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블로그를 방치해두고 있었지만, 가끔씩 티스토리가 구 에디터를 아예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신 에디터만 사용 가능하게 변경했다는 흉악한 소문을 드문드문 듣고 있었더랬다. 사용자가 자유롭게 만질 수 있었던 태터툴즈나 텍스트큐브에서 티스토리로 넘어오고, 편리함과 자유를 맞바꾼 느낌은 계속 들어왔지만, 점점 불편해지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궁금해...왜 이렇게 바꾸어나가는건지.

블로그 안에 삶의 연대기를 구축하고 싶었던 게으른 나는(여기서 '게으른'이 포인트. 그때그때 글을 쓰지 않고, 찍어놓은 사진을 가지고 과거의 기록을 복원하는 식의 글쓰기를 하려고 했었던 베짱이 ㅠㅠ), 언제부턴가 티스토리에서 과거 시간으로 글을 발행할 수 없게 만들어 놓은 것에 절망했더랬다. 그러다가... 익숙하고, 친근했던 구 에디터와 신 에디터를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게 하다가, 어느 날부턴가 깔끔하기만 한(깔끔하다는 것은 많은 것을 생략했다는 그 의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듯하다) 신 에디터만 사용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사용해봤는데... 어라, 기본적으로 사용하던 줄 간격 조정이 안 되고, 글자 크기도 너무 제한적으로 선택할 수 있고... 이건 아닌데. 하고 그냥 티스토리 창을 꺼버렸었다. 그리고 한동안 시간이 흐르고. 다시 블로그에 아무거나 마구 주절거려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찬찬히 살펴보는데. 작은 글자 크기에 기본적인 줄 간격. 이거 너무 보기 예쁘지 않았다. 요즘 눈도 침침한데 말이야 ㅠㅠ  그러다가 [티스토리 줄 간격], [티스토리 글자 크기 줄 간격]으로 검색을 쌔려보니, 이미 많은 분들이 그런 불편함을 느꼈고. 스킨을 만져서 해결할 방법들을 많이 올려놓은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어젯밤부터…. 삽질시작. 사실 이거 아무것도 아닌데. 문과적 삶을 살아온 지 20년이 훌쩍 넘어버린 불하무식한 서생에 불과한 나에겐 일단 외계어. 뭐 이것저것 검색해보고. 아…. 나에게도 저런 능력이 있었으면 부러워도 하고 ㅠㅠ 나름 열심히 찾아보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대충 수정을 했고. 적당히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내가 수정한 것은 뭐 간단했다. 관리자로 들어가서, 스킨편집 -> html편집 -> CSS 탭. 여기서 수많은 라인들을 살펴보다가, 대충 article 이라는 텍스트가 모여있는 곳에 적당해보이는(?) 곳에, 살포시  .article p {line-height: 180%;}  라는 문구 추가.  나는 줄 간격을 늘 180% 정도 적용해왔었다. 180% 는 1.8이라고 적어도 무방. 몇몇 px이라고 적을 수도 있는 것 같은데, 몇 px이라고 입력해야 내가 원하는 수치를 얻을 수 있는지 굳이 실험해보지는 않았다.  그리고 글자 크기도, 근처 어딘가 찾아보면 font-size 라고 적혀있는 부분이 있는데. 내 경우는 font-size: inherit 라고 되어있던 것을  font-size: 16px  로 수정.  설명을 너무 유려하게 할 능력도 없고. 오히려 나와 같은 문과의 피가 흐르는 분들에게는, 이렇게 떠듬떠듬거리는 설명이 더 와닿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블로그 다른 데로 옮겨야 하나. 네이버 블로그 써야 하나. 과거로 발행도 안 되니 그냥 확  워드프레스? 그거로 설치형으로 가야 하나. 뭐 이렇게 고민했었는데. 일단 신 에디터가 나에게 강제하던  작은 글씨와 좁은 줄 간격에서 탈출 성공. 일단은 계속 사용해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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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라는 걸 만든 지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돌이켜보니 처음 블로그를, ‘훈쓰블로그닷컴’이라는 이름으로 개설한 지 벌써 10년여가 되었다. 10년 차 블로거? 훗. 실상 사용하거나 글을 쓴 시간은 찰나와 같이 짧다. 그냥 터를 닦고 집을 지어놓고 그렇게 세월을 보냈다는 말이다. 가끔 집을 리모델링하거나 아예 재건축하는 ‘토목사업’을 진행하긴 했지만, 실제로 집의 곳간을 채운 적은 별로 없었다.


뭐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 블로그의 정체성이, 주로 '고양이'였던 시절에는 연속되어 이어지는 죽음, 그 차가운 이별을 기록하는데 힘겨워하기도 했다. 내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해보자 하며 동분서주하기도 했고, 많은 시간은 술독에 빠져 지내느라 주변을 돌보지 못하기도 했지. 또 때로는 내 안이 텅 비어 버려 무언가를 써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지나버린 세월도 있었다. 짧은 잡설이나마 글이랍시고 주절거리고 싶었을 때에도, 배는 더부룩한데 아무것도 쏟아내지 못하는 불임의 세월이 계속되었다.


