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Ⅰ. 훈쓰 Story'에 해당되는 글 190건

  1. 2016.10.30 우리들의 영원한 마왕, 故 신해철 2주기 - 어찌, 빼앗긴 들에 봄이 오겠는가
  2. 2016.10.27 마왕 故 신해철... 2주기.
  3. 2016.08.29 새로운 하늘이 열리고
  4. 2016.06.02 다가올 6월을 준비하며.
  5. 2016.05.22 아프지 말고, 건강하자.
  6. 2016.05.21 미리 쓰는 유언장
  7. 2016.05.20 퇴원 전야 - 마무리 되어가는 3박 4일 수술일정.
  8. 2016.05.18 입원 - 오랫만에 환자복을 입다.
  9. 2016.04.22 헬로 카봇 - 마이티가드 (레스큐 카봇 4대 합체 !!!)
  10. 2016.04.21 한강 공원 그리고 연 날리기
  11. 2016.04.19 성현이 숨어야 해
  12. 2016.04.14 LG TONE+ HBS-910 (LG 톤플러스 블루투스 헤드셋 HBS-910) 구입기 & 개봉기 Part 2 5
  13. 2016.04.13 소중한 권리 지키기 -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했습니다.
  14. 2016.04.13 LG TONE+ HBS-910 (LG 톤플러스 블루투스 헤드셋 HBS-910) 구입기 & 개봉기 Part 1
  15. 2016.04.12 신촌 현대백화점 - 태권 V 리턴즈 (태권브이 40주년 특별 전시)가 나에게 남긴것
  16. 2016.04.11 또봇 4단 합체 쿼트란 (천하장사 쿼트란)
  17. 2016.04.10 헬로 카봇 - 산타페 에이스 레스큐 ( 카봇 119 구급대 ) 1
  18. 2016.04.08 레스큐 TOBOT - 또봇 ZERO ( 또봇 제로: 견인차 또봇 )
  19. 2016.04.07 아홉번째 맞이하는 결혼기념일
  20. 2016.04.07 우와~ XX 엄청 길다 !!! 우와~ XX 진짜 길다 !!!
  21. 2016.04.04 찬란한 봄날의 하늘
  22. 2016.04.04 코감기의 역습 !!! 콜록콜록, 훌쩍훌쩍... 소아청소년과에 다녀오다.
  23. 2016.04.03 태권V 리턴즈 @ 신촌 현대백화점 U-PLEX (태권 브이 40주년 특별 전시)
  24. 2016.04.01 나만 혼자 뒤떨어져 다른 곳으로 가는 걸까
  25. 2016.03.31 아빠와 함께 한강 나들이.
  26. 2016.03.30 헬로 카봇 : 아반떼 프론 경찰차 - 카봇 경찰차 장난감 구매하다.
  27. 2016.03.28 기차와 경찰차 !!!
  28. 2016.03.11 [새 생명] 둘째와 세 번째 만남 - 입체 초음파!!!
  29. 2016.03.10 맥북과 함께 하는 블로그 라이프 2
  30. 2016.03.04 대대적인 지방흡입과 성형수술을 통해 탄생한 서재.

지난 목요일, 2016년 10월 27일.  마왕의 2주기. 


마왕이 떠난 지 벌써 2년이라니. 시간은 이렇듯 속절없이 지나간다. 붙잡고 싶은 마음에 두 손으로 바둥거리며 움켜쥐려 해도 그럴 수가 없는 게 시간이고 세월이다. 그 무정한 세월의 흐름에 풍화되어 깎여나가는 기억의 나약함에 맞서려면, 무언가를 계속 기록하고 또 되새겨야 한다. 


신해철의 죽음… 그의 부재를 바라보는 나의 마음은 여전히 박탈감과 황량함으로 가득 차 있다.


어찌, 빼앗긴 들에 봄이 오겠는가…


나는 한국사회가 신해철이라는 사람… 그리고 그가 가진 에너지를 잃었다고 생각한다. 아니…더 정확히 말하면 빼앗겨버렸다. 그의 부재가 주는 아쉬움, 안타까움, 그 원통함은 어찌 된 일인지… 시간이 가도 도무지 옅어지지 않는다. 


내가 그랬듯, 나의 아이들도… 그의 음악을 듣고, 그의 생각을 공유하며 자라나 주기를 바랬다. 넥스트 1집에 수록 된,  ‘아버지와 나 Part 1’을 아버지의 차에서 틀었던 중학생의 내가, 아버지가 되어 내 아이와 그 노래를 들으며 얘기하고. 또 혹시 알겠는가. 마왕이 살아있었다면,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마왕이, 아버지의 관점에서 또 새로운 노래를 만들어주었을지. 뭐… 영영 이루어질 수 없는 바람이 되어버렸다.


아쉽고 안타깝다. 그래서, 원통하다. 


어찌, 빼앗긴 들에 봄이 오겠는가… 그저 내 마음은 황무지일 뿐이다.


몰아치는 망각에 맞서, 굳건한 기억을 지켜내고, 의미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그래서, 나는 아이를 데리고 마왕의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해야 했다. 그래야만 했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무언가였다. 



마왕의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으로 출발.




1년 만에 찾은 이곳. 두 번째 발걸음이어서 인지,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2016년 10월 27일, 목요일. 평일에 치러진 추모식.




주말이나 휴일이 아닌, 목요일. 평일임을 감안할때, 꽤나 많은 사람이 마왕의 기일에 마왕을 추모하기 위해 모였다.












아들 성현이에게도 보라색 리본을 달아주었다.

1주기 추모식 때는 애기티 풀풀 나던 성현이가, 1년이 지나 제법 늠름하게 자랐다.










"신해철 아저씨, 편히 쉬세요." 성현이가 국화꽃 한 송이를 올렸다.




마왕…. 편히 쉬소서. 내년에 또 찾아올게요.







마왕의 의료사고에 대한 재판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마침표가 찍어지기까지 아주 시간이 걸리는, 지리한 법정 다툼이 되겠지.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고, 마왕의 수술을 집도했던 집도의는 제대로 책임을 지게 되기를 바란다. 여기서 잠깐 덧붙이자면,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사집단 모두를 싸잡아 도매금으로 매도하고, 비난하려는 아니다. 다만 책임을 방기하고 명백한 과실을 저지른 특정한 의사와 그의 직무유기 행위에 대해 제대로 처벌이 이루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의 의료행위는 기본적으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에 그들의 의료행위에 대해 결과만을 가지고 심판하려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심한 외상을 입고 실려 환자를 응급수술한 의사가 환자의 생명을 살리지 못했다고 해서, 다수대중이 의사의 의료행위를 의료사고로 몰아가지는 않는다. 오히려 실낱같은 가능성을 보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 메스를 의사에게 박수를 쳐야겠지. 그러나 또한 분명한 것은, 의사집단의 의료 행위와 그 결과에 대해 무조건 덮어놓고 모든 것에 면죄부를 주는 것도 옳지 않다.   신해철 케이스를 보아도, 그것은 불합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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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27일.  세월이 참으로 하수상하다.



훗날 역사는 이날 이 순간들을 어떤 방식으로든, 기록하겠지. 그러나…. Park  모 씨의 그 어떤 하수상함을 넘어서, 나에게 오늘이 중요한 것은, 오늘이 바로 마왕의 기일이라는 것. 마왕이 떠나던 그 날...돌도 안 지났던 내 아들 녀석은, 이제 어느덧 꽉 채운 36개월을 바라보는. 아이로 자라났고. 오늘 날이 밝으면, 아버지(=나)와 같이 '신해철 아저씨'를 기리기 위해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으로 향하겠지.




마왕...해철이형. 한숨 자고... 당신을 만나러 갈께요, 내 아들 녀석과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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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물러갈 것 같지 않았던 더위가 하루아침에 저만치 물러가 버린 지 3일 즈음 지났나? 새로운 하늘이 열렸음을 느낀다. 계절은 어김없이 여름에서 가을로, 또다시 겨울로 향해가겠지. 영원한 것은 없고, 그래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새로운 하늘이 필요한 것은 비단 날씨만이 아니다. 나에게도 새로운 하늘이 열리기를 고대한다. 7월 4일 눈 수술(라섹 수술) 이후로, 꽤 오랜 기간 조심하며 지내느라 블로그와 완전히 멀리 떨어져 지냈고, 이 글이 일종의 복귀 포스팅 정도 되겠다. 반복되는 싸인함수의 곡선마냥, 난 얼마 전까지 바닥을 쳤다. 정확히 말하자면, 바로 오늘 새벽까지. 여전히 기분은 가라앉아 있으며, 도무지 답이 안 보인다. 그 무엇도 확신하지 못하겠고 마음속에서는 짜증과 우울한 감정이 가득하다. 다시 올라 갈 일만 남았다. 


2017년, 새로운 하늘이 열리기를 고대하며, 2016년의 후반기를 살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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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을 며칠 앞둔 시점에서, 작성해놓은 포스팅이었는데. 빌어먹을  티스토리에서, 발행시간을 과거로 지정할 수 없게 해버렸다. 의견 수렴 없는 일방적 변경의 이유도 그닥 설득력 없어 보이고.  때론 가만히 있는 게 도움이 되는 건데… 무작정 여기저기 파헤치고 삽질하는 게 능사는 아닌데 말이다.  Anyway, 그리하여 제목도 '다가올 6월을 준비하며'이고, 글의 시작도 이제 곧 6월이다...라고 시작하지만 발행시간은 6월 2일. 티스토리. 있을때 잘하시라... 대안은 많거든요.



이제 곧 6월이다. 2016년의 여정을 벌써 절반에 가까이 걸어온 셈이다. 2016년을 맞이하며 처음 모토로 삼았던 것이 ‘선택과 집중’이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기준 하에 나의 시간을 쓰고자 했음에도, ‘집중’하고자 했던 것에서 눈에 보이는 성과를 도출해내지는 못했다. 남은 2016년 하반기에 도약하기 위한 땅 다지기를 했다고나 할까?


2016년의 나머지 시간에 있어 가장 우선이 될 것은 성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것은 내가 하고자 하는 그 무엇에 우선할 것이며, 여기에 투자되는 시간과 에너지에 대해서는 절대 회의하거나 의구심을 품지 않는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을 내가 설정한 목표의 성취를 위해 사용한다. 


다시 한 번 잊지 말자. 선택과 집중. 


2016년, 내 몸의 변화에 집중할 것이다. 올해 초에는 이것이 ‘체중감량’만을 의미하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내 몸에 관련된 총체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즉 체중감량을 위한 운동에 투자하는 시간에 집중할 것이고, 더 나아가 올 한 해 내 몸에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적극적 행위를 선택할 생각이다. 얼마 전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서 받았던, 비중격 만곡증과 비염에 대한 수술이 그 시작이었다. 6월에 시력교정 수술(라섹 수술을 받으려고 생각 중)을 받을 예정이며, 눈이 회복된 이후. 아직은 멀쩡히 남아있는 머리카락을 지키기 위한 약 처방을 위해 병원을 찾을 예정이다. 있을 때 잘해야 하는 건, 비단 사람과의 관계뿐만이 아니다.


