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Ⅰ. 훈쓰 Story/일.상.다.반.사.'에 해당되는 글 101건

  1. 2018.07.06 신해철 In Memory of 申海澈 1968-2014 : 일상으로의 초대 한정판 오르골
  2. 2018.07.02 ASUS T-mobile AC1900 (ASUS TM-AC1900) 직구 및 고난의 멀린펌 업그레이드 원포인트 레슨 (ASUS RT-AC68U) 1
  3. 2018.06.29 무기력한 날
  4. 2018.06.05 사람에게 실망하기
  5. 2018.06.03 일단 쓰고 보자.
  6. 2018.05.05 블로그 다시 깨우기. Reboot My BLOG.
  7. 2017.10.27 마왕의 기일 (故 신해철, 3주기)
  8. 2016.12.19 리바트 키친 2400G 올리빈 주방 시공후기 4
  9. 2016.11.09 외할아버지가 위독하시다. 1
  10. 2016.10.30 우리들의 영원한 마왕, 故 신해철 2주기 - 어찌, 빼앗긴 들에 봄이 오겠는가
  11. 2016.10.27 마왕 故 신해철... 2주기.
  12. 2016.08.29 새로운 하늘이 열리고
  13. 2016.06.02 다가올 6월을 준비하며.
  14. 2016.05.22 아프지 말고, 건강하자.
  15. 2016.05.21 미리 쓰는 유언장
  16. 2016.05.20 퇴원 전야 - 마무리 되어가는 3박 4일 수술일정.
  17. 2016.05.18 입원 - 오랫만에 환자복을 입다.
  18. 2016.04.13 소중한 권리 지키기 -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했습니다.
  19. 2016.04.12 신촌 현대백화점 - 태권 V 리턴즈 (태권브이 40주년 특별 전시)가 나에게 남긴것
  20. 2016.04.07 아홉번째 맞이하는 결혼기념일
  21. 2016.04.04 찬란한 봄날의 하늘
  22. 2016.04.01 나만 혼자 뒤떨어져 다른 곳으로 가는 걸까
  23. 2016.03.10 맥북과 함께 하는 블로그 라이프 2
  24. 2016.03.04 대대적인 지방흡입과 성형수술을 통해 탄생한 서재.
  25. 2016.02.13 맥북프로 레티나 2015 early 13인치, 클린 설치
  26. 2016.02.08 오랜만의 영화관람 - 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
  27. 2016.01.13 2016년 - 단 하나의 약속 : 살.빼.기.
  28. 2016.01.01 새해 첫날 저녁녘의 주절거림
  29. 2015.12.12 오늘은 내 생일
  30. 2015.12.04 2015년 12월 3일. 아내의 생일.






지난 3돌베개 출판사에서 음악평론가 강헌이 쓴 『신해철 In Memory of 申海澈 1968-2014』를 출간하면서텀블벅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자세한 내용은 아래 참고 





당연히  텀블벅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강헌 선생님이  '신해철' 관한 책이라는  자체만으로도구매의 이유는 충분했고거기다가  텀블벅 프로젝트에 참여할  제공되는 각종 리워드가 모두  매력적이었기에.



그리고 3개월가량의 묻지마 기다림물론프로젝트 진행에예정된 날짜들은 있었다그냥 별생각 없이 기다렸다는 의미.  어제 오후드디어 택배가 도착했다이런 류의 포스팅은, 몇 마디 말보다는 사진이다



저자 친필 사인본은 진작 받아보았고후원자 이름이 게재된 신해철 JUKEBOX뮤지컬 <THE HERO> 대본집 특별판도 기대가 되었지만가장 기대했던 것은역시나 한정판 오르골이었다아날로그적 감성 물씬 풍기는 오르골. '일상으로의 초대' 라는 곡을 떠올리면, 1998 열정적이었던 그때 그시절 시공간의 향취까지  가슴에 떠오른다.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는게 믿기지 않는다내가 40대에 접어들었다는 것도…  마왕이  세상에 없다는 것도… 모두다 믿기지 않는다.  하아…이런저런 생각들. 추억과 향수. 상념들이 고개를 든다.  어서 자야겠다. 



오르골 태엽을 감고카메라를 들고 손각대로 동영상을 찍었다다음부터 동영상은 왠만하면 삼각대를 써야겠... -_-;;;





본가, 어느 박스 안에 챙겨져 있을, 솔로 앨범들과 넥스트 시절 테이프들 말고는, 모두 다 챙겨와서, 책장 한 칸을 마왕을 위해 꾸며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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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들락거리는 커뮤니티 중 하나인 SLRCLUB의 해외직구 게시판에서 AC1900 직구에 대한 글을 본 것이 지난 6월 초. 그동안 여타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AC1900에 대한 글, 그리고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하면 ASUS RT-AC68U 로 변신(?)한다는 글을 접해왔었다. 귀가 솔깃하긴 했지만, 막상 구매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뭐, 그냥저냥 아이피타임 공유기를 사용하고 있었기도 했고, 가장 큰 이유는 '귀차너~~~' 귀차니즘 때문이었다.

 

그런데, 안방이나 주방에서 노트북을 자주 사용하면서 비즈니스를 하시는 와이파이 와이프님께서, 와이파이가 자주 끊기는 것에 불만을 터트리며,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더는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 그날 마침 스르륵 해외직구 게시판에 뜬 아마존 핫딜을 보고 질렀다.

 

그리고 기쁜 마음에 아내에게 구매 사실을 알렸는데, 어라? 아내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뭐 쓸데없이 돈 쓰고 그래?' 류의 반응이랄까? 하긴 내가 아내에게 한 말이 "자기야 5만원짜리를 사서 25만원짜리로 짜잔 바꿀 수 있어 블라블라…" 좀 약 파는 소리처럼 들리게 말을 하긴 했다. 나름 아내의 불편함을 해소해주고자, 수고로움을 감수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아내가 그렇게 반응을 보이니 순간순간 빈정 상한 나는, "그래? 나는 상관없음. 어차피 나는 컴퓨터가 공유기 바로 옆이고, 직결 사용해서 불편한 것 없음!!! 어차피 펌업하고 하는 거 완전 귀찮음!!!" 하고 취소해버렸다. 궁디팡팡을 기대하던 냐옹이가 엉덩이를 한대 쎄리맞은 기분이었달까? 하하

 

그리고 후에 아내와 원만한(?) 합의의 과정을 통해, 아내가 다시 사보라고 했고, 나는 못 이기는 척 다시 주문했다. 뭐, 사용하던 공유기가 있던 상황이었기에, 별생각 없이 기다리니 어느 날 택배가 와있더라.






ASUS X302LA(X302L) 어댑터 [19 V / 2.37A / 45W]




아마존에서 ASUS AC1900 공유기 직구를 하고, 물건이 도착하기 , 이런저런 검색을 해보면서, 기본으로 제공되는 어댑터의 안정성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것을 보고 어댑터를 새로이 하나 구매했다. 일단 돼지코가 없기도 했고.  어댑터를 약간 넉넉하게 쓰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사람들이 많이 추천하는 제품 [ASUS X302LA(X302L) 노트북 어댑터]을 구매한 , 별생각 없이 기다리다 보니, 6 18일에 공유기 본체 도착. 언제간 펌업해야지 하면서, 그냥 방구석에 방치해두다가, 택배 배송을 받은 대략 2주가량 되는 시점인, 7 1. 새벽, 즐겨찾기 해둔 블로그 포스팅 개를 띄워놓고, 대망의 펌웨어 업그레이드 작업을 했다.



AC1900 공유기 펌웨어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함에 있어, 위에 링크해놓은 개의 블로그 포스팅과 함께라면, 기술적으로는(?) 더이상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충분하다고 본다. , AC1900 공유기의 펌웨어 업그레이드 관련해서, 글이 검색되었다면, 위에 링크한 블로그의 포스팅을 정독하시고, 포스팅 아래 달린 댓글들도 참고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그럼에도 원포인트 레슨(?)이라고 과감한 제목을 붙인 이유는, 위에 링크된 포스팅을 통해 얻어진 기술적 지식을 바탕으로 모든 과정을 끝까지 완수해내는데  필요한, 고난의 상황에 대한 공감에 관한 글이기 때문이다. 뭔소리야 -_-;;;


내가 경험한바, 펌웨어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고난과 좌절을 경험하게 되는 포인트는 두 군 데다. 그 이외에는 링크해놓은 두 개의 블로그 포스팅을 차근차근 읽으면서, 따라가면 어려울 것이 없다. 그냥 순리대로 되는 느낌이랄까? AC1900 공유기의 펌웨어 업그레이드 앞에 '고난' 삽질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주는 부분은 아래와 같다.

 

1. 공유기의 펌웨어를 1703 초기 버전으로 변경

2. RT-AC68U 멀린 펌웨어를 공유기에 업데이트

 

이 모두 CFE miniWEB server화면을 짜잔 하고 띄워야 하는 과정인데, 그냥 하면 되는 거면 어렵지 않은데, 이게 해도 안 되고 됐다 안됐다 한다. 해야 하는 동작 자체는 간단하다. 

 

공유기의 전원을 끄고, 10초가량 기다린다. 

리셋버튼을 누른 상태로, 전원 버튼을 눌러 공유기의 전원을 다시 켜는데, 

리셋 버튼을 떼지 말고, 30초 정도를 리셋버튼을 누른 채 유지하다가, 

리셋 버튼에서 손을 떼면서, 웹브라우저 창에 192.168.29.1을 입력한다.


 

그렇게 해서, 웹브라우져 창에 짜잔하고 CFE miniWEB server화면이 나타나 주면 되는데, 내 앞에 나타난 것은….


설정이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웹페이지를 새로 고칩니다.

IP 주소 또는 포트 번호가 변경되어 TM-AC1900 연결이 끊깁니다.

