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고, 급하게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다녀왔다. 병실에 침대 위에 몸에 주렁주렁 링거 줄을 달고, 호흡기에 의존해 힘겨운 숨을 몰아쉬고 계시는 할아버지를 보면서 마음 한구석이 애려온다. 언젠가는 다가올 것이라 예상했던 순간들이지만, 막상 닥치니 참... 


어린 시절의 기억들, 이런저런 상념들이 떠오르고 가슴은 먹먹해져 온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이렇듯 이별의 연속이구나. 아…뭐라 말을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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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탈 없이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내일 퇴원을 앞두고 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3박 4일간의 수술일정들이 마무리 되어가는 지금. 퇴원전야.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머릿속을 정리하려고 마음먹었었고, 일정 정도 성과도 있었다고 보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지금 정리되었던 머릿속도 다시 ‘일상적’으로 돌아가려 한다. 음… 남은 병원에서의 마지막 밤시간, 다시 차근차근 생각을 곱씹어보며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수술실로 향하면서, 또 수술실에서 마취 직전에 했던 생각들. 그 느낌들을 움켜쥔 채 생각들을 이어 나가볼 생각이다. 퇴원 전야 이 밤도. 빛나는 새벽별…


내일 이맘때쯤이면, 난 다시 집으로 돌아가 있을 것이고. 5월 18일 밤에 작성해서, 발행을 예약해둔 ‘미리 쓰는 유언장’ 포스팅이 공개될 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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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부터 큰 마음 먹고 준비한 이비인후과 수술. 비중격 만곡증으로 어린 시절부터 고생해오다가 더 늙기 전에 늦기 전에 수술하자는 심정으로 동네 병원에서 의뢰서 받았고, 종합병원에 와서 이런저런 검사를 받고, 일정 잡고 그렇게 하루하루 날이 지나서 드디어 오늘 입원. 이렇게 환자복을 입게 되었다. 


나름대로 전신마취 수술이라 약간 걱정스러운 마음과 불안한 마음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아니면 이런저런 잡생각들이 많아져서 그런가.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더라. 아마 내일 이 시간 즈음이면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나와서 회복 중이겠지. 


전신마취. 가상의 죽음을 체험하고 돌아와서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나의 삶을 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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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부터 성현이가 코를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그 이전부터 우리 부부가 먼저 코를 훌쩍거렸는데 성현이도 옮았나 보다. 하루 이틀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며 기다렸는데 증상이 빨리 호전되는 것 같지 않아서 오늘 정오에 늘 다니던 망원동의 닥터훈 소아청소년과에 다녀왔다. 도착하니 앞에 대기하고 있는 아기들이 19명가량. 환절기인지 아기들이 감기에 많이 걸리나 보다.


약 한시간 가까운시간을 대기하는데, 성현이 요녀석 무척이나 활동성이 좋다. 자동문을 버튼 눌러 여는 것에 재미를 붙였는지 연신 들락날락 거리느라 정신없이 뛰어댕기고, 나는 그 뒤를 커버하기 바쁘다.  








병원에 다녀와서 약 먹자고 하니, 기대 어린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나를 바라본다. 내가 어렸을 때 약 먹는 것은 그다지 유쾌한 경험이 아니었는데, 요즘은 아이들 약이 참 먹기 좋게 나온다. 약 같지 않고 달달하다. 어린 시절 고이 접힌 종이봉투에 담긴 가루약을 엄마가 숟가락에 물로 개어서 새끼손가락으로 휘휘져어 주시곤 했다. 구토감을 겨우 참으며 목구멍안으로 억지로 넘겨야 했던 약의 그 쓰디쓴 맛은 이제는 더이상 없다. 아이들이 그 쓴 약을 군말 없이 삼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의젓함을 증명해야 할 일도 없어졌다. 이러하니 성현이가 이렇게 약 먹는 것을 고대하며 좋아할 수밖에. 그래도 다행이다. 먹이는 사람의 수고도 덜어졌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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