다시 한 번 정리해보자면, 체중감량 + 비중격&비염 수술 + 시력 교정 수술 + 탈모예방을 위한 약 처방. 이것이 올 한해 남은 기간, 내 몸에 변화를 위해 내가 감행할 계획들이다. 일부는 진행 중이고, 일부는 완료된 셈. 여전히 20살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후… 이제 나이를 꽤 먹어 버렸다. ㅠㅠ 망가지기 전에 관리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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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의 다인실에 며칠간 입원해 있으면서 계속해서 되뇐 것은 ‘아프지 말자’였다. 뭐, 세상 그 어느 누구가 아프고 싶어서 아프겠냐만은, 어마 무지하게 큰 병원이 온통 아픈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걸 보고, 또 그 안에서 며칠을 지내고 보니. 머릿속에 드는 생각들은 건강하자는 되뇜 뿐이었다. 병원에서 퇴원하여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 어제 막 퇴원하고 돌아와서 잠시나마 느꼈던 집의 어색함도 금세 휘발되어버리고, 모든 게 다시 입원하기 이전으로 돌아왔다. 몸도 마음도.  


일상의 평범함이 깨어진 상황에서 내 마음에 찾아왔던 평온함은, 역설적으로 일상이 다시 복원되면서  휘발되어 가는 느낌이다. 깨달음이란 이리도 움켜쥐기가 이리도 어려운 것이구나. 마음의 수양이 부족한 탓이로다. 하하핫.  건강에 대한 경각심마져 휘발되기 전에, 바로 운동에 버닝을 하고 싶은데, 지금은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태라, 몸이 근질근질 하다. 빨리 수술 이후의 근신(?) 기간이 끝나고, 머릿속을 하얗게 태우며 운동을 하고 싶다.


아프지 말고 건강하자. 그 모든 것을 떠나, 살아남는게 진정 이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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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16년 5월 18일. 내일 있을 수술을 위해 입원을 한 상태이다. 수술 자체는 위험한 수술이 아니지만, 전신마취를 동반하는 수술이라 이래저래 싱숭생숭한 마음이 드는 와중에 문득 가상의 유언장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상의 유언장이라기보다는 미리 쓰는 유언장이란 표현이 더 적합하겠다. 


주변의 사랑하는 이들에게 마지막 말을 전하지 못하고 갑작스레 떠나가는 준비되지 죽음들을 볼 때마다, 나에게는 그런 죽음이 다가오지 않기를… 아니 그러한 죽음을 피할 수 없다면 마지막 말이라도 남길 수 있기를 소망했다. 그리고 나는 오늘 이 글들을 작성한다. 이글의 발행일은 며칠 후인 2016년 5월 21일, 나의 퇴원일로 예정해놓을 생각이다. 부모님과 아내 그리고 성현이와 태어날 나의 딸에게 남기는 글이 될 것이다. 내일 오전에 바로 수술이기에, 글을 쓰기 위한 시간이 좀 촉박하다. 유난스럽게 방정 떨려고 이러는게 아니라, 일상에서 살짝 벗어나게 되는 이 상황들을 내 삶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시 돌아볼 기회로 삼아보려 한다. 진짜 유언장이 되지 않기를 빈다, 진심으로.



미리 쓰는 유언장.  김태훈.


사랑하는 나의 부모님. 저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시면서 보여주셨던 사랑과 믿음에 감사합니다. 부모님께서는 저에게 최상의 지원과 사랑을 아끼지 않으셨는데, 흔한 말로 인풋대비 아웃풋이 너무 저조한 저였기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런 저에게 예전에 아버지가 그렇게 말씀하셨죠. ‘내가 태어나서 한 일 가운데 가장 잘한 일이 너를 낳은 일이다.’ 라고. 아버지, 어머니 저는 부모님께서 저의 부모님이라는 사실에 늘 안도했고 늘 마음이 든든했습니다. 제가 세상에 쫓겨 어디론가 숨고 싶을 때,  언제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셨던 나의 부모님. 한살 한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런 부모님께서 연세가 들어가시는 모습을 목도하게 되었지요. 그렇게 강인하고 총기 넘쳤던 엄마가 약해져 가는 모습을 볼 때도 혼자 가슴 아파했고, 언제나 빛 바랜 사진 속의 젊고 강한 아버지 그대로이실 것같은 아빠가 조금씩 늙어가시는 모습을 보면서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곤 했어요. ‘아…내가 부모님을 지켜드려야 하는데.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하고 자책하곤 했습니다. 아름드리 큰 나무처럼 늘 저에게 안식의 그늘을 드리워주셨던 나의 부모님. 언제나 받기만 했네요. 조금도 제대로 되돌려 드리지 못했어요.  사랑하는 엄마…아빠… 잘하겠다는 마음만 먹고,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던 이 못난 아들을 언제나 보듬어주셨죠. 감사했습니다. 엄마, 엄마는 식사를 조금만 더 양껏 하세요. 그리고 못한다 하지 마시고, 새로운 것을 자주 접해보세요. 엄마가 얼마나 총기 넘치던 사람이었는지 전 기억하거든요. 아빠, 아빠는 아빠 어깨에 지워진 마음의 짐을 조금 내려놓으시고 스트레스에서 좀 벗어나셨으면 해요. 그리고 잠을 좀 푹 주무셔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부모님께 또 이렇게 마지막 부탁하나 드릴게요. 성현이와 태어날 딸아이에게, 저에게 그러하셨듯 많은 인생의 가르침 부탁드려요.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 좋은 가르침 많이 주셨으면 좋겠어요. 사랑합니다. 엄마, 아빠의 아들로 태어나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아내, 나의 벗, 나의 연인. 2000년 당신을 만났던 그 눈부신 봄날을 아직 기억합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던 봄날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16년여의 시간들. 연애 그리고 결혼. 몇 마디 글로 그 시간들을 풀어내려니 순간 말문이 막혀버리는 느낌이네요. 뜨겁게 사랑한 만큼 또 많이 다투기도 했던 우리. 당신과 내가 함께 그리는 생의 도화지에 늘 좋은 그림만 그리고자 했는데, 삶이란 게 또 일상이란 게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았어요. 멋진 모습,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렇지 못했지요. 그대는 내 모습을 비추는 진실의 거울. 그대 앞에서 못난 모습도 참 많이 보였네요. 이렇게 자책을 해보기도 했지만, 또 우리 부부는 친구같이 연인같이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재밌게 즐겁게 연애하듯 결혼생활을 해오기도 했어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더 안정된 우리의 관계를 만들어나가고 있었는데 그것을 완성하지 못한 채 미완의 사랑으로 ‘우리’를 남겨두고 떠나게 되네요. 그대에게도 나와 함께 한 삶의 시간이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기를 바래요.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게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그 시간이 짧았고, 인생의 마지막에 쉼표란 없네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찍어진 마침표. 당신을 너무나 뜨겁게 사랑했습니다. 더 사랑하고자 했고, 더 많이 사랑받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마지막 말을 전하는데 아쉬움이 가득한 걸 보니, 좀 더 나은 내가 될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후회가 드네요. 이 세상사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따라 너무나 달라진다는 것을 지금에야 깨닫게 되네요. 똘똘 뭉쳐져 작아져 버린 마음에 너무나도 바보 같은 나였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어요.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대. 그대가 꼬부랑 할머니가 되는 모습까지 지켜보고 싶었는데 나에겐 그러한 시간이 허락되지 않았네요. 너무 갑작스러운 이별에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아지지만, 정리가 되지 않고 머릿속을 맴도네요. 그대를 정말로 사랑했고 또 지금 이 순간도 사랑하며 앞으로도 사랑하고 싶습니다. 그대에게 내 사랑이 기억되기를. 너무 많이 슬퍼하지 말고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기를 빌어요. 다음 세상에서 다시한번 그대와 연인이 될 수 있다면 좀더 키가 큰 사랑을 주고 싶네요. 사랑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부탁할게요. 내가 가고 나면 부모님께서는, 단 하나 있는 자식을 잃으신 거에요. 부모님 외로우시지 않도록, 자기와 성현이 그리고 태어날 딸아이가 내 빈자리를 조금이라도 채워주기를 부탁해볼게요. 진심으로 부탁해요.


나의 아들 성현아. 너와 함께 한 29개월여의 시간들. 정말 최고의 시간이었다. 나도 몰랐어. 내가 이렇게 나의 아이를 사랑하게 될지. 네가 나를 아빠라고 부르는 순간, 나는 너에게로 가 최고의 아빠가 되고자 했다. 부모가 되어 자신을 바라보며 웃는 아이를 지켜본다는 것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지 내게 가르쳐준 나의 아들. 너와 함께 하고픈 일들이 아직 너무나 많이 남아있는데, 정말정말 하고 싶은게 많았는데 너무나도 아쉽구나. 기나긴 삶을 함께해가며, 너와 이야기 나누며 여러 가지 생각들을 만들어나가고 싶었는데, 이렇게 몇 마디 말로 너에게 나의 바람들을 전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비통하기만 하다. 아빠가 좋아했던 신해철이라는 뮤지션에게 들었던 말을 너에게도 전해주고 싶다. 흔히들, 우리 인간이 태어나면서 어떠한 거창한 소명이나 목적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하지. 그런데 말이야... 그런 거 없어, 없다고. 그냥 태어난 게 목적이야. 태어난 거로 된 거야. 이미 넌 목적을 다한거고. 목적을 다 했는데 또 무슨 성취고 소명이 필요하겠니. 너에게 주어진 인생은 그냥 보너스게임인거야. 이제 너는 그저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남은 생을 즐겁고 편안하게 즐기면 되는 거야. 네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다면 더 좋고 말이야. 성현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아빠의 바램이야. 그리고 또하나, 아빠는 성현이가 자기 고집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 고집이 성현이를 지켜줄 '자부심'이 되도록 잘 컨트롤하며 키워주고 싶었던 아빠의 소망을 기억해주렴. 늘 네 자신의 선택을 믿어봐. 모든 영역에서 네 자신을 믿고 그 자신감 위에서 살아가기를 바래. 그리고 더 나아가, 검증될 수 없는 믿음을 택하기보다는 네 자신과 네 자신이 가진 의심과 회의의 힘 - 이성을 믿기를 바래. 설령 그 길이 미지에 대한 두려움과 혼란으로 가득할지라도 말이야.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았는데 너무 아쉽다. 좀 더 자란 너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마지막으로 성현아. 사랑한다. 그리고 아빠가 늘 성현이 곁에서 지켜주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하다.


엄마 뱃속에 있는 나의 딸에게. 아버지들은 딸이 생기면 딸바보가 된다고 해. 딸이 생긴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한 지금인데, 이렇게 뜻밖의 이별이라니. 네가 태어나면 얼마나 새로운 경이로움을 맛보게 될까? 늘 궁금하기만 했어. 그런데 딸바보가 되어보기는 커녕, 아빠가 너를 안아보지도 못하고 이렇게 떠나가는 것에 아쉬움보다 너무나 큰 미안함이 앞선다. 너에게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정말 미안하기만 하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엄마, 그리고 네 오빠 성현이가 너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기를 빌 수밖에 없는 이 무기력감을 어떻게 떨쳐버릴 수 있을까. 너를 한번 쓰다듬어보지도 못하고 사랑한다는 말 한번 건네보지 못한 이 아빠를 용서해주렴. 너에게도 최고의 아빠가 되기 위해 이런저런 생각들과 계획들을 어지러이 세워보곤 했는데 그것이 이젠 아빠의 몫이 아니구나. 미안하다. 늘 당당하고 건강하게 커다오. 그리고 이런 말 할 자격이 없는 것만 같지만, 사랑한다. 나의 딸아. 다음 세상에서 아빠에게 또 한 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 딸의 아버지가 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땐 네 곁을 오래오래 지키고 싶다. 미안하다. 네가 정말 보고 싶었는데. 너에게 정말 좋은 아빠가 되고 싶었는데. 너무나도 안타깝고 원통하구나. 미안하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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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탈 없이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내일 퇴원을 앞두고 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3박 4일간의 수술일정들이 마무리 되어가는 지금. 퇴원전야.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머릿속을 정리하려고 마음먹었었고, 일정 정도 성과도 있었다고 보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지금 정리되었던 머릿속도 다시 ‘일상적’으로 돌아가려 한다. 음… 남은 병원에서의 마지막 밤시간, 다시 차근차근 생각을 곱씹어보며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수술실로 향하면서, 또 수술실에서 마취 직전에 했던 생각들. 그 느낌들을 움켜쥔 채 생각들을 이어 나가볼 생각이다. 퇴원 전야 이 밤도. 빛나는 새벽별…


내일 이맘때쯤이면, 난 다시 집으로 돌아가 있을 것이고. 5월 18일 밤에 작성해서, 발행을 예약해둔 ‘미리 쓰는 유언장’ 포스팅이 공개될 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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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부터 큰 마음 먹고 준비한 이비인후과 수술. 비중격 만곡증으로 어린 시절부터 고생해오다가 더 늙기 전에 늦기 전에 수술하자는 심정으로 동네 병원에서 의뢰서 받았고, 종합병원에 와서 이런저런 검사를 받고, 일정 잡고 그렇게 하루하루 날이 지나서 드디어 오늘 입원. 이렇게 환자복을 입게 되었다. 


