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11.14 그리운 나의 똘레야... 14
  2. 2007.09.10 Now And Forever, We Will Be Your Friend.

똘레가 떠나간지 1년하고 6개월이 지나갔다.  불과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을뿐인데. 너무나도 긴 시간의 터널을 지나온 것만 같은 느낌이다. 10년전, 생초보 집사였던 서투른 나에게 와주었던 녀석. 나와 함께 몸을 맡대고 살았던 첫 고양이. 나 밖에 몰랐던 나의 친구이자, 동생 같았던 나의 똘레. 그녀석은 나의 형제와도 같았다. 괴로울때나, 즐거울때나, 슬플때나, 기쁠때나, 술에 취했을때나, 피곤할때나... 그 모든 시간을 함께 해주었던 나의 벗. 나의 고양이...

역시나 슬픔은 기억의 저편에 잠시 밀어두는 것일뿐.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똘레를 떠올릴때면... 똘레가 떠나간 작년의 기억들을 되새길때면, 그 며칠사이의 기억을 떠올릴때면 가슴이 내려앉는 듯한 후회들이 나를 감싼다. '아...내가 이렇게 대처했다면, 똘레가 그렇게 갑작스레 떠나가지 않았을텐데...' 하는 회한과도 같은 감정. 똘레의 부재를 다시한번 기억의 저편에서 현실로 꺼내왔을때 느끼게되는 울컥하는 마음. 그립다. 그립고도 너무나 그립다.

존재는 존재 그 자체로 유일하다. 그 어떤 존재도, 다른 존재를 대체할수 없다. 각각의 존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완성된 우주이다. 우주가 지고나면, 영원한 공허와 공백만이 남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2006년 초, 어머니와 똘레의 하트놀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2005년 크리스마스날 찍은 사진. 똘레와의 영원할 것 같았던 시간들은, 결국 영원하지 않았다.



인간은 존재를 넘어선, 무형의 가치, 형이상학적인 것을 늘 추구한다지만.  자신이 가진 오감--감각으로 구체화되지 못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구체적인 경험으로 환원되지 못하는 존재에 대한, 어떠한 유형의 실체를 갈구한다. 과거 원시인들이. 거대한 조각상을 만들거나, 하다못해 동굴에 벽화를 그리는 것도. 어떠한 무형의 존재에 대한(절대자 혹은 죽음건너 저편으로 떠나간 존재에 대한) 구체적 실존형태를 만들고 싶었음이리라.

내가 이번에 진행한 작업 또한 비슷한 연장선상에 있는건 아닐까...생각해본다.





바로 이것↓↓↓






사용자 삽입 이미지얼핏보면, 예전 그대로 같지만, 자세히 보면 11플렛에 하얀띠가 들어가있는걸 볼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펄아크릴 박스 위에, 청자개로 새겨져있는 똘레(ddolre)

사용자 삽입 이미지ddolre가 콩글리쉬이고, 발음대로 따라가면 thol~ 또는 ttol~ 로해야 하지만, ddol~로 새겨넣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헤드 아랫쪽에, 똘레 어렸을때 모습같은 메탈스티커 한장.



똘레가 내곁에 함께 있었을때, 마치 똘레가 영원히 내 곁에 있어줄 것이라 착각하며 살아가던 시절. 똘레가 놀아달라고 칭얼거릴때, 놀아주지 않고 이 기타만 뚱땅거렸던 기억이 난다. 그에 대한 섭섭함이었을까...이 기타를 조율하고 있으면 똘레가 무척 칭얼거리며 싫어했던 기억도 떠오른다. E-A-D-G-B-E(미-라-레-솔-시-미)음이 귀에 거슬렸던 걸까... 아니면, 자기와 놀아주지 않고. 요상한 물체를 안고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는 나에대한 섭섭함의 표현이었던 걸까... 그때 똘레와 더 놀아줄껄... 08년에 3월에 이 기타를 들여왔었으니까... 똘레와 2년 2개월정도의 시간을 공유한 기타이다. 이렇게 똘레 커스텀으로 인레이(지판에 문양)를 새겨넣기 전에도, 이 기타를 똘레라 이름 붙였었다. 똘레라는 이름을 11번 플렛에 새겨넣은 이 기타. 이번 인레이 커스텀 작업에 대한 이야기는 이후, Guitar 카테고리에서 새로 포스팅 할 예정...

   cf. 예전 기타 사진 포스팅 --->>   Cort Earth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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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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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블로그에 있던 글을 2011년 8월 12일 00시 50분에 옮겨 놓습니다.
- 글작성 시간은 원본 글의 작성시간에 따릅니다.

검이를 보내고, 지난주 내내, 많이 힘들었습니다. 죽음 그자체가 가져오는 커다란 벽때문이기도 했고, 그때 그순간에 조금만 잘 대처했다면, 검이가 살아있을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 때문에, 또 더 잘해줄수 있었는데, 검이에게, 잘 대해주지 못한것이 너무나도 마음에 걸려서, 그 너무나도 깊은 후회가 마음을 후벼파더군요. '있을때, 잘해라~'라는 말은, 비단 남녀간의 문제에 한정되는게 아닌가봅니다.

