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밤, 갑작스레 모니터 화면이 괴기스러운 모습을 연출하기 시작했다. 그다지 건드린것도 없는데,  난 그져 컴퓨터를 다시 껐다가 켰을 뿐인데. 이게 대체 무슨 조화란 말인가....   데스크탑의 옆구리를 열어, 메모리며, 그래픽카드 등등을 빼내고, 그간 솔찬히 쌓여있던 먼지(고양이털&모래가루&먼지)들을 진공청소기로 훑어내고, 다시 꼽고 부팅하고 절망하고,  다시 데스크탑 옆구리에 머리를 박고 이것저것 만지고 다시 부팅해보고 또 절망하고... 이 과정을 몇차례 반복하다 보니...   아하, 이 녀석이 뭔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은 분명하구나 하는 형광등 같은 직감-_-;;;이 온몸을 엄습하기 시작했다.  아래와 같은 상황. 대부분 많은 이들의 조언은 '님하, 그래픽 카드 사망한 거임. 그래픽카드 교체하셈~'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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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 되었던, 늘상 별탈없이 돌아가던 녀석이 덜커덕 이렇게 되고 나니, 멀쩡하게 컴퓨터가 부팅되던 그 평범한 일상이 한없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제발 꿈이었으면~ 그냥 너의 장난이었으면 좋아 ㅠㅠ'    아무런 문제없이 평범하게 돌아가던 일상의 소중함이란,  굳이 [평상시 공기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지만, 공기가 없으면 살아갈수 없다는 둥] 하는 다소 식상한 비유를 들지 않아도, 누구나 소소한 일상들속에서 자주 마주하게 되는 삶의 깨달음들이다.(뭐, 금방 다시 잊게 되긴 하지만ㅎㅎ)    

   하다 못해 가벼운 장염한번 앓아도, 그져 평범하게 밥먹고 볼일보고 하는 아주 평범한 일상들이 그리워질테니까.   늘 당연한 듯. 내가 마주하는 일상. 늘 거기 있는게 당연한 사람들,. 냥이들. 나를 둘러싼 그 모든 '당연한' 존재들.  모두 다 소중하다.  그들의 부재는 곧 나의 일상의 균열 혹은 일상의 파괴...즉, 내 삶이 비정상적 상태로 진입함을 의미한다. 그 속에서 내 삶은 약하게는 불편해지기도 하지만, 심한 경우는 황폐해지기도 한다. 작년... 복막염과 범백으로 많은 냥이들을 무지개다리 저너머로 떠나보냈을때에도 그랬었다.    이야기가 좀 다른데로 비껴나간듯 싶기도 한데, 멀쩡히 잘되던 컴퓨터가 갑작스레 삐걱거릴때 느꼈던 불편함 속에서, 평범히 잘 돌아가는 일상이라는 것의 소중함을 적어보고 싶었다 ^^;;;

   Anyway... 새벽까지 뺐다꼈다절망하다. 를 반복하다 몇시간 자는둥 마는둥하고, 바로 용산으로 고고씽. 불과 몇시간 전만해도  예정에 없던 그래픽카드를 구입하고, 돌아와서...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으로(혹시 그래픽카드 문제가 아니였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과 함께)  보드에 장착... 다시 멀쩡히 웃어주는 모니터를 보면서 휴우~ 하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어차피 뒤집은 김에, 포맷신공까지...^^ 그리하여, 어제 저녁이 되어서야, 어느정도 일상을 회복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  생각도 안했던, 그래픽카드 업글. 그에 대한 간단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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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을 나와 함께했던 Geforce 7900GTO. 안녕 ㅠㅠ

↑ MSI NX7900G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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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force 9800gt / 스톡쿨러가 아닌, 싸제 쿨러(잘만쿨러)가 달린 녀석으로 골랐다.