TM-AC1900 설정페이지에 접속하려면, 무선 네트워크에 재접속한

업데이트 IP 주소와 포트 번호를 사용하십시오


처음에는 웃으면서 '까짓거 다시 해보지' 하면서 재시도를 하지만, 계속해서 맞게 했는데 원하는 화면이 나타나지 않으면, 가슴속에서 '뭔가 잘못된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되는 거지? 공유기가 불량인가? 뭐지? 그러다가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든다. '에이~ 그냥 펌업하지 말고, 나중에 AC1900으로 그냥 쓰지 ' 하면서. 실제 나도  공유기 다시 박스에 차곡차곡 정리해 넣었다가, 번만 더해보자는 심정으로 다시 꺼내어서 펌웨어 업그레이드 작업을 했더랬다. 순간 필요한 것은 내가 올바른 (?) 가고 있는가? 하는 두려움에 대한 위로와 연대이다.


원래 그래요. 한 번에 되지 않는 게 정상이에요. 맞게 하고 있는 것이니까 걱정 말아요.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는 것. 노가다 삽질 좀 한다고 하다 보면 됩니다. 


공유기를 끄고, 리셋버튼 누르고 기다리고, 버튼 떼고 하는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진행해도, CFE miniWEB server화면을 만나지 못하게 되면, 이런저런 다른 방법을 모색하게 되고, 검색해보면, 리셋버튼 뿐만 아니라 WPS버튼, wifi ON/OFF 버튼까지 함께 누르는 방법들도 이야기되는데, 경우는 돌고 돌아, 처음의 방법으로 돌아와서, 무사히 고난의 펌업과정을 마칠 있었다.


몇 가지 생각나는 팁 아닌 팁이라면

 

1. 리셋버튼은 손가락 끝으로 눌러도 눌립니다. 처음에 모양을 보고, 샤프 같은 것으로 누르려고 폼잡았는데, 손가락으로 눌러되 됩디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손가락으로 처음부터 했겠지만, 나처럼 다른 도구를 사용해서 리셋버튼을 누르려는 사람 있을까 봐…)


2. 시계를 보면서 작업을 진행하는 게 좋아 보입니다. 10초, 30초. 정확히 지켜서 했을 때 성공했던 것 같습니다.


3. 30초간 리셋버튼을 누른 채 유지하다가, 진짜 리셋 버튼에서 손을 떼는 것과 동시에, 웹브라우저 창에 192.168.29.1을 입력하는 건데. 정말 떼는 것과 동시에 하는 경우 성공확률이 높았습니다. 웹브라우저 창에 192.168.29.1을 입력해놓고, 엔터만 누르면 되도록 준비해놓을 것.


4. 랜선은 짧은 랜선을 사용했고, 제 경우는 웹브라우저를 '크롬'으로 했습니다.


5. 혹시 방화벽이나 기타 여러 문제가 있을지 몰라, 카스퍼스키 백신을 꺼버리고 작업 진행(이것은 그냥 오로지 나의 뇌피셜. 아무런 근거 없음. 하도 안되니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6. CFE miniWEB server화면은, 웹 브라우저 창에 192.168.29.1을 입력하자마자 촥~하고 바로 떠야 함. 뭔가 빙글빙글 돌아가며 딜레이되고 있다면, 이미 실패한 것. 바로 다시 시도하는 게 시간을 단축하는 길입니다.

 


정말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

내가 가는 길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굳은 확신을 가지고, 뚝심 있게 계속할 것 -_-;;;




'RT-AC68U', 'Merlin', '380.68.4' 무사히 멀린펌 업그레이드 과정 완료 !!!




사용한 지 만 하루가량 지난 셈인데, 둔한 사람도 확실히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기존에 사용하던 공유기에 비교해, 커버리지 영역이 넓어졌다. 예전에는 음영 구역이라 와이파이 신호가 잡히지 않던 안방 화장실에서도, 와이파이 신호가 빠방하게 뜨며, 아주 쾌적하게 이용 가능하다. 그리고 안정성 부분. 일반적인 웹서핑에서는 잘 느끼지 못하는 부분인데, HTS 같은 주식거래툴을 쓰는 사람이거나, 온라인 FPS 게임을 하는 사람에게는 와닿는 부분일 듯 하다.  일단 안정성에 대한 부분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좋아졌다. 아내의 말을 빌리면, 하루에도 몇 번씩 끊기던 게, 끊기지 않는다고.  대만족이다. 물론 더 비싸고 좋은 공유기도 있겠지만, 투자대비 효율의 가성비로 보면 최고인 듯 하다.  이런 신박한 길을 개척해주신 능력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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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한 날이다. 사소한 감정적 잽에도, 금방 정신적 HP가 고갈되어버리며 그로기 상태에 빠지곤 한다. 어떤 날은 별다를 것 없는데도, 괜스레 가슴에서 희망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곤 하는데, 이러한 날은 아무 이유 없이 기분이 축축 처진다. 이러할 때, 정말 기분 나쁜 것은 내가 걸어가는 길에 대한 회의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한다는 것이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아니 많이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은 익히 잘 알고 있는데, 결국에는 내가 이 소용돌이 속에서 잘 빠져나와 뭍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과 막연한 낙관론이 사라지면,  '어라...?! 이러다가 이 흐름에서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겠는데? 그냥 이렇게 가라앉아 버리겠는데?' 하는 낙오의 두려움이 나의 영혼을 잠식해온다. 아직 철없게도, 세상의 중심에 나를 놓고자 꾸역꾸역 애쓰는 나에게 있어서, 이 비관론의 공세들은 유쾌하지 않다. 


일단 몸을 낮추자. 이 무기력한 우울함의 대오가, 그저 스쳐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이또한 다 지나가리라. 그때까지 일단 모든 판단 유보, 이러한 기분에 근거해서, 말이나 행동을 생산하지 말 것. 그리고 여력이 된다면, 운동하고 머리를 비우자. 단순해질 것.  그리고 잠자기 모드. 고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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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실망하기...그리고 반면교사()


어찌 보면, 삶 속에서 지속해서 반복되는 일이다. 누군가에게 실망한다는 것. 화나고 기분이 언짢은 경험이 반복되게 되면, 후에는 그냥 입을 다물어버리게 된다. 이런저런 수고를 감수하면서까지, 상대의 말과 행동에 대해 피드백을 한다면, 내가 그나마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일 게다.  어찌되었거나 유쾌하지 않은 일련의 과정들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작은 소득은 있다. 나 또한 어떤 다른 대상에서 '누군가'가 되기 마련인데, 그런 상황의 자기객관화를 아주 조금이나마 가능케 해준다.


사실 인간은 철저히 자기중심적인 동물이라…. 이놈에 '자기객관화'라는 게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자신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 어떤 행동과 말을 하게 마련이고, 말 그대로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 있는 인간이라는 존재는, 다른 이의 기분을 배려해줄 정도의 멀티테스킹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어찌 보면, 모자란 구석이라기보다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어찌 되었거나 다른 이의 행동이나 말을 통해, 아주 잠깐이나마  '자기객관화'의 포털이 열리고, 그 순간 나의 모습을 거울에 비추어보듯, '그 누군가'의 위치에 대입해볼 수 있게 된다.


나의 이러이러한 행동들이, 다른 사람에게 이런 느낌을 주겠구나. 나는 내가 이런 감정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었는데, 다른 상대방은 나의 말과 행동들에 이런 느낌을 받는구나.


이러한 반면교사의 과정을 통해 몇 가지를 재확인하고, 다짐해본다.


1/ 일단, 말조심. 격한 말은 마음속에서 삭히자. 의미가 없다. 감정이 풀리지도 않거니와, 내가 얻는 소득에 비해 상대방에게 줄 안 좋은 효과가 너무나 크다. 그리고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그 격한 말로써 상대의 행동을 교정하려고 한다? 그건 깡패가 모르는 사람한테 삥 뜯을때 하는 짓이다. 결코 하면 안된다.


2/ 말조심하자고 하고 있는데 행동조심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


3/ 화를 다스리는 것. 짜증으로 폭발할 것 같은 상황에서 나 자신을 어떻게 제어하느냐가 나의 격을 결정한다.


4/ 인간관계는 일정 부분, 내가 그동안 좋은 행동을 적립해오면, 나의 부정적 행동 시 상대가 지난 시간의 긍정적 적립에너지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어느 정도 유지될 수 있지만. 과거의 적립이 커버할 수 있는 길이와 깊이는 그리 길지 않다. 인간의 기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직전의 모습'이다.


5/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그 모습처럼 말하고 행동하시라.














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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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간다. 그 안에서 정신을 부여잡고 나름대로 열심히 무언가를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게 쉽지 않다. 아이들을 키우는 일이라는 것도 만만치 않고 말이지. 명확한 것은 내 삶의 시간이 하루하루 줄어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 자신에게 늘 그 피할 수 없는 사실을 나 스스로 상기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나는 언젠가 반드시 죽는다는 것. 내 삶의 끝. 그 마지막은 반드시 다가온다는 것을 말이다.  '유한'한 인간은 '무한'을 살 것처럼 버둥거리고 안절부절 열을 내면서, '유한'한 인생을 소모하게 마련이다.  늘 기억하자. 나는 유한한 존재라는 것을.  인간이라는 존재, 존재 그 자체의 한계에 대한 잔혹하기까지 한 직시는 때론, 생을 불필요한 질곡에서 구출해내 주기도 한다.


하루하루의 삶을. 그 기억을. 기록이라는 실체화과정을 통해, 눈앞에 구체적인 무언가로써 남기고 싶어 하는 것은 과거 원시시대부터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였을 게다. 그 오래전 살아가셨던 인류의 조상님들께서 손에 쥐어 들었을 열악한 도구 대신, 21세기를 살아가는 내 손에 좀 더 발전된 형태의 도구가 들리는 차이만 존재할 뿐이다. 만년필에서 키보드까지.