나름대로 전신마취 수술이라 약간 걱정스러운 마음과 불안한 마음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아니면 이런저런 잡생각들이 많아져서 그런가.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더라. 아마 내일 이 시간 즈음이면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나와서 회복 중이겠지. 


전신마취. 가상의 죽음을 체험하고 돌아와서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나의 삶을 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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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또봇 쿼트란 개봉기를 쓰면서, ‘한동안은 새로운 또봇이나 카봇 구매는 없을 듯.’ 이라고 썼었다. 그러나 그 글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얼마 지나지 않아 이렇게 새로운 카봇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지난번 건 또봇 4단 합체 로봇이었고, 이번 건 카봇 4단 합체라니까요? 또봇과 카봇은 다릅니다. 달라요.’ 라고 혼잣말로 항변하면서 말이지. 그래, 이게 인생이야. 한 치 앞도 모르는 세상사. 후후. 






 덩치가 큰 로봇은 아이에게 시각적인 임팩트를 크게 준다. 성현이가 품 안에 한가득 안겨지는 크기의 쿼트란을 보면서 놀람과 기쁨의 반응을 보이던 것을 보면서, 카봇 류에서의 큰 덩치(!)를 하나 더 구매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적당한 선의 장난감 인프라를 구축하고 나서, 그 생태계(?) 안에서 잘 활용하면서 놀게 하면 되겠다. 성현이의 놀이 공간이 우리 집과 부모님 댁 두 군데로 분리되기 때문에 적당히 잘 안배해서 장난감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듯. 아마도  카봇 펜타스톰 정도까지가 이 레이스의 잠정적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건 내가 펜타스톰이 카봇 합체 로봇류 중에 가장 멋있다고 생각해서가 결코 아니다. 절대 아님.  흠흠. ;;;;


예정된 수순 ?! 후후후...





성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지켜보자면, 아직까지는 성현이가 로봇으로 변신한 상태보다 각각 개별의 자동차로 분리된 상태를 더 좋아하긴 하는데. 슬슬 로봇에도 관심을 가지는 듯한 조짐이 보인다. 견고하게 자동차로 변신된 상태의 결합을 해체하여, 이게 자동차도 로봇도 아닌 상태로 헝클어놓는 행동들을 보이는데, 아마도 혼자서 나름대로의 로봇 변신을 시도해보는 게 아닐까 싶다. 처음에는 자동차만 부릉부릉 굴리지 아예 이런 시도조차 하지 않았더랬다.


몇 번 이 작업(?)을 해보니 이제 딱딱 정해진 루틴을 가지고 움직이는 느낌이다. 여태까지 해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성현이에게 주기 전에 내가 미리 박스 사진과 간단한 개봉 사진을 찍어본다. 


몇차례 이런 장난감에 대한 포스팅을 했는데, 확실한 것은 이 글들은 '리뷰'라기 보다는 '간단한 개봉기'의 성격에 가깝다. 글의 구성이 주로 성현이에게 주기 전, 내가 잠깐 개봉해서 찍어놓은 사진과 성현이에게 증정하는 장면의 사진으로 이루어져있기때문에 그럴수 밖에...^^ 


택배 박스에도 '마이티가드'라는 상품명이 인쇄되어있다.


제품 박스 표면에 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 약간 어지러울 정도로. 특히나 '4대의 비히클이 합체'라는 구절이 인상적이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마이티가드.


카봇이나 또봇과 같은 변신 로봇 제품에 있어서, 이 설명서는 매우 중요하다. 다 모아두고 있음!!!


박스에서 꺼내어 사진을 찍어봤다. 상당히 덩치가 크다.


로봇 합체 상태에서 따로 만져보진 않았다. 성현이에게 주고 난 뒤에 시도해볼 예정이다.


이제 성현이를 만나기 위해, 다시 박스 안으로 들어가는 '마이티가드'





역시나 이번 증정식(?)도 향후 성현이의 보물섬이 될, 부모님 댁에서 이루어졌다. 성현이의 생생한 반응을 보기 위해, 여태까지 장난감들을 성현이에게 공개할 때와 마찬가지로, 아버지께 도움을 요청하여 사진을 부탁드리고, 나는 동영상을 찍었다. (라는 글을 지난번 포스팅에서 그대로 복사해서 붙인다)











아직은 100% 활용을 못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제대로 뽕을 뽑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특히나 저녁때 같이 변신 합체와 분리 등을 해볼 때 성현이가 내 곁에서 집중해서 골똘히 바라보고, 또 때로는 직접 참여(?)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곧 성현이가 자유자재로 카봇과 또봇들을 컨트롤 하게 될 날이 머지않았음을 예감한다.







성현이가 이 로봇들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놀게 될 그 날을 꿈꾼다. 스마트폰의 영상이나 게임에 익숙해지기보다는, 그래도 그나마 물리적인 놀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런 장난감 로봇을 가지고 노는 일이 성현이에게 좀 더 가까워지기를 소망해본다.

아...그리고, 간단한 총평
변신이 쉽다. 오히려 설명서를 정독하며 이해하려면 더 어렵게 느껴지고, 설명서를 살짝 참고해가며 대충 맞춰나가보면 분리 합체를 금방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변신 합체와 분리를 할때 제품에서 받는 느낌이 견고하고 탄탄해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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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흐린듯한 날씨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던 어제 오후, 성현이와의 한강 나들이. 성현이가 자주 한강에 놀러 가자고 한다. 놀이터에는 미끄럼틀도 있고, 잔디밭과 산들바람 그리고 강이 있는 한강 공원이 무척이나 좋은가 보다. 왠걸. 도착하자마자 놀이터 쪽에서 엄청 뛰어다닌다. 처음 한강에 놀러 왔을 때는 쭈뼛쭈뼛 대며 조심조심 발걸음을 내딛던 복합미끄럼틀(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미끄럼틀도 달린 놀이 공간? 구조물? )위도 이제는 날아다닌다. 몇 번 와보니 익숙해졌다는 거겠지. 미끄럼틀이 세 종류가 있는데, 가장 긴 S자형 곡선 미끄럼틀을 좋아한다. 그러나 아직 혼자 타긴 무서운가보다. ‘아빠랑 같이 탈 거라고’ 연신 나에게 올라오라고 손짓한다. 내 다리 사이에 앉히고 같이 짧은 활강을 하며 땅으로 내려온다. 바닥으로 내려오자마자 성현이는 부리나케 뛰어서 다시 구조물로 올라간다. 기어 다니고, 겨우 걸음마를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정말 쏜살같이 뛰어다닌다. 28개월 차, 성현이.







아빠랑 같이 미끄럼틀 타자. 내려가기 직전 !!!






1989년이었던가 1990년이었던가, 국민학교 5-6학년 시절. 아버지와 한강 고수부지에 가서 연을 날렸었다. 한강에 가면 지금의 편의점은 아니지만, 그 비슷한 곳에서 비닐로 된 연과 얼레를 팔았더랬다. 한 두세 번 해봤을까? 그런데 무척 재밌었나 보다. 상당히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또 그 시간 속에 나와 아빠, 엄마. 손을 뻗으면 잡힐 것만 같은 기억들인데, 벌써 3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러버렸네, 아… 세월이여.


성현이를 데리고 한강공원 편의점에 들렀다. 연과 얼레가 있다. 30년이 지났지만, 특별히 바뀐 건 없다. 옛 기억에 어린 시절 학교에서 만들었던 방패연이나 가오리연은 그렇게도 잘 안 날았었는데, 국민학교 5-6학년 시절 한강 고수부지에서 만난 이 비닐로 된 연은 금방 바람을 잘 탔더랬다. 


몇번 한강을 오면서 이 연과 얼레들을 보고, 성현이가 좀 크면 같이 해야지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그날이 오늘일 줄 몰랐다. 성현이가 초등학생이라도 되면 해볼까 했던 것 같은데, 오늘 성현이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연과 얼레 세트를 5,000원에 샀다.


성현이와 '연'의 첫 만남.


성현이가 태어나서 처음 보는 '미확인 비행물체'


'연'에 연결된 실 끝에 이렇게 동그란 매듭이 묶어져 있다. 여기에 얼레의 실을 묶어주면 된다.


얼레에 감긴 실의 시작 부분이 스티커로 표시되어있다.





연을 공중에 띄우려고 도움닫기(?) 할 필요도 없다. 그냥 살짝 바람에 연을 놓아주듯 얹어주면서, 얼레를 풀어주면 연은 알아서 하늘을 날아오른다. 성현이에게도 얼레를 쥐여줘 봤다. 28개월 차의 성현이. 뭐 아직 익숙하지 않은 건 당연하지. 그래도 제법 잘 날린다. 우와 우와를 연발하면서. 성현이에게 훗날 이 시간들이 어떻게 기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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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나 아빠가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무언가를 하려 했을 때, 이를테면 양치하자고 한다거나? 그러면 성현이는 숨어야 한다면서 숨는 시늉을 한다. '성현이 숨어야 해' 라고 말하면서, 몸은 훤히 내놓고 눈만 살짝 가린채 나를 쳐다보면서 배시시 웃는 모습이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이렇게 사진을 남겨본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내 청춘이 흘러가는 것도 너무 아쉽지만, 성현이의 이토록 예쁜 영유아 시절도 시간의 흐름과 함께 같이 흘러가버린다는 것또한 너무 아쉽다.


28개월 차, 성현이. 나날이 예뻐져 간다. 다들 한창 예쁠 때라고 말하는 시기이다.  이제 말을 제법 배워가면서, 의사소통이라고 부를 수 있는 대화가 어느 정도 가능해졌다. 본인의 의견도 제법 잘 표현하고. 아직은 서투른 말들. 바로 그 ‘서투름’ 때문에 말하고 있는 걸 보면 너무 귀엽고 입가엔 아빠 미소가 지어진다. 능숙하지 않은데에도 열심히 무언가를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그것만으로도 예뻐해주고 기뻐하는 마음. 아버지로서 늘 기억해야 하는 마음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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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t 2 - 개봉기   



물건을 고르는 일이란게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물론 금전적 제한이 없는 경우는 그런 수고가 많이 절약될 수도 있다. 무언가를 고를 때, 가격과 성능을 조화시켜서 적절한 가격대성능비의 골든크로스 지점을 찾으려고 머리를 쥐어짜는 경우가 많은데, 물건을 살 때 마다 아무 생각 없이 최고사양 풀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금전적 여건이 뒷받침된다면 그런 노력에 시간을 쏟을 필요가 없어진다. 그러나 늘 채워지지 않는 욕망과 함께 하는 게 우리네 인생. 대부분은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그것을 분배하는데 머리를 굴려야 한다. 또 때에 따라서는 HBS-910과 HBS-1100 사이에서의 선택과 같이 무조건 최고사양 풀옵션이 능사가 아닌 때도 있다. 이 또한 인생의 묘미 아닐까?