↑ Rextech 블랙라벨 지포스 9800GT ST 512MB VF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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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두장 더 보시려면...아래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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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은 참 빠르다. 무려...어제그저께가 크리스마스였다니... 어찌되었건, 그날은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다. 와이프와 10번째 함께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중에, 두번째 화이트 크리스마스.  2000년 크리스마스 이브날.  당시 여자친구라 불리웠던^^  와이프랑 사귀고 처음 맞이하는 크리스마스날. 종로쪽으로 버스를 타고 나가고 있었는데 동대문 근처를 지날때즈음, 눈에 펑펑 쏟아졌던 기억이 정말 엊그제 같다. 당시는 디카가 지금처럼 대중화되기전이었고(2002~2003년쯤 부터, 디카가 대중적으로 쓰이기 시작한것 같다. 내가 디카를 처음 구입한 것도 그 즈음이고)  그리하여, 당시 손에 들고 나갔던 똑딱이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그날의 기억들의 유일한 물적 증거가 되고 있다. 싸구려 몇만원짜리 스캐너로 스캔한 작품(?!)이라 사진의 품질이 상당히 열악하지만, 이 한장의 사진 속에 그날의 기억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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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다른 사람에게 사진을 찍어달라 부탁했던 것 같다 ^^;;;



   2009년 12월 25일 저녁. 창문을 열어보니, 눈발이 날리는게 아닌가... 감정의 굳은살 저 뒤편에 아직 말랑말랑한 그 무언가가 아직 남아있던 것이었을까... '크리스마스'여서가 아니라,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였기에 잠시 집앞에 홍대 근처로 마실을 나갔다. 특별히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져 걷고 싶었다. 그리고 걸었다. 잠시 피자헛에 들어갔다가... 포인트카드의 혜택없이 피자를 먹는 짓이 왠지 손해 보는 것만 같은 느낌에... 나와서 그져 걸었다. 둘이서 나름 육중한 카메라 손에들고 셀카도 찍고, 2009년 12월 25일,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그 시간들을 눈에 담고 가슴에 담았다.

   눈도 오고, 손도 시리고, 사진찍으러 나온게 아니라 와이프 손잡고 걷기 위해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뷰파인더를 보지도 않고, 대충 느낌가는데로 카메라를 조준(!)하고는 셔터를 눌러댔다. 훗날 2009년 12월 25일을 기억케 해줄 습작들. 그 날의 시간들이 얼음땡하고 메모리카드 안에 담겨 나에게 붙들려 와버렸다. 얘들아...그냥 우리랑 함께 지내자.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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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말 시험 시즌은 공식적으로 종료.

마음은 한결 여유로우나...  한가지 계획해둔 시험이 있어서, 한동안 책을 붙잡고 있어야 할 듯 하다. 간간히 포스팅하고, 기타좀 치면서, 공부에 올인.  2009년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데, 하고 싶은건 참 많고. 또 해야할 것도 많고...  차분한 한해 마무리를 위해, 10일가량을 알차게 살아내야 겠다. 이 일렁이는 연말연시 설레임 가득한 시간들을 술냄새 대신 종이냄새와 나무냄새를 풍기며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인데...후후...^^;;;



▶ Project X
▶ 클래식기타 강의 선정후, 찬찬히.(레슨은 현 상황으로는 무리, pass)
▶ 통기타는 걍 황선생으로 밀고가기. 우선 끝까지 가보자.
▶ 조선인으로 태어난 업보 -_-;;;  :  영어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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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5월 14일...사귀기 시작해서, 10번째 함께 맞이하게 되는 와이프님의 생일이다. 음력을 생일로 쓰기에, 늘 생일이 다채롭게^^ 변하는데, 작년에는 음력 10월 22일이 양력으로 12월 12일, 즉 내 생일과 같아지는 특이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올해 내 생일은 암울모드ㅠㅠ  오전과 오후를 넘나들며 들쭉날쭉 시험이 잡혀있음. -_-;;;)  부모님과는 지난 주말에 미리, 가든호텔 부페에 가서, 식사를 했고, 생일인 오늘은 둘이서 조촐하게 시간을 보낼 예정. 아래사진들은 일종의 전야제(?). 12월 7일에서 12월 8일로 넘어가는 시점에 케잌도 켜고, 노래도 부르고  이 여사님께 꽃다발도 안겨드렸다.