삶을 기록해야지…. 하며, 한동안 블로그를 파다가, 뭐랄까 자기모순에 빠져버렸다. 이게 내가 진정 나를 기록하는 것인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을 쓰는 것인가. 회의를 느끼고, 키보드에서 손을 떼버렸었다. 그리고선 삶의 내밀한 기록을 위해, 완전히 개인화된 매체인 종이와 펜을 들었다. 한동안 만족했다. 그러다가 이렇게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매일매일 다이어리로 삶을 기록하고, 해야 할 일들을 체크하지만, 그것과는 조금 다른 생산적 글쓰기에 대한 욕구가 고개를 들었다. 삶을 기록하는 방식이나 양태가 꼭 원 트랙 일 필요는 없다. 일단 나의 선택은 투트랙이다. 뭐 언제까지 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나이를 한살 한살 먹어가다 보니 당연한 말이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라는 사실을 진정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 무엇이든 영원할 필요는 없다.' 라는 것에 대한 깨달음이랄까?  영원한 것은 없다. 일단 내 삶이 영원치 않을 것이기에. 그렇기에 무언가 지속하고 영원해야 한다는 강박은 나를 괴롭히는 속박일 뿐이다. 모든 것에 편하게 다가가자. 그냥 지금 나는 이렇게 키보드로 내 안에 무언가를 배출하듯 글을 써 내려가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 욕망에 충실하자. 그것이 상호작용이던, 철저한 자위로 한정되든 간에, 일단 쓰고 보자. 여기 끄적, 저기 끄적. 그렇게 삶을 기록해내는 공간의 변덕스럽게 변하는 것 그 자체도 내 삶의 일부일 뿐이다. 














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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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블로그에 손을 놓고 있었다. 삶의 기록 혹은 일상의 기록을 ‘아날로그적’인 공간으로 집중했다. 트노(트레블러스노트) 와 미도리 MD 하루 한 페이지에 하루의 계획이나 일상을 기록하고, 미도리 3년 다이어리로 짧은 육아일기를 쓰고 있다. 내 생의 ‘실록’을 기록하는 것은 나만의 내밀한(?) 아날로그적 공간에 하는 게 더 맞는 것 같았다. 일단 대략 만족.


그런데, 채워지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 뭔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쓰고 싶으면 깨우고, 쓰는 게 ‘노동’이 되어버린 듯하면, 잠시 떠나있을 수도 있고. 뭐 그게 삶이다. 정해진 정답이나 따라야 할 룰 따위는 없다. 그냥 이끌리는 대로 가련다, 아무런 부담 없이.


다시, 블로그를 깨워본다. 이 녀석과 함께… ^^




절대 지름의 합리화가 아니라,  합리적 지름이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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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정신없이 흘러갔다. 둘째 유리가 2016년 9월 18일 태어나고, 두 아이들과 정신없이 부대끼며 살아가느라 1년이란 시간이 눈 깜짝 할 사이에 흘러가 버린듯하다. 작년 마왕 2주기 때는 유리가 태어난 지 한 달 약간 넘었던 시기라, 내가 성현이만 데리고 2주기 추모식에 다녀왔었다.


올해, 팍팍한 일상을 이유로 3주기 추모식에 불참하게 된다. 계속 철기군을 확인해가며, 질문 글도 올리며, 마왕의 3주기 추모식 참석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작스레 여러 가지 상황들이 변했다. 조금전까지도 불참의 결정을 쉽사리 내리지 못하다가 결국 이렇게 선택을 하게 되었다. 마음이 한켠이 무겁다. 내년에는 꼭 추모식에 참석하리라.


마왕... 애들하고 아내와 같이 곧 보러갈께... 

의미도 없이 잊혀지지 않도록, 영원히 기억할께... 마왕.


철기군 홈페이지로부터. ( http://cromfan.com/xe/ )

철기군 홈페이지로부터. ( http://cromfan.com/x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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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트 키친 2400G 올리빈 주방 시공후기



시공한 지 15년 가량 된 주방을 사용하고 있었던 터라, 늘 깔끔한 주방에 대한 바람이 컸었습니다. 그러다가 주방 시공을 결정하고, 우리나라의 대표적 브랜드인 리바트와 한샘, 이렇게 두 메이커를 놓고 고심하게 이런 저러한 사항들을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한샘 목동매장에 직접 방문해보기도 했고요.

 

그렇게 고심 끝에 리바트 키친으로 결정. 지난 여름에, 플래너분과 견적까지 다 내놓고, 시공 날짜만 정하면 되는 상황에서, 제가 만삭 상태. 출산이 곧 임박한 상황이라 도무지 작업 진행이 힘들 것 같아서, 결제를 취소해야 했습니다. ㅠㅠ 그리고 출산 한 달 후, 다시 리바트 올리빈 2400G 제품을 결제하고, 시공에 들어갔습니다.




 


[ Before - 시공 전 주방의 모습 ]



주방 철거 작업과 타일 작업 바로 전날. 모든 식기와 자질구레한 물품들이나 주방 도구들, 잡동사니들을 모두 치워내고 주방 내부를 비운 상태라, 그나마 상당히 깨끗하게 나온 사진들입니다. 그럼에도, Before & After에서 적나라한 Before 사진들입니다.







[주방 철거 및 타일 작업]






대망(?)의 주방 철거 당일 !!!

 

작업자분이 혼자 오셨는데, 저희 집이 4층이라 무척 힘겨워 하셨습니다. 저희는 사다리차 사용하는 대신 2층 이상, 한 층당 얼마씩 금액을 더 지불했는데(사다리차 사용 비용과 비슷) 그게 실제 작업하시는 분하고는 별상관없는 지출이었나봅니다.

 

차곡차곡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철거해 가시더군요. 순서대로 차근차근 한 땀 한 땀. 철거작업 완료 후, 타일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간혹, 기존의 싱크대 철거할 때, 바퀴벌레 군집이 발견되었다는 후기도 보았는데, 다행히도 예상 혹은 기대(?)와는 달리 별다른게 없었습니다.

 

사진을 실제 타일의 색감과 비슷하게 찍어보려고 노력했고, 거의 비슷하게 나온듯 한데. 타일 색깔은 '카키'입니다. 처음에 진그레이(진한 회색) 색상을 할까 하면서, 후기 사진들을 살펴보다가, 좀 아닌듯해서. 짙은 색이나 흰색 타일 말고, 약간 연한 계통의 색상으로 마음을 정하다보니,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색상이 '연그레이'와 '카키'였습니다. '연그레이'로 결정하려고 하다가, 결정직전에 '카키'라는 새로운 색상을 선택지 안에 넣고 고민하기 시작했더랬습니다.

 

리바트 올리빈에 어떤 색상이 제일 잘 어울릴지,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이것에 대한 제대로 된 상품평이나 후기의 의견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고, 약간은 도박을 하는 기분으로 '카키' 색상을 선택했습니다. 일단 타일 사진 보시고, 아래 리바트 2400G 올리빈 시공 이후 사진까지 함께 보시면 많은 도움이 되실 겁니다. 

 





[리바트 키친 2400G 올리빈 시공]







주방 철거 및 타일 시공 다음 날. 바로 이어서, 새로운 주방 시공작업이 이어졌습니다. 이날은 사다리차를 사용했고요. 주방을 시공하시는 시공자 두 분 오셨고, 오후에 대리석 상판을 가공하시는 분이 한 분 더 오셔서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하루 나절이 다 걸려서 저녁 즈임이 되어서야 작업이 완료 되었습니다. 젊은 시공자분들은 무척 친절하셨고, 작업 결과물도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 After - 새로 탄생한 주방 ]



너무나도 대만족입니다. 7년 전 이사 들어올 때, 바로 새로운 주방을 할까하다가, 일단 주방 자체가 멀쩡해서 새로 주방시공 하는 것을 보류했었습니다. 그리고 7년여의 시간 동안, 아마추어의 실력으로 여러 차례 셀프 리모델링을 하다 보니, 상태가 무척이나 험해졌던 터라, 새로운 주방 시공후 말 그대로 완전히 격변한 주방의 모습에 매일매일 놀라는 나날들의 연속입니다.

 

우선 기존의 주방에서 냉장고 오른쪽이 키 큰장이 있었는데, 수납이 내실 있게 이루어지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속 빈 강정같이 덩치 큰 장 하나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느낌? 이번에 새로 시공하면서, 그 자리에 가전소물장을 넣었는데, 대만족입니다. 

 

우선 예전의 주방은 조리공간이 너무나 턱없이 부족했고, 꽉 막힌 답답한 느낌이었는데, 새로운 주방은 활용공간도 넓어졌습니다. 수납도 이전 주방에 비해 훨씬 더 내실 있게 이루어지고 있고요. 도어나 서랍들도 댐핑 힌지와 댐핑 슬라이드를 사용하여, 닫으면 쾅 하고 닫히는 게 아니라, 스무스하게 닫힙니다. 댐핑시스템이라고 하던가요? 실제 사용시에 편안함과 고급스러운 느낌을 전달해줍니다. 

 

그리고 위에 주방철거 및 타일 작업 부분에 언급해 놓았던, 타일 색상. 선택한 타일 색상이 '카키' 색상이었습니다. 후기도 별로 없어서, 약간 모험을 하는 기분이었는데, 결과는 대만족입니다. 리바트 키친 2400G 올리빈 색상과 '카키'색상 타일은 정말 잘 어울리는 조합 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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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고, 급하게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다녀왔다. 병실에 침대 위에 몸에 주렁주렁 링거 줄을 달고, 호흡기에 의존해 힘겨운 숨을 몰아쉬고 계시는 할아버지를 보면서 마음 한구석이 애려온다. 언젠가는 다가올 것이라 예상했던 순간들이지만, 막상 닥치니 참... 


어린 시절의 기억들, 이런저런 상념들이 떠오르고 가슴은 먹먹해져 온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이렇듯 이별의 연속이구나. 아…뭐라 말을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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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2016년 10월 27일.  마왕의 2주기. 


마왕이 떠난 지 벌써 2년이라니. 시간은 이렇듯 속절없이 지나간다. 붙잡고 싶은 마음에 두 손으로 바둥거리며 움켜쥐려 해도 그럴 수가 없는 게 시간이고 세월이다. 그 무정한 세월의 흐름에 풍화되어 깎여나가는 기억의 나약함에 맞서려면, 무언가를 계속 기록하고 또 되새겨야 한다. 