택배가 발송되었다는 문자를 받고, 주문배송 페이지에서 주문상황을 조회해보고, 물건이 제대로 나를 향해 오고 있음을 확인한다. 이렇게 물건을 받기 전날 혹은 배송 당일 오전이 가장 설레는 시간이다. 택배 기다리는 마음은 언제나 설렘으로 가득하다.


선택과정의 심사숙고와 머리 쥐어짜기 그리고 택배를 기다리는 설렘의 과정까지 거치고 난 후 드디어 LG TONE+ HBS-910 이 내 손에 들려있다. 역시나 개봉기는 글이 아니라 사진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사진과 함께 간단한 설명들, 그리고 내가 LG HBS-910을 구매하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해서 글이나 자료들을 찾아 볼때 제대로 찾을 수  없어서 아쉬웠던 부분들이나 알고 싶었던 내용들을 담아낼 생각이다


자... 시작!!!




택배상자 개봉직전. 설렘이 절정에 달한 순간이다.

뽁뽁이 사이로 비취는 저 아름다운 실루엣 ^__^

제품 상자를 통해, 제품의 모습을 바로 확인할수 있다.





제품 박스 뒷면, 제품에 대한 이런저런 설명이 나와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버튼의 배치와 그 기능일 것이다.

중요한 스펙은 배터리 성능과 무게. [ 통화 최대 : 16시간 / 음악 재생 최대 : 10.5시간 / 대기 최대 540시간 / 제품 무게 51g ]

제품 봉인 라벨. 훼손(!) 직전 샷.





제품 상자를 열면 바로 HBS-910이 맨살을 드러낸다 구성물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open이라고 적힌 부분을 들어 올리자.

OPEN이라고 적힌 부분을 살짝 들어 올리면 HBS-910 본체 아랫부분에, 작은 구성품 상자가 나타난다.

[ 전체 구성품 : LG HBS-910 , 추가 이어젤 (소, 대), USB 충전 케이블, 사용 설명서, 간편 사용 설명서, 제품 보증서 ]






볼륨 조그 스위치를 - 방향으로 1초간 밀면 배터리 상태 확인, + 방향으로 2초간 밀면 진동 알림 off.(전원 다시켜면 진동 켜짐)

이전/다음 조그 스위치 조작으로 LG Tone & Talk의 여러기능 사용가능. 단 안드로이드에서만! iOS에서는 HBS-1100만 지원.

본체 좌측 안쪽에 전원 스위치가 위치한다.

이어폰 줄감기 버튼은 좌측과 우측 두 군데 존재하고, 개별적으로 작동한다.

LG HBS-910 본체 좌측 하단에, 제품 시리얼 넘버 스티커가 부착되어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연결해서 간단한 테스트 후, 완충을 위해 충전케이블 연결. LED등 보라색.

배터리가 어느 정도 충전되어있는 상태라 금방 충천 완료. LED등 파란색. 설명서에도 충전시간은 2시간 미만이라고 나와 있다.

LED 상태 표시등의 색과 배터리 상태에 관한 설명서의 내용.






마지막으로 아내가 사용했던 LG HBS-800과의 비교 사진이다. HBS-800의 동글동글한 디자인보다, HBS-910의 각진 디자인이 개인적으로 더 맘에 든다. 디자인은 개인적 취향의 영역이므로 자세한 평은 하지 않겠다. 




LG HBS-910 제품이 최근에 출시된 제품이니만큼 개선된 점들이 눈에 띈다. 짧은 시간 (한나절 가량) 사용해보고 바로 체감하는 \개선점은 우선 두 가지 이다. 


첫 번째이어폰 정리 부분 - 이어폰 줄감개를 적용하여, 이어폰 줄이 제품 본체 내부로 수납된다는 점이다. (LG HBS-900부터 적용되었다고 알고 있다)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이어폰 줄을 줄감개 버튼을 눌러서, 본체 내부로 수납해서 깔끔하게 목에 걸고 다닐 수 있다. 


두 번째 통화버튼과 재생버튼이 각각 제품의 좌측, 우측 측면에 배치되어 버튼이 잘못 눌러지는 일이 없다는 점이다. LG HBS-800을 사용할 때는 통화버튼과 재생버튼이 제품 전면에 위치하고 있어서 옷 등에 잘못 눌리우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음악이나 팟캐스트를 듣다가 갑자기 재생이 중지되는 일이 잦았다. 처음에는 블루투스 연결이 끊어진 것이라 착각하기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재생버튼이 옷이나 넥칼라 부분 등에 잘못 눌리워져 재생이 정지되는 것이었다. 이러한 문제들이 제품 버튼 위치 변경으로 완전히 해결되었다.


아직 사용 기간이 짧기에, 제품에 대한 심층적인 평가는 내리기 어렵지만, 현재로써 과거 전작에 느꼈던 불편함들이 개선되었고, 아직까지는 제품사용 도중에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구매만족도가 매우 높은 제품이다.



제품을 목에 걸고 있는 착용샷 하나 추가 !!!



이어폰을 귀에 꼽고 있는 사진은, 얼굴을 너무 들이대야 해서 포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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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일. 아내와 성현이 그리고 나 이렇게 세 가족,  투표장에 다녀왔다. 한국 사회의 정치지형에 대해 참 할 이야기도 많고, 실제로 내 20대와 30대 초반까지의 시간은 무척 ‘정치적’이었다. 요즈음은 정치적 이슈에서 이탈해 무관심해졌다기보다는, 잠시 몸을 숙이고 말을 아끼며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라 해두자.  그러나 언제나 입장은 가지고 있다.


성인이 되고 투표권을 가진 이후 늘 모든 투표에 참여해왔다.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 투표로 대통령을 뽑고, 투표로 우리의 의사를 반영하는 것이 언제나 당연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던 이 땅의 역사를 기억하기에, 가볍게 흘려보낼 수 없다.


선거 개표방송을 보는 게 큰 의미는 없어 보이는 이번 총선 판이지만, 아내가 4년 만의 행사이니 한번 보자고 한다. 같이 봐야지. 하긴 우리 부부의 만남 자체가 정치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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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t 1 - 구입기   (LG HBS-910 과 LG HBS-1100 간단한 스펙 비교 포함)

  


음악감상을 위해 이런저런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많이 사용해왔다. 처음에는 유선 이어폰들을 주로 사용했다. 기억나는 것을 한번 적어보자면 크레신의 E700부터 시작하여 오디오테크니카의 cm7ti, B&O의 A8, 그리고 나를 커널형으로 입문시켜준 Westone Labs의 UM3X 까지. 


그러다가 성현이가 태어나고 얼마후 구매한 Sony MDR-1RBT MK2로 블루투스 헤드폰에 입문하게 된다. 그동안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헤드폰이 음질을 희생하고 편리함을 취하는 것으로 생각해왔던 나에게, 소니 블루투스 헤드폰은 그러한 나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준 제품이었다. 실제 음질도 내가 느낄 수 있는 수준에선 흠잡을 데 없었다. 아니 아주 좋았다. 이렇게 한동안 블루투스 헤드폰을 사용하며 무선의 자유로움과 편리함에 길들어갔다.


소니 블루투스 헤드폰이 불의의 사고(?)로 기능을 상실한 후, 새로운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찾고 있었다. 소니의 블루투스 헤드폰을 너무 만족스럽게 사용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다시 헤드폰 류에서 물색을 시작했다. 30시간가량 보장되는 깡패 같은 재생시간은 블루투스 이어폰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메리트였다. 뭐, 당연한 거지. 배터리를 넉넉히 탑재할 공간은 헤드폰의 구조에서나 기대할 수 있으니까.


충전을 한동안 잊고 살아도 될 만큼 넉넉한 배터리, 그 넉넉한 배터리의 탑재를 가능케하는 떡 벌어진 떡대. 이게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헤드폰은 부피가 크다. 겨울에는 따뜻하지만, 여름에는 약간 땀이 차기도 한다. 헤드폰을 머리에 쓰거나, 아니면 안 쓸 때 목에 걸쳐놓고 성현이를 안아 올리다 보면,  헤드폰에 성현이 머리가 부딪히기도 한다. 재생시간이나 음질에서 얻는 게 있는 만큼 내가 포기해야 할 편의성도 존재하는 것이다. 


결국, 헤드폰에서 방향을 돌려 이어폰 쪽을 알아보기로 했다. 이런저런 제품들이 존재했는데, LG 톤플러스 제품군들이 눈에 들어왔다. 수년 전 LG 톤플러스 HBS-800 제품이 출시되었을 때 즈음부터 아내가 사용해오기도 했었고, 요 얼마 동안 소니 블루투스 헤드폰의 빈자리를 채워주기도 했던 터라 낯설지 않았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고르는 데에 있어 내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배터리(음악재생시간)와 디자인, 안정적 성능 정도였는데. 새로 출시된 LG 톤플러스 제품군들이 그러한 부분들을 어느 정도 만족시켜주는 것을 확인하고는 빠르게 선택을 했다. 다른 제품을 찾아 헤맬 필요성을 굳이 느끼지 못했다. 어차피 블루투스 이어폰들은 그 크기 때문에 배터리 용량의 한계를 가지기에 음악재생시간이나 통화시간은 거기서 거기인데, LG 제품은 비슷한 급의 블루투스 이어폰 중에서도 상급의 배터리 성능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리고 디자인 또한 전작들과 비교하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건 이번 신제품 중에서의 선택이었다. 약간 먼저 출시된 HBS-910과 플래그쉽 모델이라 할 수 있는 HBS-1100. 가격 차이는 5-6만 원 정도. 큰 차이는 아니기에, 두 제품선택에 있어 가격은 중요한 변수가 아니었다. 어차피 둘 다 일이만원짜리 제품이 아니니까 말이다. 


배터리 부분에서는 HBS-910이 약간 우세했다. (cf. HBS-910 : 통화 최대 16시간/ 음악 재생 최대 10.5시간/ 대기 최대 540시간, HBS-1100 : 통화 최대 11시간/ 음악 재생 최대 10시간/ 대기 최대 415시간)


디자인은 개인적 취향에 가까운데 HBS-1100의 고급스러운 디자인도 좋지만, HBS-910의 정갈하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도 좋았다. 사실 이 부분은 좀 애매한 게, 자기가 선택한 게 더 예뻐 보이는 쪽으로 눈에이징이 진행되기에 디자인적인 측면에 뭐가 좋고 나쁘고 계량화시켜 말하는 건 불가능한듯싶다.


LG HBS-910


LG HBS-1100





성능적인 부분. HBS-910은 진동판이고 HBS-1100은 BA 드라이버를 채용했다. 후자가 좋다고들 말하는데, 내경우 um3x 를 오랫동안 사용해왔기에 BA에 대한 막연한 환상은 없다. 진동판과 BA는 각자의 장단이 존재하기에 그것이 선택을 좌우할 요소는 되지 못했다. 그 밖에 ‘퀄컴 apt-X HD 코덱 채택으로 24bit 음원을 무선으로 손실 없이 수신 가능’ 같은 스펙사항들을 보면 HBS-1100가 성능상으로는 분명 HBS-910에 비해 우위에 있긴 한데, 중요한건 내가 아이폰 + 아이패드 + 맥북의 조합을 구성하고 있고, 한동안 아이폰에서 벗어날 일이 없을 것이기에 그 성능은 내가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아이폰으로 음악을 재생하는 이상, HBS-910과 HBS-1100은 다를 게 없다는 이야기.