  이제 나이를 서른하고 아주 약간 더먹었는데, 10번째 함께 하는 서로의 생일이라...  내가 살아온 인생의 1/3을 함께 했다는 사실에 참 놀랍기도 하다. 그러나 이정도 가지고 깜놀하기엔, 앞으로 함께 할 삶의 나날들이 더 많이 남아있기에... ^^  앞으로도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사랑하며... 살아가야겄다.

사랑해~! 이 여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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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YOU. 이제 나이를 표시하는 초 대신 다른 아이템을 사용하는 쎈쓰.가 필요한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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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을 안고, 장미꽃의 향기를 느껴보시는 이여사님^^ (실제 장미가 향기가 참 좋았다)




보너스샷. 딱걸린 범행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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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잌의 생크림을 코에 묻힌채 검거된(?) 랑랑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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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주일이 뭐 이리 빨리 지나가 버리는 건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 하는게 없이 바쁜거 같기도 하고, 또 어찌 생각해보면 이것저것 하는게 많은 것 같기도 하고. 한 가지 확실한건 토요일 저녁부터 주어지는 1+1/4 Day 의 짧은 여가 시간들은 참 달콤하면서, 일장춘몽과도 같다는 것. 막상 토요일 저녁시간이 되면, 뭔가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에 부풀지만, 잠시 뒹굴거리다보면...아뿔사! 일요일 저녁 ㅠ_ㅠ  일주일후에 다시 맞이 할 황금같은 휴식시간은 좀 더 알차고 즐겁고 가열차게 놀아주리라 궁시렁궁시렁 되내이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시츄에이션.

  뭐 인생뭐있나. 늘 비슷하게 반복되는 희망과 허망의 싸인곡선의 쳇바퀴를 그냥 들입다 달려가는거지. 좋았다가, 나빴다가. 즐거웠다가, 괴로웠다가. 희망에 들떠있다가, 절망에 휩싸이다가. 마냥 열정적이다가, 축축 가라앉다가. 그렇게 '이랬다가저랬다가왔다갔다'하면서 사는거지모. '내일 지구가 멸망하다 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 할아버지의 말씀마냥, 나는 '내일 일요일 저녁이 온다하더라도, 즐겁게 뒹굴거리며 커피나 한잔하며 희망에 부푼 가슴을 안고 뒹굴거리겠다.'는 이야기.

오늘의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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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이크 할까 말까하다가... 노트북에 포토샵이 안깔려 있는 관계로 pass~ 중요한건 뒹굴뒹굴이라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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뒹굴뒹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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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살, 두살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예전에 어린시절 자주 들었던, '나이 먹으면 시간이 총알처럼 지나간다.'는 류의 어른들의 말씀들. 요즘 절실하게 체감하고 있다. 시간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동안은 못느끼는데 막상 지나고보면 부지불식간이다. 휴... 나도 그 어른들의 나이가 되어버린게지.  

  나이를 먹어가면서 느끼는 가장 안좋은 점들중의 하나는, '감정의 굳은살' 이다. 아니 '감각의 굳은 살'이라 해야 맞을까?  어린 시절에 가지고 있던 - 냐옹이들의 분홍발그스레한 발바닥 마냥 말랑말랑 보들보들한 - 발 뒷꿈치 대신, 늘어난 몸무게와 삶의 무게를 지탱하느라, 단단하고 때론 찍찍 갈라지기까지한 내 발 뒷꿈치의 굳은살을 마주하게 되면, 꼬꼬마때 대중목욕탕에서 보았던 나이많은 아저씨들의 발뒷꿈치에서 느꼈던 나이를, 이제 나에게서도 느끼게 된다. 뭐... 발뒷꿈치의 굳은 살이야, 보습해주고 갉아내주면(?) 잠시나마 다시 보들보들한 옛날로 돌아갈수도 있겠지만... 나이 먹으면서 생겨난 감정과 감각의 굳은살은, 이거 뭐 어찌할 도리가 없다.
 