신해철의 죽음… 그의 부재를 바라보는 나의 마음은 여전히 박탈감과 황량함으로 가득 차 있다.


어찌, 빼앗긴 들에 봄이 오겠는가…


나는 한국사회가 신해철이라는 사람… 그리고 그가 가진 에너지를 잃었다고 생각한다. 아니…더 정확히 말하면 빼앗겨버렸다. 그의 부재가 주는 아쉬움, 안타까움, 그 원통함은 어찌 된 일인지… 시간이 가도 도무지 옅어지지 않는다. 


내가 그랬듯, 나의 아이들도… 그의 음악을 듣고, 그의 생각을 공유하며 자라나 주기를 바랬다. 넥스트 1집에 수록 된,  ‘아버지와 나 Part 1’을 아버지의 차에서 틀었던 중학생의 내가, 아버지가 되어 내 아이와 그 노래를 들으며 얘기하고. 또 혹시 알겠는가. 마왕이 살아있었다면,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마왕이, 아버지의 관점에서 또 새로운 노래를 만들어주었을지. 뭐… 영영 이루어질 수 없는 바람이 되어버렸다.


아쉽고 안타깝다. 그래서, 원통하다. 


어찌, 빼앗긴 들에 봄이 오겠는가… 그저 내 마음은 황무지일 뿐이다.


몰아치는 망각에 맞서, 굳건한 기억을 지켜내고, 의미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그래서, 나는 아이를 데리고 마왕의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해야 했다. 그래야만 했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무언가였다. 



마왕의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으로 출발.




1년 만에 찾은 이곳. 두 번째 발걸음이어서 인지,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2016년 10월 27일, 목요일. 평일에 치러진 추모식.




주말이나 휴일이 아닌, 목요일. 평일임을 감안할때, 꽤나 많은 사람이 마왕의 기일에 마왕을 추모하기 위해 모였다.












아들 성현이에게도 보라색 리본을 달아주었다.

1주기 추모식 때는 애기티 풀풀 나던 성현이가, 1년이 지나 제법 늠름하게 자랐다.










"신해철 아저씨, 편히 쉬세요." 성현이가 국화꽃 한 송이를 올렸다.




마왕…. 편히 쉬소서. 내년에 또 찾아올게요.







마왕의 의료사고에 대한 재판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마침표가 찍어지기까지 아주 시간이 걸리는, 지리한 법정 다툼이 되겠지.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고, 마왕의 수술을 집도했던 집도의는 제대로 책임을 지게 되기를 바란다. 여기서 잠깐 덧붙이자면,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사집단 모두를 싸잡아 도매금으로 매도하고, 비난하려는 아니다. 다만 책임을 방기하고 명백한 과실을 저지른 특정한 의사와 그의 직무유기 행위에 대해 제대로 처벌이 이루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의 의료행위는 기본적으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에 그들의 의료행위에 대해 결과만을 가지고 심판하려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심한 외상을 입고 실려 환자를 응급수술한 의사가 환자의 생명을 살리지 못했다고 해서, 다수대중이 의사의 의료행위를 의료사고로 몰아가지는 않는다. 오히려 실낱같은 가능성을 보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 메스를 의사에게 박수를 쳐야겠지. 그러나 또한 분명한 것은, 의사집단의 의료 행위와 그 결과에 대해 무조건 덮어놓고 모든 것에 면죄부를 주는 것도 옳지 않다.   신해철 케이스를 보아도, 그것은 불합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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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27일.  세월이 참으로 하수상하다.



훗날 역사는 이날 이 순간들을 어떤 방식으로든, 기록하겠지. 그러나…. Park  모 씨의 그 어떤 하수상함을 넘어서, 나에게 오늘이 중요한 것은, 오늘이 바로 마왕의 기일이라는 것. 마왕이 떠나던 그 날...돌도 안 지났던 내 아들 녀석은, 이제 어느덧 꽉 채운 36개월을 바라보는. 아이로 자라났고. 오늘 날이 밝으면, 아버지(=나)와 같이 '신해철 아저씨'를 기리기 위해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으로 향하겠지.




마왕...해철이형. 한숨 자고... 당신을 만나러 갈께요, 내 아들 녀석과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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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물러갈 것 같지 않았던 더위가 하루아침에 저만치 물러가 버린 지 3일 즈음 지났나? 새로운 하늘이 열렸음을 느낀다. 계절은 어김없이 여름에서 가을로, 또다시 겨울로 향해가겠지. 영원한 것은 없고, 그래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새로운 하늘이 필요한 것은 비단 날씨만이 아니다. 나에게도 새로운 하늘이 열리기를 고대한다. 7월 4일 눈 수술(라섹 수술) 이후로, 꽤 오랜 기간 조심하며 지내느라 블로그와 완전히 멀리 떨어져 지냈고, 이 글이 일종의 복귀 포스팅 정도 되겠다. 반복되는 싸인함수의 곡선마냥, 난 얼마 전까지 바닥을 쳤다. 정확히 말하자면, 바로 오늘 새벽까지. 여전히 기분은 가라앉아 있으며, 도무지 답이 안 보인다. 그 무엇도 확신하지 못하겠고 마음속에서는 짜증과 우울한 감정이 가득하다. 다시 올라 갈 일만 남았다. 


2017년, 새로운 하늘이 열리기를 고대하며, 2016년의 후반기를 살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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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을 며칠 앞둔 시점에서, 작성해놓은 포스팅이었는데. 빌어먹을  티스토리에서, 발행시간을 과거로 지정할 수 없게 해버렸다. 의견 수렴 없는 일방적 변경의 이유도 그닥 설득력 없어 보이고.  때론 가만히 있는 게 도움이 되는 건데… 무작정 여기저기 파헤치고 삽질하는 게 능사는 아닌데 말이다.  Anyway, 그리하여 제목도 '다가올 6월을 준비하며'이고, 글의 시작도 이제 곧 6월이다...라고 시작하지만 발행시간은 6월 2일. 티스토리. 있을때 잘하시라... 대안은 많거든요.



이제 곧 6월이다. 2016년의 여정을 벌써 절반에 가까이 걸어온 셈이다. 2016년을 맞이하며 처음 모토로 삼았던 것이 ‘선택과 집중’이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기준 하에 나의 시간을 쓰고자 했음에도, ‘집중’하고자 했던 것에서 눈에 보이는 성과를 도출해내지는 못했다. 남은 2016년 하반기에 도약하기 위한 땅 다지기를 했다고나 할까?


2016년의 나머지 시간에 있어 가장 우선이 될 것은 성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것은 내가 하고자 하는 그 무엇에 우선할 것이며, 여기에 투자되는 시간과 에너지에 대해서는 절대 회의하거나 의구심을 품지 않는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을 내가 설정한 목표의 성취를 위해 사용한다. 


다시 한 번 잊지 말자. 선택과 집중. 


2016년, 내 몸의 변화에 집중할 것이다. 올해 초에는 이것이 ‘체중감량’만을 의미하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내 몸에 관련된 총체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즉 체중감량을 위한 운동에 투자하는 시간에 집중할 것이고, 더 나아가 올 한 해 내 몸에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적극적 행위를 선택할 생각이다. 얼마 전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서 받았던, 비중격 만곡증과 비염에 대한 수술이 그 시작이었다. 6월에 시력교정 수술(라섹 수술을 받으려고 생각 중)을 받을 예정이며, 눈이 회복된 이후. 아직은 멀쩡히 남아있는 머리카락을 지키기 위한 약 처방을 위해 병원을 찾을 예정이다. 있을 때 잘해야 하는 건, 비단 사람과의 관계뿐만이 아니다.


다시 한 번 정리해보자면, 체중감량 + 비중격&비염 수술 + 시력 교정 수술 + 탈모예방을 위한 약 처방. 이것이 올 한해 남은 기간, 내 몸에 변화를 위해 내가 감행할 계획들이다. 일부는 진행 중이고, 일부는 완료된 셈. 여전히 20살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후… 이제 나이를 꽤 먹어 버렸다. ㅠㅠ 망가지기 전에 관리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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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의 다인실에 며칠간 입원해 있으면서 계속해서 되뇐 것은 ‘아프지 말자’였다. 뭐, 세상 그 어느 누구가 아프고 싶어서 아프겠냐만은, 어마 무지하게 큰 병원이 온통 아픈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걸 보고, 또 그 안에서 며칠을 지내고 보니. 머릿속에 드는 생각들은 건강하자는 되뇜 뿐이었다. 병원에서 퇴원하여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 어제 막 퇴원하고 돌아와서 잠시나마 느꼈던 집의 어색함도 금세 휘발되어버리고, 모든 게 다시 입원하기 이전으로 돌아왔다. 몸도 마음도.  


일상의 평범함이 깨어진 상황에서 내 마음에 찾아왔던 평온함은, 역설적으로 일상이 다시 복원되면서  휘발되어 가는 느낌이다. 깨달음이란 이리도 움켜쥐기가 이리도 어려운 것이구나. 마음의 수양이 부족한 탓이로다. 하하핫.  건강에 대한 경각심마져 휘발되기 전에, 바로 운동에 버닝을 하고 싶은데, 지금은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태라, 몸이 근질근질 하다. 빨리 수술 이후의 근신(?) 기간이 끝나고, 머릿속을 하얗게 태우며 운동을 하고 싶다.


아프지 말고 건강하자. 그 모든 것을 떠나, 살아남는게 진정 이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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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16년 5월 18일. 내일 있을 수술을 위해 입원을 한 상태이다. 수술 자체는 위험한 수술이 아니지만, 전신마취를 동반하는 수술이라 이래저래 싱숭생숭한 마음이 드는 와중에 문득 가상의 유언장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상의 유언장이라기보다는 미리 쓰는 유언장이란 표현이 더 적합하겠다. 


