 정말 오랜시간 고생했다.

누가 저런 짓들을 한 것인지. 대충 짐작이 가는 한 양반이 있긴한데... 어찌했건 '주니'는 참 극적으로 우리집의 냥이 패밀리 일원이 되었다. 그런데, 이날 끈끈이에 붙어서 고생하고, 또 그것을 떼어내려고 고생했던 트라우마 때문인지. 사람을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시간이 지나갈수록 점점 나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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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식용유로 목욕을 했기에, 털이 계속 보습-_-;;;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털이 젖은 상태로 물기가 몸에 계속 남아있으니, 몸의 체온이 떨어져서 계속 와들와들 떨고 있었다. 결국 이날 다시 여러차례 목욕을 시켜서 기름기를 제거해주고 나니, 털이 보송보송한 상태를 되찾을수 있었다.  이렇게 우리 부부에게도, 주니에게도 다사다난했던 하루가 저물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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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한 다음날(10월2일) 우리집 옹이씨와의 첫대면. 사이즈 차이가 극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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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년...주니. 코밑에 뭐묻힌거니 ^^ (10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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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이, 주니, 초린 (1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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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짱샷...♡ (1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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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있게...♡ (12월 19일)

요즘은 숙이와 로맨스 에 빠져있다. 숙이와 주니의 아기자기한 로맨스 스토리는 이후 포스팅에...

ps/
어이 현천군. 냥이들도 로맨스 한다. 그런데,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
어서 독수리나 비둘기를 데리고와서 로맨스를 하란말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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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12일, 나의 생일...그리고, 뚤레의 갑작스러운 죽음.
어제까지만 해도, 나에게 냐앙~거리며  꼬리 세우며 나를 반갑게 맞이하던 뚤레가,
이 삭막한 콘크리트 덩어리 도시의, 지배되지 않는 맑은 영혼이었던 뚤레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의 몸을 우리에게 허락하는구나.
널 거두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손에서 느껴지는 너의 차가운 체온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어.

너는 마지막까지도 우리를 기다린듯 늘 있던 차 아래에, 있었지.

왜일까...보통때에는 불러도 나오지 않을때, 조금 기다리다가, 그냥 밥을 주고 오곤 했었는데.
뚤레야. 오빠를 불렀던거니? 오늘 따라, 잘 살피지 않던 그 구석쪽으로의 알수없는 이끌림을 느꼈고,
어두워서 확인할수 없었기에,  후레쉬까지 비춰보았었는데... 뚤레야. 오빠를 불렀던 거구나.

뚤레네 식구들이 점점 줄어들어간다...이제 남은건 웅이 하나.

2006년 6월 이전까지만 해도,  228-2에서 보금자리를 가지고 있을때까지만 해도, 뚤레, 웅이, 꼬미, 깜둥이, 쪽이...이렇게 번성했던 가족들이었는데. 아니, 불과 지난 여름까지만 해도, 뚤레, 웅이, 꼬미, 그리고 짱이를 포함한 꼬미의 아이들까지 외롭지 않은 패밀리들이었는데...

밥주던 곳을 옮기기전 그 창살쪽에 있을때, 골목에 내가 들어서면, 냐앙거리면서, 나에게 달려오던 아이들이었는데, 이제 웅이 하나 남았구나.

어제까지만해도, 넌 우리 곁에 있었는데... 긴 시간동안 너무나도 잘 지내주었기에, 넌 언제나 괜찮을꺼라 생각했었어. 뚤레야. 너를 너무나도 좋아하며 잘따르던,  네 아들 웅이. 웅이가 너무 애처롭다.

기억하니? 웅이는 우리가 밥을 줘도 먹지않고 기다리면서, 냐옹거리면서 널 불렀었어. 그리고 네가 오면 골골거리면서, 너에게 몸을 부비며, 그제서야 밥을 먹곤 했었지. 네가  늘 웅이를 지켜주었으면 좋겠어. 그 순해서 물러터진 녀석을 말이야...

2006년 초. 네가 네마리의 아가를 낳았었지. 아이들을 우리가 입양시키려고,
방에 데리고 들어왔을때, 구슬피 울며 냐앙거리던 네가 생각난다. 우주가 유독 너를 따랐었는데.

우주가 떠나가고, 깜둥이쪽이가 작년 여름 사라지고, 꼬미가 몇달전부터 안보이기 시작하고, 짱이가 떠나가고... 이제 네가 가는구나.

네가 사랑하던 아이들을 다시 만나서, 다시 몸을 부비며, 함께 하겠지. 이렇게 각박한 도시에서, 메마른 인간들 틈바구니에서, 살아가는 일이 참 힘든 일이었을꺼야. 이제 편히 쉬기를 바랄께. 고생했어.


뚤레야.
01년부터 시작되었던 너와의 인연, 우리의 인연이 참 소중한 인연이었음을... 기억해줘.
그리고, 잊지마.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님을,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임을 말이야.

나와 현숙이에게, 길냥이 사랑의 시작을 만들어주었고, 늘 든든한 대모 로서, 우리 곁에 있어주었던 너.
네가 있어, 참 좋았어. 고마워. 다시 태어나도, 우리의 친구로 태어나주기를...

너의 마지막 아들. 준이. 너의 아이 맞지? 오래오래 건강하게 키울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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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에 올렸던 사진. 2003년 12월 13일, 4년전의 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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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년말~06년초,(깜둥이), 꼬미, 쪽이, 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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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이, 꼬미, 저뒤에 깜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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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깜둥이, 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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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에 깜둥이, 쪽이, 뒤쪽에 꼬미, 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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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둥이, 쪽이, 꼬미, 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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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둥이, 쪽이, 뚤레, 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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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미, 웅이, 깜둥이, 쪽이, 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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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20일, 뚤레. 꼬미. 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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