삶과 죽음, 왜 그토록 철학자들이, 그 '죽음'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많은 사색과 고민을 했어야 했는지. 또 많은 종교들이 왜 저마다의 '내세론'에 큰 비중을 두고 있었는지를 느낄수 있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무신론자입니다. 절대자로서의 '신'이라는 존재까지는 부정하고 싶지는 않으나, 특정한 '종파'를 따르고 싶은 생각은 없는 사람이지요. 예수를 신으로 믿는 사람도 있을테고, 요즘도 그러는지는 모르겠으나, 마르크스의 말들을 경전 처럼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탐크루즈 처럼, '과학'을 신으로 믿는 사람들도 있을테구요. 아니면, 어떤 신부의 '고해'처럼, '인류진화의 역사'가 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껍니다. 각자 저마다의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세상이지요.

제가 검이를 추억하는 글을 보면서, '과학적 이성'을 지닌, 혹자들은 이렇게 말할수도 있을 것입니다. '죽음이란, 생물학적 기능의 정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이지요. 특정한 문화 혹은, 경험을 공유하지 않은 자들과의 논쟁은 무의미할 것입니다. 전 훗날, 저희 부모님께서 돌아가시더라도, 늘 제곁에서 저를 지켜주실꺼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게 설령, 나 혼자만의 '착각'속의 가정이던간에, 제가 그렇게 생각하고, 함께 해왔던 세월속에서의 부모님의 따뜻함을 잊지 않는 이상, 그것은 분명 저에게 있어 엄연한 실존이자, 사실일것입니다. 그것은 '종교'로서의 믿음이 아니라, 함께 해왔던 시간들에 대한 '사랑의 기억'일 테니까요.

검이를 대하면서도, 그런 마음이 듭니다. 이것도 엄연히 '구별짓기'라는 속성을 지닌, 문화의 문제일수도 있을꺼에요. 인간 뿐만이 아니라,  '동물'도 사랑했던 문화속에 있었던 사람들만이, 공유할수 있는 감정일껍니다. 그런것이겠지요. 검이는, 저에게 분명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9월 6일 새벽, 검이가 그렇게 무지개다리를 건너고나서, 몇시간동안 정신을 못차리고 있었습니다. 불과 어제그저께만해도, 제가 기타칠때면, 꼭 자기가 관객이라도 되는것처럼, 옆에 의자에 앉아서 저를 응시하던 따뜻한 검이가 있었으니까요. 아니, 불과 몇시간 전만해도, 병원에서는 제대로 먹지도, 눈을 뜨지도, 일어나서 걷지도 못하던 아이가, 그래도 자기 집에 왔다고, 일어나서 걸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또 캔 하나를 다 먹어치우면, 살아보려고 노력했던 검이였으니까요. 그러나, 죽음이라는 이름은, 체온을 앗아가버리고, 검이는 많이 차가워졌더라구요.

검이를 땅에 묻고 돌아올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반려동물 장례업체에 연락을 했습니다. 9월 6일 오후 2시 30분쯤에 연락을 했었는데, 1시간여 후에, 차가 저희 동네 입구까지 오더군요. 나머지 6마리의 냥이들에게, 검이와 인사를 시키고, 검이를 처음 구조한 그장소에 잠시 들렸다가, 차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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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장례업체로 이동하는중, 차안에서. 이제 다시 볼 수 없을, 검이를 눈에 가슴에 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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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이의 마지막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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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아, 아픈 몸에서 벗어던지고, 우리와 함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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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이의 엔젤스톤의 모습













검이를 다시 데리고 돌아오면서, 홍대에서 버스를 내려서, 늘 검이가 가던, 동교동의 동물병원으로 찾아갔습니다. 원장 선생님께서도, 검이가 발작하는 것때문에, 밤새 간호를 해주시면서, 아침에 퇴근하시곤 하셨거든요.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늘 검이가 좋아하던 장소에, 검이를 잠시 쉬게 했습니다. 늘 캣타워 아래에가서 앉아 있었거든요. 유독 검이가 좋아하던 장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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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검이











이렇게 검이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돌아와, 저희 부부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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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이를 위해 마련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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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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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Will Always Love You








































































그러다가, 문득 제가 기타칠때마다, 곁에와서 그 기타소리를 듣고 있던 화검이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하여, 제 기타의 이름을 '화검'이라 지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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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순간, 더욱더 소중해진 나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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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 GUM
































기타도 못치는게, 기타 조금 알았다고 이런저런 '꿈의 기타'들에 눈이 돌아가고 있었는데, 이제 이 기타는 평생 버릴수 없는 가장 소중한 기타가 되어버렸습니다. 열심히 기타 연습해서, 내년 9월 6일에는, 검이에게 '제대로된' 노래를 불러주려고 합니다.

지금은, 아직 손끝에서도, 검이의 감촉이 느껴지는 듯하지만, 시간이 흐르고나면, 그 아픔의 자리를, 부드러운 그리움이라는 이름의 감정이 채워주겠지요. End가 아닌 And를 위하여, 늘 검이와 함께 살아가려고 합니다. 또 언젠가 우리에게 다가올 제2, 제3의 검이를 기다리면서 말입니다.

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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