주변의 사랑하는 이들에게 마지막 말을 전하지 못하고 갑작스레 떠나가는 준비되지 죽음들을 볼 때마다, 나에게는 그런 죽음이 다가오지 않기를… 아니 그러한 죽음을 피할 수 없다면 마지막 말이라도 남길 수 있기를 소망했다. 그리고 나는 오늘 이 글들을 작성한다. 이글의 발행일은 며칠 후인 2016년 5월 21일, 나의 퇴원일로 예정해놓을 생각이다. 부모님과 아내 그리고 성현이와 태어날 나의 딸에게 남기는 글이 될 것이다. 내일 오전에 바로 수술이기에, 글을 쓰기 위한 시간이 좀 촉박하다. 유난스럽게 방정 떨려고 이러는게 아니라, 일상에서 살짝 벗어나게 되는 이 상황들을 내 삶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시 돌아볼 기회로 삼아보려 한다. 진짜 유언장이 되지 않기를 빈다, 진심으로.



미리 쓰는 유언장.  김태훈.


사랑하는 나의 부모님. 저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시면서 보여주셨던 사랑과 믿음에 감사합니다. 부모님께서는 저에게 최상의 지원과 사랑을 아끼지 않으셨는데, 흔한 말로 인풋대비 아웃풋이 너무 저조한 저였기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런 저에게 예전에 아버지가 그렇게 말씀하셨죠. ‘내가 태어나서 한 일 가운데 가장 잘한 일이 너를 낳은 일이다.’ 라고. 아버지, 어머니 저는 부모님께서 저의 부모님이라는 사실에 늘 안도했고 늘 마음이 든든했습니다. 제가 세상에 쫓겨 어디론가 숨고 싶을 때,  언제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셨던 나의 부모님. 한살 한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런 부모님께서 연세가 들어가시는 모습을 목도하게 되었지요. 그렇게 강인하고 총기 넘쳤던 엄마가 약해져 가는 모습을 볼 때도 혼자 가슴 아파했고, 언제나 빛 바랜 사진 속의 젊고 강한 아버지 그대로이실 것같은 아빠가 조금씩 늙어가시는 모습을 보면서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곤 했어요. ‘아…내가 부모님을 지켜드려야 하는데.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하고 자책하곤 했습니다. 아름드리 큰 나무처럼 늘 저에게 안식의 그늘을 드리워주셨던 나의 부모님. 언제나 받기만 했네요. 조금도 제대로 되돌려 드리지 못했어요.  사랑하는 엄마…아빠… 잘하겠다는 마음만 먹고,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던 이 못난 아들을 언제나 보듬어주셨죠. 감사했습니다. 엄마, 엄마는 식사를 조금만 더 양껏 하세요. 그리고 못한다 하지 마시고, 새로운 것을 자주 접해보세요. 엄마가 얼마나 총기 넘치던 사람이었는지 전 기억하거든요. 아빠, 아빠는 아빠 어깨에 지워진 마음의 짐을 조금 내려놓으시고 스트레스에서 좀 벗어나셨으면 해요. 그리고 잠을 좀 푹 주무셔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부모님께 또 이렇게 마지막 부탁하나 드릴게요. 성현이와 태어날 딸아이에게, 저에게 그러하셨듯 많은 인생의 가르침 부탁드려요.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 좋은 가르침 많이 주셨으면 좋겠어요. 사랑합니다. 엄마, 아빠의 아들로 태어나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아내, 나의 벗, 나의 연인. 2000년 당신을 만났던 그 눈부신 봄날을 아직 기억합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던 봄날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16년여의 시간들. 연애 그리고 결혼. 몇 마디 글로 그 시간들을 풀어내려니 순간 말문이 막혀버리는 느낌이네요. 뜨겁게 사랑한 만큼 또 많이 다투기도 했던 우리. 당신과 내가 함께 그리는 생의 도화지에 늘 좋은 그림만 그리고자 했는데, 삶이란 게 또 일상이란 게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았어요. 멋진 모습,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렇지 못했지요. 그대는 내 모습을 비추는 진실의 거울. 그대 앞에서 못난 모습도 참 많이 보였네요. 이렇게 자책을 해보기도 했지만, 또 우리 부부는 친구같이 연인같이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재밌게 즐겁게 연애하듯 결혼생활을 해오기도 했어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더 안정된 우리의 관계를 만들어나가고 있었는데 그것을 완성하지 못한 채 미완의 사랑으로 ‘우리’를 남겨두고 떠나게 되네요. 그대에게도 나와 함께 한 삶의 시간이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기를 바래요.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게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그 시간이 짧았고, 인생의 마지막에 쉼표란 없네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찍어진 마침표. 당신을 너무나 뜨겁게 사랑했습니다. 더 사랑하고자 했고, 더 많이 사랑받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마지막 말을 전하는데 아쉬움이 가득한 걸 보니, 좀 더 나은 내가 될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후회가 드네요. 이 세상사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따라 너무나 달라진다는 것을 지금에야 깨닫게 되네요. 똘똘 뭉쳐져 작아져 버린 마음에 너무나도 바보 같은 나였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어요.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대. 그대가 꼬부랑 할머니가 되는 모습까지 지켜보고 싶었는데 나에겐 그러한 시간이 허락되지 않았네요. 너무 갑작스러운 이별에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아지지만, 정리가 되지 않고 머릿속을 맴도네요. 그대를 정말로 사랑했고 또 지금 이 순간도 사랑하며 앞으로도 사랑하고 싶습니다. 그대에게 내 사랑이 기억되기를. 너무 많이 슬퍼하지 말고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기를 빌어요. 다음 세상에서 다시한번 그대와 연인이 될 수 있다면 좀더 키가 큰 사랑을 주고 싶네요. 사랑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부탁할게요. 내가 가고 나면 부모님께서는, 단 하나 있는 자식을 잃으신 거에요. 부모님 외로우시지 않도록, 자기와 성현이 그리고 태어날 딸아이가 내 빈자리를 조금이라도 채워주기를 부탁해볼게요. 진심으로 부탁해요.


나의 아들 성현아. 너와 함께 한 29개월여의 시간들. 정말 최고의 시간이었다. 나도 몰랐어. 내가 이렇게 나의 아이를 사랑하게 될지. 네가 나를 아빠라고 부르는 순간, 나는 너에게로 가 최고의 아빠가 되고자 했다. 부모가 되어 자신을 바라보며 웃는 아이를 지켜본다는 것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지 내게 가르쳐준 나의 아들. 너와 함께 하고픈 일들이 아직 너무나 많이 남아있는데, 정말정말 하고 싶은게 많았는데 너무나도 아쉽구나. 기나긴 삶을 함께해가며, 너와 이야기 나누며 여러 가지 생각들을 만들어나가고 싶었는데, 이렇게 몇 마디 말로 너에게 나의 바람들을 전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비통하기만 하다. 아빠가 좋아했던 신해철이라는 뮤지션에게 들었던 말을 너에게도 전해주고 싶다. 흔히들, 우리 인간이 태어나면서 어떠한 거창한 소명이나 목적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하지. 그런데 말이야... 그런 거 없어, 없다고. 그냥 태어난 게 목적이야. 태어난 거로 된 거야. 이미 넌 목적을 다한거고. 목적을 다 했는데 또 무슨 성취고 소명이 필요하겠니. 너에게 주어진 인생은 그냥 보너스게임인거야. 이제 너는 그저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남은 생을 즐겁고 편안하게 즐기면 되는 거야. 네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다면 더 좋고 말이야. 성현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아빠의 바램이야. 그리고 또하나, 아빠는 성현이가 자기 고집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 고집이 성현이를 지켜줄 '자부심'이 되도록 잘 컨트롤하며 키워주고 싶었던 아빠의 소망을 기억해주렴. 늘 네 자신의 선택을 믿어봐. 모든 영역에서 네 자신을 믿고 그 자신감 위에서 살아가기를 바래. 그리고 더 나아가, 검증될 수 없는 믿음을 택하기보다는 네 자신과 네 자신이 가진 의심과 회의의 힘 - 이성을 믿기를 바래. 설령 그 길이 미지에 대한 두려움과 혼란으로 가득할지라도 말이야.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았는데 너무 아쉽다. 좀 더 자란 너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마지막으로 성현아. 사랑한다. 그리고 아빠가 늘 성현이 곁에서 지켜주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하다.


엄마 뱃속에 있는 나의 딸에게. 아버지들은 딸이 생기면 딸바보가 된다고 해. 딸이 생긴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한 지금인데, 이렇게 뜻밖의 이별이라니. 네가 태어나면 얼마나 새로운 경이로움을 맛보게 될까? 늘 궁금하기만 했어. 그런데 딸바보가 되어보기는 커녕, 아빠가 너를 안아보지도 못하고 이렇게 떠나가는 것에 아쉬움보다 너무나 큰 미안함이 앞선다. 너에게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정말 미안하기만 하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엄마, 그리고 네 오빠 성현이가 너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기를 빌 수밖에 없는 이 무기력감을 어떻게 떨쳐버릴 수 있을까. 너를 한번 쓰다듬어보지도 못하고 사랑한다는 말 한번 건네보지 못한 이 아빠를 용서해주렴. 너에게도 최고의 아빠가 되기 위해 이런저런 생각들과 계획들을 어지러이 세워보곤 했는데 그것이 이젠 아빠의 몫이 아니구나. 미안하다. 늘 당당하고 건강하게 커다오. 그리고 이런 말 할 자격이 없는 것만 같지만, 사랑한다. 나의 딸아. 다음 세상에서 아빠에게 또 한 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 딸의 아버지가 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땐 네 곁을 오래오래 지키고 싶다. 미안하다. 네가 정말 보고 싶었는데. 너에게 정말 좋은 아빠가 되고 싶었는데. 너무나도 안타깝고 원통하구나. 미안하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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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탈 없이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내일 퇴원을 앞두고 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3박 4일간의 수술일정들이 마무리 되어가는 지금. 퇴원전야.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머릿속을 정리하려고 마음먹었었고, 일정 정도 성과도 있었다고 보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지금 정리되었던 머릿속도 다시 ‘일상적’으로 돌아가려 한다. 음… 남은 병원에서의 마지막 밤시간, 다시 차근차근 생각을 곱씹어보며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수술실로 향하면서, 또 수술실에서 마취 직전에 했던 생각들. 그 느낌들을 움켜쥔 채 생각들을 이어 나가볼 생각이다. 퇴원 전야 이 밤도. 빛나는 새벽별…


내일 이맘때쯤이면, 난 다시 집으로 돌아가 있을 것이고. 5월 18일 밤에 작성해서, 발행을 예약해둔 ‘미리 쓰는 유언장’ 포스팅이 공개될 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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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부터 큰 마음 먹고 준비한 이비인후과 수술. 비중격 만곡증으로 어린 시절부터 고생해오다가 더 늙기 전에 늦기 전에 수술하자는 심정으로 동네 병원에서 의뢰서 받았고, 종합병원에 와서 이런저런 검사를 받고, 일정 잡고 그렇게 하루하루 날이 지나서 드디어 오늘 입원. 이렇게 환자복을 입게 되었다. 