결론적으로 나는 HBS-910을 선택했다. 즉흥적으로 선택한 건 아니고, 여러 가지 사항들을 이것저것 다 고려한 후 내린 결론이었다. 구매하려고 오픈마켓을 검색해보니 사은품에 따라 가격도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내 경우 잡다한 사은품 끼워주는 거 다 필요 없고, 무조건 싸게 사는 게 중요했다. 어차피 그렇게 받은 사은품 중에 제대로 쓰이는 걸 못 봤기 때문에. 


지난주에 구매해서 어제 배송받았는데, 이런 제길  SK 초콜릿에서 HBS-910을 할인한다. 나도 싸게 산 편인데, 내가 산 가격보다 약 3만 원가량이 더 싸다.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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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현대백화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태권브이 관련 행사들이 진행된지도 10여 일이 흘렀다. 성현이에게 선물해주겠다는 일념으로 빨빨거리며 본관과 U-PLEX를 종횡무진 누볐다. 이 행사가 남긴 것은 무엇일까. ‘5종의 피규어 세트’와 ‘태권브이 엽서 세트’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일 뿐이다. 눈에 보이는 물질적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진한 여운을 나에게 남겼다. 그리고 성현이에겐 ‘태권브이’라는 말과 그 의미를 남겼다.



태권브이 피규어와 태권브이 엽서 세트


태권브이 5종 피규어


태권브이 엽서 세트



유한한 삶속에서 추억이라는 것이 얼마나 강렬한 여운으로 코끝을 맴도는지를 요즘 들어 절절히 느끼고 있다. 나이를 한살 한살 먹어가는 것은 10대나 20대 때와 다를 바가 없을진대, 시간이 화살처럼 지나가고 나이를 세는 숫자의 카운트에 가속도가 붙어가는 것만 같은 요즈음이다. 속된 말로 정말 무섭게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두려움 마져 드는 요즘, 과거의 추억은 참 아련하기만하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추억의 통로로 나를 안내했던 키워드는 ‘태권브이’였다. 시간의 장막을 걷어 젖히고 잠시 돌아간 기억 속의 과거. 유치원생 꼬마인 내가 있고 30대 중반의 젊고 강한 아버지가 계신다. 엄마도 건강하시고 에너지 넘치는 젊은 여인의 모습이다. 치매로 인해 투명인간처럼 無존재가 되어버리신 외할아버지는 독일 병정 같은 건장한 호랑이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마루의 소파에 꼿꼿이 허리를 세우고 담배를 피워무신다.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낸 이곳 연남동은 이렇게 변해버리기 전, 정겨운 동네의 모습이다. 그때 동네의 어르신들. 돌이켜보니 다 내 나이 즈음이거나 나보다 어렸구나. 곧 40대를 바라볼 내 친구들은 다 코흘리개들. 지금은 경의선 숲길 공원으로 변해버린, 철길에서 아이들과 뛰노는 내가 보인다. 손을 뻗어 잡아보고 싶지만, 아스라이 사라져 갈 뿐이다.


아련하기만 한 추억의 시간들. 유한한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 자체가 길지 않으니, 그 속에서 해맑았던 어린 시절이란 찰나와도 같다. 우리 인간이란 그저 시간을 흘려보내고, 저만치 사라져 가는 그 시간의 흔적들을 바라볼 수 있을 뿐이다. 이렇듯 다시 돌아갈 수 없음을 알기에 그 시간들이 눈물겹게 그립고 그립다. 천하무적! 로보트 태권브이는 이렇게 나에게 추억의 애잔함을 남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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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이가 처음 시도해보는 합체 로봇이다 !!! 또봇 D, 또봇 C, 또봇 W, 또봇 R. 이렇게 4대의 자동차가 합체해서 그 완성체가 또봇 쿼트란이다. 성현이가 좋아하는 경찰차와 소방차도 포함되어 있기에 별고민없이 골라봤다. 카봇 싼타페 에이스 레스큐를 주문할 때 같이 주문해서 함께 배송받은 제품이다. 한 번에 두 개의 선물을 짜잔 하고 펼쳐놓는 일은 선물의 값어치를 떨어뜨리는 일이기에, 먼저 카봇 싼타페 에이스 레스큐를 성현이에게 깜짝 선물처럼 주고 며칠 쉬고(?) 난 후, 성현이에게 안겨주었다. 


여태까지 성현이가 가진 또봇이, 또봇 태권 K, 또봇 R, 그리고 또봇 ZERO인데, 이들 모두 변신 난이도가 LEVEL 1인 또봇들이었다. 참고로 또봇은 변신 난이도가 세종류이고, 변신 난이도 LEVEL 1이, 변신이 가장 쉬운 제품을 뜻한다. 이번에 사들인 또봇 쿼트란은 4단 합체여서 인지, 변신 난이도가 LEVEL 2로 표시되어있다. 쿼트란을 이루는 4개의 자동차들은 개별로 나온 제품들에 비해 좀 더 단순하게 만들어져있는데, 어쨌거나 4대를 합체하는 과정이 당연히 좀 더 시간이 걸리고 아이들에게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성현이가 어떤 식으로 적응하며 가지고 놀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마도 우선은 4대의 또봇을 자동차로 변신한 상태에서 개별적으로 가지고 노는 것에서 시작하여, 시간이 가면 그 자동차들을 합체시키는 단계로 나아가지 않을까 싶다.  












역시나 이번 증정식(?)도 향후 성현이의 보물섬이 될, 부모님 댁에서 이루어졌다. 성현이의 생생한 반응을 보기 위해, 지난번 카봇 싼타페 에이스 레스큐를 성현이에게 공개할 때와 마찬가지로, 아버지께 도움을 요청하여 사진을 부탁드리고, 나는 동영상을 찍었다.  


장난감 하나에도 이토록 기분 좋아할 수 있는 어린 시절, 조그만 일에도 까르르 기뻐할 수 있고, 또 사소한 일에도 눈가에 눈물이 맺히곤 하던 이 이런 시절들, 지나오고 돌이켜보자면 정말 소중한 시간들이다. 아빠인 나도, 그렇게 작은 꼬꼬마 어린아이였던 그때 그 시간들을 지나왔고, 이제 성현이도 이 시절의 시간들을 지나고 있다. 성현이가 훗날 ‘내가 작던 그때’로 회상할 지금의 시간들. 한번 지나간 인생의 시간은 돌아오지 않기에, 나중에 성현이가 이 시기를 잠시나마 추억하고 회상할 수 있도록, 이렇게 기록을 남겨놓는다.



또봇 제품박스를 처음 본 순간, 우와~ 하는 감탄사와 함께 박스에 달려든 성현이.


몇 번 해본 솜씨, 자... 뚜껑을 열어야해.


우와~ 이게 뭐야. 정말 크다.


성현아 어서 꺼내봐야지~


장난기 어린 미소가 가득한 얼굴의 성현이.


아빠와 함께 쿼트란 합체 상태에서 개별 또봇들로 분리중(!)


또봇 C, 또봇 D, 또봇 W, 또봇 R


아직까지는 로봇보다는 자동차를 좋아하는 성현이. 갑자기 생긴 4대의 자동차에 약간은 어리둥절 ?!


자동차들을 굴리느라 바쁜 아들 성현이.


한동안은 새로운 또봇이나 카봇 구매는 없을 듯. 당분간  나도, 성현이도 여태까지 구매한 또봇과 카봇들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우선은 내가 변신이나, 4단 합체와 분리 등에 익숙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어느 정도 손에 익을 때까지 설명서를 들여다보며 자주 만져봐야겠다. 그래야 나중에 성현이에게 제대로 가르쳐줄 수 있을 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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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그동안 못 해줬던 장난감 조공임무를 열심히 수행 중이다. 그러한 나의 미안함(?) 말고도 성현이의 변화 또한 장난감 라인업 구축에 박차를 가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28개월 차에 접어든 성현이가 장난감을 대하는 태도나 집중력이 그전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졌다. 이제 슬슬 제대로 가지고 놀기 위해 시동을 거는 느낌이랄까? 


이번에 구매한 헬로 카봇 산타페 에이스 레스큐는 카봇의 차량 분류에 있어 특수 차량에 속하는 제품이다. 지난번에 구매했던 아반떼 프론 경찰차 또한 이 카테고리의 제품이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볼때 뭔가 특이해 보이는 특수목적 차량이 더 눈에 잘 들어오고 신기해 보이는 것은 당연지사. 경찰차, 소방차, 구급차, 트럭, 버스, 포크레인, 지게차. 성현이가 자주 언급하는 이름만 봐도 그렇다.


출처 - 헬로 카봇 홈페이지 ( http://carbot.sonokong.co.kr/ )



그동안 성현이 장난감을 구매한 내용을 블로그에 포스팅하면서, 처음에는 글의 성격에 대해 크게 고민해보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성현이에 대한 기록이었으므로. 여전히 가장 중요한 것은 성현이에 대한 기록적 성격이다. 


다만 이 글이 가지는 한계는 명확히 해야겠는데, 이글은 제품의 사용해 대한 자세한 안내나 여러 가지 장단점을 나열하는 리뷰라기 보다는 제품 개봉기(오픈케이스)에 가깝다. 물론 간단한 사용평이 들어갈 수도 있지만, 막 받은 제품을 살짝 열어서 사진 찍고 변신 한 번 시켜보는 게 내가 만져보는 다인데, 자세한 리뷰가 나오지 않는 게 오히려 당연하다. 이후에 성현이랑 이래저래 가지고 놀아보고 시간이 흐른 후, 구매했던 장난감들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리뷰를 다시 작성해볼 생각이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택배를 받은 후, 성현이에게 짜잔-하고 안겨주기 전 미리 개봉해서 사진을 찍고 간단한 변신이나 작동을 해보았다. 이번에는 택배를 아예 부모님 댁으로 받았는데 부모님 댁에 비치하려고 사들인 장난감이기도 하고, 여기서 미리 사진 작업을 하는 게 더 쉽기 때문이다.


사설이 너무 길었다. 제품 개봉기의 핵심은 글이 아니라 사진이다. 사진 스타트.



언제나 늘 그렇듯, 개봉 직전 택배박스를 보는 그 설렘이란...^^






박스를 개봉한 후 구성품 사진. 본체, 변신 설명서, 스티커로 구성되어있다.


역시나 또봇이 끈으로 단단하게 고정되어있다. 예전엔 손으로 일일이 풀었는데, 이제는 가위로 톡톡 자른다. 훨씬 편하다.


스티커를 워터캐논과 다리부위에 부착했다. 머신건을 오른손에 들고, 어깨에 워터캐논을 장착한 후 사진 한 컷.


설명서를 정독하며 자동차로 변신 !!! 이제 이런 변신로봇에 좀 익숙해진 느낌이다. 단, 아직 성현이가 하기엔 무리다.


다시 로보트로 변신후, 제품 박스에 넣기 직전. 이제 성현이를 만날 일만 남았다.




어제 저녁 물건을 배송받고 간단한 사전 작업을 마치고 나서 몇 시간 후. 드디어 성현이에게 깜짝 공개하는 시간. 내가 동영상을 찍고, 아버지께 사진을 부탁한 후 카봇 상자를 들고 성현이 앞에 섰다. 얼굴에 함박웃음 가득한 성현이의 기뻐하는 모습은, 늘 아빠를 기분 좋게 한다.  우선은 사진으로만 포스팅을 작성하지만, 이번에는 사진 뿐만 아니라 동영상도 한번 작업해서 올려볼 생각이다.