  무언가에 설레인다는 것은, 그 무언가에 대한 나의 감각에 아직 굳은 살이 생기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더이상 첫눈을 보고 설레인다거나 하기보다는 '아놔...집앞에 눈 쓸어야 겠군. ㅠㅠ' 이러는 걸 보면, 첫눈을 볼만큼 보았다는 이야기.-_-;;;  첫눈에 대한 매너리즘에 빠진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눈이 황금색으로 바뀌어내린다거나 무지개마냥 '빨주노초파남보' 눈송이들이 내리는 이변이 생긴다면 모르겠지만. 적어도 눈이란 존재는 나에게 너무 익숙해져버렸다. 더이상 첫 눈이라는 존재가, '예전만큼의' 자극이 되지 못하는 삶의 시절이 도래한 것이다. 마치 담배속의 니코틴이 더이상 나에게 알싸한 현기증과 어지러움의 쾌감을 주지 못하는 것처럼.

  언제부턴가, 삶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즐거움이나 기쁨의 약발이 길게 가지 못함을 느낀다.. 그닥 즐겁거나 기쁜 일이 없어서 인지, 아니면 마냥 즐겁고 마냥 기쁘기엔,  그 즐거움과 기쁨 조차도 너무나도 익숙해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요즘 좀 그렇다. 이런게 나이를 먹어간다는 건가... 잘모르겠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분명 삶속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상황들에 대한 익숙해짐을 동반할 것이다. 그것을 누군가는 연륜이라고 부르기도 하겠지만, 왠지... 작은 것 하나에도 마냥 신기해하며 기뻐하던 시간들. 다시 돌아갈수 없는 그 시간들이 마냥 그리워진다.  그냥 문뜩 떠오른 아련한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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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라와 앙팡이


  평온한 주말 저녁... 소파베드 위에서 졸린 듯 누워있는 냥이들의 모습에서도 느껴지는, 평화스러운 일상의 잔잔함을 만끽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상 속의 즐거움이란, 스펙터클하고 임팩트있는 그 무언가로서 다가오는 것 일 수도 있지만, 또 때로는 잔잔함으로 다가 올 수도 있는 것 같다. 약간은 나른하면서 릴렉스된 몸과 마음. 이런 평온한 시간들이 참 즐겁다.

  다시 내일 월요일을 맞이 하겠지만, '뭐 이정도면, 잘 쉬었구나...'하는 만족감. 왠지 월요병에 갤갤 거리지 않을 수 있을 것만 같다. 내가 느끼는 평온함과 잔잔한 일상 속의 행복이라는 output의 주된 변수가, 즉 그동안 그렇지 못했던 원인이 대부분 나로부터 기인한 것임을 잘 알기에... 앞으로도 그간 내가 지니고 있던 오류와 질곡을 조금씩 철폐해 나가야 겠다. 그동안 의식하지 못한 채 흘려보내야 했던 수많은 시간들, 그 시간들을 일상적 의식 속에서 살아 낼 수 있다면, 앞으로 참 많은 것을 할 수 있겠지. 이러한 평범한 일상을 지켜내며 살아가야 겠다.

(이거 쓰고 보니... 왠지 국민학교 시절 썼던 그림일기류의 포스팅의 느낌이... -_-a 오늘은 날씨가 맑았습니다. ~~~가 참 좋았습니다 ~~~ 해야겠습니다. 헉-_-;;;)




ps/ 오늘 이여사와의 Like Wind 합주(나는 기타, 이여사는 피아노)는 참 좋았다. 나중에 찍어서 한번 올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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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블로그에 있던 글을 2018년 7월 13일 03시 10분에 옮겨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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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그렇다. 9월... 나에겐 참 잔인할 달 같다. 삶과 죽음. 생명의 온기와 죽음의 차가움. 오감으로 절실히 느끼게 되는 그 크나큰 간극은 여전히 쉬이 익숙해지지 않는다. 애써 머릿속에서 생각을 지우려 하지만, 이렇게 늦은 밤, 잠시 방심한 틈을 타 애써 외면하고 잊으려 했던 기억들은 내 가슴속에 파고든다.