나름대로 전신마취 수술이라 약간 걱정스러운 마음과 불안한 마음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아니면 이런저런 잡생각들이 많아져서 그런가.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더라. 아마 내일 이 시간 즈음이면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나와서 회복 중이겠지. 


전신마취. 가상의 죽음을 체험하고 돌아와서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나의 삶을 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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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일. 아내와 성현이 그리고 나 이렇게 세 가족,  투표장에 다녀왔다. 한국 사회의 정치지형에 대해 참 할 이야기도 많고, 실제로 내 20대와 30대 초반까지의 시간은 무척 ‘정치적’이었다. 요즈음은 정치적 이슈에서 이탈해 무관심해졌다기보다는, 잠시 몸을 숙이고 말을 아끼며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라 해두자.  그러나 언제나 입장은 가지고 있다.


성인이 되고 투표권을 가진 이후 늘 모든 투표에 참여해왔다.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 투표로 대통령을 뽑고, 투표로 우리의 의사를 반영하는 것이 언제나 당연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던 이 땅의 역사를 기억하기에, 가볍게 흘려보낼 수 없다.


선거 개표방송을 보는 게 큰 의미는 없어 보이는 이번 총선 판이지만, 아내가 4년 만의 행사이니 한번 보자고 한다. 같이 봐야지. 하긴 우리 부부의 만남 자체가 정치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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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현대백화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태권브이 관련 행사들이 진행된지도 10여 일이 흘렀다. 성현이에게 선물해주겠다는 일념으로 빨빨거리며 본관과 U-PLEX를 종횡무진 누볐다. 이 행사가 남긴 것은 무엇일까. ‘5종의 피규어 세트’와 ‘태권브이 엽서 세트’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일 뿐이다. 눈에 보이는 물질적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진한 여운을 나에게 남겼다. 그리고 성현이에겐 ‘태권브이’라는 말과 그 의미를 남겼다.



태권브이 피규어와 태권브이 엽서 세트


태권브이 5종 피규어


태권브이 엽서 세트



유한한 삶속에서 추억이라는 것이 얼마나 강렬한 여운으로 코끝을 맴도는지를 요즘 들어 절절히 느끼고 있다. 나이를 한살 한살 먹어가는 것은 10대나 20대 때와 다를 바가 없을진대, 시간이 화살처럼 지나가고 나이를 세는 숫자의 카운트에 가속도가 붙어가는 것만 같은 요즈음이다. 속된 말로 정말 무섭게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두려움 마져 드는 요즘, 과거의 추억은 참 아련하기만하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추억의 통로로 나를 안내했던 키워드는 ‘태권브이’였다. 시간의 장막을 걷어 젖히고 잠시 돌아간 기억 속의 과거. 유치원생 꼬마인 내가 있고 30대 중반의 젊고 강한 아버지가 계신다. 엄마도 건강하시고 에너지 넘치는 젊은 여인의 모습이다. 치매로 인해 투명인간처럼 無존재가 되어버리신 외할아버지는 독일 병정 같은 건장한 호랑이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마루의 소파에 꼿꼿이 허리를 세우고 담배를 피워무신다.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낸 이곳 연남동은 이렇게 변해버리기 전, 정겨운 동네의 모습이다. 그때 동네의 어르신들. 돌이켜보니 다 내 나이 즈음이거나 나보다 어렸구나. 곧 40대를 바라볼 내 친구들은 다 코흘리개들. 지금은 경의선 숲길 공원으로 변해버린, 철길에서 아이들과 뛰노는 내가 보인다. 손을 뻗어 잡아보고 싶지만, 아스라이 사라져 갈 뿐이다.


아련하기만 한 추억의 시간들. 유한한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 자체가 길지 않으니, 그 속에서 해맑았던 어린 시절이란 찰나와도 같다. 우리 인간이란 그저 시간을 흘려보내고, 저만치 사라져 가는 그 시간의 흔적들을 바라볼 수 있을 뿐이다. 이렇듯 다시 돌아갈 수 없음을 알기에 그 시간들이 눈물겹게 그립고 그립다. 천하무적! 로보트 태권브이는 이렇게 나에게 추억의 애잔함을 남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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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2000년 5월 14일에 사랑을 시작하고, 2007년 4월 7일에 결혼을 했다. 7년여의 연애 기간도 우와~ 정말 긴 시간을 쌓아 왔구나. 했는데, 벌써 9주년 결혼기념일이다. 내년이면 결혼 10주년. 의식의 속도를 시간이 추월해버린 지 오래다.




9년 전 오늘 결혼을 하고, 설렘 반 두려움 반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한없이 정겹고 그리운 시간이다. 그렇게 시작된 결혼생활을 통해 삶이라는 것 그리고 인생이라는 것을 아주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결혼 생활을 통해 나를 보고, 여전히 속 좁은 감정 덩어리인 나의 벌거벗은 자아를 만난다. 역시나 아내는 나를 비춰주는 거울이다. 아내를 통해 그 어떤 꾸밈없는 민낯의  나를 볼 수 있다.  


우리의 만남이라는 도화지, 결혼 생활이라는 도화지 위에 늘 좋은 그림만 그리고 싶었지만, 어찌 삶이라는 게 예쁜 모습만 그릴 수 있겠는가. 때론 얼룩도 묻고, 어떨 때는 원치 않는 그림도 그려진다. 한번 그려진 그림은 고치거나 지울 수는 없다.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는  노래가사 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이다. 다만, 늘 그 위에 새로운 그림을 덧칠하며 살아가는 게 우리네 인생 아닐까? 그렇기에 비록 리셋은 있을 수 없지만, 늘 새로운 출발의 가능성을 담고 있는 것 같다. 뒤를 돌아보기며 후회나 아쉬움, 상념에 잠기기 보다는 앞날을 바라보는 우리가 되어야겠다.


둘째를 임신하고, 여러모로 힘겨워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아내에게...


고맙고 또 미안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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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아름다운 봄날이다. 


정오즈음에 연남동 꽃길을 지나다가 눈부시게 만발한 벚꽃을 보곤 잠시 그 자리에 멍하게 서서 고개를 들어 벚꽃을 올려다보았다. 새파란 하늘과 새하얀 벚꽃의 조화 속에 봄날의 찬란함을 만끽해본다. 아…예쁘다. 설렐 정도로 아름다운 봄날이다. 어느 날 갑자기 이 벚꽃이 지듯 그렇게 순식간에 봄날은 지나가겠지. 강렬한 태양과 찌는듯한 무더위에 숨이 턱턱 막히는 여름날이 온다 해도, 눈부신 이 짧은 봄날의 햇살을 기억하리라. 


소유할 수 없는 존재는 너무나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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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약간의 우울함이 나를 엄습하고 있다. 정확히 꼭 집어서 말하기 어렵지만, 다들 앞으로 나아가는데 나만 혼자 뒤떨어지는 느낌, 점점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 이런저런 감정들이 교차한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투자 되어야 할 시간들이, 손아귀에서 부질없이 흘러내려 버리는 고운 모래처럼 산산이 흩어져가는 느낌이 나를 지치게 하는 걸까? 사실 별다른 상황의 변화는 없다. 아니, 어쩌면 그래서 더 문제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침잠을 거듭해봤자 답이 없다. 우선은 지금의 적당히 건전한 생활의 틀거리들을 유지해나가며, 일단 버티기 모드로 내 자리를 지켜내는 수밖에 없다. 너무 조급하게 이것저것 들었다 놨다 하며 조바심 부려봐야 남는 게 없다는 것은 그동안의 무수한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누군가를 붙잡고 한없이 칭얼대며 하소연하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다. 누군가 앞에서 대책없이 징징거리기엔 난 너무 어른이 되어버렸다. 이건 온전히 나 홀로 마주해야 할 문제다. 버텨내고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 수많은 나의 선택들이 모이고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결국, 내가 선택한 길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이고, 과거의 선택들로 만들어진 현재는 그냥 내가 받아 안을 수밖에 없다.


정체해 있는 나와는 달리, 저 앞으로 나아가는 듯한 다른 이들을 보며, 나만 혼자 뒤떨어져 다른 곳으로 가는 걸까 하는 걱정과 함께, 정녕 시간이 나를 버린건 아닐까 하는 조바심마저 앞선다. 그 어떤 자기 설득으로도, 내 안에 깃든 걱정과 두려움을 모두 털어낼 수는 없겠지만 나자신에게 말해주자. 아니야...그렇지 않아. 잠시 다른 길로 돌아가는 것뿐이야. 아직 나는 끝나지 않았어. 난 나의 길을 가고 있어. 라고



삶의 철학, 삶의 기조, 굳건한 자기 의지. 


그래, 내 삶에 대해 흔들리지 않을 기조를 가지고 싶다. 거창하게 말하면 삶에 대한 철학의 확립인데, 어린 시절엔 이 나이 먹은 나는 뭔가 확고하고 흔들리지 않을 무언가가 확립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봤던 어른들은 그래보였거든. 그런데, 난 여전히 흔들리기만 한다. 남자건 여자건 철들지 못한 자들의 마음은 그저 갈대인가보다. 