함박웃음과 함께 스스로 카봇 박스를 개봉 중인 성현이의 모습


우와~~~ 하면서 기뻐하는 성현이.


역시나 함박웃음을 띤 채, 능숙한(?) 솜씨로 카봇을 꺼내고 있는 성현이.


새로운 장난감을 접하는 기쁨과 신기함, 그리고 만족스러움이 함께 느껴지는 성현이의 얼굴.


변신 설명서를 보면서, 로봇 상태에서 자동차로 변신시켜주고 있는 중. 성현이는 마냥 즐겁다.



저뒤에 포크레인, 트럭, 잘 안보이지만 트럭에 실린 또봇 제로, 그리고 싼타페 에이스 레스큐.


차를 앞뒤로 굴리며 너무나도 즐거워하는 성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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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봇 태권 K, 또봇 R에 이어 세 번째 또봇이다. 성현이가 길을 지날 때 이런저런 차 종류에 관심을 자주 보이는데 그 종류를 한번 열거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경찰차, 소방차, 구급차, 트럭, 버스, 택시. 대충 이 정도 같은데 이번에 구입한 또봇은 트럭이다. 


성현이에게 깜짝 선물로 안겨주기 전에 우선 내가 먼저 개봉을 해보고 사진을 몇 장 찍는다. 한번 시험 삼아 변신도 해보고, 동봉된 스티커도 미리 붙여놓고 말이다. 예전에 성현이 눈앞에서 또봇의 동봉된 스티커를 붙이니, 그것을 열심히 떼어내는 성현이를 볼 수 있었다는…



택배 박스를 개봉하는 순간은 언제나 설렌다.







박스 개봉후, 구성품 모듬 샷.


로봇에서 자동차로 변신 완료 !!! 그리고 스티커 작업도 완료 !!!


성현이와 만나기 위해 다시 로봇으로 변신후, 박스 안으로 들어가는 또봇.



이런저런 작업을 마치고 방에 가보니, 성현이는 이미 쿨쿨 잠이 든 후였다. 선물 증정식(?)은 다음날로 미루기로 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성현이가 잠에서 깨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짜잔 하면서 성현이에게 선물을 공개했다. 



여기서 잠깐 !!! 선물을 받고 성현이가 기뻐하는 순간을 가장 잘 잡아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이번에는 아이폰으로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한 손에 또봇을 안고 안방 문을 열고 들어갔다. 성현이의 놀라는 표정, 우와 하는 감탄사, 여러 가지 반응들이 잘 잡혔다. 그러고 나서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결과적으로 동영상에는 여러 가지 반응들이나 표정이 잘 잡힌 데 반해, 시간상으로 동영상 촬영 이후 촬영한 사진에는 그런 반응들이 다소 약하게 포착된 느낌이다. 우선 사진만 첨부할 예정이라 좀 아쉬운 부분이다. 동영상 촬영과 사진 촬영이 동시에 이루어지면 좋을 것 같다.



일어나자마자,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받은 선물에 약간 어리둥절 ^^


함박웃음 1


함박웃음 2







처음 또봇 태권 K를 사줬을 때와 비교했을 때, 훨씬 빨리 장난감에 애착 형성을 하는 느낌이다. 또봇 ZERO를 품에 안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계속 가지고 다닌다. 부모님 댁에 갈 때에도 ‘트럭이 데려가자’고 데려 다니고 공원 산책을 할 때에도 데리고 나간다. 아이가 장난감에 애착을 가지니 사주는 사람도 덩달아서 신이 난다. 


자… 아빠는 이제 또 인터넷으로 검색에 들어간다!!! 다음타자는 구급차와 합체로봇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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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2000년 5월 14일에 사랑을 시작하고, 2007년 4월 7일에 결혼을 했다. 7년여의 연애 기간도 우와~ 정말 긴 시간을 쌓아 왔구나. 했는데, 벌써 9주년 결혼기념일이다. 내년이면 결혼 10주년. 의식의 속도를 시간이 추월해버린 지 오래다.




9년 전 오늘 결혼을 하고, 설렘 반 두려움 반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한없이 정겹고 그리운 시간이다. 그렇게 시작된 결혼생활을 통해 삶이라는 것 그리고 인생이라는 것을 아주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결혼 생활을 통해 나를 보고, 여전히 속 좁은 감정 덩어리인 나의 벌거벗은 자아를 만난다. 역시나 아내는 나를 비춰주는 거울이다. 아내를 통해 그 어떤 꾸밈없는 민낯의  나를 볼 수 있다.  


우리의 만남이라는 도화지, 결혼 생활이라는 도화지 위에 늘 좋은 그림만 그리고 싶었지만, 어찌 삶이라는 게 예쁜 모습만 그릴 수 있겠는가. 때론 얼룩도 묻고, 어떨 때는 원치 않는 그림도 그려진다. 한번 그려진 그림은 고치거나 지울 수는 없다.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는  노래가사 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이다. 다만, 늘 그 위에 새로운 그림을 덧칠하며 살아가는 게 우리네 인생 아닐까? 그렇기에 비록 리셋은 있을 수 없지만, 늘 새로운 출발의 가능성을 담고 있는 것 같다. 뒤를 돌아보기며 후회나 아쉬움, 상념에 잠기기 보다는 앞날을 바라보는 우리가 되어야겠다.


둘째를 임신하고, 여러모로 힘겨워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아내에게...


고맙고 또 미안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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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으로는 연신 우와- 우와 하는 감탄사를 내뱉으며 무언가를 쳐다본다. 그걸 지켜보는 내 입가엔 흐뭇한 아빠 미소가 떠오른다. 여기까지 성현이를 데리고 온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과연 성현이가 본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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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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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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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기차다. 


낮에 공원을 산책하러 나가면, 성현이는 나에게 ‘기차 보러 가자’고 조르곤 한다. 집에 있을 때도 기차 지나가는 소리는 놓치지 않는 성현이다. 그렇다. 성현이는 요즘 기차홀릭 시즌이다. 자동차와 기차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길을 지나갈 때나 관련된 소리 하나하나에 반응한다. 따사로운 봄날, 성현이를 안고 밖에 나간다. 이 모든 것 하나하나가 성현이에게 소중한 경험이 되리라. 공원 산책을 나가서  경의선 숲길 공원의 끝자락, 지나가는 기차를 잘 볼 수 있는 곳에 선다. 그리고 기차가 지나간다.




아빠(나) : 성현아~ 우와~~~ 기차 엄청 길다. 우와~~~ 기차 진짜 길다.

성현이 : 우와~~ 기차 엄청 길다. 기차 진짜 길다.






모든 것 하나하나가 마냥 신기하기만 한 성현이, 정말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스펀지가 잉크를 빨아들이듯 배워나가는 모습을 본다. 자기 고집을 부리며 떼를 쓰면서 아빠를 힘들게 할 때도 있지만, 점점 대화의 상대로 자라나는 아이를 바라보는 것은 경이로움 그 자체이다. 28개월을 향해 다가가는 아이를 보며 벌써 부터 ‘대화의 상대’라는 말을 입에 올리는 게 조금은 이른 것일 수도 있겠다. 곰곰이 내 안을 들여다보며 생각해보니 내가 바라는 건, 아이가 어서 빨리 대화의 상대로 자라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기보다는 내가 성현이에게 늘 대화의 상대로 남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사실 그 마음과 바램은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다. 내 인생에서 반드시 성취하고 싶은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이다.


사랑하는 아들아. 그 예쁜 미소 늘 지켜주는 아빠가 되도록 노력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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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아름다운 봄날이다. 


정오즈음에 연남동 꽃길을 지나다가 눈부시게 만발한 벚꽃을 보곤 잠시 그 자리에 멍하게 서서 고개를 들어 벚꽃을 올려다보았다. 새파란 하늘과 새하얀 벚꽃의 조화 속에 봄날의 찬란함을 만끽해본다. 아…예쁘다. 설렐 정도로 아름다운 봄날이다. 어느 날 갑자기 이 벚꽃이 지듯 그렇게 순식간에 봄날은 지나가겠지. 강렬한 태양과 찌는듯한 무더위에 숨이 턱턱 막히는 여름날이 온다 해도, 눈부신 이 짧은 봄날의 햇살을 기억하리라. 


소유할 수 없는 존재는 너무나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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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부터 성현이가 코를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그 이전부터 우리 부부가 먼저 코를 훌쩍거렸는데 성현이도 옮았나 보다. 하루 이틀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며 기다렸는데 증상이 빨리 호전되는 것 같지 않아서 오늘 정오에 늘 다니던 망원동의 닥터훈 소아청소년과에 다녀왔다. 도착하니 앞에 대기하고 있는 아기들이 19명가량. 환절기인지 아기들이 감기에 많이 걸리나 보다.


약 한시간 가까운시간을 대기하는데, 성현이 요녀석 무척이나 활동성이 좋다. 자동문을 버튼 눌러 여는 것에 재미를 붙였는지 연신 들락날락 거리느라 정신없이 뛰어댕기고, 나는 그 뒤를 커버하기 바쁘다.  








병원에 다녀와서 약 먹자고 하니, 기대 어린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나를 바라본다. 내가 어렸을 때 약 먹는 것은 그다지 유쾌한 경험이 아니었는데, 요즘은 아이들 약이 참 먹기 좋게 나온다. 약 같지 않고 달달하다. 어린 시절 고이 접힌 종이봉투에 담긴 가루약을 엄마가 숟가락에 물로 개어서 새끼손가락으로 휘휘져어 주시곤 했다. 구토감을 겨우 참으며 목구멍안으로 억지로 넘겨야 했던 약의 그 쓰디쓴 맛은 이제는 더이상 없다. 아이들이 그 쓴 약을 군말 없이 삼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의젓함을 증명해야 할 일도 없어졌다. 이러하니 성현이가 이렇게 약 먹는 것을 고대하며 좋아할 수밖에. 그래도 다행이다. 먹이는 사람의 수고도 덜어졌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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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84 태권V를 기억한다. 1978년에 태어났던 나에게, 1976년과 1982년의 태권V보다는 1984년 태권V가 시간적인 접점을 가진다. 여전히 태권V의 가사와 멜로디를 흥얼거릴 수 있는 내가 내 아들과 함께 태권V를 만났던 하루였다


오늘 일요일, 별생각 없이 부모님과 함께 일주일 치 장을 보러 신촌 현대백화점으로 향했다. 1층 입구부터 거대한 태권V 피규어가 서 있는 것을 신기한 눈빛으로 바라보긴 했었다. 지하 식료품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상품권 교환을 위해 5층 데스크에 들렀다가, 두둥- 스탬프 이벤트를 하는 것을 발견했다. 미션 용지에 스탬프 5개를 다 모으면, 태권V 엽서나 태권V 피규어를 준단다.