이러저러하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결국 가끔 생각 날 때마다 블로그에 접속하여, 위에서 예시로 든 토목사업을 진행하며 블로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다가, 정작 토목사업이 종료된 후에는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 버리는 반복에 반복. 내용을 채우기보다 수단과 시스템을 고민하는 나를 발견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다시 텍스트큐브나 워드 프레스 같은 설치형 블로그로 돌아가야 하느냐를 고민하기도 했다. 참 쓸데없어. 공부 못하는 놈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맨날 필기구 관련 사이트에서 샤프들 사모으는 꼴이랄까.


기업의 영업이익에 대한 판단에 따라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서비스형 블로그보다 다시 웹호스팅 기반의 설치형 블로그로 돌아가는 것을 꿈꾸지만, 가끔 잘못 검색한 번 잭팟 터지면, 계속해서 트래픽 초과되어버리는 일 년에 몇천 원짜리 호스팅의 한계를 한두 번 경험하기도 했고, 지금 나에게는 티스토리가 서비스를 중단할까 걱정하는 것보다는 내가 블로그에 글을 안 쓰게 되는 것을 걱정하는 게 더 현실적인 걱정일듯싶다. 다시 돌아가더라도 아직은 시기상조.


한적한 이 공간이 좋다. 많은 사람이 네이버 블로그와 티스토리를 비교하면서, 네이버 블로그가 가지는 압도적인 유입 방문자 수를 장점으로 들던데, 그 글들을 보고 더더욱 티스토리로 마음이 안착함을 느꼈다. 적당히 한적한 공간이 좋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공개된 공간에 포스팅되는 글들이지만, 장소 자체는 적당히 한적하다는 것. 마음에 든다. 집에서 혼자 노트 펴놓고 펜으로 일기 쓰는 것과는 좀 다른 맥락이 블로깅의 묘미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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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제대로 블로깅을 잘 안해오긴 했지만, 계속해서 도메인과 호스팅계정을 유지해왔다. 05년에 설치형 블로그인 태터툴즈를 접하고서 블로그를 시작했고, 중간에 태터툴즈의 진화형(?)이라 할수 있는 텍스트큐브를 거쳐, 티스토리까지 오게 된 상황. 그동안 태터툴즈에서 텍스트큐브(설치형)까지 이어지는 나의 블로그는 기둥만 서있고, 안에 든 곡식은 없는 곳간과도 같은 공간이었지만, 나름 애착을 가지고 있는 내 존재의 그릇과도 같은 곳이기도 했다.


얼마전 갑작스레 '글을 쓰고 싶은 욕구'를 느끼고선...

싸구려(?) 저가형 블투키보드 + 아이폰 앱(Blognow, Blogpress) + 아이폰 글쓰기 어플(iAwritter) 등등을 지르면서, 새로운 도구들을 손에 쥐고 기세등등 새로운 시작의 깃발을 올리려고 매의 눈으로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다가, 아이폰에서도 편리한 블로그 생활을 한다는 명목으로 티스토리로의 이주를 감행했다. 텍스트 큐브에서 티스토리로 넘어오는 느낌은 흡사 영국살던 영국인이, 갑작스레 미국으로 이주한 것과 비슷한 느낌. 다만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티스토리로 넘어오고 난후, 텍스트큐브 설정에서도 BlogAPI가 지원되었다는 것을 알았다게 함정-_-;;;


이런저런 네이X 검색 신공과 티스토리 블로그의 친절한 설명들로, DNSever.net을 통해 호스트IP변경하고 DNS서버 새로 설정하고, 어찌저찌 티스토리 계정과 내 hunsblog.com이라는 도메인을 연결시켰다. 이제 이주는 완료된 상태. 오랫동안 설치형 textcube를 따스한 품으로 안아주던 CAFE24계정과도 작별인가...


남은 일은, 각종 메타블로그 사이트에, 새로운 계정을 꽂아주는 것인데. 뭐, 이래저래 하다보면, 연결되겠지. ^^;;;


다만 꼭 공부 안하는 놈이, 가족여행 전날 가방에 공부할 책 챙기듯 혹은 새학기 시작전에 노트사고 샤프와 각종 필기도구들을 쌔삥으로 준비해놓고. 의기양양하게 필통을 바라보며 뿌듯해 하듯. (정작 쓰지도 않을꺼면서 ㅠㅠ)  그렇게 플랫폼을 만들기만 하고 정작 사용하지 않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은 된다. 하...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하는데...;;;


일단, 블로그에 비공개 글로 잠자고 있는 냥이들과의 추억부터 꺼내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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