요며칠,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일상에 지쳤다고 이렇게 침잠을 거듭하는 것은 삶에 대한 철학의 부재가 원인일 것이다. 긴 호흡을 가지고 멀리 내다보자. 분명한 계획을 세우고 움직여야 하고, 그것을 믿고 뚝심 있게 하루하루를 버텨내자. 근시안적인 일희일비는 지양하자. 너무 근본 없이 흔들리고 지쳐버릴 수 있다. 



기억하자.


하나, 2016년, 성현이에 대한 집중적 시간 투자는 내가 선택한 것이다. 술에 물 탄 듯 물에 술 탄 듯 해선 안 된다. 확실하게 진한 시간의 추억들을 만들어나가도록 하자. 그 시간에 조바심내며 인상을 쓰는 건 스스로 결의한 내용을 부정하는 금붕어 짓이다. 네가 선택한 것이고, 옳은 선택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투자하려면 확실하게 투자하자.


둘, 너무 여러 가지를 하려고 조바심내지 말자. 올 한 해 몸만들기를 최우선의 과제로 결정했다. 사실 쉽지 않은 과제다. 다른 것들 이것저것 하려고 욕심부리지 말자. 그러다가 이도 저도 안된다. 나의 가용시간은 제한되어있고, 분명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그 한 가지에 집중하자. 그리고 꼭 성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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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동안 블로그에 다시 글을 쓰고 이것저것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다시 한 번 깨닫는 것은 블로그가 가지는 정체성, 블로그가 주로 담아내는 콘텐츠의 중요성이다. 과거 내 블로그는 ‘고양이’라는 확실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도 우리 집에 냥이 님들은 여전히 건재하시고 다시금 우리 집에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써볼 생각이지만, 먼저 예전에 느꼈던 ‘삶의 이야기’의 결핍에 대한 아쉬움을 어느 정도는 해소하고 나중에 함께 가는 주제로서 생각하고 있다. 고양이의 이야기들. 특히나 가슴 아픈 일들에 대한 포스팅만을 나열하다 보니, 내 일상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없다는 아쉬움을 예전에 많이 느껴왔었기에.


그래서 블로그의 방향을 조금 틀어보려고 하다 보니, 이게 좀 애매해져 버리는 구석이 없지 않다. 그사이 아이가 태어났고, 벌써 26개월 차. 육아 일기처럼 하루하루 밀착형 포스팅을 쓰는 건 아니지만, 아이에 관련된 글도 담아내 보려고, ‘아버지 되기’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그런데 실제 제대로 된(?) 육아일기는 얼마 전에 맥용과 iOS용 모두 구매한 ‘Day One 2’에 쓰고 있다. 나름 거금을 들여 프로그램을 구매했는데, 앱 구매 이후 육아 일기를 쓰는 횟수가 늘어났음을 체감할 정도로 활용도가 높은 앱이고, 그 덕분에 성현이의 기록들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는 게 눈에 보인다. 정말 만족스러운 지출이다. 


이렇듯 육아 일기의 비중이 'Day One 2'로 많이 넘어가면서 블로그에 '아버지 되기' 카테고리에 포스팅이 좀 뜸해진 것도 사실인데, 이 부분은 좀 개선이 필요할 듯 싶다. 현재 블로그와 앱을 사용한 육아일기 사이에 명확한 구분을 확정한 건 아니다. 다만 한가지 블로그는 어쨌든 간에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글이라는 것이 고려될 것이다. 그리고 요즘 들어, 열심히 쓰고 있는 단주 일기. 이것은 한동안 꾸준히 쓸 생각이다. 단주라는 것이 어떤 방식으로든 어떤 양태로든 어느 정도 수위로든 간에 일정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계속 써야 하겠지.

Mac용으로 구매한 Day One 2. 구매 이후 육아 일기를 아주 열심히 쓰고 있다.


Mac용과 iOS용 둘 다 구매했다. 출시기념 세일기간에 구매했음에도, $ 27.48!!!




이렇게 블로깅을 하는 데 있어서, ‘아이폰-아이패드-맥북’의 삼위일체는 꽤 도움이 된다. 아이폰에서 찍은 사진은 아이클라우드 사진스트림을 통해, 세 기기에서 모두 공유된다. 아이폰에서 찍고 맥북에서 편집할 수 있다. 블로그 포스팅 작성 시 글은, 맥북에서 Ulysses (율리시스) 라는 앱을 통해 작성한다. 기본적인 맞춤법 검사 후에, 웹상에 업로드하는데, Ulysses와 자매앱(?) 격인 Daedalus (대달러스) 로 아이패드나 아이폰에서 간간이 작성하기도 한다. Daedalus는 Ulysses와 연동되는 iOS용 앱이다. Scrivener라는 앱도 구매해놓은 상태인데, 이것은 튜토리얼을 보면서 공부가 필요하기도 하고 또 블로깅하는 정도의 글쓰기에는 좀 과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 포스팅을 작성하는 데 있어 한가지 좀 더 정성을 들여야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글에 들어가는 이미지들에 대한 후처리 작업이다. 예전에는 사진들을 포토샵으로 적당히 보정을 하곤 했는데, 이제는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을 티스토리 상에서 글 작성하면서 기본으로 제공되는 툴로 사이즈를 조정하고, 우측 하단에 블로그 주소 하나 도장 찍듯이 쾅 찍은 후 바로 업로드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간 투자를 줄이고 성의가 없어진 만큼, 당연히 이미지의 퀄리티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포토샵 대용으로 맥에서 사용할 만한 프로그램으로 pixelmator (픽셀메이터) 를 이미 구매해 놓은 상태이다. 간간이 만져보긴 했으나 조만간 제대로 한번 익혀야겠다. 그리고 스크린 캡쳐어플들을 3개 정도 용도에 맞게 간추린 후 마찬가지로 사용법을 손에 익혀야 한다. 역시나 툴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숙지하는 것이 가장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일이다. 


이렇게 글을 쓰고, 그 안에 콘텐츠를 예쁘게 가공해낼 도구들에 하나하나 탐색하고 살펴보다 보면 다시금 블로그 포스팅의 본질인, ‘콘텐츠’ 그 자체에 대한 고민으로 시선이 돌아온다. 역시나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생산이 가능한 콘텐츠인데, 나는 내 블로그의 방향을 정보제공형 블로그 같은 것으로 잡고 있지는 않다. 내 생활 속에서 내가 관심을 가지는 것들이 이 블로그 포스팅 속에서, 지속해서 생산되면서 콘텐츠로서의 매력을 가지기를 원하는데 이게 쉽지가 않다. 우선은 내 삶을 기록하는 공간이기에, 차근차근 데이터를 축적해 나간다는 생각으로 한 땀 한 땀 공들여 글들을 써내려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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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의 사진이다. 책장은 본래 책을 정리하는 공간이지만, 언제부턴가 내방의 책장은 책을 위한 공간만은 아니었다. 온갖 잡동사니들의 전람회. 물론 책들도 한자리 차지하고 있지만, 각종 출력물, 공과금 영수증, 각종 기록과 노트들, 기타 피크, 기타 줄, 튜너부터 시작해서 도저히 열거할 수도 없을 만큼의 수많은 물건이 마구 뒤섞여 있었다.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 언젠가부터는 치워야겠다는 생각마저 포기하고 마구 쌓아두며 지내왔다. 눈앞의 책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난장을 보며, 대대적인 장시간의 공사(?) 없이는 정상화 되기 힘들 것을 예감하곤 했다. 실제로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책장과 서랍장 등의 공간에, 이 방의 물건 80% 이상이 여기저기 수납되어 있던 상태. 이 어마어마한 규모에 섣불리 전쟁선포를 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시간이 흘러가던 어느 날,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나가 보자는 생각을 하며 작업에 돌입했다. 다소 무모하게 저질러 버린 느낌이랄까? 그러나 무모하게 시작하지 않으면 시작될 수 없었던 일이었다.


굉장히 긴 시간을 투자했다. 2주 이상의 시간을 들여서 차근차근 진행된 작업이었다. 거의 20일에 근접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짧은 기간에 몰아치기엔 너무나 무리가 될 작업이었고, 그렇게 파르르 떨면서 죽을 둥 살 둥 하며 목숨 걸고 일하고 싶지는 않았다. 맘 편히 먹고 차근차근히 해나가자는 생각이었다. 


이 작업에 임하면서, 나에게 계속해서 읊조렸던 이야기는 ‘버리자. 여태까지 안 써왔던 건 앞으로도 안 쓴다’였다. 잘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라 이것저것 잡동사니들을 쌓아두느라 이 난장이 벌어진 것인데, 그 잡동사니들을 모두 다 안고 가면서, 그것을 차곡차곡 쌓아 아무리 어여쁘게 재배치한들 상황이 개선될 리가 없었다. 버렸다. ‘언젠간 쓰이겠지’, ‘언젠간 보게 될 거야’ 등등의 마음으로 여기저기 쌓아놓았던 많은 것들을 버렸다. 과감히 버렸다. 그리고 분류하고 정리했다. 정말 힘들게 작업했다. 대대적인 작업은 마무리되었다 보고, 빠른 시일 내에 이 정리된 것을 바탕으로 2차로 버릴 것을 다시 추려낼 생각이다







지난했던 작업의 시간을 돌아보니 이건 흡사 머리부터 발끝까지 지방흡입을 하고 성형수술을 한 후 새로 태어난 사람과도 같다. 어마무시한 고생을 하면서 탄생한 After를 Before 와 비교해 보면서 새로운 느낌을 만끽하는 중이다.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 할 준비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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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새 출발을 하는 의미(?)에서 맥북 클린설치(포맷 후, OS 재설치)를 단행했다. 국내 맥북 사용자들에게 오아시스이자 바이블과 같은  백투더맥  블로그(클리앙의 Maclien에서 활동하시던 원님의 블로그)와   클리앙의 소모임 MaClien의 글들을 검색해서, 설치 디스크 만들기와 클린설치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확인한 후 클린설치 돌입. 과정을 크게 나누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다. 아니 간단하다.