 

 사람은 누구다 저마다의 가치로 살아간다. 누군가는 길고양이를 쥐끈끈이를 놓아 잡아죽이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그 끈끈이에 온몸이 붙어 죽어가는 아이를 데리고와 식용유 한통 쏟아부어가며 떼어내어 살리려고 하는 것 처럼. 다만 중요한 것은, 자신이 선택한, 자신에게 가치다고 생각하는 일들로 인해, 몸은 피곤 할 수는 있어도 마음이 진정 행복한 것인가 일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나는 행복하다. 다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무기력할 뿐.

 

 지난 추석때, 삼촌과 담배한대 피우며 옥상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했었다. 내가 98년이었던가 학생운동을 열심히, 그리고 깊숙히 하고 있다는 말을 했을때, 강원도 영월 동강 강변의 포장마차에서 나의 소줏잔에 술을 채워주시며, '20여년을 기다렸다'라고  웃음지으셨던 79학번의 삼촌. 03년에 반전집회에 나가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데, 누군가 뒷통수를 통 때려서 돌아보니, 웃음짓고 계셨던 그 삼촌. 

 

 그날.  머릿속에 고민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한다고 이야기했을때, 삼촌께선 웃으면서 이야기 하셨다. '살면서, 마음이 내키는대로 움직이고, 그 선택을 존중해보는것도 좋은거야... 난 살면서 그렇게 못살아와서, 요즘, 마음이 이끌리는대로, 마음이 내키는대로 하고 싶은것 하면서 사는걸 연습중이다. 하고 싶은 것 한번 시도해보고, 이후에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도 참 괜찮은거야.'

 

 먼저 떠나간 아이들이, 별이 되어... 나를 이끈다. 그때마다 흘렸던 마음의 눈물들은, 나에게 이정표가 되리라...

 

 08년 9월에만 세번째... 9월 1일, 9월 18일, 9월 24일... 이제 그 죽음의 랠리가 종지부를 찍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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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96년 1월 6일... 그는 우리의 곁을 떠났다. 그리고 난 97년 3월, 대학이라는 새로운 세계로 발을 내딪었다. 서태지와 듀스에 열광했던 평범한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던 터라, 청소년시절의 나는 김광석에게 다가서지 못했었다.  비로소 대학에 들어간후에야, 그의 이름이 아스라이 다가오기 시작했지.  대학시절에는, '그의 소극장 공연을 볼 기회를 가지지 못했음'을 아쉬워하곤 했었다. 돌이켜보건데 그 아쉬움은, 그가 가지는 느낌들을, 누군가에게서 '전해 들을'수밖에 없다는, 절대적 단절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군대가는 선배에게, 조그마한 소주집에 열댓명이 끼여앉아서, 불러주던 '동지가'와, '이등병의 편지'. 대학생이면 김광석의 노래를 알고 있어야만 할것 같았다. 그리고, 우리의 삶을 노래하는 잔잔하고 구수한 김광석, 아니 광석이형의 목소리가 참 좋았더랬다.

 

세월은 흐르고 흘러 어느덧 광석이형의 12주기. 12년의 세월이란...고3이던 나를, 나이에 'ㄴ'자 들어가는 아저씨로 변하게 했다. 나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 어느덧 나는 그시절의 광석이형과 비슷한 연배가 되어가고 있다. 광석이형은 여전히 그대로인데, 나는 계속해서 나이를 먹어가겠지. 

 

광석이형처럼, 노래하며 인생을 이야기하는 가수를, 다시한번 보고 싶다.






ps/ 요즘 소중한 존재들을 떠나보내면서, 광석이형의 '그날들'이라는 노래를 계속해서 흥얼거리고 있다. 언젠간 그 노래를 내손으로 연주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그날들 - 김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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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힘겨운 공대생의 소임을 다하고 있는, 나름대로 아끼는(응?!) 사촌동생을 만났다. 요즈음 느끼는건, 쉽게 취하고, 쉽게 비틀거린다는 것. 몸이 힘들고,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술을 찾은것이겠지만, 그 술은 나에게 자신을 허락하지 않았던것 같다.