성현이에게 로봇 태권V 피규어를 안겨줄 생각을 하니 도무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성현이 엄마가 언제 그걸 다 찍고 왔다 갔다 하냐고 말했지만 굴할 수 없었다. 나는 아버지이므로. 하하하. 그리하여 나와 성현이 엄마, 아버지, 어머니 이렇게 4장의 미션 용지를 들고, 신촌 현대백화점 본관 1층, 5층, 10층, 그리고 U-PLEX 1층, 12층에 흩어져있는 스탬프 데스크를 모두 찾아가 스탬프를 모두 다 찍었다. (생각해보니 성현이도 한 사람의 사람인데, 성현이 몫까지 찍어야 했던 것 같다. 태권V 피규어도 5개가 풀세트 인 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열심히 도장을 찍어 받은 피규어 인증샷은 이 글의 맨 마지막으로 미루기로 하고, 글을 이어 나가보자. 앞에 말했듯 현대 백화점 신촌점 곳곳을 누비면서 도장을 찍는데 그중에는 U-PLEX 12층도 있었다. 거기에서는 태권브이 40주년 특별 전시가 진행 중이었는데, 성현이를 꼭 데려와서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행사를 하는 걸 보면서도 그냥 지나친다면 왠지 부모로서 직무 유기인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리하여 피규어를 받자마자 부모님과 성현이, 나와 아내 이렇게 다섯 명이 다시 전시장으로 고고고.












신촌 현대백화점에서 진행하는 전시는 약간 약식 전시 같고, 고덕동에 브이 센터에서 대규모 전시를 진행하는 것 같다. 아이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물해주러 간 거였는데, 어쩌다 보니 잠시나마 아빠인 내가 추억에 빠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어린 시절 내가 직접 가져 놀던 그 장난감을 발견하고 어찌나 반갑던지. 어찌 보면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기도 하고, 또 어찌 보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간 시간이다. 내 아들을 데리고, 내가 내 아들만한 나이의 아이였던 시간의 추억들과 만나게 되는 경험은 참 묘한 느낌을 준다. 인생이란 게 참 짧고 금방 지나간다는 것… 영원을 꿈꾸지만, 유한의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우리네 인간의 한 세대, 그리고 그 안에서도 찰나와 같은 젊음의 시절이라는 것이 얼마나 하룻밤의 꿈과 같이 짧은 것인지…


오늘 스탬프 미션을 다 수행해내고 받은 피규어. 왠지 차렷 자세한 태권브이 하나가 빠진 것 같아 좀 찝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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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약간의 우울함이 나를 엄습하고 있다. 정확히 꼭 집어서 말하기 어렵지만, 다들 앞으로 나아가는데 나만 혼자 뒤떨어지는 느낌, 점점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 이런저런 감정들이 교차한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투자 되어야 할 시간들이, 손아귀에서 부질없이 흘러내려 버리는 고운 모래처럼 산산이 흩어져가는 느낌이 나를 지치게 하는 걸까? 사실 별다른 상황의 변화는 없다. 아니, 어쩌면 그래서 더 문제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침잠을 거듭해봤자 답이 없다. 우선은 지금의 적당히 건전한 생활의 틀거리들을 유지해나가며, 일단 버티기 모드로 내 자리를 지켜내는 수밖에 없다. 너무 조급하게 이것저것 들었다 놨다 하며 조바심 부려봐야 남는 게 없다는 것은 그동안의 무수한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누군가를 붙잡고 한없이 칭얼대며 하소연하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다. 누군가 앞에서 대책없이 징징거리기엔 난 너무 어른이 되어버렸다. 이건 온전히 나 홀로 마주해야 할 문제다. 버텨내고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 수많은 나의 선택들이 모이고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결국, 내가 선택한 길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이고, 과거의 선택들로 만들어진 현재는 그냥 내가 받아 안을 수밖에 없다.


정체해 있는 나와는 달리, 저 앞으로 나아가는 듯한 다른 이들을 보며, 나만 혼자 뒤떨어져 다른 곳으로 가는 걸까 하는 걱정과 함께, 정녕 시간이 나를 버린건 아닐까 하는 조바심마저 앞선다. 그 어떤 자기 설득으로도, 내 안에 깃든 걱정과 두려움을 모두 털어낼 수는 없겠지만 나자신에게 말해주자. 아니야...그렇지 않아. 잠시 다른 길로 돌아가는 것뿐이야. 아직 나는 끝나지 않았어. 난 나의 길을 가고 있어. 라고



삶의 철학, 삶의 기조, 굳건한 자기 의지. 


그래, 내 삶에 대해 흔들리지 않을 기조를 가지고 싶다. 거창하게 말하면 삶에 대한 철학의 확립인데, 어린 시절엔 이 나이 먹은 나는 뭔가 확고하고 흔들리지 않을 무언가가 확립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봤던 어른들은 그래보였거든. 그런데, 난 여전히 흔들리기만 한다. 남자건 여자건 철들지 못한 자들의 마음은 그저 갈대인가보다. 


요며칠,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일상에 지쳤다고 이렇게 침잠을 거듭하는 것은 삶에 대한 철학의 부재가 원인일 것이다. 긴 호흡을 가지고 멀리 내다보자. 분명한 계획을 세우고 움직여야 하고, 그것을 믿고 뚝심 있게 하루하루를 버텨내자. 근시안적인 일희일비는 지양하자. 너무 근본 없이 흔들리고 지쳐버릴 수 있다. 



기억하자.


하나, 2016년, 성현이에 대한 집중적 시간 투자는 내가 선택한 것이다. 술에 물 탄 듯 물에 술 탄 듯 해선 안 된다. 확실하게 진한 시간의 추억들을 만들어나가도록 하자. 그 시간에 조바심내며 인상을 쓰는 건 스스로 결의한 내용을 부정하는 금붕어 짓이다. 네가 선택한 것이고, 옳은 선택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투자하려면 확실하게 투자하자.


둘, 너무 여러 가지를 하려고 조바심내지 말자. 올 한 해 몸만들기를 최우선의 과제로 결정했다. 사실 쉽지 않은 과제다. 다른 것들 이것저것 하려고 욕심부리지 말자. 그러다가 이도 저도 안된다. 나의 가용시간은 제한되어있고, 분명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그 한 가지에 집중하자. 그리고 꼭 성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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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를 자발적인 육아휴직 기간으로 정하고, 성현이를 위해 집중적으로 나의 시간을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랬지만 실상 내가 성현이에게 일상을 벗어난 색다른 경험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을 느껴왔다. 


어제 따스한 봄바람을 코끝을 스쳐 지나가는 순간 문득 든 생각. ‘한강에 가자 !!!’


성현이를 데리고 한강에 온 적은 있었으나, 그건 성현이가 걷지도 못하던 시절이었다. 성현이를 유모차에 태운 채, 우리 부부가 바람 쐬러 왔던 거였지, 성현이에게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나들이는 성현이를 위한 시간이 되게 하리라. 


나 : “성현아! 한강에 갈까? 한강에 가자! 한강이 뭔지 알아?”

성현이 : “한강. 가자.”


내 말을 따라 하는 성현이, 그러나 한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그때는 미처 몰랐을 것이다. 동네 공원 산책에서 좀 벗어나 차를 타고 한강공원 망원지구로 왔다. 분명 성현이의 기억에 아로새겨질 시간이 될 것이라 믿으며.















그리고 어젯밤 잠자리에 누운 성현이가 나에게 말했다.


“아빠, 내일 빵빵 타고 한강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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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부모님 댁에 택배가 도착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랴부랴 성현이를 안고 부모님 댁으로 향했다. 성현이가 마루에 있는 동안 성현이 몰래(?) 부모님 댁 안방에서 사진을 찍었다. 이런 장난감 개봉기에서 가장 화룡점정이 되어야 하는 샷이 아이가 장난감을 보고 기뻐하는 사진 혹은 동영상일 텐데, 역시 그 순간을 포착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껴야 했다.







상자에 대략적인 설명들이 나와 있다. 상자를 통해서 들여다본 카봇의 모습. 또봇과 달리 선이 가늘고 날렵한 모습이다. 그리고 실제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순찰차의 모습과 유사한 차량의 모습이다. 좀 더 사실적 모형화로 만들어진 제품 같다. 박스샷은 이 정도 찍고 어서 개봉해보자. 역시나 이 순간이 제일 짜릿한 순간이다.







문득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내가 어렸을 때, 이런 프라모델 장난감은 통칭 ‘조립식’이라고 불렸다. 왜냐? 정말로 조립해야 했거든. 문방구에는 조립식들이 넘쳐났고, 요즘과 같은 완제품은 거의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말그대로 만드는 과정 자체가 ‘놀이’가 되어야 했는데, 그것이 즐거운 유희가 되려면 어느 정도 조립식을 조립하는 데에 숙련된 기술이 있어야 했다. 그 이전에 그것은 ‘노동’이기도 했고, ‘고행’이기도 했다. 로봇 발하나 만드는 데에, 제품 전체에 써야 할 접착제를 모조리 덕지덕지 발라놓았던 어린 시절 내 친구에게는 분명 그것은 고행이었으리라. 그런 조립식 문화에 익숙해져 있는 나는, 요즘 아이들의 장난감에는 왜 조립식이 없고, 완제품이 없지? 무슨 재미로 장난감을…? 하다가 순간 깨달음을 얻었다. 실제 아이들이 굳이 그 실패와 고난의 과정을 겪을 필요 없이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멋진 장난감 로봇을 가지고 노는게, 놀이의 본질에 더 가까운 일이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깨달음. 30년 전에는 그 시대의 한계로, 우리가 셀프조립을 하며 무수히 많은 실패와 좌절을 맛봐야 했던 것뿐이다. 에고… 뭔 사설이 이리도 길었나. 아들 장난감 개봉기에. 


일단 지난번에 또봇 태권 K와 또봇 R 그리고 오늘 카봇을 개봉하면서 느끼는 건데, 로봇을 제품 상자 안에 제대로 고정하기 위해 묶어놓은 저 끈을 푸는 작업이 가장 큰 난관 같다. 그래도 이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내 어린 시절처럼 미완의 슬픔을 느낄 일은 없으니. 다만 조금 귀찮을 뿐.


그리고 가장 중요한 성현이의 반응 !!! 요 녀석이 몰래 내가 안방에서, 카봇을 로봇에서 자동차로 변신시키려고 낑낑대고 있는 현장을 급습하는 바람에 완벽한 깜짝쇼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반응은 좋다. 경찰차, 경찰차 하면서 연신 방패에 있는 버튼을 눌러 사이렌을 울린다. 아이가 기분 좋아하는 모습은 역시나 모든 부모의 로망이고 행복일 것이다. 지금 이렇게 장난감 하나에도 너무 행복해 할 수 있는 성현이의 모습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인생. 삶. 성취. 행복.










그리고 전반적인 총평.


카봇과 또봇은 분명 다른 느낌이다. 카봇은 선이 가늘고, 또봇은 선이 두텁다. 카봇은 또봇에 비해 사실적이다. 카봇은 실제 자동차를 그대로 옮겨 놓은 느낌이다. 그리고 변신 로봇 장난감이니만큼 가장 중요한 것은 변신 과정인데 변신할 때 느낌이 안정적이고 탄탄한 것은 또봇이다. 카봇은 처음 변신할 때에는 이러다가 잘못해서 망가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자동차로 변신한 후에 조금만 충격을 가해도 변신상태가 잘 틀어진다. 이것은 또봇에 비해서 그렇다는 말이다.  변신의 난이도는 논외로 한다. 또봇 R과 또봇 태권 K가 또봇 라인업중에서 비교적 덩치가 크면서, 변신 난이도가 '하'에 속하는 또봇이라 변신의 난이도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 같다. 역시나 세상에 완벽한 그 무엇은 없다. 아마도 가장 이상적인 것은 카봇의 사실적이고 샤프한 외형에, 또봇의 안정적이고 단단한 느낌의 몸체와 변신과정을 가진 로봇 장난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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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이가 하루가 다르게 성장발달 해가는 모습에, 하루하루가 놀라움의 연속들이다. 말을 어찌나 잘하는지. 불과 얼마 전만 해도 말이 좀 늦다고 아내가 걱정하기도 했는데, 이게 웬걸. 한번 말이 터지기 시작하니 정말 말 그대로 청산유수다. 밖에 안고 나가면, 주변의 사물들을 보면서 끊임없이 재잘재잘. 하긴, 눈에 비치는 모든 것들이 마냥 신기할 테니 어찌 신나지 않을 수 있겠을까.