1. 클린설치 전 App Store에서 OSX(El Capitan) 다운로드 

2. DiskMaker X로 설치디스크 제작

3. 클린설치 (하드 포맷후, OSX 재설치)


어젯밤부터 오늘 오전까지 틈틈이 짬을 내어, 엘 캐피탄을 다시 클린 설치하고 사용할 앱들만 다시 설치하고 이것저것 다시 세팅해주었다. 뭔가 문제가 있어서 클린설치를 한 것은 아니다. 10개월간 사용하면서 크게 느려진다거나 뭔가 버벅이는 문제는 없었다. 그냥 새로운 기분을 만끽하기 위해 시스템을 밀어버리고 새로 설치한 것뿐이다. 윈도우 쓸 때는 가끔 이것저것 꼬이곤 해서, 가끔 포맷하고 시스템을 재정비하곤 했는데, OSX 사용하면서는 그럴 필요성을 아직 느껴보진 못했거든.


어쨌거나 새로 태어난(?) 맥북으로 블로그에 정진해보도록 하자.




앗차차 !!!좀 전에 정확한 날짜를 확인해보니, 2016년 4월 8일이면 내 맥북의 무상 수리 보증기간도 끝이 난다. 그전에 이미 구매해둔 애플케어도 등록해야겠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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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내부자들'을 본 이후로 꽤 오랜만에 아내와 영화를 보러 나왔다. 이제 갓 두 돌을 지난 아이를 가진 부부가 영화를 보려면, 그 시간 동안 아이를 봐줄 사람이 필요한데, 늘 그래 왔듯 부모님께서 수고해주셨다. 아이를 맡기고 후다닥 메가박스로 차를 몰아, 표를 끊고 음료와 먹을 것을 사서 기다리는 그 시간. 어찌 보면 그 시간이 가장 기분 좋은 설렘의 시간이다. 


신촌 메가박스엔 제로칼로리 콜라가 없어서 아쉽다고 말하면서, 나초콤보 세트를 주문해서, 나초에 치즈 소스를 듬뿍 묻혀서 먹으며, 카라멜 팝콘을 우걱우걱. 이러니까 살이 안 빠지는 거라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자. 자정이 넘었으므로 칼로리는 이미 리셋되었다 !!! 그리고 이 글을 포스팅하고, 난 바로 넷플릭스에서 브레이킹 배드 시즌3을 한편 때리며, 사이클을 돌리고 잘 거거든. 하루하루를 그때그때 기록하지 않으면, 결국 그냥 안 하게 되어버리기에 부랴부랴 포스팅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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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그리고 10여 일 정도(+약간 더? ^^) 가 흘렀다. 그렇게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또 삶 속에서 마냥 신기해할만한 그 무언가가 거의 소멸해가는 나이이기도 하기에, 삶을 마주하면서도 매너리즘에 빠져있다.어찌 보면 진지한 관조의 시선인데, 이게 좋은 쪽으로 발현된다면 삶에 대한 진지한 통찰 속에서 철학자(?)가 될 수도 있겠지만, 술 한잔 달뜬 취기에 달아올라 온갖 생각을 꽃피워내며 하늘을 날다가, 어김없이 찾아오는 아침 숙취의 자괴감이 주는 현실의 중력에 잡아 이끌려, 보잘것없는 나 자신의 바닥에 내팽개쳐지는 경험을 계속 반복하다 보면… 글쎄 머릿속이 그냥 텅비어가는 것만 같다. 바보가 되어가는 것 같아. 그러니까, 뇌에는 알코올이 아니라, 적당한 카페인과 약간의 달달함. 그리고 책이 필요하단 말입니다. 김태훈 씨.


지금 나에게 복잡하게 무언가를 계획할 여력이 없는 것 같다. 딱 하나만 1년의 목표로 상정해보자. 오로지 하나만. 욕심부려서 이것저것 다 계획한다 한들 그것을 다 이루어낼 현실적인 시간이 허락되지 않을 수 있고, 이것저것 욕심부려서 머릿속에 산개시켜놓은 계획들 자체가 무언가를 이루는데 방해요소가 되어버리기도 한다. 무의식 속에서 올해의 단 한 가지 목표를 생각했을 때 머릿속에 가장 먼저 들려오는 목소리를 한번 들어보자. 


살 빼기. 체중감량. 다이어트.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그것. 이게 내 올해 목표다. 내 경우에 있어, 요놈은 술을 멀리하는 생활태도를 함께 옵션으로 요구한다. 지난 12월 연말이라는 핑계로 이래저래 술을 달리고 나니 9kg가량이 불어버리는 저주받은 몸의 소유자이다. 고무줄처럼 널뛰기 하는것도 정도가 있지, 이건 너무해 ㅠㅠ  지난 연말부터 새해가 밝은 지금까지 열심히 술을 끼고 있다 보니, 거의 10kg가 불어버린 상태. 고로 올해의 목표는 20kg 감량이다. 아놔. 광란의 연말만 아니었다면, 이렇게 무시무시한 숫자가 목표가 아니었을 텐데. 에효. 어쩌겠는가. 니가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거늘.



20kg 감량 (& almost 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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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 2016년. 붉은 원숭이해라는데, 그 한자를 한글로 읽어보자면, 여러 가지 국내 정세와 맞물려 왠지 모르게 입에 착착 달라붙는 느낌이다. 뭐 굳이 여기에 타이핑 하지는 않겠지만. 


새해. 2015년 12월 31일과 2016년 1월 1일이, 지구의 공전주기의 일정 사이클을 재시작하는 지구 공전의 위치변화를 제외하고 본다면(참고로 저는 불하무식한 문돌이ㅠㅠ) 그 어떤 의미의 차이가 있는가 하고 왠지 좀 삐뚤어진 반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기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자면 나에게도 이 새해라는 게 참 두근두근 뭉클뭉클했던 적이 있었더랬다.


아마도 꼬꼬마 시절을 막 벗어나 나 자신 그리고 나를 둘러싼 세상에 대해, 조금 서툴기는 하지만 나만의 시선을 가지기 시작했던 국민학교 5-6학년 시절이었던 것 같다. 그냥 살아지던 인생에서 깨어나, 나의 자아가 눈을 뜨게 되면서 나를 중심에 놓고 세상의 흐름을 사고 하기 시작했던 첫 시기였을 게다. 마치 첫 몽정을 경험한 꼬마 총각이 느끼게 되었던 두려움과 당혹감 또 일말의 설렘 마냥. 그렇게 뭔가 제대로 정의되지 않던 그 시기. 나는 새해를 맞이하며 설렜고, 의미를 부여했었고, 어제와 오늘은 다르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직은 30대라 나를 위로하고 있다. 여전히 40대는 오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두 돌이 지나면서 하루하루 업그레이드 속도가 빨라지는 아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그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부모로서의 뭉클한 자의식이 주는 감동이 나를 휘감기도 한다. 부모가 된다는 것. 아이를 가진다는 것은 참 경이로운 일이다. 그런데 아이가 커가면서 같이 늙어가는(?) 나를 바라보며 산울림의 청춘이라는 노래를 중얼거리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어쨌든 나는 이 새해가 전혀 설레지 않는다. 그냥 하루하루일 뿐이고, 나를 둘러싼 불안감들과 가라앉아버린 마음의 무게를, 희망의 언어로 밀어내버리기는 나 자신이 너무 바닥을 향해 추락하고 있다. 술 때문인가. 우울함의 진득한 무게감이 나를 지배하는 지금. 뭔 새해의 설렘을 찾겠는가.


새해에 대한 희망찬 포부는, 이 우울함을 극복해낸 이후로 미루어둬야겠다. 하긴 생각해보니 음력 설날도 있잖아… 빨리 여기서 탈출하자. 우선은 술을 좀 멀리해야겠다. 어찌 된 게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는게 아니라, 더 가라앉고 우울우울 이러고 있는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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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생일이다. 그러나 어제 저녁에 벌어진 일로 내 머릿속은 온통 헝클어져 있다. 내가 그동안 보냈던 나의 생일 중, 이렇게 심란했던 생일날이 있었던가.  그래도 내 곁에서 내 마음을 도닥여주려는 아내가 고맙고, 든든하게 내곁을 지켜주시는 부모님께 감사드릴뿐이다. 다시 태어나는 생일이 되자. 오늘까지만 심란해하고, 오늘까지만 울적해하자.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 그리고 난 다시 내일의 내가 될 것이다. 당면한 상황들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가자.


너무나도 인상적인 2015년 12월 11일 ~ 12일의 시간들이었다. 많이 놀랐지? 태훈아. 너무 많이 걱정하지마. 아... 그리고 !!!  생일 축하한다. 내년 한해도 잘해보자. 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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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어제 아내의 생일. 아내는 음력 생일을 지내기에 매년 생일 날짜가 바뀐다. 2000년부터 지금까지 16번째 함께 맞이하는 아내의 생일이었다. 이번 아내의 생일에는 부모님께서 아내를 위한 깜짝 선물을 준비하셨고, 나도 그 프로젝트(?)에 동참하느라 한 달여 동안 노트북 고르고, 또 보안을 유지하느라. 꽤 압박감을 느낀 한 달을 보냈다. 그리고 어제, 아내가 너무나 많이 기뻐했기에 나도 기쁘고, 우리 부모님께서도 기뻐하셨다. (LG 그램 15인치 개봉기 포스팅도 나중에 작성해야지.)



나의 사람, 내 안의 해. 나의 아내여. 16년이라는 시간. 함께 잘 보내왔네요. 앞으로도 늘 지금처럼 함께 합시다!!! 



12월 3일로 넘어가는 새벽. 조촐한 파티를 열었다. 성현이도 잠에서 깨어 엄마의 생일을 축하해줬다^^

뭐, 우리 이제... 그냥 생일케잌의 초는 간단하게 세팅합시다.

가든호텔에서 부모님과 점심식사. 2007년 우리는 이 호텔에서 결혼했었다.

부모님의 깜짝선물. LG그램 15인치. 아내도 정말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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