 

집에 들어와서, 광석이형, '인생이야기' 앨범을 귀에 꽂고는 계속 흥얼거리다가, 사촌 형에게 노래를 리핑해서 주겠노라는 약속이 생각나서, 주섬주섬, 앨범하나를 리핑해놓고, 계속 노래를 흥얼거렸다. 저 구석에 있는 기타가 이 앨범속의 선율을 낼, 그날을 생각하며, 미운오리새끼는 백조가 되는 날을 꿈꿨다. 그에게 이메일주소를 물었건만, 아직 답문자가 안오고 있다. 흠...

 

동이 터오고, 이런 아래층에서 심하게 싸우는 소리가 났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끈적임을 이겨내고 잠을 청해보려했으나, 아래층에서 벌어진 싸움은, 골목으로까지 이어졌고, 경찰이 오고서야 일단락 되었다. 술에 취한 그(그녀)를 보고, 내가 몇시간전 흔쾌히 들이켰던 그 '술'이라는 유기물이 가진 마력이, 양날의 칼이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진리를 느끼며... 포스트잍을 꺼내들고, '붓펜'을 잡은후, '금주'라는 글귀를 멋들어지게 휘갈겨본다. 

 

오늘, 일어나서 주섬주섬 청소를 간단히 한후, 쓰린듯한 속을 냉커피 한잔으로 달래본다. 담배갑을 들었으나, 안은 비어있다. 대충 머리좀 매만진후 편의점으로가서, 담배한갑을 산다. '카라멜마끼아토'와 함께 담배한대를 입에 물어본다. 공허하게 비어버린듯한 시간을 매만지는 술마신 다음날의 사고행위들은 늘 그랬듯이 공허하다. 온몸을 휘감았던 취기의 들뜬 향흥이 지나가고 난 자리에 남는건, '공허함'뿐이다.


다시 저녁이다. 공허함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몇마디 주절거려보지만, 껍데기는 역시나 공허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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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참 어렸었고, 뭘 몰랐었던거지만, 설레는 젊음 하나로...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던 그때. 사실, 젊음이라 말하기에도 너무 어렸던 그 시절. 지금도 세상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땐 더 몰랐었고, 그게 어쩌면 그 나이때의 미덕일수도 있었던, 그 시절. 



97년의 사진. 벌써 8년전의 사진이라는게 믿겨지지 않는다. 내가 그렇게 나이를 먹었나...?


대학교 1학년말 때의 사진같다. 파릇파릇한 새내기(?)라는 이름이 빛바래가던 시절. 이제는 선배가 되는구나...라는 생각에 '말빨'갈고 닦느라 고심했던 시절.




98년 총학생회 선거리플렛


솔리타리테. '연대'라는 구호가 총학생회 모토로 유행했던 99년을 준비했었던, 98년말의 선거시즌. 불특정다수의 대중들에게 뒷담화를 듣기도 했었던 시절이기도 했지만, 뭐 내인생속의 하나의 추억이 되겠지.




Maybe 99년


이사진을 찍고 1년 4개월후...저 모자를 쓰고, 지금의 사랑, 그녀를 만났지. 아...저모자 어디갔을까? 찾아보고 싶다. 

 


 

 

사진찍히면 X된다는, 강박관념때문이기도 했고, 또한 그때는 지금처럼 디카나, 폰카를 지니고 다니면서, 사진으로서 일상을 남기는, 사진의 풍요가 일반화되어있지 않았던 시절들이었기에. 한편으로는 아쉽다. 즐겁게 재밌게 살았던 20대중반이전의 시절들에 대한 모습들은 기억속에만 남아있기에. 어쩌면 그래서 더 아름다울수도 있을테고.

 

 

 

* 세줄요약

- 그땐 그랬지

- 돌아보니 감회가 새롭다

- 그때그때, 사진으로서 기록들을 많이 남겨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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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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