기차, 경찰차, 구급차, 버스, 트럭, 포크레인


성현이가 밖에 나가서, 눈에 뜨이면 연신 소리높여 부르는 이름들. 즉, 가장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는 대상들이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성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사줘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시간이 꽤나 흘러버렸다. 아들아…미안. 아빠가 당장 주문해줄게.  


오늘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컴퓨터 앞에 앉아서 검색하고 이런저런 정보 수집 후 구매까지 완료 했다. 참 세상이 좋아진 거지. ‘기차’라는 키워드 하나만을 가진 백지상태로 한 시간 정도 컴퓨터 앞에 앉아서 정보를 파다 보면 대충 구매 대상에 대해 여러 가지 정보를 습득하고, 대충 그 바닥(?)을 파악하게 될 수 있게 되니 말이다. 기차 장난감을 주문하는 데에 좀 시간이 오래 걸렸고, 경찰차 장난감을 구매하는 데에는 그다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경찰차는 이미 카봇을 주문하려고 낙점해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오늘 아침에 주문완료 !!! 아이고, 이렇게 금방 해줄 수 있는 걸 진작에 해줬어야지. ㅠㅠ


 토마스기차 (토마스와 친구들)-  TrackMaster Risky Rails Bridge Drop

카봇 - 아반떼 프론 경찰차





이제 배송이 오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아마 카봇은 내일 바로 도착할 것이고, 기차는 해외배송이라 좀 시간이 걸릴 듯하다. 성현이가 장난감을 받아들고 좋아할 것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지고, 연신 아빠 미소가 지어진다. 기대하시라 !!!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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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12주차, 둘째를 보러 산부인과를 찾았다. 엄마가 극심한 입덧에 시달리고 있어도, 아이는 잘 자라주고 있다. 한 달여 만에 만난 것인데, 꽤 많이 자랐다. 지난번에 1.37cm였던 아이가 6.29cm이니, 정말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는 셈이다. 심장박동 소리도 정상. 팔, 다리, 정확히 개수를 셀 수는 없지만, 손가락도 보이고 정상적인 발달과정에 있다고 한다.


오늘은 12주라 입체 초음파도 볼 수 있었다. 초음파 보는 동안에도, 요 녀석은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이래저래 많이도 움직이는데 건강하다는 이야기란다. 이런저런 근심·걱정들 머릿속에 스트레스들을 안고 있다가도, 저 초음파 영상에 보이는 어린 생명을 보고 있자면, 그 순간만은 모든 것을 다 잊는 듯하다.




이 아이가 무탈하게 잘 자라서, 세상 밖으로 나오는 그 날을 고대하고, 또 고대한다. 특히나 요즘 같은 상황에선 그게 더더욱 절실하게만 다가온다. 6개월여의 시간이 남았다. 아이를 뱃속에 품고 있는 아내의 우울함과 정신건강 상태가 아주 안 좋기에, 그 6개월의 시간 하루하루가 마음 편할 날이 없을 것만 같다. 어서 건강하게 자라서 세상 밖으로 나오너라. 그다음부터는 아빠가 지켜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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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동안 블로그에 다시 글을 쓰고 이것저것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다시 한 번 깨닫는 것은 블로그가 가지는 정체성, 블로그가 주로 담아내는 콘텐츠의 중요성이다. 과거 내 블로그는 ‘고양이’라는 확실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도 우리 집에 냥이 님들은 여전히 건재하시고 다시금 우리 집에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써볼 생각이지만, 먼저 예전에 느꼈던 ‘삶의 이야기’의 결핍에 대한 아쉬움을 어느 정도는 해소하고 나중에 함께 가는 주제로서 생각하고 있다. 고양이의 이야기들. 특히나 가슴 아픈 일들에 대한 포스팅만을 나열하다 보니, 내 일상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없다는 아쉬움을 예전에 많이 느껴왔었기에.


그래서 블로그의 방향을 조금 틀어보려고 하다 보니, 이게 좀 애매해져 버리는 구석이 없지 않다. 그사이 아이가 태어났고, 벌써 26개월 차. 육아 일기처럼 하루하루 밀착형 포스팅을 쓰는 건 아니지만, 아이에 관련된 글도 담아내 보려고, ‘아버지 되기’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그런데 실제 제대로 된(?) 육아일기는 얼마 전에 맥용과 iOS용 모두 구매한 ‘Day One 2’에 쓰고 있다. 나름 거금을 들여 프로그램을 구매했는데, 앱 구매 이후 육아 일기를 쓰는 횟수가 늘어났음을 체감할 정도로 활용도가 높은 앱이고, 그 덕분에 성현이의 기록들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는 게 눈에 보인다. 정말 만족스러운 지출이다. 


이렇듯 육아 일기의 비중이 'Day One 2'로 많이 넘어가면서 블로그에 '아버지 되기' 카테고리에 포스팅이 좀 뜸해진 것도 사실인데, 이 부분은 좀 개선이 필요할 듯 싶다. 현재 블로그와 앱을 사용한 육아일기 사이에 명확한 구분을 확정한 건 아니다. 다만 한가지 블로그는 어쨌든 간에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글이라는 것이 고려될 것이다. 그리고 요즘 들어, 열심히 쓰고 있는 단주 일기. 이것은 한동안 꾸준히 쓸 생각이다. 단주라는 것이 어떤 방식으로든 어떤 양태로든 어느 정도 수위로든 간에 일정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계속 써야 하겠지.

Mac용으로 구매한 Day One 2. 구매 이후 육아 일기를 아주 열심히 쓰고 있다.


Mac용과 iOS용 둘 다 구매했다. 출시기념 세일기간에 구매했음에도, $ 27.48!!!




이렇게 블로깅을 하는 데 있어서, ‘아이폰-아이패드-맥북’의 삼위일체는 꽤 도움이 된다. 아이폰에서 찍은 사진은 아이클라우드 사진스트림을 통해, 세 기기에서 모두 공유된다. 아이폰에서 찍고 맥북에서 편집할 수 있다. 블로그 포스팅 작성 시 글은, 맥북에서 Ulysses (율리시스) 라는 앱을 통해 작성한다. 기본적인 맞춤법 검사 후에, 웹상에 업로드하는데, Ulysses와 자매앱(?) 격인 Daedalus (대달러스) 로 아이패드나 아이폰에서 간간이 작성하기도 한다. Daedalus는 Ulysses와 연동되는 iOS용 앱이다. Scrivener라는 앱도 구매해놓은 상태인데, 이것은 튜토리얼을 보면서 공부가 필요하기도 하고 또 블로깅하는 정도의 글쓰기에는 좀 과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 포스팅을 작성하는 데 있어 한가지 좀 더 정성을 들여야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글에 들어가는 이미지들에 대한 후처리 작업이다. 예전에는 사진들을 포토샵으로 적당히 보정을 하곤 했는데, 이제는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을 티스토리 상에서 글 작성하면서 기본으로 제공되는 툴로 사이즈를 조정하고, 우측 하단에 블로그 주소 하나 도장 찍듯이 쾅 찍은 후 바로 업로드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간 투자를 줄이고 성의가 없어진 만큼, 당연히 이미지의 퀄리티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포토샵 대용으로 맥에서 사용할 만한 프로그램으로 pixelmator (픽셀메이터) 를 이미 구매해 놓은 상태이다. 간간이 만져보긴 했으나 조만간 제대로 한번 익혀야겠다. 그리고 스크린 캡쳐어플들을 3개 정도 용도에 맞게 간추린 후 마찬가지로 사용법을 손에 익혀야 한다. 역시나 툴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숙지하는 것이 가장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일이다. 


이렇게 글을 쓰고, 그 안에 콘텐츠를 예쁘게 가공해낼 도구들에 하나하나 탐색하고 살펴보다 보면 다시금 블로그 포스팅의 본질인, ‘콘텐츠’ 그 자체에 대한 고민으로 시선이 돌아온다. 역시나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생산이 가능한 콘텐츠인데, 나는 내 블로그의 방향을 정보제공형 블로그 같은 것으로 잡고 있지는 않다. 내 생활 속에서 내가 관심을 가지는 것들이 이 블로그 포스팅 속에서, 지속해서 생산되면서 콘텐츠로서의 매력을 가지기를 원하는데 이게 쉽지가 않다. 우선은 내 삶을 기록하는 공간이기에, 차근차근 데이터를 축적해 나간다는 생각으로 한 땀 한 땀 공들여 글들을 써내려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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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의 사진이다. 책장은 본래 책을 정리하는 공간이지만, 언제부턴가 내방의 책장은 책을 위한 공간만은 아니었다. 온갖 잡동사니들의 전람회. 물론 책들도 한자리 차지하고 있지만, 각종 출력물, 공과금 영수증, 각종 기록과 노트들, 기타 피크, 기타 줄, 튜너부터 시작해서 도저히 열거할 수도 없을 만큼의 수많은 물건이 마구 뒤섞여 있었다.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 언젠가부터는 치워야겠다는 생각마저 포기하고 마구 쌓아두며 지내왔다. 눈앞의 책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난장을 보며, 대대적인 장시간의 공사(?) 없이는 정상화 되기 힘들 것을 예감하곤 했다. 실제로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책장과 서랍장 등의 공간에, 이 방의 물건 80% 이상이 여기저기 수납되어 있던 상태. 이 어마어마한 규모에 섣불리 전쟁선포를 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시간이 흘러가던 어느 날,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나가 보자는 생각을 하며 작업에 돌입했다. 다소 무모하게 저질러 버린 느낌이랄까? 그러나 무모하게 시작하지 않으면 시작될 수 없었던 일이었다.


굉장히 긴 시간을 투자했다. 2주 이상의 시간을 들여서 차근차근 진행된 작업이었다. 거의 20일에 근접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짧은 기간에 몰아치기엔 너무나 무리가 될 작업이었고, 그렇게 파르르 떨면서 죽을 둥 살 둥 하며 목숨 걸고 일하고 싶지는 않았다. 맘 편히 먹고 차근차근히 해나가자는 생각이었다. 


이 작업에 임하면서, 나에게 계속해서 읊조렸던 이야기는 ‘버리자. 여태까지 안 써왔던 건 앞으로도 안 쓴다’였다. 잘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라 이것저것 잡동사니들을 쌓아두느라 이 난장이 벌어진 것인데, 그 잡동사니들을 모두 다 안고 가면서, 그것을 차곡차곡 쌓아 아무리 어여쁘게 재배치한들 상황이 개선될 리가 없었다. 버렸다. ‘언젠간 쓰이겠지’, ‘언젠간 보게 될 거야’ 등등의 마음으로 여기저기 쌓아놓았던 많은 것들을 버렸다. 과감히 버렸다. 그리고 분류하고 정리했다. 정말 힘들게 작업했다. 대대적인 작업은 마무리되었다 보고, 빠른 시일 내에 이 정리된 것을 바탕으로 2차로 버릴 것을 다시 추려낼 생각이다







지난했던 작업의 시간을 돌아보니 이건 흡사 머리부터 발끝까지 지방흡입을 하고 성형수술을 한 후 새로 태어난 사람과도 같다. 어마무시한 고생을 하면서 탄생한 After를 Before 와 비교해 보면서 새로운 느낌을 만끽하는 중이다.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 할 준비가 된 것 같다.










Posted by Hu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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